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57)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57화
다음 날.
금요 예능이나 드라마 소식으로 뒤덮인 포털 연예 뉴스에 메인 헤드라인이 떴다.
-뉴니버스, 마의 20% 벽 뚫었다..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
평균 시청률 21.7%.
GTV의 여행 예능이자 뉴니버스 이전 역대 2위였던 의 16.3%를 무려 5퍼센트 넘게 따돌리는 수치였다.
“……말도 안 돼.”
소식을 접한 방송국 PD와 관계자들 모두 경악했다.
‘케이블에서 20%?’
이건 지상파에서 시청률 30%를 찍었단 것과 같은 이야기였다.
아니, 그 전에 현시점의 지상파 예능에서도 20%는 나오기 힘든 수치였다.
각 방송국의 간판 예능들도 10%대를 오락가락하고 있으니까.
그 때문에 구내식당이든 카페든 간에 상관없이 방송 관계자들이 모이면 하는 이야기는 다 비슷했다.
“어제 뉴니버스 시청률 봤어?”
“완전 미쳤더만. 케이블에서 20프로 넘는 게 가당키나 해?”
누군가 불퉁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이번에 남극 때문이지, 뭐. 뉴블랙 신곡이랑 남극 가지고 엄청 난리를 피우더만.”
“어쩐지 구재영이가 나와서 시끌시끌하더라고.”
“뉴블랙 신곡 나온다니까 걔네 팬들이 모인 거지.”
하지만 그런 시샘 어린 말을 하면서도 내심 방송국 관계자들도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HBS의 구내식당에서 한 예능 PD가 말했다.
“에이~ 그건 아니지.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얼마나 냉정한데.”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역대급 팬 서비스를 펼쳐도 영화가 별로면 흥행에 실패하는 곳이 한국 시장이었다.
아무리 뉴블랙이 국민 아이돌이어도 일반인들이 의리로 예능을 봐 주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
남극 드립이나 뉴블랙의 신곡 스포도 당연히 보탬이 됐겠지만 결국에 가장 중요한 건…….
“그냥 재미있던데.”
“…….”
“…….”
방송 관계자들 모두 말없이 동의했다.
‘……내용을 진짜 잘 뽑긴 했어.’
흔히 PD 놀음이라고 불릴 만큼 연출자의 역량이 중요한 예능에서 그야말로 훨훨 날아다니는 구재영 피디.
다른 예능이었다면 지루하게 나올 만한 부분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편집 실력에 그들은 말 그대로 감탄했다.
그때 다른 사람이 말했다.
“그것도 중요한데 뉴블랙도 요새 예능폼 장난 아니던데요.”
“옛날부터 예능 잘한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저런 식당 예능에서 핵심 재미가 뭐예요. 손님들이랑 소통하면서 분량 뽑는 건데, 진짜 기가 막히게 잘하던데요.”
일반인들이 볼 때는 ‘그냥 웃기는 애들이랑 웃기는 손님들이 만났네!’ 하고 마는 장면이지만 프로들의 눈에는 달랐다.
자칫했다간 분위기가 싸해질 수 있는 손님의 멘트를 능청스럽게 살려 내고, 예능 게스트에게 하듯이 손님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해 주고 뉴블랙이 거기에 맞춰 다채로운 케미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저게 진짜 어려운 포맷인데.’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식당 예능들이 쉽게 흥행하지 못하는 이유.
식당 예능의 출연진이 MC 역할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서빙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스몰 토크도 이끌어 내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손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고.
“걔네 엄청 늘었어요.”
“계속 늘더라. 지금은 그냥 예능인으로 봐야 돼.”
피디들이 구재영 피디를 부러워했다.
‘진짜 나도 저런 출연진이랑 해 보고 싶다.’
예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어떤 식으로 해야 재미를 줄 수 있는지 알고 그에 맞춰 영리하게 행동하는 출연진.
미모가 뛰어나서 보는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도 주고, 사람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호감을 주는 능력까지.
예능인으로서 모든 능력을 갖춘 뉴블랙이었다.
“그리고 운이 좋아.”
“아, 그거 진짜 중요하지.”
