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56
655화
히스토리(History:역사), 세상 모든 것에는 히스토리가 있다.
그건 생물이든 어떤 물건이든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히스토리는 어떠한 생명체든, 물질이든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해주며 그것들의 개연성을 부여해주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어렸을 때 사랑을 받지 못한 이들이 나중에 애정 결핍이 있다는 개연성을 주거나, 화산 폭발이 일어난 지역에 강한 압력과 뜨거운 온도로 특정 물질이 만들어지는 개연성 같은 것들이었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하며 강신이 U.M.A를 상대할 때도 항상 포함하는 필수 정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히스토리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정보였다.
하지만 세그레드 조라에서 얻었던 헬리오륨이라는 물질은 그 물질에 대한 특성이나 특징은 알고 있으나, 그런 히스토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디서 채취하고 어떤 환경에서 나왔는지, 어떤 영향을 받아 그렇게 무거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
그야 헬리오륨은 강신이나 성신이 채취한 것이 아닌 보상으로 받은 것이니 당연할지도 몰랐다.
그래서일까, 권영식은 헬리오륨이 처음 성신에 도착했을 때, 그 물질에 대한 히스토리를 찾기 위해서 세계 곳곳에 있는 지부에 그 물질과 비슷한 것을 찾도록 공문을 내렸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지부에서도 헬리오륨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래, 헬리오륨은 오로지 세그레드 조라에만 존재했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하다못해 헬리오륨이 이 세상에 존재했던 물질이었다면 청동 돼지가 배출해냈겠지만 그런 이야기도 없었다.
그래서 강신은 몇 가지 가설을 세웠다.
그 물질은 세그레드 조라에서 직접 만든 ‘합금’이거나, 현실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이라고….
전자의 경우 어떤 물질과 어떤 물질을 섞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고 후자의 경우도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용의 비늘과 세그레드 조라가 가진 모든 헬리오륨을 교환한다고 했을 때, 강신은 뭔가 이상함을 느껴야 했다.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희귀한 물건을 모두 넘겨주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회장은 그런 헬리오륨을 넘겨주면서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용의 비늘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태도를 보며 강신은 그에 대해 추측할 수가 있었다.
‘우리 모르게 헬리오륨을 더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추가로 헬리오륨을 더 얻을 방법이 있다는 것이겠지.’
-음…. 그 금속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싶은 거지? 어떻게 얻는지 알고 싶다는 건가?
“그 부분도 듣고 싶긴 하지만, 회장님이 알려주실 것 같지는 않으니, 욕심내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그 금속이 가진 히스토리를 알고 싶습니다.”
-히스토리라…. 그러니까, 그 금속이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 알고 싶다는 거군.
“네.”
회장은 잠시 고민하는 듯 말을 아끼고는 조금 뒤늦게 입을 열었다.
-그래, 뭐. 그 정도 정보를 제공하고 티켓을 회수할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니, 알려주지 못할 것은 없지.
그렇게 시작한 세그레드 조라 회장의 이야기는 강신을 당황스럽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강신은 헬리오륨이라는 물질을 회장이 어떠한 재료로 만든 금속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헬리오륨을 찾은 것은 정말 우연이었네.
세그레드 조라는 기본적으로 상점을 운영하는 수집가들이었지만, 이전에 강신에게 의뢰를 했던 것처럼 직접 수집품을 얻기 위해 움직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회장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었다.
어느 날, 회장은 종업원을 통해 어떠한 정보를 듣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건 공이었지.
“공이요?”
-그래, 평범한 공을 말하는 건 아니고, 이상 중력을 가진 공. 흔히 중력 미자 공이라고 불린 물건이네.
회장이 원하던 것은 SF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올법한 물건으로 물체 주변의 중력에 간섭하여 영향을 주는 공이었다.
그런 물건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원래 수집가란 이들은 그런 물건을 찾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는 족속이다.
따라서 회장이 중력 미자 공을 찾아 나선 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내가 들었던 정보를 따라 도착한 곳은 중력 이상 현상이 일어나는 이상한 동굴이었네.
