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19)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19화
놀라운 일은 그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서바이벌 전문가 닉은 멍한 얼굴로 베이스캠프를 세우는 뉴블랙을 바라보았다.
“???”
안경을 쓴 리혁이 건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어라서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의 지시에 따라 멤버들이 움직일 때마다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아니, 저건…….”
베이스캠프의 뼈대가 굉장히 튼튼했다.
그렇게 어지간한 비바람에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견고한 뼈대 위로 상록수 가지가 덮여 있었다.
‘단열과 수분 흡수를 해결하고 있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내리는 비를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쩍- 쩍-
중현이 손도끼를 휘둘러서 나무를 보기 좋게 가공하고, 우주가 그것을 구조에 맞게 짜맞춘다.
힘을 담당하는 멤버들이 열일하면서 완벽한 캠프가 완성됐다.
‘벌써?’
단시간에 집을 완성한 뉴블랙 멤버들이 곧장 모인다.
리더 완장을 찬 리혁이 뭐라고 말을 하자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일단 베이스캠프에 대한 점수는 만점이야. 이제 다음 단계는 아마도 불을 피우는 거겠지?’
닉이 관심을 보였다.
‘만만치 않을 텐데.’
베이스캠프의 설치 난이도가 상중하 중에서 하라면, 불 피우기는 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이곳은 알래스카에서 강우량이 많기로 유명한 우림.
사방의 모든 곳에 이끼가 뒤덮여 있고, 나무가 썩을 정도로 축축하게 젖어 있는 이곳에선 장작을 구하기 어려웠다.
‘과연 어떻게 할지…….’
…라고 생각에 잠겼던 그때였다.
화르륵-!
“어?”
닉이 눈을 비볐다.
‘불을 바로 피웠어?’
중현과 우주가 불을 피우고 있었다.
삭삭삭삭-
손도끼로 나무를 손질하는 중현.
축축하게 젖어 있는 나무의 겉을 잘라 내고, 말라 있는 속을 가공해서 얇은 대패처럼 만든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부싯돌로 불을 피우는 우주.
‘마… 만점이다. 맙소사.’
불 피우기도 완벽하게 해낸 뉴블랙을 바라보며 닉은 입이 근질거렸다.
위험한 상황에만 개입하는 것이 가이드의 역할이라지만 너무나 궁금했던 것이다.
“코치님. 차 한 잔 하실래요?”
비주가 웃으며 양철컵을 들어 보였다.
주변에서 퍼 온 강물을 끓였는데, 거기에 나뭇잎과 꽃이 조금 들어가 있었다.
“중현이가 식용이 가능한 식물에 대해 잘 알고 있거든요. 저희가 한 번 차를 제조해 봤어요.”
“…….”
향긋한 차를 받아 든 닉이 눈을 깜빡이며 모닥불 앞에 앉았다.
“어? 의자가……?”
“중현이가 만들었어요.”
“…….”
통나무를 손질해서 만든 의자에 걸터앉은 닉이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그럼요.”
“평상시에도 서바이벌 체험을 많이 하나요? 어떻게 이렇게 적응을 잘할 수가 있는 거죠?”
“저희가 역사탐험대라는 미튜브 컨텐츠를 진행했거든요. 한국의 역사를 문명 이전부터 지금까지 다루는 컨텐츠예요.”
멤버들이 말했다.
“거기서 구석기부터 청동기까지 다양한 체험을 했죠. 나뭇가지로 불 피우기, 빗살무늬 토기 만들어 보기, 원시 그물로 물고기 잡아보기 등등.”
“선사시대 체험을 했다는 건가요.”
“네. 성공하기 위해서 거쳐야 했던 나날들이었죠… 후후후후.”
왜 성공을 위해서 구석기 체험을 해야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의구심이 풀린 기분이었다.
그렇게 뉴블랙이 한가로운 오전의 티타임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꼬르르르륵-
막내 멤버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호가 민망한 웃음을 보이는 동안 형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우리 막내 굶으면 안 돼!’ 하는 듯한 결연한 눈빛.
“식재료를 찾으러 가나요?”
“네.”
호기롭게 나서는 뉴블랙을 바라보며 그가 후후 웃었다.
‘이것만은 쉽지 않을 텐데.’
베이스캠프 설치, 불 피우기, 깨끗한 식수 구하기에 이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
그것은 바로 식량 조달이었다.
서바이벌 캠프에 방문하는 이들은 대부분 일반인.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것과 달리 특별한 도구가 없는 낚시와 사냥은 굉장히 쉽지 않다.
