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4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41화
아직 손끝에 열감이 남아 있다.
마치 뜨거운 열풍이 온몸을 휘감고 지나간 것처럼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라이브 종료했습니다!”
실시간 라이브가 종료됐다는 말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와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우리 졸개들의 목소리가 지분 70%를 차지하고 있는 함성 소리.
“휴.”
이마에서 한 방울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고는 나를 향해 박수 치는 사람들에게 웃어 보였다.
이견우 선배가 물병을 내밀고는 내 어깨를 두드렸다.
“잘했어. 우주야. 진짜 너무 잘했어.”
“감사합니다. 선배님.”
배우들이 환히 웃으며 소리쳤다.
“우주 씨, 진짜 너~무 잘했어요!”
“와, 나는 같이 노래 부르면서 소름이 쫙 돋았다니까. 확실히 프로 가수는 다르구나 하고.”
“고생했어요. 우주 씨!”
여기저기서 수고했다, 잘했다 하면서 격려해 주는 스탭들과 배우들에게 웃으며 꾸벅해 보였다.
멀찍이서 윌리 존스 씨를 비롯해 미국 배우들도 쌍으로 엄지를 들고 있다.
「최고였어요.」
로니 루카스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작년 빌보드 어워드보다 더 대단한 무대였어요. 어떻게 노래를 그렇게 잘 불러요?」
「연습을 많이 했으니까요.」
「더 말 안 해도 돼요. 어느 정도로 연습했는지 알겠으니까.」
그리고 오늘의 연습을 도와준 동생들과도 손뼉을 마주쳤다.
“형 잘했지?”
“진짜 잘했어요~!”
비주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열기가 대단해서 저 혹시 김중현이 실수로 에어컨 끈 건 아닌가 해서 에어컨 봤다니까요.”
“…? 나는 왜?”
중현이가 눈을 깜빡였다.
열기가 어마어마해서 에어컨이 꺼진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는 비주의 말에 내가 흐뭇하게 웃었다.
리혁이가 거만한 얼굴로 말했다.
“역시 내가 가르친 보람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스승님. 혹시 청출어람이었나요?”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닌 거 같고…. 한 70퍼센트 정도?”
최고의 칭찬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 속에서 막내도 호들갑을 떨면서 내 주변을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을 때.
김보라 감독님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정말 잘해 줬어요. 우주 씨.”
“마음에 드셨어요?”
“네. 반응 보니까 우주 씨 버전 음원도 풀어야 할 것 같은데요?”
앨범에다가 보너스 트랙으로 실어야 될 것 같다는 말에 내가 좋은 아이디어라며 반색했다.
김보라 감독님이 말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거든요. 과연 라이브 한 번 한다고 해서 영화사 측에서 생각을 바꿀까? 엊그제까지 그런 걱정을 했는데, 내 생각이 틀렸네요.”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냈다는 말에 미소가 나왔다.
하지만….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에요.”
“?”
영화사 측에서 그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지 않은가.
-어? 뉴블랙이 알아서 홍보 잘하네! 잘했어! 이대로 계속 해 줘~!
저번에 본 할리우드 영화사 직원의 행태라면 충분히 나오고도 남을 만한 반응이었다.
너희가 알아서 잘 홍보해 주는데 굳이 홍보비를 쓸 필요가 있을까? 하고.
그런고로 이번 계획의 2단계를 실행하기로 했다.
준비된 총 5단계의 계획에서 2단계는 바로….
“나라별로 유명한 가수들이 있거든요. 만약 영상 반응이 좋으면, 그 가수들에게 커버를 요청하려고요.”
아시아권 음악상을 표방하는 KMA에서 만났던 태국의 국민 가수나 일본의 유명 밴드 뮤지션들.
미국 시상식에서 만났던 남미와 유럽의 유명 가수들 등.
어워드에서 친목을 도모했던 가수들에게 에이전시를 통해서 연락을 돌려 볼 생각이다.
그쪽에서 원하는 게 있으면 서로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그리고 언론 인터뷰를 하려고요.”
“아….”
“인터뷰를 해서 왜 이런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는지 그 비하인드를 살짝 돌려서 말해 주면…….”
영화사 측에서도 홍보비를 쓰게 만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스케일을 키울 생각이었다.
내가 그런 계획을 동생들과 감독님들에게 야심차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지호가 손을 들었다.
“근데 형, 그런 것까지 안 해도 될 거 같은데욤.”
“왜?”
“형 지금 라이브 시청자 몇 명인지 알아요?”
