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68)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68화
“중현아.”
“네.”
“지금쯤 아마 국민들도 지켜보고 있겠지? 뉴블랙이 피구 경기에 출전하는구나 하면서.”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중현이의 대답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보여 주자. K피구.”
“열심히 할게요.”
“오늘만은 우리가 국가 대표인 거야. 우리의 잘못이 모두의 잘못이고, 우리의 업적이 모두의 업적인 거지.”
어디선가 ‘아니야! 너네 대표 아니야!’ 하는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지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꺄르르륵!”
주변에 서 있던 앳된 얼굴의 싱어송라이터, 켈리 넬슨이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물었다.
「둘이 무슨 얘기해요?」
「오늘 모두에게 한국의 피구가 어떤 것인지 보여 줘야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한국 피구가 어떤 건데요?」
「비정하고 무정한 승부의 세계죠. 반 대항 경기에서 패배하면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는…….」
초등학교 때 아이스크림을 걸고 했던 반 대항 경기를 이야기해 주니 상대가 웃음을 터뜨렸다.
켈리 넬슨이 손을 내밀었다.
「켈리라고 편하게 불러요.」
「그럴게요.」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말을 못했는데 이번에 Overcooked 너무 잘 듣고 있어요. 진짜 요리를 노래로 만들면 딱 이 느낌이겠다 싶은 거 있죠. 정말 제 스타일이었어요.」
그러면서 상대가 눈을 반짝였다.
「…혹시 괜찮다면 나중에 곡 작업 한 번 해 보는 건 어때요?」
「그럼 저야 좋죠.」
그래미 앨범상 수상자와 사이좋게 연락처를 교환하면서 나중에 작업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한편.
호주 출신의 유명 남배우를 비롯해 팀원들과 연락처를 교환하고 친목을 도모하며 시간을 보냈다.
「OK!」
헤일리가 손뼉을 짝 치면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들 준비됐어?」
「네.」
「다들 왜 이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 준비됐어?!」
「네!」
그러고는 모두를 불러 모았다.
「이제 곧 경기장에 입장할 거야. 최소 수천만 명에서 1억 명에 달하는 시청자들이 우리를 지켜보게 되겠지.
이제 우리에게 막중한 책임감이 있다는 멘트가 나올까 생각했는데.
「우리에게 최고의 기회야.」
「?」
「수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에게 더욱더 PR할 수 있는 기회지. 이번 피구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면 토크쇼 스케줄이라도 하나 더 들어올 것이고, 너희가 파는 위스키나 화장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야.」
헤일리가 캐나다 유명 여배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샌디. 오늘 땀을 흘려도 화장이 지워지지 않는 널 보며 사람들은 너의 워터 프루프 상품을 존나게 구매하겠지.」
「!」
「미래의 너는 네 브랜드를 1억 달러에 팔고 카리브 해에 있는 별장을 사게 될 거야. 바람 핀 남편 놈이 널 보면서 땅을 치고 후회하겠지.」
「!!」
그러곤 다람쥐처럼 해바라기씨를 먹고 있는 문라이트의 막내 멤버를 바라보았다.
「제이크. 멤버가 7명이라 토크쇼 나가서 멘트 확보하기 힘들지? 다들 양보 안 하려고 할 거야. 하지만 오늘 피구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뽑으면 너는 토크쇼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그렇게 한 명씩 동기 부여를 해 줄 때마다 다들 눈빛이 화르륵 불타올랐다.
대중들의 관심.
연예인들에게 이보다 더한 동기 부여가 있을까.
헤일리가 우리에게 말했다.
「너희도 마찬가지야. Overcooked 무대도 무대지만, 오늘 너희가 활약하면 할수록 너희의 무대와 시너지를 일으킬 거야.」
「……!」
「슈퍼노바 닷지볼의 MVP가 되어서 연단에 오르고, 한국의 개쩌는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거지.」
애국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것 같긴 했지만 정말 훌륭한 동기 부여였다.
오늘 피구로 주목을 받아서 무대와 시너지를 일으키라는 말에 중현이와 내 눈이 반짝일 때.
「다들 이제 존나 열심히 해야 되는 이유가 생겼지? 화이팅 한 번 하고 가 보자고.」
인터컴을 낀 스포츠 진행 요원이 들어와서 손짓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입장하라는 뜻.
손목 보호대를 찬 헤일리의 손이 뻗어지면서 그 위에 다들 손을 얹기 시작했다.
「3, 2, 1…!」
「GO TEAM CANADA-!」
다 같이 응원 구호를 외치며 팔을 하늘로 뻗었다.
* * *
바깥에서 시끄러운 음악이 들려온다.
