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76
675화
강신은 피투성이가 된 남성이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게 하려고 사람들로 벽을 세우고 응급조치하며 슬며시 말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길래, 이렇게 크게 다치신 겁니까. 거기 상처 봉합 패드를 좀 더 가져가 주세요!”
강신은 광신도의 상처를 막으며 성심성의껏 치료했다.
그 모습에 광신도가 강신을 고마운 마음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주변에 있던 보안 요원들은 강신이 따로 말하지 않아도 눈치 빠르게 광신도가 혼란스럽도록 고함을 치거나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정말로 정신없게 만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강신은 광신도의 상처를 모두 제대로 조치하고는 일부로 다친 부위를 만져 고통스럽게 하며 넌지시 질문했다.
“상처를 보면 매우 날카로운 물건에 찔린 것 같은데, 내부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혹시 다른 곳에 지원을 요청해야 할까요?”
그러자, 그는 강신을 같은 광신도라고 생각했는지 고통이 섞인 신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크윽…. 어떻게 된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내부에 이단이 침입했습니다.”
같은 소속이 아니면 치료해줄 이유가 없었으니, 그가 경계를 푸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내부에 있었던 일들을 주저리 떠들기 시작했다.
상당량의 혈액을 쏟아서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탓인지, 조리 있게 말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정보는 충분히 얻을 수가 있었다.
‘흠, 그러니까, 의식 장소에 이단이 섞여 들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고 기습에 성공했고….’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강신은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용 덕분에 간신히 평정을 유지하며 그의 말을 경청할 수가 있었다.
‘기습당한 이단자가 그 장소에서 도주해 모습을 감췄다. 그 이후 내부에서 대대적인 수색이 시작되었지만, 이단을 잡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기습을 당했다고….’
그렇게 기습당한 그는 다른 광신도들의 배려로 수색에서 빠져 이렇게 외부로 나올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이 그에게 들을 수 있는 전부였다.
아는 게 더 있는 듯했지만 강신이 더 깊게 이야기를 파고들수록 광신도는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종반에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강신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천막 앞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 겁니까?”
천막에 용건이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보통은 일렬로 줄을 서 있지 이렇게 입구를 두르듯 서 있는 경우는 없었다.
그는 자신이 말하고 나서야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사람들로 벽을 세워 집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다시 말하면 집중하면 볼 수 있다는 소리와 같았다.
그는 제대로 집중해 작은 틈 사이로 지니즈 랜드를 확인하고는 보기 좋게 표정이 일그러지며 말했다.
“설마, 당신들….”
그게 그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이기도 했다.
퍼억!
“억!”
강신이 주저 없이 광신도의 머리를 후려쳐 기절시킨 것이다.
축 늘어진 광신도를 보고는 강신이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다들 제대로 들으셨죠?”
강신은 광신도를 심문하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들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통신 장비를 작동시켜 놓은 상태였다.
그 덕분에 지니즈 랜드 내부에 있던 모든 요원이 중앙 천막 내부 상황을 알게 되었다.
-내부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군.
가장 먼저 답변한 것은 첩보부 부장이었다.
그는 신하린이 기습을 허용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란 것처럼 말했다.
-하린이가 작정하고 숨었다면 첩보부에서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
-작전 중에 요원이 다쳤다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이순자가 첩보부 부장을 나무랐지만, 그는 오히려 덤덤하게 말했다.
-광신도를 기습했다는 건 아직 여유가 있다는 소리입니다. 뭐,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건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신하린이 여유가 있어서 광신도들을 기습했다고는 하지만 그게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니, 그녀의 체력이나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그녀를 도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사람은 못 들어가니, 물건만이라도 집어넣는 건 어때요?
-광신도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입구를 지키고 있으면 오히려 남 좋은 일만 하게 될 텐데요?
-아, 그건 그렇네요.
-인간 말고 다른 생물을 집어 넣어보는 것은 어떤가요? 인원 제한이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랬으면 서브 몬스터도 천막 내부에서 대기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여러 사람이 각자 의견을 내며 내부를 도울 방법을 의논하는 사이, 강신은 한 가지 의문을 느꼈다.
‘하린이는 왜 죽이지 않고 광신도를 부상만 입힌 걸까?’
전장에서 부상자를 만들어 그들을 돌보게 함으로써 전력을 감소시키는 병법이야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지만, 지금 신하린이 써먹을 방법은 아니었다.
외부 상황이 내부로 전달되지 못했으니, 내부에 있는 이들은 외부에 있는 평신도들을 믿고 부상자를 외부로 빼내 치료하게 만들면 그만이었으니까.
그러니, 오히려 신하린의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 분명했다.
‘부상자를 지금처럼 외부로 빼낼 거고 다른 광신도들은 여전히 하린이를 밀폐된 공간에서 미친 듯이 찾아다닐 테니까.’
그걸 신하린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가 이렇게 행동했다면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고 강신은 생각했다.
강신은 천천히 턱을 쓸며 그녀가 이런 행동을 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녀는 분명 부상자를 밖으로 보낼 것을 알기에 부상자를 만들었을 것이다.
즉, 지금 기절한 광신도는 그녀가 외부로 보내는 메시지라 판단해야 했다.