유독 예능적으로 웃긴 장면이 터지는 이들이 있는데 뉴블랙은 그런 복을 타고난 편이었다.
어제 뉴니버스에서 사람들이 가장 크게 웃은 장면도 운 좋게 나온 거였으니까.
휴식 시간 동안 서리혁과 왕지호가 도깨비 거리 부근을 돌아다니던 내용.
[형, 우리 저기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요!]노점상 앞에서 둘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어제 예능의 하이라이트였다.
리혁이 과학에 대한 농담을 하자 지호가 벽보를 가리킨다.
[아 진짜 형, 저기 벽에 써진 거 안 보여요? 노잼 행위 금지라잖아요.] [뭔 소리야.]리혁이 코웃음치며 정정했다.
[노잼 행위가 아니고 노점 행위 금지잖아.] [어, 진짜네여? 노점 행위 금…….] […….]그 순간 노점상과 뉴블랙 사이에서 흐르는 정적.
서로 시선을 회피하며 모른 척하는 모습에 시청자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방송 관계자들도 슬며시 입을 꿈틀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여하튼 부럽네.”
화제성과 시청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뉴니버스.
“우리 집 애들도 요새 학교 가면 뉴니버스 얘기 한다더라. 애들이 많이 본대.”
“부담 없이 재미있잖아요. 그게 쉽지 않은데.”
“아이고, 나도 내 프로에 뉴블랙 쓰고 싶다~”
지난달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둔 뉴니버스의 계속되는 흥행.
이제는 대중적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뉴니버스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 한편.
“그나저나 TBC는 배가 좀 아프겠네.”
“그니까.”
간판 예능이었던 주세한 시청률이 하락한 이후 구재영 피디를 내쫓은 TBC 수뇌부.
그들이 내쫓았던 인물이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로 돌아와 있었다.
감 떨어졌다고 뒤에서 욕을 했던 이들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해할 때.
누군가 말했다.
“그 사람들 신경도 안 쓸 거 같은데요. 요새 미션 싱어 엄청 잘나가고 있잖아요.”
“아, 그렇지.”
가왕 선우주의 등장 이후로 TBC에서 미칠 듯한 시청률이 나오고 있는 .
아직 차우현 VS 서리혁이 나온 것도 아니지만 벌써부터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방송 관계자들의 예상대로…….
“구재영이가 뭘 했겠어?”
TBC 수뇌부는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었다.
“구재영이가 잘난 거면 뉴니버스만 시청률이 잘 나와야겠지. 그런데 우리도 잘 나오고 있잖아. 결국에는 뉴블랙이 어디 나오느냐에 따라서 시청률이 달린 거다 이 말이야.”
그런 말을 하는 임원진 앞에서 의 메인 연출, 박연희 피디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니까 박 피디.”
“예?”
“이번에 이것 좀 잘해 봐.”
“…….”
방송국 임원이 슥 내미는 기획안에 그녀가 눈을 깜빡였다.
[2018 추석 아이돌 올림픽 기획안]뉴니버스와 미션 싱어의 대성공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아이돌판에도 퍼져 가기 시작했다.
* * *
비슷한 시각.
온라인에서는 수플레들로 인해 난리통이 벌어져 있었다.
[뉴니버스에서 공개된 Overcooked 일부]이번 주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프로모션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떡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곡의 후렴이 일부 공개된 것이다!
처음에는 왜 뉴니버스에서 공개를 하냐고 욕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공개할 만했구나.’
곡의 비하인드가 바로 뉴니버스였기 때문이었다.
[Nope. Overcooked.]뉴블랙이 햄버거 패티를 구울 때마다 육즙이 다 빠져나갔다며 ‘너무 많이 구웠다’고 지적하던 바비 로스 셰프.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귀에 ‘Overcooked’라는 단어가 박힐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잔뜩 지쳐 있던 우주도 흥얼흥얼하면서 바로 노래 한 곡을 만들어 냈다.