응원가들이 들려오는 동안 캐나다 팀원들과 함께 유니폼을 입은 채 복도를 걸었다.
어두운 복도 너머로 빛이 보인다.
먼저 도착해서 일렬로 쭈욱 서 있자, 옆으로 미국 팀이 걸어와 섰다.
“Hey~”
“Look at you.”
미국 팀과 캐나다 팀이 서로 ‘와~’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나를 바라보고 있던 콜린 에반스와 눈이 마주쳤다.
「…….」
상대가 내 눈을 피하고는 캐나다 팀에 속한 멤버 제이콥에게 ‘힘내’ 하며 웃어 보였다.
둘이 서로 뭐라고 대화를 나눌 때.
나도 중현이에게 속삭였다.
“이게 선수 입장 통로여서 그런가? 은근히 떨리네. 진짜 스포츠 경기 참가하는 기분이야.”
“콘서트 입장이랑은 확실히 다르네요.”
돌림픽 처음 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란 뉴욕 최고의 유명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벤트 매치.
실시간 시청자 추정치도 최소 수천만 명.
“마인드 트레이닝 하자.”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가장 차분한 인물로 빙의해 볼까요?”
“그러자.”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차분한 인물을 떠올리며 마인드 트레이닝을 했다.
“나는 김중현이다. 야채 키운다… 야채를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선우주다. 작곡 요괴다. 프로듀싱팀 괴롭힌다… 즐겁다… 마음이 평온하다…….”
중현이가 내 표정을 따라 하고 내가 중현이 표정을 따라 하면서 우리는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
그러다가 서로를 바라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우리 바보들이다.”
“형도 지호랑 저랑 바보 형제 라인에 끼워 줄까요? 지금 멤버 자리 남는데.”
“괜찮아.”
사양하고는 중현이와 가볍게 어깨동무를 했다.
든든하다.
우리 멤버들은 저마다 특기가 다양하다.
그래서 내가 믿고 의지하는 분야가 다르다.
퍼포먼스를 앞두고 있으면 비주와 있을 때가 가장 든든하고, 듀엣을 할 때는 리혁이가 제일 믿음직스럽고, 연기를 하거나 뮤비 장면 등을 연출할 때는 지호가 최고다.
그리고 중현이는 랩을 포함한 힙합 음악과 관련해서, 그리고 이런 예능과 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마음이 편한 멤버다.
“같이 해 줘서 고마워. 중현아.”
“저도 형이랑 같이 나와서 너무 좋아요.”
서로를 향해 흐뭇하게 웃어 보일 때.
이제 양 팀 입장하라는 말에 유니폼을 정돈하고 똑바로 섰다.
“와아아아아아아-!”
아련하게 들려오는 함성.
아마도 개막식으로 양 국가의 마스코트와 응원단이 함께 하는 퍼포먼스가 끝난 것 같다.
두 국가 정상의 부인들이 미국-캐나다 친선 우호에 대한 짧은 스피치를 끝낸 후.
[신사숙녀 여러분! 지금부터 양 팀 선수 입장이 있겠습니다!]진행요원의 손짓에 각 팀 주장들이 선두에 선다.
미국에서는 이번 경기를 주최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벤저민 워싱턴이 주장을 맡아 선두에 서고.
우리는 헤일리가 맨 앞에 섰다.
“와아아아아아아아-!”
함성과 플래시.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꽉 채운 양국의 관중들이 각자 국기를 흔들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즐겁고 흥분한 얼굴.
분명 콘서트를 열었던 적이 있는 장소인데, 뭔가 색다른 느낌에 가슴이 가볍게 떨려온다.
각 방송사 중계진들이 헤드폰을 낀 채 뭐라고 빠르게 말하는 장면들이 보일 때.
[국가 연주 시간이 있겠습니다.]경기장에 선 두 팀 앞에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O say can you see-
by the dawn’s early night
군악대가 웅장하게 연주를 하는 가운데, 미국 최고의 디바로 유명한 가수가 기교 가득한 목소리로 국가를 불렀다.
원래 슈퍼노바 닷지볼에 참가하고 싶었는데 임신 중이라 국가 제창으로 대신했다는 모양이다.
그렇게 미국인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가슴에 손을 올린 국가가 끝난 후.
캐나다의 국가 가 연주됐다.
O Canada!
Our home and native land!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디바가 쩌렁쩌렁한 성량으로 캐나다의 국가를 불렀다.
양국 국가를 부른 두 가수들 각자 스타디움 투어를 돌 정도의 유명한 가수들이었다.
한국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 아마 주경기장도 3일 매진이 될 사람들.
