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65
664화
“뭐, 좋아요.”
더는 의심할 필요는 없었다.
이순자는 강신을 믿고 있었고 그런 강신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 정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니, 이런 이야기는 더는 꺼내지 않을 거예요.”
무거웠던 분위기가 한층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저희는 이곳에서 뭘 하면 될까요?”
이순자는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강신이 자신과 3팀을 계획했던 것보다 먼저 부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지니즈 랜드의 내부 정찰이 다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이곳에 발이 묶인 상황이라, 계획을 조금 바꾸려고 합니다.”
신하린이 계속 지니즈 랜드 내부를 정찰하고 있긴 했지만, 그녀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었기에 크로스 체크는 필수였다.
하지만, 현재 강신은 세이프 하우스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곳을 나가는 순간부터 무서울 정도로 많은 습격이 시작되어 그대로 지니즈 랜드까지 들어가는 게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습격 자체가 그리 위협적인 것은 아니지만, 주변 시선이 문제야.’
광신도들의 습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담해져 지금 와서는 일반인이 있는 곳에서도 종종 습격해왔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니까.’
사람들의 눈길을 끄니, 그대로 지니즈 랜드로 향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정찰은 당연히 힘들어졌고 그래서 강신은 계획을 살짝 바꾸려고 했다.
“광신도의 숫자를 미리 줄여두려고 합니다. 혼자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3팀과 함께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니까요.”
강신은 3팀과 함께 자신을 습격해 오는 광신도들을 모조리 잡을 생각이었다.
“잡고 또 잡다 보면 그들도 더는 습격하지 않겠죠”
이번 계획을 세운 게 대사제라면 자신을 공격하는 일이 무의미한 소모전이라는 것을 금방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알고도 습격을 보낼 정도로 머리가 나쁜 이는 아니었다.
“음…. 그런데, 그들을 잡는다고 해도 이쪽 지부에 넘기면 의미가 없을 텐데요?”
이미 잠식되어버린 지부에 그들을 잡아서 넘겨봐야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려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이제부터 저희가 잡을 이들은 지부에 넘기지 않을 생각입니다.”
“네? 그래도 되는 건가요? 광신도들이 의심하면 어떻게 하려고요?”
뒤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신하린이 깜짝 놀라 묻자, 강신은 손으로 턱을 쓸며 대답했다.
“핑계는 충분히 만들 수 있어. 지금 그 지부는 나 때문에 황금만능주의 교단과 전쟁 중이니까, 그만큼 바쁠 거고 내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알아서 처리했다고 말하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범위일 거야.”
“어…. 그건 그렇긴 한데, 그러면 잡은 인원들은 어디에서 관리하시려고요? 이쪽 지부를 통하지 않고 그런 공간을 구하는 것은 꽤 힘들 텐데요.”
“알아,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해 둔 것이 있어.”
지부와 광신도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는 지부의 도움을 받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강신과 일행들이 그들의 시선을 피해서 안전한 감금 장소를 손에 넣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강신도 그게 문제가 되리란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강신은 이순자를 부를 때,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에게 미리 연락해둔 상태였다.
그리고 때마침 부탁했던 이에게 연락이 왔다.
-부탁하신 조건의 건물은 구해두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부탁인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점주’님.”
-하하, 저희 사이에 이 정도 부탁은 별 거 아니죠. 나중에 뭔가 더 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부담 없이 연락 주십시오.
통화내용은 매우 짧았지만, 그 내용을 들은 신하린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가 있었다.
“확실히…. 세그레드 조라면 가능하긴 했겠네요.”
“그렇지, 그리고 잡은 인원을 관리할 사람들도 불러뒀지.”
강신이 말한 이들은 맥스와 친구들이었다.
장웨이를 도우며 여러 잡일을 하던 그들이 애너하임으로 넘어오는 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맥스와 친구들은 애너하임으로 넘어오자마자 세이프 하우스가 아닌 세그레드 조라의 점주가 알려준 건물부터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다.
“건물은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로 평수가 넓어서 많은 인원이 수용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지하 쪽에 튼튼하게 만들어진 수용 시설이 있어서 관리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더군요.”
“따로 건물 내부에 감시 카메라나 감청 장치도 없었어요.”
“조금 낡기는 했지만, 방음 처리도 잘되어 있어서 소리가 새어나갈 일도 없어 보였고 건물 자체가 튼튼하게 지어져서 내구성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골목 깊숙한 곳에 뒷문이 있어서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맥스와 친구들은 각자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광신도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간단히 계획을 늘어놓았다.
“저와 친구들이 12시간씩 교대하며 관리할 예정이고 남은 시간은 보급과 필요하다면 장 대리님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이건, 세부 운영 계획이 담긴 자료입니다.”
맥스가 설명을 끝내기 무섭게 옆에 있던 케빈이 두툼한 종이 뭉치를 꺼내 강신에게 건넸다.
강신은 그들이 준비한 종이를 하나하나 넘기며 직접 자세히 확인했다.
케빈이 세부 내용이라 했던 것처럼 자료 내부에는 운영 계획뿐만 아니라 추가로 건물에 설치할 장치들, 주변의 인프라부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대처 방법까지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 내용을 확인한 강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이제 이들도 지원팀으로 한사람 몫은 충분히 하게 되었네.’
