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7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73화
매디슨 스퀘어 가든.
무대 위에서 팔짱을 낀 5인조가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면서 환호성이 터졌다.
[여러분! 즐길 준비 되셨나요-?]마이크를 든 리더의 외침에 ‘Yeah—!’ 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 반응에 씩 웃던 미남이 발걸음을 옮기며 노래를 이어 불렀다.
실례가 안 된다면
요리가 준비되는 동안
우리 직원들의
쇼를 감상하실까요?
카메라를 향해 시청자들에게 눈을 찡긋하던 우주에게서 앵글이 벗어나 다른 멤버로 옮겨 간다.
귀여운 야채들 사이에서 부드럽게 독무를 추던 비주가 마이크를 쥔다.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저 잠시
요리가 완성되는 동안
들어 주시면 돼요
그동안 비주가 추고 있는 안무가 시선을 끌어모았다.
요리를 담아낸 안무.
프라이팬을 튕기듯 손목 스냅을 주거나, 감자를 깎는 듯한 동작들이 하나의 춤으로 흘러나온다.
‘와.’
‘맙소사. 진짜 잘 추네.’
바로 그때.
야채들과 함께 춤을 추던 금발 미소년에게 갈색 머리카락의 막내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지호가 손목시계를 두드리며 말했다.
어찌 된 일인지
설명을 드리려면
10분 전으로 돌아가야 해요
우린 열심히 조리하고 있었죠
핑거 스냅을 딱 튕기며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곳에서 일렬로 선 세 멤버들.
마치 주방에 있는 것처럼, 셰프복을 입은 멤버가 저마다 다른 안무를 추고 있었다.
재료를 물에 씻고 있는 중현.
무언가를 채썰고 있는 리혁.
그리고 요리를 볶는 듯 프라이팬을 흔드는 우주까지.
‘재미있다!’
노래 구성에 관객들이 눈을 반짝일 때.
페어 안무를 추던 두 멤버가 세 멤버의 사이로 쏙 끼어든다.
중현과 리혁의 사이에서 고개를 내민 지호가 무언가를 뭉텅이로 넣는 시늉을 한다.
재료를 좀 과다하게 넣었죠
소금, 설탕, 후추
바로 옆에서 리혁과 우주 사이로 비주가 생글 웃으며 고개를 내민다.
불 조절?
조금 강하게 했을지도
오븐 다이얼을 돌리는 듯한 동작이 손에서 펼쳐진다.
그리하여 실시간으로 엉망진창 변해 가는 요리!
주변에서 춤을 추던 야채들이 조미료가 추가될 때마다 흥분해서 격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뭐야! 너무 귀여워.’
‘아, 진짜 귀엽다.’
그렇게 요리가 망하게 되었다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을 때.
왜 요리를 그런 식으로 했느냐는 질문에 대답하듯 멤버들이 중앙에 선 리혁에게 손을 내민다.
원인 분석을 위해
최고의 분석가를 모셨습니다
모두가 화음을 더해 줄 때.
메인보컬이 점점 음을 올려 가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원인은 바로
여러분에 대한-
감미롭게 노래하던 메인보컬이 카메라를 바라봤다.
저희의 사랑이었습니다(Love)
Love- 하는 짤막한 가사에 다들 크게 웃을 때.
곧바로 의 후렴이 나오면서 환호성이 터졌다.
Overcooked~ Overcooked~♬
허공에 설탕을 부드럽게 뿌리는 안무가 관객들의 눈에 박히듯 들어왔다.
그저 조금만 익혔을 뿐인데~
아무래도 널 향한 사랑이 과했나 봐~♬
이미 노래를 들었던 이들은 바로 따라 하고, 노래를 처음 들은 이들도 저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는 후렴.
안무에 맞춰 검은 옷자락들이 부드럽게 흩날릴 때.
Overcooked~ Overcooked~
후렴의 마무리는 모두가 같이 불렀다.
“Overcooked~ Overcooked~!”
그러면서 댄서들의 탈이 서서히 벗겨진다.
검은 셰프복을 입은 뉴블랙 멤버들에게 맞춰서 마찬가지로 검은 탈로 바꾸는 댄서들.
