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07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075화
다음 날.
모두의 예상대로 미국의 온라인은 화르륵 불타올랐다.
[다음 소식입니다.] [그래미 최다 수상 컨트리 뮤지션, 보 라일리가 슈퍼노바 닷지볼에서 MAGA 모자를 쓰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컨트리 뮤지션이 투하한 초대형 폭탄.
곧장 미국의 네티즌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보면서 눈을 의심했다
-보 라일리뿐만 아니라 MAGA를 지지하는 모든 연예인들의 목록 // 여기 있는 연예인들 모두를 보이콧해 주세요
-셀럽들 이미지 믿을 게 못된다는 말이 맞다. 자선행사 열심히 하면 뭐 해
-FACT: 보 라일리는 가난한 백인 거주지역에서만 봉사했을 뿐.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살고 있는 지역에는 간 적이 한 번도 없다.
-레이시스트는 그래미상을 박탈시켜야 해
그의 의견을 문제삼는 네티즌들.
-만약에 보 라일리가 LGBT 관련 소감을 말했다면 이런 반응이 나왔을까? 소셜 미디어에서 미국의 정치 지형은 불공평해.
-아카데미에서 생뚱맞은 환경보호 소감을 말할 때는 아무 말도 없다가 왜 이건 욕할까?? 이것도 ‘개인의 의견’이잖아? 언제부터 이 나라가 파시즘의 온상이 되었지?
-그의 말이 하나도 틀릴 게 없어. 그가 모자를 쓰자마자 연예인들이 줄퇴장하는 거 봐. 의견이 다르다고 사람을 매장시키려는 거지
-보, 당신의 외로운 싸움을 응원해요
그를 방어하는 네티즌들.
‘그래도 MAGA는 아니지! 파시스트 새끼들!’, ‘그것도 개인의 의견이지!’ 하면서 옥신각신 싸움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뉴스 미디어들이 저마다 평론가와 패널을 불러서 그의 발언에 대해 옹호와 반대 의견을 밝히고, 모닝 토크쇼에서도 해당 발언을 다루면서 진행자들의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이 보인 반응은 비슷했다.
[설문조사 : 슈퍼노바 닷지볼에서 보 라일리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71.5%) 부적절했다
(21.3%) 적절했다
(7.2%) 모르겠다
발언 자체는 이해할 수 있어도 그 자리에서 하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평이었다.
“그걸 왜 거기서 해?”
“그니까.”
캐나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왜 국내 정치 발언을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예컨대 헤일리 블루가 뜬금포로 캐나다 정치 이야기를 했다면 미국인들도 당황하지 않겠는가.
“진짜 왜 저래??”
그 정도의 반응이었다.
물론 온라인에서는 셀러브리티들이 반대를 표현하며 찬성을 표현한 연예인 동료들을 언팔하고, 각 지지자들이 찬성, 반대를 표현한 셀럽들의 SNS에 가서 테러를 하고 있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역시 연예인들은 다 또라이야’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면 인생이 피곤하다.
그랬기에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어제 슈퍼노바 닷지볼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애초에 이 행사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
지루한 일상에 한 줄기 활력소가 되자고 한 것이 아니겠는가.
“어제 슈퍼노바 닷지볼 봤어?”
“봤어. 진짜 재밌더라.”
주말에 놀러 나온 친구들끼리 닷지볼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당연하게도 그중 화제의 중심은 바로 뉴블랙.
“이거 봤어?”
“흐하하하하!”
우주에게 ‘Ball Hunter’라는 밈이 붙은 연속 타격짤에 다들 큰 웃음을 터뜨리고.
“걔 진짜 운동 잘하더라. 다시 봤어. 어떻게 그 몸으로 레니 존스 같은 사람이랑 싸우지?”
“NBA 은퇴한 지 30년은 됐잖아. 그냥 할아버지 같던데.”
“섹시하더라.”
“레니 존스가…?”
“아니, 그 할아버지 말고! 썬! 썬이라고!”
어제 닷지볼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했던 우주와 중현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북미 시청자만 5300만 명.
대륙 인구의 15퍼센트 가까이가 생방송으로 봤다는 것은, 재방송이나 각종 클립까지 합치면 거의 절반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 방송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미… 미쳤다!’
온라인 세상을 돌아다니던 수플레들은 입을 떡하니 벌렸다.
다양한 음원 사이트들의 실시간 순위.
