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60
659화
강신이 사람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본 올리버는 문뜩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이미 기절은 시켰으니, 이대로 두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만약 강신이 원한다면 올리버는 강신을 도울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강신은 그 짧은 사이 자신을 쫓던 이들을 완벽하게 포박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냥 회사에 넘길 생각입니다.”
“아, 회사.”
그제야 올리버는 강신이 성신 소속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성신만큼 대기업이라면 이런 귀찮은 상황을 해결해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테니까.
하지만 강신은 올리버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회사로 끌고 가면 그곳에서 위장하고 있는 광신도들이 이들의 탈출을 도울 수도 있겠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강신은 자신이 쫓던 이가 광신도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내가 이들이 광신도인 것을 알고 있으면 괜히 지니즈 랜드에 있는 이들의 경계심이 높아질 수도 있으니까.’
이런 걸 보고 일거양득이라고 하는 것일까, 강신은 이번 일로 회사에 있는 첩자도 찾아내고 지니즈 랜드의 경계심도 낮출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첩자 수색은 장대리님에게 부탁을 해야겠지.’
장웨이는 자체적으로 다른 지부를 내부 감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쪽 지부에 있는 첩자를 색출하기에는 그보다 적임자는 따로 없었다.
‘위험하니까, 송대리님이나 이부장님을 붙여야겠군.’
물론 그 일을 시작하는 것은 의식을 막아낸 다음이 될 예정이었다.
“에이, 제가 괜히 쓸데없이 걱정했군요.”
올리버는 강신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어떤 것 하나 도울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조금 민망한지 괜히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강신이 미소를 지었다.
“도우려는 마음이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비록 오늘은 도와주시지 못하셨지만, 나중에 제가 정말 위험한 순간에 도와주실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는 거죠.”
“음…. 지금 보면 그럴 일이 있을까 싶긴 한데, 그래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물론 그때는 제대로 의뢰금은 받을 겁니다?”
올리버의 가벼운 농담에 강신이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PMC답네요.”
강신은 그 말을 끝으로 올리버와 서로 악수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각자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찢어졌다.
올리버가 떠나자, 강신도 기절한 두 사람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조금 더 어두운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지금 자신의 상황을 다른 일행들에게 알리고 근처 지부로 연락해 해당 인원들을 넘겼다.
강신에게 인원을 받은 이들은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
그들이 떠나자, 강신은 프로네시스를 불렀다.
“네시스.”
-응.
“지금 넘긴 인원들을 철저하게 감시해줄 수 있을까?”
-맡겨만 줘. 나중에 장대리님이 손이 덜 가도록 확실하게 감시할 테니까.
“좋아, 그럼 부탁할게.”
강신과 프로네시스의 대화가 끝나자, 때마침 먼저 지니즈 랜드 내부로 향했던 신하린에게 통신이 들어왔다.
-팀장님, 저 자리 잡았어요. 바로 작전 시작하시면 될 것 같아요.
“좋아, 그러면 바로 작전 시작한다.”
강신은 지니즈 랜드를 관리하는 곳으로 연락해 방문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도 크툴루를 믿는 이들 중 하나였던 것인지,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강신의 입장을 방해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하루에 방문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다는 겁니까?”
-네, 그래서 죄송하지만, 당일 방문은 조금 힘드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강신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럼 오늘 그곳을 방문하기로 했던 성신 소속 사람 중 하나를 빼면 자리가 만들어지겠군요.”
-네?
강신의 말을 들은 이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신에게 되물었다.
“제가 알기로는 성신에서 매일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그들 중 한 분을 제외하면 한자리가 비게 되니, 그 자리에 제가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원 제한이 문제라면 까짓거 자리를 만들면 그만이었다.
-어…. 하지만 아직 그쪽과 아무런 이야기가….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애초에 강신이 요청하면 성신 지부에서는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불만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남자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횡설수설하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건 이쪽 사정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제가 그곳에 방문하지 못할 다른 이유가 있는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만….
“그럼 문제는 없겠군요.”
-선생님 저기 그러지 마시고 내일 방문하시는 게….
강신은 그와 더 대화를 나눠봐야 시간만 낭비된다고 생각하고는 단호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
“절차상 문제가 없으니, 2시간 이내로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저기, 선생님? 선생….
강신은 통보에 가까운 말을 내뱉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말해도 되는 거야?
프로네시스가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응, 괜찮아. 저들이 막으면 오히려 억지로 들어갈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될 테니까.”
현재 지니즈 랜드는 엄연히 말하자면 성신 요원들이 갇혀 있는 장소라고 볼 수 있었다.
일행을 보기 위해 멀리서 온 사람을 막는다면 강신도 참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니, 그곳에 대사제가 있다면 나를 들여보낼 수밖에 없을 거야.”
강신은 그길로 바로 근처 지부로 연락해 지니즈 랜드에 방문하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도 지부는 강신의 요청을 5분도 되지 않아 바로 들어 주었다.
-그쪽에는 연락해 두었습니다. 회사 출입증과 여권을 가지고 가셔서 입구를 지키는 이들에게 건네주면 됩니다.
