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84
83화
비밀 종교 사람들은 추적에 능한 사람들을 앞세워 강신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움직이면 그 흔적을 남긴다.
목표가 움직인 시간과 흔적을 발견한 시간의 텀이 짧을수록 추격하기 쉬웠다.
하지만 선두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추격자들은 강신을 쫓으며 혼란에 빠져있었다.
“거미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아 이쪽으로 간 건 아닙니다.”
“이쪽에도 흔적이 없습니다!”
그들이 쫓는 강신의 흔적이 어느 지점 이후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흩어져서 찾아! 절대 놓치면 안 된다!”
결국 그들은 강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사방으로 흩어져서 강신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강신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럼, 강신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사실 강신은 비밀 종교 사람들이 금방 자신을 쫓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적을 피해 움직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새끼 U.M.A 때문에 이 구역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구은혜도 새끼 때문에 이곳에서 나가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강신은 그들의 눈을 피할 방법을 떠올렸다.
그건 바로 보호 장비의 의태 능력 중 하나인, 카모플라주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천천히 움직이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면 주변 지형지물들과 완벽히 동화되어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강신은 자신이 떨어진 곳 주변에서 가장 높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곧바로 의태 능력을 사용했다.
이미 설야의 능력으로 신체 능력이 증폭되어 있으니 어려울 건 없었다.
강신의 예상대로 비밀 종교 사람들은 강신을 추격해왔지만, 강신은 나무 위에서 그들이 지나갈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강신의 흔적이 갑자기 사라져 당황한 그들이 흩어지고 나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갔네. 광신도들이 U.M.A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계속 나를 뒤쫓을 텐데…….”
강신은 크툴루를 믿는 자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육로로 작전 지역에 들어오면 갇히게 된다는 정보를 얻은 적들은 비행기를 이용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광신도들을 태워 작전 지역 전역에 뿌렸을 것이다.
U.M.A의 능력을 알고 있다면 U.M.A를 찾는 방법 중 하나로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U.M.A를 찾은 이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작전이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작전을 강행했어. 마치 소모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강신은 광신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그에게는 걱정되는 요소가 하나 더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
노인의 말투를 사용하는 광신도들의 지휘관.
설야의 날개 가루를 흡입해 신체 능력이 극도로 증폭된 강신의 공격을 완벽히 이용했다.
‘그대로 붙었으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어.’
겨울 나비의 가루를 흡입하고 싸운다고 해도, 탈진이 오기 전에 그 남자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광신도중에서 그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까와는 다르게, 강신에게 준비할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나도 길을 헤매게 된다는 건데….’
어쩔 수가 없었다.
새끼 U.M.A를 가지고 있으니, 어미의 능력에 의해 길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여기에서 탈진 시간이 끝날 때까지, 휴식을 취해야겠어.’
다음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 강신은 올라탄 나무에서 요령 좋게 휴식을 취했다.
종종 길을 헤매고 있는 광신도들을 보였고, 아직 U.M.A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걱정했다.
‘어미 U.M.A는 아직 잡히지 않은 것 같지만, 너무 시간을 끌면 위험한데….’
계속 이렇게 목숨을 깎아 먹는 힘을 쓰게 된다면 강신이 손 쓸 새도 없이 목숨을 잃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당장에는 방법이 없었다.
길을 헤매게 된 강신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
새끼 U.M.A를 다른 곳에 두었다가, 잘못해서 광신도들의 손에 들어가면 그것만큼 곤란한 일도 없었다.
그때, 설야가 강신의 어깨에서 더듬이로 볼을 비비며 강신의 주의를 끌었다.
“설야야?”
그리고 강신에게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처럼, 날개를 펄쳐 날아올랐다.
‘혹시 설야는 U.M.A의 힘에서 벗어난 건가?’
잠깐 생각해보자, 의외로 간단하게 답이 나왔다.
설야는 어떤 조건을 충족하거나,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존재였다.
때문에 길을 헤매게 하는 토끼는 설야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었다.
‘길을 잃는 문제는 해결됐어. 그럼, 광신도들이 무슨 속셈인지 확인해볼까….’