[실시간 순위]#1. Overcooked – The New Black
#2. Getaway – Haley Blue
#4. Hillbilly Road – Beau Riley
#5. Like The Sun (Sun ver.)
#6. All I Want – Moonlight
오버쿡의 순위 자체는 기존이랑 큰 차이가 없다.
기존에 2위였던 문라이트의 신곡이 어제 슈퍼노바 닷지볼의 여파로 잠시 내려갔다는 것 정도.
하지만 세부 수치 자체가 완벽하게 달라졌다.
‘추이 미쳤다.’
‘이거 실화야??’
차트 하위권이던 이 최상위권으로 훌쩍 올라왔고, 오버쿡은 그야말로 넘사벽의 수치를 기록 중이었다.
‘1, 2위 싸움은 확실히 끝이야.’
문라이트 팬들이 아무리 스밍을 돌려도 메우지 못할 만큼 격차를 벌린 뉴블랙의 신곡.
그만큼 어제 행사의 화제성이 대단하다는 방증이었다.
-얘들아. 우리 이거 Super (nova dodge) Ball 이라고 불러야 할 거 같은데??
화제성이 슈퍼볼(Super Bowl) 수준 같다고 농담 삼아 말했지만, 평균 1억 명이 되는 슈퍼볼 시청자의 절반 되는 시청자들이 본 행사니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만큼 언급량이 미친 수준이었다.
어느 언론사를 가든 뉴블랙의 무대에 대해 극찬을 쏟아 내고 있는 중이었다.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무대, 천재 뮤지션이 보여 주는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
『10점 만점에 9점. 1점을 깎은 이유는 그들이 앞으로 이보다 더 멋진 무대를 보여 줄 거란 확신 때문이야.』
『요리로 보여 주는 인종 간 화합에 대한 메시지』
메이저 언론사뿐만이 아니라, 온갖 할리우드 미디어에서도 칭찬과 호평 일색이었다.
-뉴블랙의 전체 음원 스트리밍량이 1087% 증가하다
“엥? 1퍼센트 증가가 왜 뉴스거리… 어?!”
“???”
1.087%가 아니라 천 퍼센트였다.
슈퍼노바 닷지볼 무대가 끝나고 나서 뉴블랙의 노래 스트리밍량이 10배 늘었다는 뜻.
-12시간 만에 뉴블랙의 무대가 미튜브에서 3천만 뷰를 기록하다
수플레들이 ‘이거 몰카인가?’ 하고 의심할 만한 소식들이 연달아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납득이 가기도 했다.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오버쿡을 부르고, 빛나는 태양을 노래했던 그들의 가수들.
‘Kong-깍지 빼고 봐도 최근 몇 년 동안 있었던 무대 중에서 최고였다. 진짜로.’
아직도 눈앞에 닷지볼의 무대가 아른거려서 계속 영상을 무한 반복하는 수플레들.
SNS를 새로고침할 때마다 일반인들이 ‘우와아아!’ 하는 반응을 즐겁게 감상하고 있을 때였다.
고오오오오…
SNS 구석탱이에서 암울한 아우라를 두르고 있는 이들이 느껴졌다.
‘음? 저 녀석들은?’
바로 문라이트의 팬덤, 선샤인이었다.
열심히 자기들끼리 ‘어제 애들 미모 미쳤다!’ 하면서 수다를 떨고 있지만 암울한 기색은 감출 수 없었다.
자기들이 봐도 이번 싸움은 완벽한 패배였으니까.
-2000년 최고 히트곡 리메이크 + 팬덤 화력 + 압도적인 홍보 물량.
그야말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나와서도 뉴블랙에게 패배했는데, 앞으로 쉽사리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북미 팬덤 규모만으로 치면 지금 뉴블랙을 턱끝에서 위협하고 있긴 하지만,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싸움에선 완벽한 패배였다.
그렇게 문라이트의 팬들이 침울해하는 가운데.
“음?”
“으음?”
그 속에서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팬덤 중에서 콜린 에반스의 팬덤이 눈에 띄었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콜린 에반스의 팬덤.
수플레들이 아 했다.
‘어제 열애설 때문인가?’
애프터 파티가 끝나고 나서 콜린 에반스가 영국의 신예 싱어송라이터, 켈리 넬슨과 팔짱을 끼고 나오는 사진이 파파라치에게 찍혔다.
차량에서 키스하는 흐릿한 사진까지.
-콜린 에반스와 켈리 넬슨이 로맨틱한 장면을 보이다
어제 열애설로 인해 콜린은 나름대로 화제성을 챙겼기 때문이었다.