강신은 요청을 들어준 요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강신은 통신 장비를 켜고 물었다.
“그래서 거긴 지금 어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강신이 바로 지니즈 랜드에 방문할 수 있음에도 2시간을 준 것은 광신도들이 지금처럼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꼼꼼하게 촬영하는 거 잊지 마.”
-물론이죠.
강신은 자신 있게 대답하는 신하린을 믿으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정확히 ‘한 시간’이 흐르고 지니즈 랜드로 향했다.
갑작스러운 강신의 방문에 입구를 지키던 이들이 강신을 멈춰 세웠다.
“정지! 이곳은 현재 회사 사유지로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은 이는 입장하실 수 없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강신은 품속에서 회사에서 사용하는 사원증과 여권을 꺼내며 그들에게 말했다.
“조금 전, 방문 신청은 했습니다.”
강신이 당당하게 나오자, 입구를 지키던 이들은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야 평소에 얼굴을 마주하는 크툴루를 믿는 이들도 아니고 두 시간 후에나 오기로 했던 이가 불과 한 시간 만에 찾아왔으니, 그들의 태도는 당연했다.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입구를 지키던 이들 중 하나가 강신에게 사원증과 여권을 건네받고는 다급하게 가드 하우스로 뛰어 들어갔다.
그가 뛰어 들어가고 5분도 되지 않아 지니즈 랜드 안쪽에서 비대한 몸을 가진, 한 남성이 땀을 뻘뻘 흘리며 뒤뚱뒤뚱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히엑…. 서…. 성신에서 오신 강신 책임님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까 통화로 시간을 끌려고 했던 사람이었다.
“헥헥…. 오시는데, 헥…. 두 시간은 걸리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저는 두 시간 이내라고 말했습니다만,”
보통 두 시간 이내라고 말하면 두 시간과 근접한 시간을 말하는 것일 터였다.
하지만 강신은 뻔뻔하게 얼굴을 철판을 깔고 아무 문제 없다는 식으로 말을 이어갔다.
“한 시간도 두 시간 이내죠.”
겨우 숨을 고른 남성은 길게 심호흡하고는 길게 한숨을 내뱉고 말했다.
“후우…. 이미 오셨으니, 어쩔 수 없죠. 일단 제 소개를 해야겠군요. 저는 내부 방문자들의 안내를 맡은 록하트라고 합니다.”
모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지만, 강신은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아, 네. 반갑습니다. 록하트, 저는 아시겠지만, 성신 소속 강신 책임이라고 합니다, 작은 팀 하나를 이끌고 있죠.”
강신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는 그에게 궁금한 것이 생겨 질문했다.
“그런데, 제가 이전에 왔을 때는 내부를 안내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소실의 날 이후 강신이 지니즈 랜드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권영식이 강신이 가져다준 헬리오륨으로 중력침을 만들어 일행들이 갇혀 있는 내부 상태를 파악하기 전까지만 해도 강신은 종종 이곳에 들렸고, 그때는 일반인만 막고 있었다.
지금처럼 같은 업계에 있는 이들까지 방문을 위해 허가를 받지도 이렇게 내부를 안내하는 이도 없었었다.
“아…. 그게 요즘 여러 기업에서 이곳을 방문하시면서 연구에 사용하는 장비들을 놔두고 가는 곳들이 생겨서요. 그런데, 그런 곳에서 사용하는 장비가 또 한두 푼이 아니라서 도난 사건이 종종 생겼습니다. 기업끼리 얼굴을 붉히고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니 저처럼 내부 안내인을 동행시켜서 그 사람의 결백을 증명하게 한 겁니다.”
말이 내부 안내인이지, 정확하게 말하면 내부에 들어온 이가 물건을 훔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의 임무는 그게 전부가 아닐 것이다.
‘그럴싸하게 꾸며서 사람을 붙였군.’
이곳에 오는 이들 대부분 광신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직책이 필요할 리가 없었지만, 지금 강신처럼 광신도가 아닌 다른 이가 오면 그의 존재는 꼭 필요했다.
‘자신의 안내를 따르지 않으면 물건을 훔치러 온 파렴치한 취급 당할 테니까.’
의심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그의 안내를 따라야 할 테고 그는 아마 의식과 관련된 것들이 보이지 않도록 사람들을 안내했을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쉽지.’
그가 안내하기 꺼리는 곳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일 테니까.
“그럼 가실까요?”
남성은 강신의 마음도 모르고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흠뻑 젖은 이마를 닦으며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신은 그런 그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성신에서 연구하는 지점으로 이동하면 되겠습니까?”
“네, 그곳을 보기 위해 온 것이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그곳으로 안내하죠.”
록하트는 강신에게 다른 곳은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인지, 그는 다른 곳을 들리지 못하게 곧장 중력침이 있는 곳으로 강신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강신은 별 불만 없이 그의 뒤를 쫓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여러 천막이 강신의 눈에 들어왔다.
“도대체 여기서 무슨 연구를 하겠다고 저렇게까지 가리는지, 참….”
강신이 혼잣말하자, 록하트는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강신이 다른 곳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건지 더 부지런하게 발을 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