‘뭘까, 뭘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다 문득, 강신은 광신도들을 심문하며 얻었던 정보들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 인원수 제한.”
그간 강신뿐만 아니라 다른 인원들도 천막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 원래 내부에 있던 인원이 외부로 나온다면?
‘어떻게 적용이 되는 거지?’
원래처럼 한 명이 나온 것으로 계산이 될지, 아니면 인원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계산이 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둘 중 뭐가 되었든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전자라면 지금 당장 천막 내부로 한 명을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고, 후자라면 인원수 제한 없이 천막에 들어갈 방법이 따로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그래서 강신은 기절시켰던 남성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강신의 기행에 강신을 보고 있던 일행들과 보안팀 요원들이 표정을 구겼다.
“강책임님? 지금 뭐하신 거예요?”
바지까지 벗기는 모습에 보다 못한 카밀라가 강신에게 한 소리하자, 뒤늦게 강신이 일행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 그러고 보니,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네요.”
강신은 뒤늦게 자기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고 나서야 그를 바라보는 이상한 시선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잠깐의 오해가 있었지만, 강신은 광신도가 가지고 있는 수집품뿐만 아니라 신체까지 모두 꼼꼼하게 확인했다.
하지만 그의 몸에서 나온 것은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잡동사니밖에 없었다.
“따로 특별한 물건을 가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느새 강신을 돕던 송기덕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카밀라가 광신도의 상체를 확인하며 말했다.
“혹시 저 타투가 열쇠는 아닐까요?”
“글쎄요, 타투가 열쇠라면 외부에 있던 광신도들 몸에도 새겨주지 않았을까요?”
특별한 방법으로 새겨진 타투라면 누구에게 빼앗길 염려도 없으니, 굳이 인원수를 제한할 이유가 없었다.
“특별한 물건을 가진 게 아니라면 전자일 가능성이 크겠네요.”
내부에 있는 인원도 천막의 입장 법칙인 인원수 제한에 들어가는 숫자라는 것.
‘처음부터 정해진 인원을 정해놓고 그 인원수를 내부에서 지내게 하고 딱 한자리만 남겨 놓은 것은 아닐까?’
어디까지나 가설이었지만 지금까지 얻은 정보와 정황을 조합해보면 그럴싸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공유하자, 다른 이들도 딱히 이견은 없어 보였다.
그들이 보기에도 그게 가장 정답에 근접해 있었으니까.
“어쨌든 강책임님 말대로라면 지금 누구든 한 명이 저 천막 내부로 더 들어갈 수 있다는 소리죠?”
“네, 그렇죠.”
그러자, 이순자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럼 문제는 누가 들어가냐는 것이네요.
한 명이 나왔으니, 들어갈 수 있는 것도 딱 한 명일 것이다.
내부에서 신하린이 광신도들에게 발각되었으니, 천막 내부 경계 상태는 최고조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그것도 평신도가 아닌 사제와 복수의 종교자로 이루어진 이들로 말이다.
첩보부 부장이 고민하듯 입을 열었다.
-난이도가 상당하겠군요.
문제는 경계하는 인원뿐만이 아니었다.
만에 하나라도 지금 강신이 세운 가설이 틀렸다면?
해당 인원은 천막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갈려 나갈 것이다.
입장부터 위험 부담을 느끼고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들어가서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 한다니, 이보다 가혹한 작전은 없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겠지.’
혹시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
이대로 기다리다 보면 신하린이 다른 누군가를 더 기습해 몇 명 더 외부로 보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 나온 한 명이 현재 신하린이 할 수 있는 최선일 수도 있었다.
어느 하나 명확한 것이 없었으니, 정말 도박에 가까웠다.
물론 강신은 이 도박이 나름 해볼 만한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제가 가겠습니다. 제 보호 장비는 여기 있는 사람 중 가장 높은 차단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뭐, 가서 샌드백 노릇을 하려고? 차라리 그럴 거면 제가 가는 게 낫습니다. 차단력은 조금 떨어져도 무기 살상력을 생각하면 제가 제일 적임자죠.
-죽이는 게 아니라 밖으로 내쫓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럴 거면 그냥 제가….
미지를 두려워서 해서는 현장에서 오래 생활할 수가 없었다.
어느 하나 명확하지 않은 이 상황이 오히려 현장 요원들의 마음속에 불을 지폈다.
위험하지만 어쩌면 단 한 번의 기회일지도 모르는 상황, 너도나도 원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후….”
강신이 짧게 한숨을 쉬자, 송기덕이 그런 강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 강책임님, 설마 아니죠?”
사실 이 위험한 작전에 적임자는 누가 뭐라 해도 강신이었다.
입고 있는 보호 장비의 차단력? 강신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는 의태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곳에 있는 모든 요원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차단력을 자랑했다.
들고 있는 무기의 파괴력? 비록 유체이긴 했으나, 태풍을 삼키는 뱀의 단단한 비늘까지 녹일 정도로 공격력이 높았다.
상황을 대처하는 능력? 민간에서 이쪽 세계에 발을 들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금도 울프팀의 팀장으로 많은 상황에서 판단하고 지시를 내려 임무를 완수했으니,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기에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상황을 추측한 것이 강신이었다.
그러니,
“제가 갈 수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