강신은 적들의 눈에 발각되지 않도록 설야를 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 * *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바람에 광신도들에게 들킬뻔하기도 했지만, 다행히도 지형지물과 동화 중인 장비 덕에 모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강신이 향한 곳은 구은혜가 혼자 지냈으며, 광신도들과 대치했던 작은 공터였다.
그곳에는 아까 자신을 포위했던 인원들이 모여있었다.
‘모두 다 있는 건 아니야, 반 정도는 나를 추적 중이거나 길을 잃게 된 건가.’
강신은 조심스럽게 나무에서 내려와, 그들의 눈을 피해서 아주 천천히 조금씩 움직였다.
그렇게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까지 접근했다.
저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여서일까, 접근하는 것에만 꽤나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무슨 소리냐! 우리도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했는데, 그 녀석이 어떻게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어!”
강신이 광신도들의 대화가 들리는 곳까지 도달하자, 자신과 대치했던 지휘관이 다른 광신도들에게 호통을 치고 있었다.
“빨리 인원들을 더 편성해서 샅샅이 찾으란 말이야! 하여튼 요즘 젊은 것들은….”
“하지만.. 최태원 사제님. 저희 인원들중 몇 명도 사라졌습니다. 아마 그 사람도 길을 잃어 헤매고 있을 겁니다.”
“쯧, 일이 꼬이는구만. 다른 구역으로 간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다른 사제님들도 투입되셨으니 금방 상황이 끝나지 않을까요?”
“흐음, 글쎄다. 다른 사제 녀석들은 모두 나와 비슷한 처지일 것이야. 그중에서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건 아마 오형식, 그 아이밖에 없을 것 같군.”
‘최태원, 오형식.’
강신은 이름을 잊지 않도록 속으로 되뇌었다.
작전 지역으로 나온 사제가 눈앞의 최태원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밀 종교에서 사제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들은 성신 그룹에서 H로 지정된 사람들처럼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특출난 재능이 있는 자들로 구성된 사제단.
그들은 그 재능을 신에게 받은 축복이라 생각하며, 오로지 자신이 믿는 신을 위해서 사용했다.
비밀 종교 집단의 중간 직책으로 실상 집단을 이끄는 사람들이라고 봐도 무관했다.
최태원과 광신도가 대화를 하는 것을 듣고 있던 강신은 문득 이상한 것을 알게 되었다.
‘신단수 같은 중요한 순간에서도 고작 1명의 사제를 보냈는데, 길을 헤매게 할 뿐인 U.M.A를 잡기 위해 많은 수의 사제를 투입시켰다고? 어째서?’
분명 그들이 믿는 신을 위한 것이라면 신단수의 열매가 현재 상황보다 몇 배는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
굉장히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가.’
그러는 동안에도 최태원과 광신도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강신은 이 작전 지역에 몇 명이 투입되었고 구역은 어떻게 나누었는 지에 대해서도 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대사제’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했다.
‘대사제라….’
신단수 사건에서 만난 광신도들의 말로는 모든 작전 계획을 세우며, 그 계획이 틀어지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이번 작전 또한 그 대사제라는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니, 대사제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졌다.
‘일단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
강신은 일의 중요도를 생각하며 잡념을 털고, 다시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충분히 정보를 듣고서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공터가 있는 곳에서 벗어난 강신이 다음으로 한 행동은 광신도들의 숫자를 줄이는 일이었다.
이미 그들의 대화를 통해 수색 인원을 편성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적들이 흩어져있을 때, 각개격파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설야의 도움으로 이동에는 큰 제약이 없었다.
때마침 해가 져서 산에는 어둠이 찾아왔고, 그만큼 몸을 숨기기 용이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3명의 광신도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을 제압하는 건 강신에게 있어서 굉장히 간단한 일이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한마디만 내뱉는 것만으로도 가능했다.
“초코야.”
-멍!
강신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초코는 거대한 앞발을 다가오는 3명의 광신도들에게 휘둘렀다.
부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위협적으로 울려 퍼졌다.
“으악!!”
“악!”
그들은 갑작스러운 초코의 일격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냈고, 그대로 날아갔다.