일반인들이 쏘는 화살은 야생짐승들에게 맞지도 않으며, 잡았다 한들 손질할 줄을 모르면 먹을 수도 없다. 그나마 생선을 노리는 것이 쉽지만 별다른 미끼 없이 물고기를 낚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은 포기하고 코치들에게 ‘식량 좀 주세요’ 하면서 비상식량을 얻어먹는 식이었다.
‘어디 한번 지켜볼까?’
과연 이번에는 막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뒤따라간 서바이벌 캠프의 코치.
먹을 것을 찾아 배회하던 뉴블랙 멤버들이 물가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게 보였다.
검은 껍질을 지닌 조개.
‘고민이 되겠지.’
독성이 있는 건 아닐지, 식용으로 먹어도 되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것이다.
진실을 알고 있는 그가 조용히 지켜보며 웃고 있을 때였다.
덥석-
뉴블랙 멤버들이 쭈그려 앉아서 조개를 마구 집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귀를 통해 들려오는 알 수 없는 한국어들.
「야, 이거 홍합인데?」
「와! 개꿀이에요! 진짜 개많아-!」
「얘들아, 얼른 주워. 누가 주워 가기 전에 우리가 가져가자.」
그렇다.
한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식재료였던 것이다.
* * *
보글보글.
홍합탕 특유의 냄새가 올라오면서 다들 크으 했다.
지호가 꺄르륵 웃었다.
“와. 대박. 알래스카에서 홍합탕이라니… 진짜 생각도 못 했던 대박이에요. 어쩜 이렇게 운이 좋지?”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비주가 국자를 휘저었다.
채취한 홍합을 선별하고 깔끔하게 씻은 다음 비주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주어진 소금을 비롯해 간단한 조미료만을 이용해서 만드는데도 음식 냄새가 범상치 않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홍합탕을 먹을 순 없었다.
“자. 이제 데덴찌를 할 시간이에요.”
리혁이의 말에 다들 손을 위아래로 하며 짝을 나눴다.
비주, 리혁이, 지호 셋.
나와 중현이 둘.
지호가 부럽다는 얼굴로 나와 중현이를 바라보았다.
“생선구이도 맛있겠당.”
한창 끓고 있는 홍합탕 옆에서는 나뭇가지에 꽂힌 생선이 구워지고 있었다.
중현이가 화살을 개조한 작살로 낚은 생선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둘로 나눈 이유는 우리 임시 리더님의 결정이었다.
“다 같이 똑같은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날 수도 있잖아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음식을 먹는 인원을 나눠야 해요. 그래야 한쪽이 복통을 앓거나 문제가 생겨도 대처할 수 있으니까.”
바짝 구워진 생선을 우물우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생선이 탔을 때 특유의 쓴맛이 있긴 한데, 비주가 워낙 양념을 잘해 줘서 맛있긴 하다.
단지…….
아삭-
아삭-
근처에서 같이 식사하는 카메라 감독님들이 너무 얄미울 뿐이었다.
“우리 김 감독~ 아암~”
“아~”
“맛있지~? 아이고~ 맛있어라~”
우리에게 일부러 들리라는 듯 자기들끼리 깨를 볶는 감독님들.
미리 조리된 즉석밥 위에 고추참치를 하나 올리고, 그 위에 조미김을 싸서 한 입씩 먹고 있다.
한인 마트에서 샀던 총각김치까지 아삭아삭 먹는 감독님들.
“…….”
“…….”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식사를 했다.
그래도 단백질을 섭취해서 그런지 기력이 좀 나는 느낌이었다.
중현이가 생선을 우물우물하며 물었다.
“근데 이제 뭐 하죠?”
“그러게…?”
첫날에 하라고 내주었던 과제를 전부 다 해결해 버렸다.
베이스캠프 설치하기, 불 피우기, 식수 구하기, 식량 구하기.
다 같이 머리를 긁적이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지금은 리혁이가 리더야.”
“아.”
우리의 시선이 향하자 리혁이가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집이라도 좀 보강할까요? 여기서 생활하기에는 베이스캠프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니까.”
“그럴까?”
“내가 얼마 전에 간단한 목조 주택을 짓는 법을 책으로 봤거든요.”
“호오오오…….”
그런 말을 하며 다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힘차게 기지개를 켜던 지호가 물었다.
“근데 문라이트는 잘하고 있을까요?”
“…잘하고 있지 않을까?”
* * *
누군가의 예상대로 문라이트 멤버들은 정말 잘하고 있었다.
뚝딱뚝딱-
조금 엉성하긴 하지만 봐줄 만한 베이스캠프가 완성되었다.
