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69)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69화
같은 시각.
북미 대륙에서는 집집마다 똑같은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이미슨이 빠지고 썬이 들어옵니다!] [캐나다 팀을 구원할 비장의 무기인 걸까요? 글로벌 슈퍼스타가 입장하고 있습니다!]캐나다인과 미국인들이 모여 있는 홈 파티.
대학 기숙사들의 파티.
슈퍼노바 닷지볼 경기가 나오는 중인 술집 등등.
[실시간 시청자 추정]43,067,000명
방송사 추산으로 실시간 4300만 명이 보고 있다고 추정되고 있는 슈퍼노바 닷지볼이었다.
4억에 가까운 북미 사람들 중 10분의 1이 보는 셈.
미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미식축구(NFL)의 평균 시청자가 1500만 명이고, 넘사벽인 슈퍼볼이 평균 1억 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 뉴블랙의 우주가 소개되고 있었다.
“쟤가 뉴블랙이야?”
“어, 쟤야.”
지금까지 뉴블랙의 이름만 들었던 이들에게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순간이었다.
“잘생겼는데.”
“귀엽게 생기긴 했네. 내 스타일이다. 보통 아시안 쪽이랑은 데이트 안 하는 편이지만 쟤는 괜찮을 듯?”
“공은 제대로 던지기나 하려나?”
피자와 맥주를 흡입하며 TV를 보고 있는 북미의 시청자들.
미국인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보는 동안 캐나다인들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잘하려나? 제이콥이랑 큰 차이 없을 것 같은데.’
피지컬만 봤을 때는 문라이트랑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이런! 미국 팀이 썬을 경계하기로 마음먹었나 봅니다. 처음부터 견제구가 날아드는군요!]공 3개가 우주에게 날아든다.
바로 그때.
북미의 시청자들은 모두가 똑같은 착시 현상을 겪었다.
마치 슬로우 화면처럼 보이는 TV.
“?”
“??”
기가 막힌 궤도로 몸을 튼 우주.
다리 사이로 공이 하나 빠져나가고, 그의 두 손이 전광석화처럼 공들을 낚아챈다!
미국인들이 입을 벌리고 캐나다인들이 눈을 크게 떴다.
‘설마?’
그리고 우주는 그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이럴 수가! 썬이 두 공을 캐치하면서 미국 팀의 두 선수가 아웃됩니다!]공을 던진 콜드 브라운과 벤저민 워싱턴이 당황한 얼굴로 서 있다가 심판의 부름에 얼른 나가고.
우주가 던진 공에 콜린 에반스와 다른 미국 연예인이 아웃된다.
팡!
등짝을 맞은 콜린 에반스가 아얏 하면서 걸어 나간다.
그동안 다른 캐나다 팀원들이 공격에 나서면서 순식간에 미국 팀 전원이 아웃됐다.
“와-!”
“와아아아아!”
캐나다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맙소사!] [지금 제가 무엇을 본 거죠?!! 정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침울해 있던 현장 캐나다 관객들의 분위기가 반전됐다.
TV 속에서 페이스 페인팅으로 캐나다 국기를 한 어린 소녀가 국기를 흔들며 오열한다.
반면 미국 관객들은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중계진도 흥분했다.
[다시 한번 슬로우 화면으로 보시겠습니다!!]리플레이 화면이 나온다.
날아오는 공을 동체 시력으로 확인하는 은발의 미남.
마치 눈동자가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기가 막힌 궤도로 몸을 틀고 공을 붙잡아 던진다.
“Wow……!”
“Woooooh!”
그야말로 슈퍼 플레이.
TV로 보고 있던 모두가 황당한 웃음을 터뜨렸다.
‘미쳤다!’
북미의 SNS에서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South Korea.. 맞는 거지? North 아니지..?
-합리적인 의심: 뉴블랙 멤버들 중에는 kim이 두 명이나 있다
-뉴블랙: hahaha! korean war의 복수를 하러 왔다!
-드디어 등장한 건가. NK-Pop.
온라인상에서 남쪽에서 온 거 맞지…? 하는 드립이 나오는 한편.
현실에서는 리플레이가 계속 나오고 있을 만큼 모두가 경악하고 있는 중이었다.
‘스포츠 선수라도 하다 왔나?’
상대 팀이긴 했지만 미국인들의 눈에 호감이 깃들었다.
운동 잘하는 것을 큰 매력 포인트로 여기는 미국인들에게 방금 전 선우주는 점수를 딴 셈이었다.
방금 전까지는 그냥 호리호리한 보이밴드 멤버1이었던 이미지가 사아악 바뀌어 나가는 느낌.