우리가 조용히 서 있는 동안 다른 캐나다 연예인들이 뒷짐을 지거나 가볍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국가가 나올 때 각 잡고 가슴에 손을 올리던 미국과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형! 저희예요! 저희!’
그때 관계자 석에서 눈을 초롱초롱 뜨며 우리를 바라보는 졸개들이 눈에 띄었다.
나도 눈웃음으로 반겨 준 후.
[양국 선수단 모두 악수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미국 팀과 사이좋게 악수를 나누고 우리는 벤치로 돌아갔다.
선발대로 나선 헤일리 블루와 캐나다 팀원들이 코트 위에서 몸을 풀고, 미국 팀도 목을 뚜두둑 꺾거나 어깨를 돌리면서 가볍게 몸을 푼다.
“음.”
중현이가 내 귀에 속삭였다.
“괜찮을까요?”
“뭐가?”
“미국 선수단이랑 캐나다 선수단이랑 피지컬 차이가 좀 있는 거 같아서…….”
그 말대로 확실히 미국 팀이 뭔가 강해 보이긴 한다.
유명세만 따지면 캐나다랑 미국 팀이랑 비슷비슷한데, 미국 연예인들이 좀 더 피지컬이 좋아 보이는 느낌.
“일단 지켜보자.”
그런 말을 하고 있는 동안 본격적인 경기 준비가 완료됐다.
심판들이 센터 라인에 6개의 공을 깔고는,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각 팀에게 묻는다.
“Canada! Are you ready?”
헤일리 블루와 팀원들이 달릴 자세를 취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USA! Are you ready?”
콜드 브라운, 콜린 에반스 등이 침을 꿀꺽 삼키고는 진지하게 달릴 준비를 했다.
심판이 호루라기를 문 채 외쳤다.
“Three, two… one!”
“Dodgeball!”
날카로운 휘슬 소리가 울려 퍼진다.
휘이익-!
화려한 전광판 아래 뜨거운 조명.
관중들의 환호성과 함께 양 팀 선수들이 서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 *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면서 관객들이 환호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우르르 달려간 연예인들이 공을 쟁취하고서는 서로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여섯 개의 오렌지색 공이 날아다닌다.
콜드 브라운이 공을 쥐자마자 켈리 넬슨에게 던져서 아웃을 시켰지만, 곧바로 헤일리 블루가 던진 공에 명치를 맞고 아웃된다.
“꺽!”
명치를 부여잡고 라인 밖으로 나서는 콜드 브라운의 모습에 다들 웃을 때.
문라이트의 멤버, 제이콥 라이언이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지만 콜린 에반스가 가볍게 공을 잡는다.
“아아아아아! 제이콥!”
“제이콥 아웃이네.”
상대가 공을 잡으면서 제이콥 라이언이 아웃 처리가 되고, 아웃됐던 미국 팀의 콜드 브라운이 되살아난다.
그런 식으로 핑퐁처럼 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에 다들 즐거워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마지막까지 헤일리 블루가 고군분투하긴 했지만, 3명이 동시에 던진 공을 맞고 아웃.
미국 팀이 첫 스코어를 가지고 갔다.
[미국 : 캐나다] [1 : 0]전광판에 ‘USA!’ 하면서 파란 물결이 표시되는 가운데.
다음 스코어는 캐나다 팀이 뛰어난 조직력으로 미국 팀을 전원 아웃시키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전광판에 붉은 단풍 물결이 친다.
[미국 : 캐나다] [1 : 1]하지만 바로 다음 스코어는 미국이 가져갔다.
그래서 2:1, 3:2, 4:2… 하는 식으로 미국이 전체적으로 우세를 점쳐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TV로 지켜보고 있던 미국인들이 환호했다.
“USA! USA!”
“Woooh! Loser!”
파티에 참석한 절친한 캐나다인들에게 ‘Loser~’ 하면서 놀리고.
캐나다인들이 ‘지켜보자고, 이 의료보험 없는 놈들’ 하고 있는 동안, 10분간의 첫 쿼터가 끝났다.
[잠시 광고 보고 돌아오겠습니다!]현장의 뜨거운 열기!
한국산 자동차 광고나 미국의 OTT 광고가 TV에서 흘러나올 때.
“형형.”
시끌시끌한 관중들 속에서 관계자 석에 앉아 있는 지호가 리혁을 불렀다.
“왜?”
“이거 어떻게 될 거 같아요?”
“아마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미국 팀이 낙승할 것 같은데.”
리혁이가 안경을 찡- 하고 빛내며 말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밸런스가 좋아. 미국 팀이 신체적인 조건은 좀 더 좋은 편인데, 캐나다 팀에도 어드벤티지가 있거든.”
