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48
647화
폭발로 어수선한 것도 잠시였다.
상점을 노리는 이들은 고작 부상자가 나온 것만으로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경쟁자들이 줄었다고 좋다며 몸을 날려왔다.
하지만 그들의 미래도 앞선 이들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퍽!
“억!”
쿵!, 퍼벅!
“케헥!”
쩡!
“아악!”
좁은 문 사이를 한 번에 들어온다는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쉽게도 강신에게는 한 명이 세 명이 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후우…….”
강신이 마셨던 호흡을 내뱉고는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는 이를 불렀다.
“티미.”
이제는 이름만 불러도 와이어를 들고 있던 티미가 다가와 기절한 이들을 자연스럽게 포박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상점 내부에는 어느새 포박된 이들로 북적일 무렵, 상점에 접근하는 이들도 조금 뜸해졌다.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밖의 상황도 차츰 정리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래서일까, 혼자서 문지기 노릇을 하는 강신을 보고 종업원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강책임님, 외부 쪽 병력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데, 이쪽으로 인력을 보충하려고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의 태도는 이전과 다르게 매우 정중해져 있었다.
그야, 눈앞에서 계속되는 강신의 무력을 봤으니, 어쩌면 당연한 행동일지도 몰랐다.
여기서 만약 강신이 딴마음을 먹는다면 고용한 PMC는 물론 자신조차 강신을 막을 수 없을 테니까.
“음…. 저는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저는 상황이 끝날 때까지 이곳을 지키고 있을 테니까요.”
부담이 줄어든다면 그것 나름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강신이 해야 할 일이 변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네, 그러면….”
종업원은 곧장 인원이 남는 PMC의 지원을 받기 위해 무전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점 외부에서 한차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고 조금 더 지나자, 누군가가 상점으로 접근했다.
강신이 경계하듯 주먹을 말아쥐자, 문 옆으로 작은 하얀 깃발이 내밀어지며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페시입니다~”
그러자, 종업원이 강신을 말렸다.
“아, 저희 쪽 병력입니다.”
그러자, 한 남성이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안전하다는 것을 파악하고는 인사를 건네왔다.
“옷쓰!, 다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추임새를 넣고는 등장한 남성은 그 복장부터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하와이안 셔츠?’
브이넥 카라에 야자수가 잔뜩 그려진 셔츠, 코디를 잘못하면 촌스러워 보일 복장은 아주 잘 소화해냈지만, 지금 문제는 그 복장을 하고 있는 장소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봐도 위화감이 들 수밖에 없는 복장이었다.
그야 지금 그들이 있는 장소는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이었으니까.
강신조차 눈먼 총알에 맞을까, 보호 장비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저렇게 얇은 셔츠 한 장 걸치고 돌아다니는 건 어지간히 큰 강단을 가진 게 아니고서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혹시 남성이 입고 있는 하와이안 셔츠가 보호 장비가 아닐까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야 그가 입고 있는 셔츠에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으니까.
하지만 구멍 너머로 보이는 하얀 피부는 어떠한 상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종업원은 남성의 등장으로 조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올리버? 당신이 오신 겁니까?”
“그럼요, 본진이 위험하다는데, 제가 직접 와야죠.”
그는 쾌활하게 대답하더니, 구석에 있는 티미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며 아는척했다.
“오, 티미! 오늘도 어김없이 겁에 질려 있군!”
“오…. 올리버!”
티미는 올리버라 불린 자가 자신을 놀리고 있음에도 그를 보고는 기꺼워했다.
그만큼 그와 친분이 두텁다는 소리일 것이다.
한편, 강신은 올리버를 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모페시 PMC 수장은 아닌데….’
강신은 작전 회의에서 만났던 모든 PMC 수장들의 얼굴을 떠올려봤다.
그때 본 이들 중 눈앞에 있던 남성은커녕 닮은 사람도 없었다.
수장은 아니면서 점주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질 수 있으며 총탄이 빗발치는 장소에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사람, 그 모든 정보를 조합해보면 그게 가능한 사람은 하나뿐이었다.
‘저 사람이 저번에 말했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보군.’
옷 상태를 보아하니, 아마 방어 계열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강신이 그를 궁금해했듯, 그도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강신이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티미 이쪽 분은 누구야?”
그런 그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티미가 아닌 종업원이었다.
“아, 그분은 강신 책임님입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저희를 도와주고 계시죠.”
강신의 이름을 듣자, 올리버가 화들짝 놀랐다.
“오?”
그리고는 두 눈을 껌뻑이며 마치 동물원의 동물을 구경하듯 신기하게 강신을 바라봤다.
“강신 책임이라면 그 성신의 정보꾼?”
그가 묻자 종업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그 유명인을 여기서 볼 줄 몰랐네, 이야…. 티미, 당신 생각보다 발이 매우 넓은데? 이런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말이야.”
올리버가 티미를 칭찬했지만, 그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자신이 수집하는 물건에만 관심이 있는 티미가 종업원과 티미가 말하는 정보꾼이 무엇인지 알 리가 없었으니까.
반응을 보면 뭔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보였기에 그는 그저 어색하게 웃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뭐, 어쨌든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올리버라고 합니다. 모페시 PMC의 팀장 자리 하나를 맡고 있죠.”