식재료의 형태는 유지되어 있지만 색깔은 거무죽죽하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그 장면이 북미의 관객들에겐 무언가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볼까요?
처음에만 해도 데면데면했던 셀럽 팀들,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관객들이 이제는 즐겁게 섞여 있다.
학교에서 별로 안 좋은 사이여도 한바탕 운동 경기를 같이 하고 나면 어느새 스탠드 옆자리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제각기 달라 보이는 식재료들도 결국 뜨거운 불로 조리하면서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진통 끝에 하나 되는 사람들.
그 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오늘 같은 슈퍼노바 닷지볼도 그런 불에 해당할 것이라 관객들은 생각했다.
“역시 큰 뜻을 품고 있었군.”
헤일리 블루가 뉴블랙의 뜻을 간파했다.
“바로 이해했어. 갈등을 없애려면 쓰레기 같은 놈들을 뜨거운 불로 청소를 해야 된다는 거야.”
“여보.”
“기왕이면 강불로 조져라, 그 말이군…….”
“아니야. 그거 아냐.”
그녀의 남편, 크리스 카일이 자신에게 속삭이는 부인에게 고개를 저어 보일 때.
헤일리 블루가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얘네 오늘 칼 갈고 나왔네.”
“장난 아닌 것 같지?!”
옆에서 구경하던 콜드 브라운이 외치며 동의했다.
시끄러운 함성 때문에 큰 목소리로 대화하는 두 가수.
북미를 대표하는 두 가수가 주변에서 깡총깡총 뛰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을 둘러보았다.
치열하기 그지없는 쇼 비즈니스에서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에서 버틴 이들의 눈에는 보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현장의 열기.
목청이 터져라 소리 지르는 관객들.
중독성 있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
그리고 무대 위에서 정말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5인조.
[다 같이!]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뻗는 우주에게서 튕겨 나온 땀방울이 별방울처럼 반짝인다.
“반짝이네.”
헤일리 블루가 중얼거리면서 콜드 브라운의 귀에다 외쳤다.
“얘네는 알까?”
“뭐?!”
“오늘 이전이랑 이후랑 완전히 다르다는 거!”
“아직 모를걸. 그건 무대에 서 있는 사람은 몰라.”
지금 뉴블랙은 어마어마하게 몰입한 상태라 아마 모를 것이다.
하지만 제삼자로서, 그리고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버텨 온 선배 가수로서 알 수 있었다.
-오늘 무대 이전의 뉴블랙과 이후의 뉴블랙은 완벽하게 다를 것이다.
파급력이든 영향력이든.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념비적인 무대의 순간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아이콘(icon)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무대.
‘얘네한테는 일생일대의 무대가 되겠어.’
시장 규모가 클 뿐,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북미에서도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 연예인은 그리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이미지는 중요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치마를 붙잡는 배우.
단정한 정장을 입고 미국을 침공한 영국 밴드.
리젠트 머리를 한 채 옷깃이 긴 정장을 입은 로큰롤의 제왕.
턱을 괸 채 마피아의 보스 역할을 하는 배우.
물론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만든다고 해서 저런 역사적인 아이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북미 엔터테이너들의 목표였다.
‘옛날 생각나네.’
헤일리 블루가 미소를 지었다.
그녀에겐 신인 시절에 나갔던 코첼라 페스티벌의 무대가 그랬다.
-이 노래는 내 전남친 션, 그리고 너희들에게 바치는 노래야. .
파란 드레스에 통기타 하나를 멘 채, 푸른 머리카락을 흩날렸던 그때의 모습은 그녀의 아이코닉한 이미지가 되었다.
사람들이 헤일리 블루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마찬가지로 콜드 브라운에게는 2000년대 중반의 VMA 무대가 있었다.
다른 래퍼들이 금붙이에 헐렁한 옷을 입을 때 홀로 턱시도를 입은 채 등장한 그때의 무대가 바로 그의 이미지였다.
그리고 현재.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실시간으로 5300만 명이 지켜보고 있는 TV 생방송에서 뉴블랙의 아이코닉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와, 얘네 진짜 귀엽다.”
“잘하네.”