비주가 궁금하단 얼굴로 물었다.
“어떤 점이 우세한 거야?”
“피구 같은 종목은 보통 아시아인 쪽이 더 유리하다고 말하거든요. 그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일단 피구는 맞히는 것보다 피하는 게 더 핵심이잖아요? 그래서 체구가 작은 사람일수록 유리해요.”
그 말대로 캐나다 팀은 대체로 다들 얄쌍하거나 작은 편이었다.
켈리 넬슨은 160 정도, 제이콥 라이언도 175 정도에 최장신인 남자가 181 정도다.
그에 반해 미국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벤저민 워싱턴이 170 중반 정도일 뿐.
여자 선수들까지 180에 근접한 키였다.
“결국 피하는 건 면적의 차이거든요. 면적이 좁을수록 맞을 확률은 당연히 더 낮아지죠.”
두 멤버가 호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대로 캐나다 팀이 좀 더 잘 피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면에서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죠. 미국은 잘 던지지만 잘 맞고, 캐나다는 잘 던지진 못하지만 잘 안 맞고.”
“근데 왜 캐나다가 불리한 거예요?”
“체력 차이.”
리혁이 캐나다 선수들을 턱짓으로 가리켜며 말했다.
“저기는 벌써 숨이 가빠 오는 것 같은데.”
“아…….”
미국 팀이 워낙에 잘 던지다 보니 그걸 피하기 위해 요리조리 움직인다.
캐나다 팀의 강점을 알고 있는 미국 팀이 그들의 체력을 소진시키기 위해 최대한 공을 분산시키고 있었다.
그 때문에 숨을 헐떡이는 이들.
“저대로 체력이 소모가 되면 결국 동작이 느려지고, 미국 팀이 승리를 가져가게 되는 거지.”
“우와. 형 되게 스포츠 만화에 나오는 안경캐 같아요.”
“후후후.”
“벤치에 앉아 있는 운동부 1학년 중에서 설명충 캐릭터 느낌.”
“……!”
서리혁이 막내를 응징하고 있을 때.
진지하게 한국어로 토론하는 모습이 궁금했던지 뒷자리에 있던 누군가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무언가 경기에 대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도 알 수 있을까요?」
낯선 중년의 백인 남성이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전미피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
「피구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분위기여서요.」
리혁이 방금 전까지 멤버들과 이야기했던 것을 영어로 말해 주었다.
그 말에 협회장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미국 팀의 전략에서 그런 점이 느껴지긴 하죠. 캐나다 팀의 체력을 소모시켜서 승리를 쉽게 가져가겠다는 그런 부분이 엿보이긴 합니다.」
전문가로부터 자신의 분석이 맞다는 것을 인정받은 리혁의 얼굴에 홍조가 돌았다.
피구 이야기에 신이 난 업계인이 말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캐나다 팀 역시 미국 팀의 체력 소모를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어요.」
「그…런가요?」
「저기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거든요.」
헤일리 블루를 필두로 하는 캐나다 팀의 독특한 움직임을 가리킨다.
「공을 던져서 선수들을 자꾸만 앞뒤로 움직이게 유도하고 있죠. 좌우 움직임이 적어서 미국 팀은 잘 모를 테지만 캐나다 쪽이 확실히 그런 쪽으로 미국 팀을 끌고 가고 있어요.」
「오…….」
뭔가 미국 팀에게 당하는 듯한 느낌이었던 캐나다 팀도 알고 보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말.
「하지만 이대로 가면 캐나다 팀이 불리하죠. 체력 부분은 미국이 훨씬 유리하니까.」
협회장이 말했다.
「저 경우가 말이 되려면… 아마 캐나다 팀이 비밀 병기를 감추고 있다는 것밖에는 없겠군요.」
「…….」
「미국 팀은 누가 봐도 지금 주전이거든요. 저 주전들의 힘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비밀 병기라는 말에 삼블랙의 시선이 벤치에 앉아서 중현과 함께 풍선껌을 불고 있는 리더에게 향했다.
은발로 염색한 절세미남이 붉은 캐나다 반다나를 한 채 풍선껌을 부는 모습이 마치 패션 화보 같다.
비주가 폰카로 그 모습을 줌해서 찍고, 우주가 팬 서비스로 윙크를 해 주자 비주가 입을 틀어막았다.
그렇게 말없이 우주와 중현을 바라보는 멤버들의 모습에 협회장이 물었다.
「왜 그러신가요?」
「그… 말씀하신 비밀 병기가 뭔지 알 것 같아서요.」
「??」
뉴블랙 멤버들이 리더와 래퍼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경기는 점점 미국 측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스코어가 10점 넘게 차이 나기 시작했을 때쯤.