뭐, 어쨌건 중요한 것은 분위기가 즐거워졌다는 거였다.
“캐나다 만세!”
“그래! 이거지!”
방금 전까지 우중충한 분위기로 있던 캐나다 친구들이 벌떡 일어나 환호하면서 미국인들도 다시 들떴다.
두 나라의 친구들이 서로를 향해 디스전을 퍼부었다.
“이제 우리 팀 에이스 나왔으니까 너네 다 끝났다. 캐나다가 승리의 영광을 가져갈 것이야.”
“봤지? 이게 바로 캐나다…의 힘이다!”
“각오해라! 햄버거 놈들!”
캐나다인들이 득의양양해서 디스를 퍼붓고, 미국인들도 장난스럽게 거기에 대꾸를 했다.
“선수 한 명이 바뀐다고 경기가 바뀔까?”
“운이 좋았던 거지. 이미 스코어 차이는 벌어졌어. 이건 미국이 이기는 경기지. 후후후후!”
서로를 향해 즐겁게 디스를 퍼붓는 이들.
“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
그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TV 속에서 세리머니를 하며 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선우주는 그저 팀의 에이스일 뿐이라는 것.
‘선수 한 명으로 경기가 바뀌긴 힘들겠지만…….’
우주가 등장하면서 이제 캐나다 팀과 미국 팀의 밸런스가 맞춰졌다는 생각이었다.
이제 캐나다 팀이 맹추격하는 흥미진진한 경기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캐나다인들과 미국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들이 상상한 것과 전혀 다른 장면이었다.
[썬! 점프를 해서 공중으로 피했습니다!]가볍게 점프해서 공을 피한 우주가 몸을 회전시켜서 공을 던진다.
팡!
팡팡!
콜드 브라운의 팔에 맞은 공이 콜린 에반스에게 튄다.
맨디 스파이스가 그걸 붙잡으려다가 그만 공에 맞아서 아웃된다.
[아웃! 세 명을 동시에 아웃시켰습니다!] [그야말로 슈퍼 플레이입니다! 여러분! 다들 보고 계십니까!?]캐스터들이 흥분해서 외치는 동안 현장 관객과 TV를 보던 캐나다인들이 환호했다.
“SUN! SUN! SUN!”
“태양 만세!”
“이게 바로 스포츠지!”
헤일리 블루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한 은발의 미남이 머리를 가볍게 털어 낸다.
모두가 감탄했다.
‘뭐지? 더 잘생겨 보여…….’
안 그래도 꽃미남인데 스포츠까지 잘하니 뽀샤시한 필터가 덧입혀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캐나다인들이 환호하고 미국인들이 혀를 내두를 때.
[썬! 이번에는 기가 막히게 피합니다. 그야말로 독특한 리듬으로 현장을 지배하고 있어요!] [또 전원 아웃입니다!]“와아아아아아-!”
“캐나다! 캐나다!”
[아웃! 경기가 그야말로 압도적으로 흘러가는군요!] [캐나다! 미국과 동점입니다!]“와아아아아…….”
“와아아…….”
[4명 아웃! 썬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캐나다가 미국을 점수에서 압도해 나갑니다!]“…….”
“…….”
캐나다인들이 조용히 미국인들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정반대 상황.
온라인에서 놀리던 캐나다인들도 조용히 ‘그… 그… 어……’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할 때.
현장에서 새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 팀이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그리고.
[미국 팀도 비밀 병기를 준비했나 봅니다! 벤저민 워싱턴이 빠지고 새로운 선수가 입장하는군요!]미국 팀 역시 자신들이 준비한 비장의 카드를 꺼내왔다.
* * *
현장에서 뛰는 미국 팀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와!”
“와아아아아-!”
은발의 아이돌이 전광석화처럼 움직인다.
그때마다 팀원들이 아웃되고, 정신을 차려 보면 자신의 얼굴 앞까지 공이 날아와 있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주장, 벤저민 워싱턴이 주먹을 쥐었다.
“젠장!”
그가 투덜거렸다.
“캐나다 팀도 비매너 아니야? 선수 출신을 데려오는 게 어디 있냐고!”
“선수 아니라는데?”
“…….”
콜드 브라운의 말에 그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선수 출신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놀라운 피지컬을 보여 주는 우주였다.
‘저게 돼?’
볼 때마다 가능한 동작인가 싶다.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서 회전 슛을 날리질 않나. 가랑이 사이로 들어오는 공을 손으로 탁 캐치하질 않나.