“요새 오버쿡 어쩌고 하던 게 이거였어? 노래 괜찮은데?”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머릿속에서 흐릿했던 뉴블랙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변해 가고 있었다.
앞으로 무수한 캐리커쳐로 재생산될 이미지.
뉴블랙 하면 떠오르게 될 사진.
-Overcooked~ Overcooke~d
셰프복을 입고 설탕을 뿌리고 있는 5인조의 이미지가 바로 그들의 아이콘이었다.
[다시 한번!]물론 무대 위에서 목이 터져 나가라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는 뉴블랙 멤버들은 알지 못했다.
Overcooked~ overcooked~
그저 조금만 익혔을 뿐인데~
아무래도 널 향한 사랑이 과했나 봐~♬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절로 신이 나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5인조.
그저 그들은 즐거웠을 뿐이었다.
* * *
신나게 추던 안무를 마무리하고 숨을 헐떡였다.
엔딩 포즈로 서 있던 동생들의 숨소리가 격하게 귓가를 간질이는 가운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그야말로 완벽하게 오버쿡 된 분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헉… 허억…….”
“하유, 하유우우…….”
“아… 아으….”
물론 어깨를 맞댄 채 숨을 헐떡이는 우리의 눈에는 하얗게만 보일 뿐이었다.
원래 오버쿡 안무가 이 정도로 격한 편은 아니지만, 하도 관객들 반응이 좋다 보니 오버한 것 같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여전히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무대 아래에서 스탭들이 건네주는 생수병을 받아 들었다.
목이 탈 것 같고, 얼굴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솔직히 지금 이 생수병을 내 머리 위에 부어도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휴.]동생들에게 쉴 틈을 주기 위해 내가 마이크를 들었다.
잠시 숨을 돌리면서 겉옷을 벗고는 티셔츠 차림으로 서자 환호가 쏟아진다.
[감사합니다. 정말 분위기가 뜨겁네요.]스탠딩석에서 헤일리가 ‘사랑한다! 이 자식들!’ 하고 외치면서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네, 저도 사랑해요. 헤일리. 감사합니다.]아직 우리 무대는 끝이 아니었다.
1팀당 주어지는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
멘트를 빼고 나면 대략적으로 2곡 반 정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시계가 있는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을 때, 조쉬 리우 감독이 내게 엄지를 드는 게 보였다.
‘최고예요!’
나도 씩 마주 웃어 보이고는 마이크를 들었다.
[어떻게, 다들 좀 신이 나셨나요?]그렇다는 대답이 빗발쳤다.
잠시 숨이 가빠올 때, 비주가 센스 좋게 마이크를 들었다.
[여러분이 를 좋아해 주셔서 정말 기뻐요!]리혁이가 내게 고생했다는 듯 등을 살포시 두드렸다.
숨을 돌린 동생들이 잠시 쉬라는 듯 시선을 보내고는 자기들끼리 마이크를 들었다.
가 어떤 곡이고, 오늘 이런 의미를 담았다 하면서 코멘트를 하는 가운데.
무대 위에서는 댄서들이 내려가고 새롭게 그랜드 피아노가 세팅되고 있었다.
곧장 그곳에 앉고는 마이크를 조정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곡을 부를 시간이네요.]스포츠 영화에서 나올 법한 감동적인 피아노 멜로디를 깔면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우리에게 포커스가 모인다.
곧장 관객들의 함성이 밀려왔다.
[아마 이 노래를 들으신 분들이 꽤 있을 거예요. 실시간으로 천만 명이 들었던 노래거든요.]그 말에 무슨 곡을 부를지 눈치챈 몇몇 관객들의 반응이 느껴졌다.
대다수는 ‘우오오…?’ 하면서 갸우뚱할 때.
피아노 건반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다시 내게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오늘 이 슈퍼노바 닷지볼이란 행사가 탄생하기까지 정말 많은 손길을 거쳤습니다.]피아노를 연주하며 근처에 서 있는 코미디언, 벤저민 워싱턴을 가리켰다.
[벤저민. 이 멋진 행사의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멋진 아이디어가 4억 명의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줬어요]슈퍼노바 닷지볼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전광판 속에서 으쓱댄다.