처음 데리고 왔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이 처음이었기에 실수투성이였던 이들이 이제는 완벽하게 한 사람 몫을 해내는 모습에 강신은 내심 뿌듯해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맥스는 짐짓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관리는 저와 친구들로 가능하긴 합니다만, 혹시 모를 사태에서 대응하는 건 저희만으로는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그가 말한 혹시 모를 사태란, 감금당한 광신도들이 탈옥을 시도하거나 누군가가 그들을 구하러 오는 상황을 말했다.
맥스와 친구들이 아무리 회사에서 기초 군사교육을 이수했다고는 하나,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투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적어도 그곳을 지킬 이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걸 강신이 모를 리가 없었다.
“저도 여러분에게만 맡길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어디 보자….”
강신은 손목에 있는 웨어러블 장치로 시간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쯤 그 건물에 도착해 있겠네요. 맥스, 가서 확인하고 오겠습니까?”
강신은 세이프 하우스를 떠날 수가 없었기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맥스를 다시 그 건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맥스는 강신의 지시에 아무 불만도 없이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건물 앞에서 십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맥스는 그들을 보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강책임님이 고용한 PMC 맞습니까?”
그가 묻자, 그들 사이에서 한 남성이 나오면서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오, 우리 고용주님이 드디어 오셨군. 반갑습니다. 저는 올리버라고 합니다.”
“아, 맞군요. 저는 성신 울프팀 소속 맥스라고 합니다.”
그렇게 둘은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 * *
“강책임이 고용한 PMC는 믿을 수 있는 건가요?”
이순자의 걱정은 지금 상황에서 당연했다.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대부분 기업에 스며든 지금 PMC라고 멀쩡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만약 강신이 고용한 PMC 내부에 광신도가 들어가 있다면 이번 작전은 모든 게 헛수고가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강신의 대답은 모호했다.
“글쎄요….”
강신은 그들 사이에 광신도가 없다고 확답하지 못했다.
“어…. 글쎄요라니요?”
이순자가 당황하며 강신을 바라보자, 강신은 피식 웃으며 별것 아닌 것처럼 말했다.
“저도 그 소속 용병들을 몇 명 빼고 직접 본 게 아니라서 광신도가 섞여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거기에 광신도가 섞여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네? 어째서요?”
“거기에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실력도 좋고 믿을 수 있거든요.”
강신은 PMC 일부를 고용하긴 했지만, 정확한 목적은 PMC보다 올리버가 목적이었다.
그 외 인물은 어디까지나 올리버에게 딸려온 부록 같은 느낌이었다.
‘문제가 생기면 올리버가 알아서 해결해 줄 거야.’
올리버는 정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의뢰와 정을 헷갈릴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그들 사이에서 배신자가 나온다면 올리버는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을 것이다.
상점 입구를 지켰던 올리버라면 광신도들을 탈옥하는 걸 막는 것은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일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맥스는 친구들을 건물로 불러서 그 건물을 요새화시켰다.
건물 주변과 수용 시설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소를 2층에 만들어 두었으며 올리버는 상시 1층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정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매일 인원을 바꿔 3인 1조로 움직이게 했다.
매번 바뀌는 시간에 내부 확인은 물론이고 외부 순찰 계획까지 세웠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되자, 강신은 이순자와 3팀 요원들에게 말했다.
“슬슬 시작하죠.”
그렇게 강신과 이순자, 3팀 요원들은 모든 정비를 마치고 세이프 하우스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온 강신은 사전에 알아둔 사람이 없는 넓은 공간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자신을 습격해 올 이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꽈득, 쾅!
“크헉….”
습격자 한 명이 3팀 요원 한 명에게 잡혀 그대로 지면에 처박혔다.
얼마나 세게 처박았는지, 오뚝했던 코뼈가 주저앉고 이빨 몇 개가 옥수수처럼 바닥을 굴러다녔다.
그런 팀원을 보며 이순자가 주의하라고 경고하였다.
“구대리, 조용히 제압해, 너무 시끄러우면 사람들이 올 수도 있어.”
“네, 팀장님.”
팀원은 그렇게 대답하고 자신이 지면에 박은 남성을 포박했다.
그러자, 다른 팀원이 그를 데리고 공터를 떠나 맥스와 친구들이 있는 수용 시설로 옮겼다.
“후…. 저걸로 9명째네요. 이 속도라면 수용 시설이 금방 차겠는데요.”
아직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9명이었다.
대충 하루에 20명을 잡고 일주일만 잡아도 140명이었다.
세그레드 조라의 점주가 큰 건물을 빌려주었다고는 하나, 수천 명을 수용할 정도로 건물이 크지는 않았다.
강신은 맥스와 친구가 건넸던 자료를 떠올리며 말했다.
“지하 1층, 2층을 모두 사용해도 2주면 끝나긴 하겠네요.”
그 수용 시설은 사람을 구겨 넣으면 최대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었다.
“2주라, 일단 지켜보는 게 맞겠네요.”
이순자는 강신의 자세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쪽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괴한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크허억!”
볼품없이 날아간 남성이 미동조차 하지 않자, 팀원 중 하나가 빠르게 다가가 그를 포박했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순자는 강신을 보며 말했다.
“이걸로 10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