‘지금이군.’
숨을 헐떡이기 시작하는 미국 팀의 주전들을 바라보며 헤일리 블루가 눈을 날카롭게 빛냈다.
그녀가 감독에게 신호를 보내고, 감독 역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은발의 미청년에게 걸어간 감독이 이야기를 하면서 우주가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자! 지금까지 우리가 미국 팀 힘을 다 빼놨다. 이제 등장해라!’
‘우리의 비밀 무기!’
헤일리 블루와 캐나다 팀원들이 사악하게 웃었다.
* * *
점점 불리해져 가는 캐나다 팀.
스코어 차이가 벌어질 때마다 캐나다 관중들이 머리를 붙잡으며 아아악 하고 외쳤다.
“Noooooooo-!”
“Ughhh!”
처음에는 아이스하키 같이 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종목이 아니라서 승패에 연연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미국 팀에게 스코어가 밀리니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미국 놈들이 ‘캐나다 개발리고 있죠?ㅋㅋㅋ’ 하면서 놀리는 모습까지.
“어… 어어…….”
캐나다 사람들과 함께 파티를 하고 있던 미국인들도 점수 차이가 벌어지면서 환호성을 아끼고 있을 때.
[경기가 점점 미국 측으로 기울어 가고 있습니다만… 오! 지금 캐나다 팀이 선수 교체를 선언했습니다.] [누구인가요?] [제이미슨이 빠지고 썬이 들어옵니다. 캐나다 팀의 용병으로 참전한 슈퍼스타죠?]통통하고 푸근한 외모의 유명 코미디 배우가 숨을 헥헥거리며 빠져나간다.
라인 바깥에서 몸을 가볍게 푸는 썬이 카메라에 비춰지면서 장내가 일순간 술렁인다.
[정말 잘생겼군요!] [현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무릎 보호대를 찬 채, 반바지와 반팔 유니폼을 입고 서 있는 선우주.
희미한 빛을 내는 은발.
캐나다 반다나를 한 채 허리춤에 손을 올린 우주는 누가 봐도 여유로운 에이스처럼 보였다.
그가 코미디 배우와 손뼉을 짝 마주치고는 코트 안으로 설렁설렁 뛰어 들어왔다.
[이 타이밍에 선수 교체라… 캐나다 팀이 묘수를 띄운 걸까요?] [과연 태양처럼 캐나다 팀의 희망이 될지, 아니면 먹구름이 낄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천군만마를 얻은 표정으로 헤일리 블루가 우주의 어깨를 두드리고, 콜드 브라운이 같은 팀에게 뭐라고 경고한다.
시청자들도 호기심을 품었다.
‘뭐가 있나?’
그들에게 있어서 뉴블랙은 보이밴드 같은 이미지의 K팝 가수였으니까.
어느 정도 이름만 알고 있는 유명인이 등장하면서 캐나다인들이 뚱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
우락부락한 미국 팀과 달리 저 호리호리한 몸으로 과연 잘할지 의문이 들 때였다.
[말씀드린 순간 경기가 재개됩니다!]미국 팀이 무언가 합의를 보았는지 처음부터 선우주를 향해 집중적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콜드 브라운, 콜린 에반스, 벤저민 워싱턴까지 세 명이 동시에 우주에게 공을 던진다.
[써니에게 공이 날아갑니다!] [저건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데요!]세 공이 동시에 선우주에게 날아갈 때.
갸우뚱-
오뚜기처럼 몸을 기울인 선우주의 팔과 다리 사이로 콜린 에반스의 공이 빠져나간다.
그리고.
촙-
촙-
선우주의 양손이 거미처럼 두 공을 차례대로 붙잡더니 바로 포격을 시작했다.
팡! 팡!
미국 팀에서 두 명의 선수가 바로 아웃되고, 추가로 공에 맞은 두 명이 아웃되면서 순식간에 4명이 탈락한다.
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술렁일 때.
“!”
“!!”
태평양 너머에서 온라인 중계를 보고 있던 한국인들은 방금 전 선우주의 움직임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저, 저건…….’
방금 전 장면을 되풀이했다.
덩-
오뚜기처럼 엇박으로 몸을 기울이던 선우주가 다시 일어선다.
기덕-
공을 촙 잡고 따라락 던진다.
쿵 더러러러-
엇박으로 나오는 움직임에 대응조차 못하고 스러지는 미국인들.
한국인들이 눈을 크게 떴다.
‘굿거리장단!’
슈퍼노바 닷지볼의 최종보스 [엇박의 선우주]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