다들 그에게 기립 박수와 환호 갈채를 보내 주는 가운데.
[그 멋진 아이디어를 또다시 멋진 행사로 탄생시켜 준 리우 감독님. 음향, 조명, 촬영 스탭들, 자원봉사자들.]객석에서 와아아아아아- 하는 함성을 터뜨린다.
카메라 너머에 서 있던 감독님들이 엄지를 들어 보였다.
[오늘 경기에 참여해 준 우리의 선수들, 피구 코치 여러분들. 재미있는 경기 보여 줘서 감사합니다.]내 멘트에 카메라가 비춰지자 셀럽들도 감동한 표정을 연출해 줬다.
역시 척하면 척이었다.
[이 멋진 경기를 뜨겁게 응원해 준 관중들. 여러분들이 최고예요.]관객들이 깃발을 흔들며 뜨겁게 호응해 줄 때.
능청맞은 멜로디를 연주하며 마이크에다 말했다.
[아, 그리고 저희를 이 멋진 행사에 불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침 신곡 프로모션이 필요하던 차였거든요.]즐겁게 웃는 이들에게 내가 멜로디의 마무리를 연주하며 말했다.
[혹시 별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아시나요?]한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다른 손을 허공에 뻗었다.
조명에 비춰지는 먼지 하나하나를 붙잡듯이.
[여기 보이는 이 작디작은 먼지들이 수없이 모여 뭉치다 보면 별이 탄생하게 된답니다.]먼지 알갱이 하나를 톡 건드리며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말했다.
[그런 여러분 모두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이 하나하나의 손길이 모여 슈퍼노바 닷지볼이 되었듯이, 작디작은 먼지들이 모여 태양처럼 환히 빛나는 우리네 사람들에 대한 곡이에요.]흥분한 사람들의 외침.
[어떠신가요? 이 정도면 오늘의 마무리를 장식할 만한 완벽한 곡이죠?]피아노 건반을 좌에서 우로 촤르르- 미끄러지듯 치고는 관객들에게 오늘의 곡을 소개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의 마지막 곡. 입니다!]뜨거운 함성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나를 바라보며 웃는 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할까?’
‘저희는 준비됐어요.’
그리고.
뜨거운 태양을 닮은 오렌지색 조명이 무대 위를 찬란하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 * *
피아노를 연주하는 썬.
그의 이름처럼 태양(Sun)과 같은 색의 조명이 뒤에서 비춰진다.
We are like stars in the galaxy,
separate, but connected with gravity
(우리는 은하수의 별들과 같죠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요.)
아름다운 빛에 휘감겨 있던 미남이 카메라를 바라봤다.
And I am the Sun.
(그리고, 나는 당신들의 태양입니다)
눈동자에 깃든 찬란한 광휘.
드러머, 기타리스트 등의 연주자들이 연주를 시작하는 동안, 인이어를 뺀 미남이 고개를 젖힌다.
부드럽게 살랑거리는 머릿결 사이로 미소가 스쳐 보였다.
“와…….”
사람들은 인정해야 했다.
노래가 시작하기 전부터 뉴블랙, 그리고 뉴블랙을 이끄는 저 미청년에게 매료되었다는 것을.
눈을 뜨고 마주한 건 어둠이었지
부유하는 허공 속에서
나는 그저 작은 먼지 하나였음을
정말 작디작은 먼지를 어루만지는 듯한 보컬.
언젠가 내게 비춰질 빛을 기다리며
숨죽이며 기다렸지
언젠가 나의 시간이 올 거라고
그리고 착 가라앉는 보컬.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동시에 마이크를 든 멤버들이 화음을 넣어 준다.
진군하는 북처럼 고조되는 드럼 소리.
세상 사람들이 말했지
기다리면 네게 기회가 올 거라고
먼지에게도 볕이 들 거라고
그가 노래를 부르고, 멤버들이 화음을 더해 주는 동안 오늘 무대의 총연출자인 조쉬 리우 감독이 스탭들에게 손짓했다.
‘지금이야.’
경력 20년이 넘어가는 행사 연출의 전문가로서 그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반짝-
스탠딩석에서 조용히 손을 흔들던 스탭들이 손에 든 핸드폰으로 플래시 라이트를 켠다.