“아니, 모르는데.”
아, 그렇구나 하며 납득하는 감독님과 동생들의 모습.
어리둥절해하는 내게 감독님이 말했다.
“우주 씨. 방금 라이브 시청자가 1100만 명이었어요.”
놀란 얼굴로 당황하는 나에게 리혁이가 스샷을 보여 주었다.
라이브 종료 직전이 1097만.
멍하니 그 숫자를 바라보는 나에게 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인시켜 주었다.
“형, 지금 대박 난 거예요.”
* * *
여기 화려한 불꽃놀이 쇼를 보여 주려고 했던 한 아이돌이 있다.
-여러분! 이 불꽃 예쁘죠?!
-와아, 우주야. 정말 예쁜 불꽃이구….
콰아아아아아앙!
하지만 그것은 불꽃이 아니라 폭탄이었다.
전 세계의 인터넷은 지금 한 아티스트가 쏘아 올린 작은 공으로 들썩이는 중이었다.
우선은 대한민국.
[미튜브 실시간 라이브 천만 돌파한 우주 라이브](영상 스크린샷.jpg)
사운드 오브 뮤직? 뭐 그런 프로모션이라고 함
역대 실시간 시청자 수 1위에 등극한 영상을 바라보며 네티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천만???
-서버가 버티긴 함?ㅋㅋㅋㅋㅋㅋㅋ 미쳤네 진짜
-아니 뭐임
-이 새기들 뮤비 나올때는 맨날 터지더니 이럴 때는 안 터지네
-ㄴㄴ 미튜브가 눈치 챙긴거임
-???: 천만인데 터지면 진짜 우리 뒤지겠는디?ㄷㄷ
전 세계에서 서울시 인구와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한날한시에 뉴블랙의 라이브를 봤다는 소식.
이 뉴스는 곧장 언론을 강타했다.
-‘신기록의 스타’ 뉴블랙 우주, 미튜브 실시간 시청자 수 1000만 명 돌파
-뉴블랙 우주, 영화 프로모션 라이브 천만 돌파했다.. 수플레 “이럴 땐 서버가 멀쩡하네”
-[미튜브 신기록] ‘800만’ 우주에서 점프하는 영상 → ‘1000만’ 우주가 노래하는 영상
이런 소식에 모두 비슷한 호기심을 품었다.
-뉴블랙 우주가 홍보한 ‘사운드 오브 선’은 무슨 영화인가?
대체 저게 무슨 영화이기에 선우주가 라이브를 한 것이고, 어떻게 천만을 찍었는가??
[실검 오른 스토리]선명주 전기 영화라고 함
포털 영화 소개에 ‘천재 피아니스트 선명주의 일대기를 그린다’라고 되어 있음
장르는 뮤지컬
-아 아버지 영화였구나
-출연 배우 라인업 괜춘한듯. 이견우랑 여은선이면 일단 톱스타랑 유망주 조합이고
-윌리 존스 나오네??
-ㅁㅊ 로니 루카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님이 왜 여기에?
-로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로니 루카스가 누군데;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하게 뜨는 배우임
┕이렇게 설명하면 한국인들 모름ㅇㅇ 뉴블랙이랑 탈출 예능에서 드라큘라 백작으로 나온 애야!
┕아ㅋㅋㅋㅋㅋㅋ 걔야?? 많이 성공했네
-근데 이견우 노래 돼? 이견우가 노래하는 영상 올리면 팬카페 강퇴라며
출연진 라인업에 대해 감탄이 나오는 것도 잠시.
어떻게 라이브가 천만을 찍게 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글들도 여기저기 올라오기 시작했다.
‘선우주가 홍보를 한 건 알겠어.’
뉴블랙 멤버들이 단체로 ‘우리 형 봐 주세요!’ 하고 홍보를 하고, 핫한 연예인들이 홍보를 했다.
여기에 중화권과 동남아에서 최고의 한류 배우로 꼽히는 이견우와 미국 영화업계에서 떠오르는 샛별의 홍보까지.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천만이 나올 수가 있는가?
“말도 안 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오늘 라이브 천만 찍은 이유]글을 누르자 영상이 재생됐다.
인스타 라이브를 켠 선우주가 메이크업을 안 한 청초한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예쁘고 오뚝한 콧대 위로 눈망울이 축축하다.
‘어어…….’
손을 뻗어서 막 당장이라도 영상 속 미남의 뺨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비주얼!
절세미인이 축축한 눈으로 말했다.