현장에선 환호가 터져 나오지만 미국 팀은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아! 얄밉다!’
엇박으로 움직이는 선우주 때문이었다.
페이크를 주며 공을 던지는 거야 그들도 똑같이 하고 있지만, 선우주의 경우에는 그 강약이 기가 막혔다.
-이번엔 맞힐 수 있을 거 같은데?!
왠지 공을 맞힐 수 있을 것 같아서 던질 때.
엇박으로 쿵-짝짝 하고 움직여서 스윽 하고 피하고는 그들에게 눈웃음을 지었다.
흩날리는 은발!
그 와중에 잘생겨서 더 열 받았다.
그리고 던질 때는 또 어떤가?
-자! 여러분 갑니다! 하나~ 두우우울~
-으아아악! …악?
-둘의 반의 반의 반~
-?
-셋!
-꼒!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
아예 엇박으로 던지면 그러려니 하는데 꼭 엇박으로 던지는 게 아니라 정박도 섞여 있다.
그야말로 혼돈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 있는 선우주.
‘아, 빡쳐.’
콜린 에반스가 콧김을 불면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날렸다.
계속해서 농락하는 선우주의 모습에 성질이 난 그가 있는 힘껏 공을 그에게 던졌다.
바로 그때.
“……?”
놀라운 동체 시력으로 그걸 본 선우주가 고개를 살짝 틀어서 공을 흘린다.
그리고 뒤로 직진한 공이…….
“컥!”
제이콥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아!’ 하면서 제이콥이 콧잔등을 부여잡으면서 주변에서 ‘HEY!’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콜드 브라운이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콜린, 경기는 경기야. 공에 감정 싣지 마.”
“……미안해요.”
왠지 모르게 자신만 쓰레기가 된 느낌이라 콜린 에반스의 기분이 심해를 뚫고 내려갔다.
‘젠장!’
선우주가 뭔가를 할 때마다 모두가 와! 하면서 환호를 보내 주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나 환하게 빛나서 마치 태양빛에 가려지는 달빛 같은 기분.
카메라를 의식해서 웃고는 있지만 그의 눈매가 좁아져 있었다.
“제이콥, 괜찮아?”
“Dude, 대체 뭐가 문제야…?”
“미안해.”
“됐어.”
그 와중에 막내 멤버인 제이콥이 대놓고 ‘뭐임?’ 하며 살짝 짜증 섞인 반응까지 보이고 있었다.
‘야! 지금 카메라 있다고!’
수천만 명이 지켜보는 방송.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 줘도 모자랄 판에 다른 멤버가 어린 티를 내는 모습에 그가 갑갑해하고, 객석에 앉은 문라이트 멤버들도 뒤통수를 긁적이면서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을 때.
휘이이익!
심판이 휘슬을 불면서 미국 팀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다들 공감대 섞인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지금 우리의 힘으론 선우주를 못 잡는다.
코브라 앞의 벌꿀오소리처럼 미쳐 날뛰는 선우주를 그들의 힘으로 잡을 순 없다.
그러니 해결책은 간단했다.
“우리도 내보내죠. 비밀 병기.”
“동의해요.”
“저도 찬성이에요.”
감독과 코치들, 그리고 선수단 전원이 찬성하면서 미국 팀이 비밀 병기를 내보낼 준비를 했다.
너무나 강력해서 그들이 봉인하고 있던 비밀 병기.
비매너라는 말이 나올까 봐, 선발 라인업으로 내보내지 못했던 인물을 향해 그들이 걸어갔다.
“레니.”
“흐으음…….”
기다란 턱수염을 쓰다듬던 노인, 레니 존스가 홀홀 웃었다.
마치 ‘이 노괴에게 무슨 볼일인고?’ 하며 바라보는 눈빛.
“때가 됐나?”
“네.”
“그럴 것 같아서 준비하고 있었지.”
그가 일어나면서 모두 위를 올려다봤다.
신장 213cm의 NBA 레전드 센터.
7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했던 NBA의 전설이 일어나면서 그들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벤치에만 앉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출전을 하게 된다니 기쁘구만. 홀홀홀.”
오늘 경기의 최강자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신장 2미터의 리치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사거리.
앨리웁 덩크 장인으로 유명했던 만큼 공을 잡는 데도 특화되어 있어서 어떤 공이든 붙잡을 수 있다.
너무나 사기적이라서 본래였다면 마지막 4쿼터에서 이벤트성으로 등장했을 보스가 튜토리얼부터 강림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몸을 풀면서 미국 관중들이 환호했다.
“레니 존스!”
“레니 존스가 나온다!”