콜린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땀을 닦았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좋았어.”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목장갑을 낀 손으로 땀을 훔치는 이들.
카메라 앞에서 섹시한 모습을 연출하던 문라이트 멤버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아직 몸이 기억하고 있구나.’
북미의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서바이벌을 잘한다.
어린 시절부터 보이스카웃을 비롯해 무수한 여름 캠프 등으로 단련이 되기 때문이었다.
여름만 되면 지도교사들과 함께 숲이나 채석장을 돌아다니며 배우는 것이 이런 생존 상식들이었다.
문라이트의 멤버들 역시 그런 활동 덕분에 서바이벌 경험이 풍부했다.
이 정도까지 야생 체험은 처음이긴 했지만….
‘이 정도면 뭐 무난하지.’
물론 난관이 없는 건 아니었다.
문라이트에서 가장 체격이 좋은 멤버인 헌터가 안간힘을 쓰며 불을 붙이고 있었다.
“이게… 왜… 대체 안 붙는… 건데!! 으아아아!”
“비켜 봐. 내가 해 볼게.”
아시안 멤버인 패트릭이 힘을 써 보고, 별것을 다 했지만 도저히 불이 붙지 않았다.
나무가 젖어 있는데 부싯돌의 화력 정도로는 그 나무를 말릴 수조차 없었다.
“…….”
“…….”
결국 의료 상자에 있는 구급솜을 꺼내거나 옷을 일부 찢어서 거기다가 불을 붙이는 문라이트 멤버들.
그렇게 불 하나 붙이는 데 들인 시간이 1시간.
주변에서 흐르는 담수를 이용해 갈증을 해결한 문라이트 멤버들은 허기가 지고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뭐… 먹을 거라도 찾아볼까?”
“그럴까?”
하지만 다른 과제들과 달리 식량을 찾는 건 정말 난관이었다.
생전 써 보지도 않은 활과 화살을 가지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고.
“이걸로 물고기라도 낚아볼까?”
낚싯줄을 이용해서 물고기를 낚아 보려 했지만, 한 마리도 걸리지 않았다.
배회하다 식용으로 보이는 버섯을 발견했지만, 그것 역시 코치에게 제지당하고 감점만 당했다.
꼬르르르륵-
문라이트 멤버들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주변을 배회했다.
처음에만 해도 유쾌하게 떠들며 농담을 하던 이들의 얼굴에 점점 수심이 깃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아무것도 못 먹는 거 아니야?’
코치에게 식량을 달라고 하면 바로 해결되긴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았다.
그들이 점점 마른침을 삼키며 돌아다녔다.
‘뭘 찾아야 하는데…….’
하지만 눈을 씻고 보아도 먹을 만한 게 없었다.
이끼들만 가득했다.
막내인 제이콥이 칭얼거렸다.
“나 눈이 이상한 거 같아. 저 이끼들이 샐러드처럼 보여.”
“…먹어 볼까? 먹어도 안 죽겠지?”
한창때인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청년들에게 끼니를 굶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목구멍까지 쓰린 물이 올라오고 위장이 뒤틀린다.
다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동안 콜린이 말했다.
“그래도 우리가 뉴블랙보단 나을걸.”
“동감이야.”
“거기도 이상한 나물 같은 거 캐서 먹고 있을 거야.”
어린 시절부터 서바이벌 체험으로 다져진 북미의 청소년들도 고생을 하는데, 한국인들은 오죽하겠는가.
자신보다 못한 처지의 이들을 보고 위안 삼듯 뉴블랙은 그들보다 힘든 서바이벌 체험을 하고 있을 거라고 여길 때였다.
킁킁-
제이콥이 냄새를 맡고는 눈을 크게 떴다.
“어? 지금 냄새 맡은 사람 있어? 생선 냄새야!”
“생선구이다!”
정말 향긋하게 느껴지는 생선구이 냄새.
어딘가 레몬 향까지 배어 있는 듯한 느낌에 그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뭐지? 이게 어디서 나는 거지?’
냄새와 모닥불 연기가 피어오르는 진원지를 향해 그들이 다가갈 때였다.
콜린이 엎어졌다.
털썩-!
“콜린? 왜 그래?”
“콜린! 이봐. 얌마!”
다들 콜린의 발목을 보고 놀랐다.
‘올가미?’
발목에 올가미가 감겨 있었다.
나뭇가지로 덮인 함정이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지나가다가 걸린 것이다.
물론 엉성한 함정이라 가볍게 풀면서 당황할 때였다.
“거기까지.”