[오늘 저녁에 제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무대를 해 보려고 해요. 다들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아, 봐야지. 봐야지!’
‘당연히 봐야지.’
‘우리 우주 누가 힘들게 했어?!’
수플레가 아닌 이들조차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그래! 라이브 봐 줄게!’ 하게 되는 비주얼이었다.
그러고 뚝 끊기는 영상.
“아…?”
다들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당황하다가 머쓱하게 웃었다.
왜 천만을 찍었는지 알게 된 것이다.
-선우주 얼굴썼네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얼굴로 부탁하는데 어케 안 보냐 진짜ㅋㅋㅋ
-왜 이렇게 아련해ㅋㅋㅋㅋㅋ
-저래서 맨날 잘못해도 리혁이가 용서해 주고 그러는구나
그런 글까지 해서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던 이들이 호기심을 품었다.
‘그런데 뭐길래 중요한 무대라고 한 거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무대를 할 거라고 예고한 모습에 절로 호기심이 생겼다.
미튜브에 들어가자마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하는 웨이터처럼 영상이 떠올랐다.
[Like The Sun]뉴블랙 TV가 아니라 유명 영화사의 계정으로 올라온 영상.
1080p로 화질을 높인 시청자들이 영상을 재생했다.
유명 배우들을 하나씩 소개한 선우주가 곧장 피아노를 연주한다.
처음에는 잔잔한 재즈 멜로디.
[We are like stars in the galaxy-] [separate, but connected with gravity]첫 소절을 들으며 오, 하고 있을 때.
선우주가 부친을 닮은 선명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And I am the Sun.]그 순간.
느슨하게 앉아 있던 시청자들이 몸을 일으키고 영상을 감상했다.
‘…이건 또 뭐지?’
초반 도입부부터 시선을 확 끌어모은 우주의 라이브는 그야말로 3분 동안 쉴 새 없이 몰아쳤다.
우우~ 하며 코러스를 넣으며 어깨춤을 추는 배우들.
화려하게 노래 부르는 선우주.
하이라이트 때 연습실을 물드는 석양.
마치 그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는 라이브였다.
“어…….”
와- 하는 것도 아니고 어… 하면서 입을 떼고 바라보게 되는 영상.
-우리는 누구보다 빛난다.
벌써 한국어로 된 가사 해석까지 자막으로 붙은 넘버를 들으며 다들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곤 다시 재생했다.
마치 이걸 들으면 내 앞을 가로막는 무슨 장벽이든 부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웅장한 기분이 들었다.
-노래 미쳤따..
-이걸 생방으로 했다고??
-와
-진짜 와.. 이거밖에 말이 안나오네ㅋㅋㅋㅋㅋ
-미친ㅠㅠ 뮤지컬 영화덕후는 웁니다ㅠㅠㅠㅠ
-라이브 천만 찍을 만했네
-배우들 라이브 완벽하고 진짜 선우주는.. bb
-이 감동을 뭐라고 댓글에다가 설명을 잘해보고 싶은데 이게 설명이 안 돼서 썼다지웠다 하고 있어요ㅠㅠ
처음에는 ‘개봉 3개월 전인데 왜 주제가를 벌써 오픈한 거지?’라며 의문을 품었던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퀄리티면 공개할 만했던 것이다.
‘대작 영화가 하나 나오겠구나.’
특히 영화 덕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 매니아들이 모인 사이트에서는 에 대한 글이 미친 듯이 올라오는 중이었다.
[올 가을 큰거 오네요ㄷㄷㄷ](첨부 영상.metube)
다들 사운드오브선 선공개곡 들어보세요
미쳤습니다ㄷㄷ
-뮤지컬 영화 진짜 좋아하는데ㅠㅠ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하씨 이러면 기대감 너무 올라가는데
-아버지 곡을 편곡한 건가요??
-아닙니다. 우주가 직접 작곡한 주제가라고 합니다.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썼다네요
-와.. 영화사에서 밀어주는 작품인가 봐요
-스틸 하나 안 떠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주제가부터 떡밥이 두둥 하고 뜨네요ㅋㅋㅋ
-예언 하나 합니다ㅋㅋㅋ 회원님들 이제 세달 뒤에 n차 후기 올릴듯
-흠.. 노래는 좋네요. 이게 노래로 끝일지 아닐지는 까봐야 알겠지만
그러면서 곧장 올 가을 기대작 영화 ‘Big 4’에 편입시키는 영화 매니아들.
‘진짜 큰 거 온다.’
‘하… 벌써부터 떨려.’