-후렴 멜로디만 듣는데도 심장이 바운스바운스ㅠㅠ
-이번엔 또 선우주가 어떤 미친곡을 들고 올 것인가
-진짜 띵곡 각이다
-듣자마자 선우주가 또 해냈구나ㅋㅋㅋㅋ 하고 좋아서 처웃음
수플레들은 잔뜩 설레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뉴블랙의 경쟁자(자칭)으로 꼽히는 문라이트의 이번 성적 때문이었다.
다름 아닌 빌보드 잡지에 올라온 기사.
[문라이트가 부른 ‘All I Want’의 빌보드 1위 데뷔가 유력하다]2000년 최고의 보이밴드 히트곡이자 이번에 문라이트가 리메이크한 ‘All I Want’의 성적.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곡이 2018년도 버전으로 멋지게 재탄생했다.
수플레들도 들으면서 ‘아……’ 하며 노래의 퀄리티에 감탄할 정도.
거기에 유명 프로듀서와 레코드사의 미친 듯한 프로모션이 합쳐지니 각종 음원사이트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
수플레들 입장에서는 답이 안 나오는 싸움이었다.
미국인들이 최애곡으로 뽑는 전설적인 곡의 리메이크와 뉴블랙의 신곡이 붙어야 한다.
단기간 팬덤 싸움이야 당연히 수플레들의 승리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가면 뉴블랙이 당연히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누가 더 대중들의 선택을 받느냐가 중요한데, 저건 곡 자체가 넘사벽이니까.
그런데…….
-짜잔~ 수플레들! 오버쿡 맛보실래요~?
잔뜩 긴장하고 있던 수플레들에게 의 후렴이 일부 공개되면서 팬들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뭔가… 이 곡에 뭔가 있다.’
‘후렴만 들어도 뭔가 있어.’
아이돌 팬 특유의 직감이었다.
섣불리 확신할 수는 없지만, 다년간의 팬질로 구축된 무의식의 빅데이터에서 무언가 느껴지고 있었다.
‘얘들아! 믿어…!’
멤버들의 성공에 대한 욕망과 독기를 믿는 팬들이었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이번에는 정말 안 지고 싶기 때문이었다.
혹여 음원 성적에서 밀리기라도 한다면…….
[문라이트의 ‘All I Want’가 뉴블랙의 ‘Overcooked’를 압도하다]얼마나 기세등등해서 언플을 할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지금도 SNS 상에서 곡이 잘 되면서 보란 듯이 수플레들에게 ‘이거 보여? ㅎㅎ’ 하고 있는 문라이트의 팬덤.
수플레들이 미소를 지었다.
‘우리도 힘을 보여 줘야겠어.’
곡을 잘 뽑는 것은 멤버들의 역량이지만, 영업을 뛰는 것은 팬들이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전 세계의 수플레들이 오버쿡을 홍보할 준비를 함께 하고 있는 한편.
“야, 그거 봤어? 뉴블랙 남극 간대.”
“진짜로?”
수플레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화제는 단언코 뉴블랙의 남극 소식이었다.
[이 시각 정책광공 인스타]세종과학기지를 관할하는 해양수산부의 SNS.
그곳에서 펭귄탈을 쓴 14년도의 뉴블랙과 남극의 빙하가 합성된 포스터를 업로드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설레보여
-정챜ㅋㅋ광공ㅋㅋㅋ
-아 마이너였던 내 분야가 메이저? 이거 못참지
-뉴블랙 남극 ㅊㅋㅊㅋ
-19.9프로 나왔으면 꿀잼이었을 것 같은데 ㄲㅂ
-(19.9였을시 예상) 여러분, 저희의 초동이 99만 9999장이듯 19.9%는 20%가 아닙니다
-저래놓고 그 다음주에 20프로 넘겼으면 꿀잼인데ㅋㅋㅋ 시청자들이 예능을 모른다
-세종기지 반응 아는 사람 있어?? 궁금하다ㅋㅋ
얼마 안 가 현재 남극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과학자의 트윗이 올라왔다.
[극지과학자 김민회 @min_sushi]뉴블랙의 세종과학기지 소식이 뜨겁네요. 트친 분들이 문의해 주셨지만 다들 그 소식에 덤덤한 반응입니다
어차피 저희는 그분들이 오시기 전에 떠나거든요.. (눈물) (눈물)
매년 12월에 다음 근무자와 교대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은 뉴블랙을 못 본다며 슬퍼하는 과학자의 트윗.