그곳은 이상해도 너무나 이상한 공간이었다.
선 하나를 넘는 것처럼 동굴로 들어서는 순간, 내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중력이 동굴로 들어온 이들을 짓눌렀다.
-그곳은 현실이 아닌 것처럼 너무나도 이상했어.
이상 없었던 전자 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았으며 일반 나침반조차 방향을 가리키지 못해 빠른 속도로 돌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동굴에 출입이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회장은 내부 상태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와 바로 내부를 탐사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시작된 탐사.
-초입은 힘들긴 해도 나 같은 늙은이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문제 될 것 없다고 판단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네.
입구에서 느꼈던 중력이 그대로 끝까지 갔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전자 장치는 작동하지 않고 동굴 내부에서 불을 피울 수도 없는 상황, 오로지 시야가 어둠에서 익숙해지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탐사대는 어둠 속을 나아갔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갈수록 가중되는 중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들어온 이의 몸을 짓눌렀다.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더는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회장은 인원들을 철수시켰다.
-그렇게 첫 번째 탐사는 실패로 돌아갔지.
첫 번째 탐사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회장은 실망하지 않았다.
구하려는 물건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도전 정신이 불타는 것이 수집가의 숙명 아니겠는가.
두 번째 탐사부터는 회장도 안일한 마음을 지우고 진심으로 탐색을 준비했다.
회장은 자신이 아끼고 아끼던 컬렉션을 열어 자신의 손발인 종업원들이 늘어나는 중력에서 버틸 수 있도록 대비했다.
그렇게 출발한 2차 탐사대.
첫 번째 탐사와는 다르게 두 번째 탐사대는 이전 경험과 더불어 컬렉션의 도움을 받아 탐사를 진행해서인지, 쉽게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중력을 버틸 수는 있게 되었지만, 탐사대는 그 동굴 안에서 이상한 생물을 발견했다.
-그곳에도 생물이 살더군.
탐사대가 발견한 것은 손바닥 크기만 한 게의 형상을 한 생물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게는 아니었지.
사람조차 버티지 못하는 고중력에서 평범한 게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외형은 게와 다를 바 없었고 그래서 두 번째 탐사대는 그 외형을 보고 방심을 했다.
-열 명 중 다섯을 잃었네.
게를 닮은 생물은 자신의 구역에 들어온 이를 적대하는 특성을 가졌는지, 동굴로 들어온 이들을 공격했다.
작은 게가 빨라 봐야 얼마나 빠르며 얼마나 공격이 위협적이겠는가.
하지만 그들이 있는 곳은 이상 중력이 생긴 동굴이라는 게 문제였다.
그들을 짓누르는 거대한 중력에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벅찬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지의 생물이 공격을 해왔으니, 종업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게를 닮은 미지의 생물체가 가진 집게는 그 어떤 것보다 날카로워 그들이 입고 있는 방호복을 아주 쉽게 찢었다.
단지 그뿐이었다면 후퇴할 수 있었겠지만, 그 게를 닮은 생물은 생살을 찢고 그 사이로 몸을 집어넣었다.
미지의 생물이 갑작스럽게 공격을 하자, 당황한 종업원들은 바로 후퇴를 강행했다.
공격을 받았던 이도 다리를 쩔뚝거리며 간신히 그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외부로 나오자 공격을 받았던 이가 사망했지.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상처 하나가 전부였지만, 내부는 이미 살을 파고 들어간 게가 잔뜩 헤집어 놓은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들을 공격했던 그 게는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살 수가 없었던 것인지, 시체 내부에서 함께 죽어있었다.
탐사는 난항에 빠졌다.
게를 닮은 생물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단단한 물체가 필요했지만, 중력 이상 현상으로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을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회장이 아무리 자신의 컬렉션을 열어 필요한 물건을 찾아봐도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물건은 한정적이었다.
-혼자서 해결해보려 했지만,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테마를 중력으로 잡은 점주에게 도움을 요청했지.