캐나다 관중들은 반면 긴장한 표정.
은퇴한 지 30년이 넘어서 이제는 일흔 살을 바라보는 노인이지만 모두가 경계심을 품었다.
바로 그때, 성큼성큼 필드로 나온 레니 존스가 선우주에게 걸어갔다.
다윗과 골리앗 같은 덩치 차이.
“이렇게 만났구만. 홀홀.”
“존스 선생님.”
“레니라고 부르게.”
너털웃음을 짓던 레니 존스가 팔을 돌리며 말했다.
“일흔 살이 넘은 전직 프로 선수가 몸 성히 걸어 다닌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보여 주겠네.”
“확실히 선생님을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일 거예요.”
한참 어린 스포츠맨이 말했다.
“아무리 저라고 해도, 선생님이 은퇴하신 지 30년이 지났다고 해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격차는 어마어마한 법.”
“이런. 벌써부터 패배를 인정하는 겐가?”
“아니요.”
우주가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서 중현이도 데려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우주의 뒤에서 쏘옥 등장하는 김중현.
녹색 머리를 한 스포츠 선수 분위기의 멤버가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며 그에게 인사를 했다.
“두 명이나 있다니…….”
젊은 시절부터 NBA 강호를 헤쳐 나온 노인이 신인들의 패기에 훗 하고 웃었다.
“어디 한번 지켜보겠네. 후후후후!”
“두고 보시죠. 꺄르륵!”
호기롭게 웃던 강블랙과 노인이 서로를 등지고 돌아섰다.
* * *
장내의 열기가 확 뜨거워진다.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은퇴한 NBA 레전드까지 등장하면서 한층 경기가 뜨거워진다.
중계진도 흥분해서 침이 튀길 기세로 말하고 있고, 미국인 관객들도 갑자기 기세등등해졌다.
손목을 돌리고 있는 나에게 헤일리가 다가왔다.
「잘했어. 작전 성공이군.」
「네.」
NBA 레전드의 출전은 우리가 의도한 바였다.
딱 봐도 미국 팀의 비밀 병기처럼 앉아 있던 할아버지를 최대한 빠르게 끌어 낼 필요가 있었다.
이제 3~4쿼터쯤 들어가면 나도 힘이 부칠 텐데.
그때 저분이 출전하면 답이 없으니까.
「그래도 솔직히 답은 안 보이는데요. 저분을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내 말에 중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지금 열심히 보고 있는데 빈틈이 하나도 안 보여요.」
「그래?」
「네. 적당히 이렇게 던지면 맞겠다 싶은 궤적이 있는데… 저분한테는 잘 안 보이네요. 어떤 각도로 던져도 다 붙잡으실 거예요.」
이럴 때 리혁이가 없는 게 아쉽다.
멀찍이 VIP석을 바라보았지만 졸개들은 열심히 손을 흔들어 줄 뿐. 소통을 하기가 힘들었다.
「흐음…….」
코트 반대편에 서 있는 레니 존스를 바라보았다.
도저히 답이 안 보여서 고민이 될 때.
「복잡하게 생각할 게 뭐 있어!」
헤일리가 우리 둘을 툭 치며 씩 웃었다.
「내가 살았던 슬럼가에선 이런 격언이 있었지. 복싱 챔피언도 다굴에는 장사가 없다.」
「그, 그렇겠죠…?」
「그냥 해! 그러면 돼.」
그 말에 자신감을 얻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여 시작된 경기.
「캐나다 팀, 준비됐습니까?」
「네!」
중현이와 내가 몸을 숙이며 달릴 준비를 하고.
「미국 팀!」
「네!」
NBA 레전드가 홀홀 웃으며 서 있고, 다른 팀원들이 공을 향해 달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3, 2, 1… 닷지 볼!」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이 양국 국기를 흔드는 동안 누구보다 빠르게 달린 나와 중현이, 헤일리가 동시에 협공을 시도했다.
-아무리 전직 NBA 선수라도 공 3개는 못 피하겠지!
우리 모두 동시에 공을 던졌다.
하지만 바로 그때.
스스슷-!
빛의 속도로 움직인 노인의 팔이 가장 먼저 날아온 중현이의 공을 가볍게 붙잡았다.
그러고는 그 공으로 두 번째로 도달한 내 공을 튕겨 낸다.
“!”
“!!”
나와 헤일리가 경악하고 있을 때.
공이 날아온다.
팡-!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내 팔뚝에 공이 맞았다.
그러곤 또 다른 공에 헤일리도 아웃.
정박이고 엇박이고 상관없이 그냥 정직하게 던지는데 피할 새도 없었다.