자신들도 TV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야기를 하는 내용을 보면서 네티즌들이 웃었다.
물론, 모두가 즐거워하는 동안 초를 치는 이들도 있었다.
-남극 남극 지겹다 진짜
-아이돌 남극 가는거에 왤케 좋아함??ㅋㅋㅋ
-그래도 20프로 찍었으니까 더 이상은 얘기 안 하겠네
-이게 호들갑떨면서 좋아할 거리인가?
다른 네티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아할 거리야
-커뮤에서 이슈 올라오는 거 보면 피곤하고 지치는데 뉴블랙 떡밥 얼마나 무해하고 좋아
-좀 훈훈한 소식 보면 좋아하자 얘들아
발끈하는 이들을 무응대하며 고개를 젓는 일반인들.
그렇게 머글들이 뉴블랙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는 동안.
-야 이번 돌림픽 소식 봄??
누군가 가져온 추석 돌림픽 소식.
그 속에서 같이 웃고 즐기던 아이돌 팬들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미친…!’
아이돌 팬들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추석 TBC 돌림픽, 이번에는 가창력 배틀이다.. “AR 없이 무조건 라이브”
* * *
이번 주부터 시작된 프로모션.
발매를 일주일 정도 남겨 둔 지금, 우리는 다시 아시아 투어를 돌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프로모션 스케줄을 픽스하는 중이었다.
“일단 음악 방송, 뉴블랙 TV의 자체 무대, 대학 축제 정도로 국내는 정리하면 될 것 같아요.”
리혁이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들어오는 것들을 다 살펴보긴 해야 할 것 같아요.”
동생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관찰 예능을 비롯해서 우리에게 들어온 예능 기획안들을 살폈다.
“히익!”
지호가 기획안을 살펴보다가 식겁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
“피디님 이름이 이남국이었어요. 순간 남극인 줄 알고 놀라서.”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마구 웃다가 나중에는 슬픈 웃음.
“다 나의 잘못이다. 시청률 30% 공약을 걸었어야 했거늘…….”
“그니까요.”
“시청률 30%에 우주 가기 그런 거 걸걸.”
“…….”
동생들이 식겁했다.
중현이 정도만 ‘오’ 하며 흥미를 보일 뿐, 비주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형, 어디 가서 그런 공약은 안 거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 그래.”
“진짜 그건 아니에요.”
“농담이었어.”
농담이었다고 했지만 졸개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경계심이 가득 서려 있었다.
리혁이가 말했다.
“뭐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좋은 기회죠. 남극에 가는 건 아무나 못 하는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맞아. 정말 행복한 일이지.”
“감사하게 생각해야 돼요.”
“옳다.”
“…….”
“…….”
그렇다.
우리는 지금 완벽한 자기 합리화에 들어간 상태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지 않은가?
안전하게 정부 지원까지 받아가면서 남극에 다녀올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아무나 잡지 못하는 행운이다.
“이 행운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누리게 해 줘야 하는데…….”
그저 이 행운을 공유할 수 없어서 아쉬울 뿐.
어쨌거나 다음에는 시청률 공약을 신중하게 걸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웃음이 나온다.
-시청률 21.7%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NBS라는 채널에서 불확실하게 시작했던 우리의 예능이 마침내 대성공을 거두었으니까.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국내 프로모션으로 더 할 만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을 때.
우리는 의 박연희 PD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예?”
바로 이번 추석 돌림픽에 대한 이야기였다.
굉장히 난처해하는 박 피디님의 목소리.
[그… 제가 연락을 드리고 싶어서 드렸다기보다는 그냥 확인차 연락을 드렸어요.]방송국 수뇌부에서 하도 뉴블랙 섭외 알아보라고 닦달해서 명목상 연락을 취했다는 이야기였다.
피디님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번에 임원 분들이 미션 싱어를 감명 깊게 보셨는지 돌림픽을 보컬 대회로 만들라고 하더라고요.]“요즘에는 게임으로 진행하지 않았나요?”