그가 손을 내밀며 자신을 소개하자, 강신도 그 손을 맞잡고 말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성신 소속 강신이라고 합니다.”
“이야…. 진짜 정보꾼이라니. 이거 나중에 동료들에게 자랑해도 될까요?”
강신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게 강신이 올리버와 짧은 악수를 나누는 동안 티미가 묶었던 이들 중 몇몇이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강신은 그 찰나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의 모습을 본 강신은 바로 올리버에게 부탁했다.
“초면에 죄송하지만 잠시 여기 입구를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올리버는 쾌활하게 웃더니, 이유도 묻지 않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유~ 그럼요, 제가 또 입구 지키는 것은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제게 맡기십시오.”
올리버에게 입구를 맡긴 강신은 그대로 포박된 이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한점 전에 티미가 마시려고 우려 놨던 다 식은 차가 담겨 있는 찻잔을 들고 그대로 눈을 감고 기절한 척하고 있는 남성의 코에 차를 쏟아부었다.
순간 당황한 남자가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큿.”
“깨어난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저와 잠시 대화 좀 하죠.”
이미 들켰음에도 남성은 고집이 있는지 눈을 뜨지 않고 계속 기절한 척하고 있었다.
“흠, 대화하기 싫다면 다른 분과 이야기를 나눠야겠군요.”
강신은 기절한 이들을 보며 제안하듯 말했다.
“여기서 제가 원하는 질문에 답해주시는 분은 풀려날 수 있도록 세그레드 조라와 협상할 때 도움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애초에 저들을 제압한 것은 강신이었으니, 저들에 대한 소유권은 강신에게 있었다.
즉, 강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들을 풀어 줄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강신의 제안이 제대로 먹혔는지, 몇몇 사람들이 슬그머니 눈을 뜨고는 주변을 살피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제…. 제가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제가 더 잘 압니다!”
“무슨 소리, 내가 더 잘 알아!”
“어디 아는 것도 없는 말단이!”
서로 앞다투며 자신이 말하겠다며 싸우는 모습에 강신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싸우던 이들이 강신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에 강신이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여러분 소속이 어디인지 먼저 알려주시겠습니까?”
강신의 친절한 심문이 시작되었다.
풀어주겠다는 말에 그들은 강신의 심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그들의 소속과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까지.
‘처음 듣는 곳이 많네. 아는 곳도 질이 좋지 않은 곳이고….’
낙오자들만큼은 아니었지만, 여기에 잡힌 이들도 그다지 건실하지 못한 단체 소속이었다.
아예 미래가 없냐, 미래가 어둡냐 차이 수준이었다.
강신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던 것을 그들에게 물었다.
“이렇게까지 행운의 천칭을 노린 이유가 뭡니까?”
낙오자들이라면 모를까, 행운의 천칭은 이들이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목숨을 걸고 달려드니, 이해가 되지 않을 수밖에….
“에? 행운의 천칭이요?”
“그게 뭐지?”
“우리가 노리는 게 행운의 천칭이라는 물건이야?”
그들은 자신들이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 왜 목숨을 걸고 여길 노린 겁니까?”
“그 행운의 천칭이라는 물건은 모르겠고…. 여기에 비밀 종교나, 대기업들이 노리는 물건이 있다고 들어서 온 겁니다.”
다른 이들도 그 남성의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행운의 천칭 말고 다른 물건이 있는 건가?’
세그레드 조라 지점이니만큼 행운의 천칭보다 더 가치가 큰 물건이 있다 해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진위를 알기 위해 강신이 슬그머니, 종업원을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종업원은 잡혀 있는 이들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행운의 천칭보다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니, 그런 게 있었다면 진작에 회장에게 넘겨졌을 것이다.
“그 정보 어디서 들었습니까?”
“스케빈저요.”
이쯤 되니, 강신은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짐작했다.
‘스케빈저는 세그레드 조라로 옮기려는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어.’
모를 수가 없었다.
황금만능주의가 직접 정보를 판 단체였으니까.
그런데 그들이 행운의 천칭이 아닌 그보다 더 가치가 나가는 물건을 옮긴다는 것처럼 정보를 꾸며서 팔았다.
마치 지금 상황을 유도하듯이 말이다.
‘그들이 왜?’
강신은 스케빈저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당시 장웨이의 설명으로는 위험한 장소에 발을 디딜 용기가 없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청소부처럼 돈을 버는 하이에나 같은 이들이라고 했었다.
그런 그들이 어째서 잘못된 정보를 팔았을까?
‘다른 단체의 사주를 받았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떨어지는 이야기였다.
‘잘못된 정보를 판 정보 단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를 리가 없어.’
그런 정보 단체가 망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신용할 수 없는 정보를 파는 정보 단체를 누가 이용할까.
그러니, 누군가가 회유를 한다고 해서 잘못된 정보를 팔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잘못된 정보를 그들이 직접 알고도 팔았다는 소리인데. 뭘 노린 건지 알 수가 없으니….’
그 의문은 오래 갈 수가 없었다.
삐익-! 삐익-!
갑자기 상점 내부에 시끄러운 경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어…? 저게 왜 울려.”
경고음을 들은 티미의 안색은 창백해졌고, 종업원은 눈을 크게 뜨더니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