분명 회장이 희귀한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회장이 가진 테마는 어디까지나 희소성이었다.
그래서일까, 그가 가진 물품의 성능이 뛰어나다 한들 그 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회장은 중력 테마를 가진 점주에게 그 공간에서 나오는 전리품 중 일부를 양도하기로 약속하고 그가 가진 수집품을 빌려오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루어진 세 번째 탐사.
특별한 물건들로 무장한 종업원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중력도, 사람의 살을 파고 들어오는 이상한 게도 더는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통로 끝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그 통로 끝에는 거대한 금속 문이 있었네.
중력 이상 현상이 있는 곳에서 금속으로 이루어진 문이라니, 뭔가 이상했지만 어찌 되었든 종업원들은 그 문을 열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실패했네.
“왜죠? 열리지 않는 문이었나요?”
-아니, 그저 열 수가 없었을 뿐이네. 그 문은 너무 무거웠거든.
처음부터 그런 장소에 문이 있다는 것을 의심해야 했었다.
그 금속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엄청난 중력을 버티며 원형을 유지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으며 또한, 무거웠다.
사람 힘으로는 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힘을 늘려주는 특별한 물건들을 사용해도 꿈쩍하지 않았다.
“그거 설마….”
-맞네, 성신에서 헬리오륨으로 지칭한 그 금속으로 만들어진 문이었네.
엄청난 질량을 자랑하는 헬리오륨을 떠올린다면 그들이 열지 못하는 것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고작 손바닥만 한 크기의 헬리오륨이 대충 50kg가 넘어가던가….’
그런 금속으로 일반적인 문도 아니고 거대한 문을 만들어 두었으니, 열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탐색은 현재 진행형이네, 지금도 문을 열기 위해서 종업원들이 탐색을 나서고 있지. 그리고 그 헬리오륨이라고 불리는 금속은 그 거대한 문 근처에서 발견되는 광물이지,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전부일세.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 티켓은 애너하임 지부에 있는 종업원분에게 넘기겠습니다.”
-그래 주면 고맙겠군, 그리고 이번 일을 도와줘서 정말 고맙네.
회장과 통화는 그것으로 끝이었지만, 강신은 회장과 대화를 통해 헬리오륨에 대한 것들을 몇 가지 추론할 수가 있었다.
‘먼저 중력 이상 공간 그 동굴은 아마도 ‘구역’이었겠지.’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회장이 알려주었던 이야기들이 그곳이 구역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선을 넘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 동굴에서 모든 전자 장치가 먹통이 되었던 것, 그리고 그곳에서만 나오는 특별한 광석과 그곳에서만 서식하는 미확인 생명체까지.’
모든 정황을 보면 구역이 확실했다.
‘구역에서 나온 광물이니, 청동 돼지의 부산물에도 없었던 거야.’
청동 돼지가 만들어낸 부산물인 금속은 어디까지나 이 세상 어디에 있는 금속 물질이었다.
지구에 국한된 것이 아닌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이었지만, 구역은 조금 다르게 봐야 했다.
‘차원이 달라.’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구역은 같은 차원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0.5 정도 차이가 나는 건가.’
현재 차원과 상위 차원의 사이 딱 그 정도였다.
‘이 내용은 정리해서 팰로우님에게 전달해야겠군.’
강신은 그저 중력 이상 현상이 일어나는 구역에서 나온 금속으로 생각했지만, 권영식은 강신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야 그는 정말로 천재였으니까.
원하는 것을 다 얻었으니 이제는 정말 일행들에게 돌아갈 때였다.
그렇게 강신이 일행들이 기다리는 숙소에 도착했을 때, 다른 일행들뿐만 아니라 복수의 종교자를 쫓고 있던 신하린도 숙소에서 강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강신은 놀라서 다시 한번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어…. 잠깐만, 다시 한번 말해줄래?”
그러자, 신하린의 입에서 다시금 믿을 수 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의식 장소를 알아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