특히나 뮤지컬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 영화 덕후들의 심장이 콩닥거렸다.
보고 싶어도 없어서 못 보는 게 뮤지컬 영화였으니까.
아직 예고편을 비롯해 떡밥이 풀린 건 없지만 노래 하나로 기대작에 등극해 버린 이었다.
그러는 한편.
“꺄아아아아악!”
이번 떡밥을 수플레들만큼이나 격하게 반기는 이들이 있었으니.
‘오늘은 우리의 날이다!!’
바로 이견우의 팬덤인 직녀단이었다.
-드디어 떡밥ㅠㅠㅠㅠㅠㅠ
-아니 뭔 영화를 꽁꽁 싸매고 있냐 했는데 그럴 만했네
-떡밥이다ㅠㅠ
이견우가 에 캐스팅됐다는 소식 이후로 딱히 떡밥이 없었던 직녀단이었다.
배우가 SNS로 ‘저 잘 지내요’ 하는 셀카 정도 아니면, 촬영 현장 사진을 가끔 보는 정도.
그나마 미국에서 스벅 커피를 들고 걷는 파파라치 샷 하나 정도가 끝인데, 그것도 선우주가 촬영장에서 방문하면서 찍힌 파파라치 샷이었다.
그런데 떡밥이 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지금 이견우 팬덤 반응](웅성웅성) 저 오빠가 노래를.. 해?
+
설명: 이견우는 과거 예능에서 노래로 흑역사를 잔뜩 생성한 바 있다
자료 영상을 본 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3옥타브 노래를 끼에에엑- 하며 노래를 부르던 이견우의 신인 시절 예능 흑역사.
그런 그가 뉴블랙의 혹독한 트레이닝 하에 재탄생한 것이다.
-역시 노력이 부족한 거였나ㅋㅋㅋㅋ
-이견우 그거 웃겼는데 노래 못해서 해외 팬 미팅 나가면 춤만 춘다고ㅋㅋㅋㅋㅋㅋ
-해외 직녀들 지금 설레는 중ㅋㅋㅋ 이제 우리 배우 노래 들을수 있따구
직녀단은 지금 흥분 상태였다.
-감사합니다 감샇바니다
-오늘부로 나와 선우주는 한몸이다 그런줄 알아라
-우느님이 분리수거같았던 가창력을 친환경 에코 발전소 가창력으로 만들어 줬다 이말이야
-수플레님들. 안티들 우리가 조져 줄게요ㅠㅠㅠㅠㅠ
갑자기 자신들에게 안겨 오는 언니들을 바라보며 수플레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한편.
선우주가 불러일으킨 나비 효과는 지금 곳곳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중이었다.
우선은 음원 사이트.
“지금 검색량이 폭증하는데?! Like The Sun 음원은?”
“곧 준비된답니다!”
국내 음원 사이트들을 비롯해 해외 음원 사이트들이 레몬 엔터에게 언제 음원이 나오냐며 독촉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국내 영화사들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개봉… 미뤄야 할 거 같은데?”
영화사들뿐만 아니라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 모두가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야 당연하다.
-아니 누가 대체 영화 마케팅에 천만 명을 동원하냐고…….
전례 없는 일이었다.
저렇게 입소문으로 화제 되는 마케팅이 쉬운 일이던가.
수백억을 들여도 안 되는 일을 단순히 SNS 홍보로 해낸 뉴블랙 리더의 저력에 모두 기겁했다.
선우주가 작정하면 어느 정도로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지 보여 준 셈이었으니까.
“아니 뭔 영화가 시작 전부터 천만을 찍고 시작하냐.”
“천만 찍을까요?”
“당일 라이브 보러 온 팬들이 천만인데, 쟤네가 개봉하면 영화를 안 보러 가겠어? 다 보러 가지.”
“저기 제작비 얼마래요? 500억?”
최소 천만 명이 영화를 본다고 치면 1000억 원을 훌쩍 넘긴다.
시작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 영화가 등장하면서 업계인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개봉 시기 어떻게 하지?’
‘저 영화랑 맞붙으면 안 되는데.’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본격적인 프로모션은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점이었다.
얼마 안 가면 선우주랑 절친한 유명인들이 SNS에도 홍보를 하고, 다양한 마케팅이 시작될 텐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되지??’
그렇게 국내 영화 배급사와 제작사들이 직원들을 다급하게 소집해서 비상 회의에 들어가는 한편.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지금 전 세계도 비슷한 현상을 겪는 중이었다.
아니.