그걸 본 관객들도 핸드폰 플래시를 켜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많은 별들이 객석을 장식하면서 다들 와아아- 하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하나하나 품고 있는 빛을 모아
우리는 별이 될 수 있어
정말 별이 탄생하는 것과 같은 열기가 감돌았다.
격정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때마다 다들 핸드폰을 부드럽게 흔들었다.
환하게 타오르는 빛을 보여 줄 시간이야
마치 태양처럼
점점 고조되어 가는 멜로디.
정말로 우주 공간을 떠돌던 먼지들이 마치 하나의 소용돌이에 빨려 가듯이, 무대의 모든 것이 뉴블랙에게 모인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한 점에 모였을 때.
화아아악-
화려한 태양빛과 같은 조명이 그들을 감쌌다.
나는 마치 태양과 같으니-
보아라
새로이 태어난 당신의 태양을
카메라를 바라보며 노래하는 리드보컬의 모습이 전광판에 흘러나온다.
그 모습에 순간 압도된 관객들이 플래시를 흔드는 리듬을 놓쳐서 엇박으로 삐끗할 때.
무대에서 태양처럼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인물을 보며 누군가 중얼거렸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군요. 정말로.”
금발에 캐주얼 정장을 입고 있는 여성이 감탄했다.
레베카 캐서디.
실버 스크린 영화사의 마케팅 부서의 에이스로 불리는 인물이자, 이번에 의 홍보를 맡은 실력자.
“대단하죠.”
그녀의 말에 옆에 있던 뉴블랙의 현지 에이전트, 디안젤로 코스타가 동감을 표했다.
“이곳에서 신인이라는 것 때문에, 올림픽에서도 메인 퍼포머로 섰던 가수라는 걸 깜빡하곤 합니다.”
“정말 대단해요.”
“축하합니다. 실버 스크린에게도 경사가 되겠군요.”
에이전트의 말에 영화 홍보 담당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왜 뜬금없이 영화 홍보 담당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 의아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번 뉴블랙의 무대를 성사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그녀였다.
-아. 근데 굳이 뉴블랙한테 엔딩 맡겨야 돼? 싫은데!
미국과 캐나다 간 신경전으로 어부지리가 있었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뉴블랙이 엔딩을 하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차라리 그냥 캐나다와 미국 어린이 합창단 이런 걸로 하죠? 굳이 뉴블랙을 줘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문라이트를 프로듀싱하는 테리 오스틴이 관계자들에게 회유를 하고, 괜히 아시안 가수에 반감이 있던 스폰서나 관계자들도 ‘쟤네한테 주지 말자’ 하면서 합의에 이를 때.
그때 등장한 것이 실버 스크린과 그녀였다.
-엔딩.
-싫은데!
-스폰서.
-좋은데?
그리하여 경기장에 붙은 굵직한 스폰서 중 하나에 실버 스크린의 모회사 로고가 새겨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녀가 한 것은 뉴블랙이 움직일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 정도.
‘잘할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무대 위에 선 매혹적인 미남을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는 상황.
‘흥행 예상 수치를 조금… 더 상향 조정해야겠군.’
천만에 이어서 이번에는 실시간 5천만이 직관 중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엔딩 무대로 이 울려 퍼지는 한편.
영화의 홍보 담당자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하나는 현지 에이전트,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는 사탄(?) 같은 생김새의 한국인.
그녀가 물었다.
“어떠신가요?”
그 말에 레몬 엔터의 윤석환 팀장이 무대를 바라보았다.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연주 중인 리드보컬과 메인보컬이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우리는 마치 태양과 같으니-
보아라
여전히 빛나는 당신의 태양을
찬란하게 빛나는 자신들의 가수를 바라보며 윤석환이 미소를 지었다.
그가 실시간으로 폭발 중인 SNS와 다양한 온라인 반응, 그리고 현장 분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잭팟이 터졌네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분명 아까 우주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말했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그 말은 틀렸다.
바로 저기.
보아라
찬란히 빛나는 당신의 태양을-
모두가 열광하고 있는 무대의 한복판에 오늘의 주인공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