물론 한국에서 지켜보고 있던 본진의 수플레들은 두 눈을 의심하고 있는 중이었다.
‘데뷔 6개월도 안 돼서 열애설??? 이게 말이 됨?’
찾아보니 말이 됐다.
검색 결과 다른 멤버들도 다 이미 여자 친구가 있다는 말에 수플레들이 두 눈을 깜빡였다.
‘……근데 타격이 없다고?’
타격은커녕 오히려 꺄아악! 하면서 반기는 콜린 에반스의 팬덤.
미국의 구름단이 설명해 주었다.
-타격이 없진 않아요!
-원래 안 유명한 여친 만나고 그러면 그 여친 인스타 가서 살해 협박하고 그러는데, 이번에 여친이 너무 유명해서 괜찮은 거예요.
그래미상을 수상한 핫한 싱어송라이터와의 열애설이라 괜찮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식으로 꺄아아아- 하는 콜린 에반스의 팬들.
거기까지 했다면 수플레들도 ‘뭐, 행복해라’ 하면서 넘어갔겠지만 1절만 하고 넘어갈 만큼 눈치 있는 팬덤이 아니었다.
-와! 켈리 넬슨이 연예인이랑 사귄 건 이번이 처음 아니야?! 콜린 매력이 대단한가 봐!
-역시 우리 핫가이!
-콜린을 볼 때마다 난 하이틴 영화의 남주가 떠올라
그러면서 SNS에 비교 짤을 올리는 콜린의 팬덤.
선우주가 켈리 넬슨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 켈리 넬슨과 콜린과 키스하는 사진이 대비된다.
-하이틴 영화에서 많이 본 장면 같지 않아? 결국 짝사랑으로 끝나는 조연 vs 진짜 사랑하는 주연
여자를 짝사랑하지만 결국 선택 받지 못하는 남자처럼 묘사하는 글.
완벽하고 잘생겼지만 무매력인 아시안 핫가이 대신, 결국 매력 넘치는 백인 남자주인공을 선택한다는 뉘앙스의 글.
슈퍼노바 닷지볼에서의 열등감을 다른 방향의 우월감으로 달래는 이들이었다.
‘이 새끼들이…?’
구름단이 극대노하고, 콜린 에반스의 팬덤이 자기들끼리 좋아할 때였다.
반짝-
SNS에 한국인 계정이 올린 글이 올라왔다.
콜린 에반스의 팬들이 관심을 보였다.
“?”
“??”
저번에 ‘너네 최애 상대적으로 못생겼다’ 하고 극딜을 했던 계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문라이트의 팬덤에게 먼저 축하한다는 말을 하겠다.
-한국에는 「될놈될」이란 속담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쟁취하는 자는 따로 있다는 뜻이지.
-딱 지금 같은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다.
콜린 에반스의 팬덤이 고개를 끄덕하며 납득할 때.
-지금처럼 거시기를 맞아도 여친이 생기는 녀석에게 말이야.
“!”
“!!”
다시 한번 나온 삼단논법(?)에 콜린 에반스의 팬덤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 * *
다음 날 오후.
우리 모두 늦은 시각에 일어났다.
“어으으으으…….”
“허어어…….”
나와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리혁이와 내가 2중주로 괴로워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리혁아.”
“왜… 불러요…….”
“물 좀 주라.”
“그런 건 본인이 좀 해요…….”
어제 피구 경기를 뛰고 나서 노래도 부르고, 마지막에 애프터 파티까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침대에서 데굴데굴 굴러 물을 챙겼다.
미지근한 물을 들이켜고는 리혁이에게도 건네주었다.
이불 속에 요괴처럼 숨은 금붕어가 손을 내민다.
“입 안 댄 거죠?”
“안 댔어, 안 댔다고.”
떼잉 쯧쯧하면서 생수병을 건네주고는 침대 위에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웅크려서 수분을 흡입하던 요괴가 내게 말했다.
“어제는 흥분해서 몰랐는데 많이 힘들었나 봐요. 여파가 장난이 아닌데요.”
“나는 그래도 다른 건 다 할 만했어. 근데 파티가 너무 힘들더라.”
“공감하는 바예요.”
어제 경기, 공연, 파티의 3개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의외로 파티였다.
턱시도를 입고 계속 서서 돌아다니느라 신체적인 피로도 있지만, 정신적인 피로도가 어마어마하게 높았다.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인맥과 네트워킹이 중요한 사회답게 파티에서 온갖 이야기가 오갔으니까.