[게임 쪽이 시청률이 안 나왔어요. 우주 씨가 탈락했던 그때 정도만 미튜브에서 화제 되고.]“…….”
돌림픽을 E스포츠 쪽으로 틀었는데 막상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 새로운 포맷을 기획한다는 이야기였다.
-어 서리혁 보컬이 화제네?
-돌림픽은 따지고 보면 아이돌끼리 경쟁하는 거잖아? 그럼 보컬 대회 한 번 열어보자!
-누가 아이돌 보컬 최고인가! AR 없는 쌩라이브! 금은동 메달 겨뤄보자고.
그래서 이름도 아예 아이돌 올림픽으로 개명한다는 이야기.
듣자마자 우리 모두 정신이 아찔했다.
“어… 그… 그, 반응이 굉장히 뜨거울 것 같네요.”
[네…….]가뜩이나 순위 매기기에 모두가 스트레스 받아하는 아이돌 판에 던지는 TBC의 특급 어그로.
[이번에 사장님께서 뉴블랙 분들을 심사위원으로 모시고 싶어 하더라고요.]“저희가요?”
[네.]“저희 아직 5년차인데요…….”
[저도 그렇게 말씀을 드렸죠…….]당연히 스케줄 때문에 안 된다고 거절했고, 피디님도 당연히 그럴 것 같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기존 스케줄이 있어서 안 되기도 하고.
그렇게 잔뜩 지친 기색의 PD님과 통화를 마치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 같으면 차라리 달리기 할래요.”
“아냐. 그래도 다치는 것보단 낫긴 한데…….”
아이돌 보컬을 순위 매겨서 금은동 메달을 수여한다는 방식에 참으로 방송국답다는 생각을 할 따름이었다.
“이거 하고 나면 다음 설 돌림픽까지 그 얘기만 할 걸.”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라이브 본 실력이라면서 영상으로 게시글 수백 개 올라올 거 같은데요.”
“으으…….”
몸을 부르르 떨고는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이제 국내 프로모션 일정을 살폈으니 해외를 바라볼 차례.
“자, 어디 보자.”
앨런 데일 쇼나 래리 고든 쇼 같이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토크쇼 등에도 출연을 하고.
굿모닝 USA 같은 쇼에도 일정이 잡혀 있고.
미국의 유명 FM 라디오를 비롯해서 홍보를 할 수 있는 스케줄이란 스케줄은 다 잡혀 있었다.
마치 레코드사와 에이전시가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
-우리가 팍팍 밀어 줄게!
문라이트의 공세에 대대적으로 반격하겠다는 듯 다양한 홍보가 예정되어 있었다.
리혁이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와, SNL 무대도 추진을 해 보겠다는데요?”
“개그 프로?”
“네.”
SNL이 뭔지는 당연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큰 건가 하고 눈을 깜빡이는 우리에게 리혁이가 설명해 주었다.
“엄청 관심도 높은 무대 중 하나예요.”
“그렇구만.”
“여기는 아마 노래 나온 다음에 곡 성적이 괜찮으면 불러 주겠다는 건가 봐요.”
그렇게 이번 오버쿡 활동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뭘 하면 좋을지 최종적으로 스케줄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어?”
인스타 DM으로 헤일리 블루가 보낸 메시지가 떴다.
“헤일리가 DM 보냈다.”
“뭐래요?”
“우리 이번에 신곡 홍보하기 좋은 기회가 있다는데?”
동생들이 솔깃해했다.
“그게 뭔데요?”
“Dodgeball…? 피구? 이번에 미국이랑 붙는데 캐나다 팀에 용병으로 나오라는데?”
“??”
무슨 소리를 하냐고 물어보는 나에게 헤일리가 대뜸 피구 경기의 포스터를 하나 보내 주었다.
[SUPERNOVA DODGEBALL]“슈퍼노바 닷지볼…?”
“이거 뭐예요?”
미국과 캐나다 양국의 영부인까지 참석 예정이라는 친선경기 포스터를 바라보며 우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건 또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