애초에 세계 인구 비율상 라이브 시청자 중에서 한국인들 비중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으니까.
1100만의 시청자.
“혹시 이거 봤어?”
“뉴블랙 리더의 라이브 영상인데 이거 봐봐.”
“뮤지컬 영화 개봉한대.”
천만 명이 주변 지인 네 명에게만 말해도 5천만이고, 그 5천만이 친한 친구 한 명에게만 더 말하면 1억 명이었다.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가는 바이럴 마케팅의 정석.
이런 전례 없는 반응에 할리우드를 비롯해 외신들도 주목을 하고 있었다.
그들 모두 뉴블랙의 힘과 영화사의 마케팅에 감탄했다.
-실버 스크린아! 너희 대단하구나!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나비효과는 지금 미국에 있는 실버 스크린의 본사에게도 닿고 있었다.
* * *
LA 중심가의 거대한 빌딩.
[Silver Screen Pictures]전 세계 영화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배급사 중 하나인 실버 스크린 본사의 최고층.
그곳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주요 임직원들이 섞여 있는 곳에서 마케팅 부서의 직원이 보고를 올렸다.
“텀블러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미지 블로그인데 가입자만 1억 이상으로….”
“우리 모두 그게 무슨 사이트인지 아네.”
실버 스크린의 CEO가 손을 내저었다.
풍성한 갈색 머리카락 아래로 세련된 스타일의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 찰스 보이트 회장이 말했다.
“그러니 본론만 얘기하게. 시간이 없으니까.”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써니의 라이브가 끝나고 이곳에서 영화 언급량이 전체 19위로 올라갔습니다.”
워-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회장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렸다.
“아직 개봉도 안 한 영화가… 예고편이나 아무런 홍보가 없었던 영화가 다른 영화들을 제치고 19위?”
“예.”
“맙소사.”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이 소식을 전해 왔다.
“유명 기업들에서 시사회 관련 행사에 자사 제품을 후원해 주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유명 가수들이 노래 커버 건으로 연락을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찰스 보이트 회장이 손을 들었다.
회장의 권위에 다들 입을 꾹 다물 때, 그가 조용히 우선순위를 물었다.
“다른 건 다 제치고 써니의 반응은?”
일단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건 이 대사건을 만들어 낸 주인공과의 관계였다.
밑에서 돌아가는 세부 사항까지 파악은 못하지만, 이 영화를 제대로 챙겨 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홍보비를 삭감했으니 관계가 좋을 수가 있나.
“어…….”
그때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던 누군가 말했다.
“써니가 미디어와 나눈 인터뷰의 전문이 방금 올라왔습니다.”
“읽어 보게.”
자리에서 일어난 임원이 기사를 읽었다.
“글로벌 슈퍼스타, 뉴블랙의 리더가 최근 미튜브를 들썩이게 한 라이브에 대해 답했다. 왜 라이브를 했냐는 질문에 그는…….”
살짝 눈치를 살핀 임원이 ‘keep going’ 하는 회장의 손짓에 말을 이었다.
“최근 영화사 측에서 이 영화의 상업성에 대해 작은 우려를 표했다. 나 역시도 그에 공감했고, 우리 영화가 어느 정도로 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
다들 움찔했다.
문장만 보면 우아하다.
하지만 발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정치질에 통달한 실버 스크린 직원들에겐 그 뜻이 다르게 번역되어서 들렸다.
[영화사 측에서 우려를 표했다 = 얘네가 돈 안 된다고 비웃더라] [나 역시 공감했다 = 안 했다] [대중 반응이 궁금했다 = 보여 줄게 완전히 열 받은 나]…그걸 종합해서 의역하면 다음과 같았다.
해석) 우리 쓰레기 친구들아!
이어지는 문장들.
“그동안 영화사에서 보내 준 전폭적인 지지에 나도 부응하고 싶었다.”
해석)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알아먹어??
“…아마 영화사 측에서도 이번 일을 몹시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석) 돈 좀 쓰라고. 너네 양심 동그라미야?
“실버 스크린은 굉장히 명성 높은 회사다. 그들과 함께 하는 작업에 설렌다.”
해석) 생각하니까 열 받네.
하나하나 뼈를 때리는 해석본.
굉장히 우아하고 고상한 인터뷰 발언과 그렇지 못한 해석이 들리는 한편.
임원이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신… 드와이트 굿맨 씨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보낸다.”
해석) 잘 들었지? 이놈을 내게 제물로 바쳐라.
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식겁한 표정을 짓고 있는 누군가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