솔직히 영부인들이 주최하는 행사만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 빠졌을 것이다.
“그래도 연락처는 많이 챙겼잖아요.”
“그치.”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유명 연예인들의 연락처를 챙겼다는 게 나름의 소득이긴 했다.
여기 와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인맥이 정말 중요하다.
당장 슈퍼노바 닷지볼만 해도 우리 모두 헤일리나 콜드 등의 인맥 덕을 보았으니까.
연출을 맡은 감독님도 의 김보라 감독님과 아는 사이라서 대화가 편했고.
“이번에…….”
리혁이가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달칵- 하면서 문이 열렸다.
“귀염둥이 막내… 등장…….”
병아리 후드티를 쓴 채 터벅터벅 걸어오던 막내가 리혁이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야, 저 침대 가서 누워!”
“왜여. 제 맘인데.”
“아이 진짜…!”
“저 독방이라 넘 심심했단 말이에요.”
눈밭 위에서 천사를 만들 듯 팔을 버둥거리는 막내와 옥신각신하는 리혁이를 보며 웃을 때.
중현이와 비주도 부스스한 머리로 방에 들어왔다.
중현이가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들의 표정을 따라 하며 커튼을 촤악 열어젖혔다.
“너희가 어둠의 자식들이냐.”
“끼에엑!”
“무릇 훌륭한 야채는 빛을 쐬어야 하는 법.”
빛에 퇴치당하는 언데드 요괴들처럼 버둥거리는 동안 리혁이가 익숙한 동작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룸서비스를 시키기 위해서였다.
브런치는 끝나서 런치 메뉴를 먹어야 하는 시간.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다 같이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붕어눈으로 핸드폰을 살폈다.
“와아아아…….”
일일이 다 확인하기 힘들 만큼 어마어마한 언급량.
뉴스, SNS, 미튜브 등등.
다양한 곳에서 어제 우리의 무대를 이야기하고 있는 반응에 눈이 행복하게 휘어졌다.
비주가 웃으며 말했다.
“진짜, 이게 됐네요.”
“그니까. 이게 됐네.”
의 뮤비 조회수가 다시 한번 급상승하기 시작하고, 음원 차트 스트리밍량도 크게 증가했다.
런치 메뉴를 전달해 주러 온 호텔 직원도 ‘어제 쇼 너무 잘 봤다’ 하면서 눈을 빛낼 정도.
“어때?”
문이 열린 틈 사이로 우리 TF팀장님도 들어왔다.
“반응 장난 아니지?”
“…나를 상대로 누가 깜짝 카메라라도 하고 있는 거 같아.”
“너희가 그만큼 잘했으니깐.”
그 말에 씩 웃던 석환 형이 붕어눈으로 식사하는 우리 앞에 앉았다.
“좋은 소식이 있고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저희 나쁜 소식도 있어요?”
눈을 땡그랗게 뜬 막내의 말에 석환 형이 손을 저었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좋은 소식이야.”
“아. 그럼 좋은 거부터 들을래요.”
열심히 런치용 뉴욕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우리에게 석환 형이 씩 웃으며 말했다.
“너희 SNL 무대 초청 받았다.”
“!”
“!!”
중현이가 내게 속삭였다.
“…엄청 좋은 거죠?”
“아마 그럴 거야.”
리혁이 정도만 ‘?!’ 하면서 나이프를 내려놓을 뿐, 우리 모두 적당하게 놀란 반응을 보였다.
TF팀장이 말했다.
“그것도 시즌 첫 회에 부른다더라. 디안젤로 씨가 엄청 흥분하고 난리 났어. 그냥 출연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시즌 첫 회에 불러 주는 건 또 의미가 크다더라.”
“근데 어느 정도로 큰 프로그램이에요?”
“너희 미프나 주세한에 홍보 나갔을 때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면 될 거 같아.”
“아…….”
그제야 위상이 체감됐다.
“정확히 1대1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큰 프로그램이지.”
“그래서 시즌 1회가 언제래?”
“9월 29일. 그리고 운이 좋다면 거기에 나가는 꽁트 몇 편 정도를 찍게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에서 시즌 첫 회 무대 게스트로 부른다는 소식.
솔직히 너무 얼떨떨해서 안 믿길 때였다.
“그 외에도 지금 스케줄 들어온 게 너무 많아. 인터뷰 스케줄이나 TV 토크쇼 스케줄은 물론이고. 지금은 일단 급하게 SNL 스케줄 위주로 이야기를 하러 온 거지만…….”