근처 나무에 부딪힌 광신도들은 정신을 잃었는지, 축 늘어졌다.
강신은 쓰러진 인원들의 무장을 해제시키고 몸을 구속했다.
그리고 재갈을 물려 다른 이들이 찾지 못하도록 잘 숨겨두었다.
‘작정하고 찾으면 찾을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럴 여력이 있을까?’
사라진 인원이 있어도 비밀 종교집단의 특성상, 저들을 찾기보다는 자신이나 U.M.A를 찾는 데 더 중점을 둘 것이 분명했다.
강신은 그 이후로도 같은 방법으로 차근차근 광신도들의 숫자들을 줄여갔다.
이 모든 건 최태원과 다시 싸우기 위한 준비였다.
그렇게 얼마나 많은 광신도들을 제압하고 숨겼을까.
더 이상 주변에 인기척이 없다는 걸 확신한 강신은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를 총격전을 대비해서 보호 장비의 의태 기능을 풀어, 차단력을 올렸다.
그리고 설야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최태원이 있는 작은 공터로 향했다.
그곳에는 최태원을 제외하고도 5명의 광신도들이 남아있었다.
‘최태원과 싸우기 전에 5명을 먼저 제압해야 돼.’
1:1로도 최태원과의 싸움이 힘들 것이라 판단되는데, 만약 다른 사람들까지 가세한다면 더 불리해질 것이 뻔했다.
현재 최태원은 중앙 천막에서 대기 중이었다.
강신은 설야의 가루를 흡입하면서 5명의 광신도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들은 구은혜와 HG 요원들이 만들어둔 베이스캠프를 마치 자기들 것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둠을 밝히기 위해 조명을 밝게 켜놓았다.
또한, 최태원이 있는 천막에는 거대한 광역 안테나가 달린 무전기를 설치해 둔 상태였다.
‘광역 안테나가 있어도 이곳에서는 무전기를 사용하지 못할 텐데? 광신도들도 그걸 모르는 게 아닌데….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
어차피 궁금한 내용은 적을 제압하고 들어도 충분했다.
슬슬 설야의 날개 가루 효과가 시작될 시간이 되자, 강신이 슬금슬금 조명이 닿지 않는 곳으로 움직였다.
빠르게 제압하려면 다른 이들이 당황할 때를 노려야한다고 판단했다.
강신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혼자 떨어져 있는 인원에게 달려들었다.
“초코야!”
-멍!
갑작스럽게 사람의 목소리를 들은 광신도가 당황해했다.
“누, 누구냐!”
하지만 이미 그의 반응은 꽤나 늦었다.
강신을 발견했지만, 이미 초코의 앞발이 그를 향해 휘둘러지고 있었다.
퍽!
“으아악!!”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리자, 공터에 있던 광신도들의 시선이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쏠렸다.
그리고 그들은 정장을 입고 있는 강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적이다!!”
“조심해!”
강신의 몸은 붉게 달아올랐다.
강신은 광신도들에게 쏘아지듯 접근했다.
그리고 달려드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로우킥으로 상대방의 다리를 걷어찼다.
쾅!
“으아아악!!!”
사람의 다리과 다리가 부딪혔다고 생각할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공격당한 광신도는 처절한 비명과 함께 그대로 공중에서 두 바퀴를 돌고, 머리부터 바닥으로 처박혔다.
머리부터 떨어졌지만 헬멧을 쓰고 있어서인지, 기절하진 않았다.
“내 다리!!!”
쓰러진 광신도는 고통을 호소했다.
광신도의 다리를 보니 강신에게 차인 다리가 기형적으로 꺾여있었다.
최태원과 일전에 대비하고 있어서였는지, 평소보다 힘이 덜 빠진듯했다.
“이런…. 힘조절.”
사람의 뼈를 부수었다는 생각에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지만, 그대로 멈춰있을 순 없었다.
강신은 자신을 향해 총구를 돌리는 적을 쓰러트리고, 다른 광신도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퍼억! 퍼벅!
“으으….”
“끄읍. 다, 다리가…….”
어느새 최태원을 제외한 4명은 모두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