휘이이익-!
곧바로 우리 팀원들이 빠르게 아웃되면서 미국 팀이 스코어를 가져간다.
콜드 브라운이 레니 존스와 포옹을 하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콜린 에반스도 행복하게 웃는다.
미국 관객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든다.
“뭐지?”
“뭐죠, 형…?”
중현이와 내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데뷔하고 나서 피지컬에 밀린 것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형?”
“일단 한 번 겪어 보자. 겪으면서 대처법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어.”
“네.”
그렇게 이어지는 경기.
처음에는 역대급 피지컬의 60대 노인에게 계속 패배를 겪으며 점수 차이가 확 좁혀졌다.
하지만 우리도 얼마 안 가 적응을 했다.
「미국 팀 승리!」
「캐나다!」
「미국……!」
엇비슷한 점수를 유지하며 핑퐁처럼 오가는 경기.
처음에는 이벤트성이라 웃음 가득했던 분위기에서 관객들의 함성이 점점 고조되어 간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위험할 거 같은데요.」
제이콥이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가 이기기 너무 힘들어요.」
「그렇지.」
헤일리도 동의했다.
「저 영감탱이 하나 잡는 데 너무 자원을 크게 소모하고 있어.」
미국 팀이 이길 때는 딱히 패턴이 없지만, 우리가 이길 때는 정해진 공식이 있었다.
모든 팀원들을 아웃시킨 뒤에 네다섯 개나 되는 공으로 레니 존스를 동시에 요격하는 것.
그걸 알았는지 미국 팀도 점차 지능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흐음…….」
무언가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중현이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럼 이건 어때요?」
「……음?」
「중반부에 아웃을 시키는 거예요.」
초등학교 때 야구부 경험도 했던 우리 셋째가 아이디어를 제시하자, 모두가 반신반의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될까요?」
「될지 의문이긴 한데…….」
살짝 회의감이 있긴 했지만 일단 실행해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시작되는 3쿼터 경기.
시작하자마자 공이 빠르게 날아다니는 가운데, 일단 중현이와 나는 회피를 시작했다.
「중현아! 피해!」
「네!」
미사일처럼 매섭게 날아오는 공들을 피하면서 회피하는 것이 1번.
그리고 빠르게 공을 모았다.
‘중현아! 지금이다!’
‘네!’
중현이가 손에 든 두 개의 공을 빠르게 순차적으로 던졌다.
쐐애애액-!
NBA 레전드의 상반신을 향해 던지는 공들.
육안으로 따라가기 힘들 만큼 빠른 공이지만 그걸 또 한 번에 캐치한 레니 존스가 공을 붙잡아 다른 공을 빠르게 튕겨 낼 때.
중현이 뒤에 숨어 있던 내가 점프하면서 공을 던졌다.
다리 쪽을 향해서였다.
쐐애애액-!
정말 짧은 시간 간격.
아무리 피지컬이 좋아도 이 시간 동안 위로 뻗고 있는 팔을 다리 쪽으로 내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바라보던 내가 착지하며 웃었다.
‘됐다!’
왠지 모르게 멋지게 뽑혔을 법한 장면.
‘와아아아-!’ 하는 함성이 터져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온라인에서 나올 수백 개의 짤방을 상상하며 웃을 때.
-내가 그걸 맞을 것 같나?!
그런 눈빛의 노인이 빠르게 회피를 시도했지만, 커브로 살짝 휘어지는 나의 공은 피할 수 없었다.
팡-!
공이 적중하면서 레니 존스의 눈이 흔들렸다.
「자네…….」
적중한 공이 콜린 에반스 쪽으로 튀면서 두 명이나 아웃.
하지만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이유는 공이 맞은 부위 때문이었다.
「…….」
「…….」
다리 쪽을 향해 던진 공을 상대가 회피하면서 그만….
남자 관중들이 동시에 ‘Ughhh-!’ 하며 탄식하고, NBA 레전드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을 때.
「꼒……!」
느닷없는 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방금 전 레니 존스에게서 맞았던 공이 튕겨 나오면서 같은 부위를 맞은 콜린 에반스.
털썩-
무릎을 꿇고 주저앉는 문라이트 멤버의 모습에 선수들이 다 같이 달려갔다.
「아이고, 콜린아!」
「콜린!」
관중들이 웃음을 터뜨릴 때.
「괘, 괜찮아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주저앉은 이의 등을 두드려 주던 나는 알지 못했다.
멋진 움짤 대신, 온라인상에서 내가 ‘Ball Hunter’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