실시간으로 큰 스케줄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말에 우리가 혀를 내둘렀다.
“어제 파급력이 좀 세긴 했나 봐요.”
“그러게.”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인 리스트를 바라보고 있을 때.
비주가 석환 형에게 물었다.
“나쁜 소식은 뭔가요?”
“나쁜 소식이라기보다는… 너희 무대가 오늘 엄청나게 큰 화제가 됐거든.”
“그랬죠.”
“한국이랑 마찬가지로 미국도 뭐 하나 핫하면 여기저기서 말을 얹기 시작하잖아.”
어제 무대가 너무 유명해져서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하고 있다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가볍게 들어.”
씩 웃던 석환 형이 여러 가지 기사를 보여 주었다.
-강경한 채식주의자들이 뉴블랙의 무대를 맹비난하다
“어째서?”
“어제 댄서들 탈 때문이야. 다들 야채 탈을 쓰고 나왔는데 거기에 소시지 같은 식품이 끼어 있다고.”
“?”
“어제 무대에 육식을 조장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처럼 보인다고.”
“??”
“뭐, 그렇대.”
“그… 그렇구나.”
그리고 그 아래에는 연단에 선 남부 보수주의 목사가 손을 휘저으며 연설하는 내용이 있다.
-짐 스티븐스 목사가 뉴블랙의 리더 썬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와. 이분은 사진으로만 봐도 뭔가 화가 많으시네여.”
“그러게~ 이분은 왜 화가 나셨을까.”
왠지 모르게 남 일처럼 듣게 되는 기분.
고기를 우물거리는 우리에게 석환 형이 설명해 줬다.
“어제 우주 네가 을 부르면서 별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아냐고 그랬잖아.”
“그랬지. 먼지들이 모여서 별이 된다고.”
“별은 신이 만든 것인데 어째서 그런 발언을 하냐고… 어제 네가 한 말을 철회하래.”
우리가 기사 내용을 바라보고는 리혁이를 바라보았다.
번역기가 기사를 읊었다.
“짐 스티븐스 목사는 ‘뉴블랙의 썬이 말하는 별의 탄생 과정은 일개 개인의 주장일 뿐이다. 신의 섭리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할 수 없는….’ 후우우우우…….”
“진정해라. 피라루쿠.”
“아니, 과학을 보고 개인의 의견이라고 하잖아요.”
리혁이가 얼굴이 벌게져서 귓가에서 김을 뿜어내고 있을 때.
석환 형이 여러 과학 기관의 트위터를 보여 주며 리혁이를 진정시켰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너희를 지지한다고 의견 표명을 했어.”
“헛…….”
그중에 최애인 노벨상 과학자들까지 끼어 있는 모습에 리혁이의 입가가 다시금 씰룩였다.
과학자들이 ‘저희는 스티븐스 목사의 학설이 아니라 뉴블랙의 학설을 지지합니다’ 하면서 유머러스하게 반응하는 SNS 글들.
그렇게 우당탕탕 요지경 미국 돋보기 시간을 가지고 있을 때.
“이게 대망의 마지막인데. 우주랑 관련된 소식이야.”
“나?”
“지금 오버쿡이 초대박이 터졌다는 증거이자… 우주 네가 계속 기다렸던 소식이기도 해.”
그리고 석환 형이 태블릿 화면을 돌려서 뉴스를 보여 준 순간.
“……!”
나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떴다.
“아니, 이건……!”
내가 평생 꿈꿔 왔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 * *
LA 지방법원.
그곳에서 평범한 차림새의 한 남자가 기자들 앞에 서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찰칵- 찰칵-
기자들이 물었다.
“그러니까 선생님 말씀은 써니가 직접 썼다는 Overcooked가 본인의 곡이 아니라 표절했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 근거가 무엇입니까?”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남자가 뻔뻔하면서도 당당한 얼굴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제 머릿속에 있던 곡을 그가 표절했습니다.”
“……!”
최고의 창작물이 나왔을 때 겪는다는 머릿속 표절 시비.
그동안 멀리 뉴욕에선 누군가 입을 틀어막고 왈칵- 하고 있었다.
-꺄륵! 꺄르르륵!
선우주가 인생에서 이뤄야 할 버킷 리스트에 적어 둔 17번.
그리고 오버쿡이 북미에서 대박을 넘어서서 지금 초대박을 터뜨렸다는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