언덕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늘진 곳에서 어두운 방풍복을 입은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
“!!”
역광 때문에 왠지 스산해 보이는 얼굴.
활을 든 뉴블랙의 지호가 그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왜 헝거 게임이 떠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활을 든 뉴블랙 멤버의 모습에 그들이 양손을 들었다.
지호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무슨 일이지? 여기는 우리의 영역이야.”
“……너희 영역인지는 몰랐군. 미안하다.”
“용무는?”
“…….”
그들이 차마 ‘생선구이 냄새가 났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꼬르르륵-
누군가의 배에서 꼬르륵 냄새가 나면서 지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고는 활을 내렸다.
샥-
가볍게 점프해서 그들의 앞에 착지한 지호가 턱짓을 했다.
“이리로.”
‘원래 이런 애였나?’
꺄르륵 웃으며 해맑았던 멤버 같았는데 지금은 인상이 엄청 달라 보였다.
마치 숲속에 오래 남겨져 있던 생존자처럼 날카로운 늑대처럼 변해 버린 인상.
이윽고 지호를 따라 움직이던 문라이트 멤버들은 은신처의 입구를 통과하고는 깜짝 놀랐다.
“?!”
“?!”
오두막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새로 지은 오두막이라기보다는 폐가에 가까운 오두막이었다.
콜린 에반스가 놀랐다.
‘버려진 폐가가 있었구나.’
적대 부족의 마을에 들어간 것처럼 긴장한 이들을 뉴블랙 멤버들이 여기저기서 바라본다.
제각기 그물을 만들거나 작살을 만드는 등 일을 하던 이들이 멈춘다.
문라이트 멤버들이 모닥불 앞에서 부족장처럼 앉아 있던 우주에게 다가갔다.
“여.”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우주.
양측 방송국이 흥미진진한 장면을 담는 가운데.
무슨 일이냐고 묻는 우주에게 막내가 다가가서 뭐라고 속닥속닥 말해 준다.
“호오오오오오.”
입이 찢어져라 싱글벙글 웃는 우주의 모습에 콜린은 당장이라도 뒤로 돌아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화제를 꺼냈다.
“그나저나 이런 곳은 어떻게 구한 거지?”
“구했다니?”
“오두막, 아니 저 폐가 말이야. 용케도 찾았군.”
“우리가 만든 건데?”
“…….”
그 말대로 자세히 보니 만든 지 얼마 안 된 오두막이었다.
안에서 여덟 명은 자도 될 정도로 널찍한 장소.
척 봐도 따뜻해 보였다.
“그래서…….”
우주가 그들을 둘러보며 활짝 웃었다.
“배가 고파서 온 거야? 잘 왔어. 이리 와서 앉아.”
자상하게 이리 오라고 말을 하는 모습에 문라이트 멤버들은 처음에 경계했다.
늘상 웃고 있지만 뉴블랙 멤버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느낌을 풍기고 있는 멤버였으니까.
그가 나뭇가지에 꽂힌 생선구이를 건네주며 말했다.
“하나씩 먹어.”
“…….”
아니라고, 그냥 됐다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생선구이의 유혹이 너무나 강했다.
문라이트 멤버들이 고뇌에 찬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딱히 리더가 없기에 개인플레이를 하는 이들이지만 그래도 합의는 필요했다.
‘먹을까?’
‘몰라. 일단 먹자.’
제이콥이 먼저 생선구이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면서 문라이트 멤버들도 생선을 먹었다.
타이런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맛있어!”
“맛있을 수밖에 없지. 여기 있는 우리의 비주 셰프가 특별하게 뿌린 양념들이거든.”
“천천히들 먹어요.”
비주가 따스하게 웃으며 그들의 컵에 차를 따라 주었다.
향긋한 솔 냄새를 풍기는 차와 생선구이를 즐기는 문라이트 멤버들의 표정이 점차 온화해졌다.
‘좋은 녀석들이었어.’
‘뉴블랙, 참 좋은 사람들이었구나.’
‘그래. 인간은 서로서로 돕고 사는 거지. 아마도 이것이 인류애 아닐까.’
몇몇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런 것도 모르고…….’
자신들이 조금 재수 없게 굴어도 따스하게 손님을 환대해 주는 뉴블랙의 대인배 같은 품성에 감탄했다.
그렇게 한창 포만감에 젖어서 기분 좋게 뉴블랙과 수다를 떨던 문라이트 멤버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맛있게 먹었어.”
콜린이 유하게 변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도 보답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군.”
“나중에 필요한 게 있으면 도와줄게.”
그런 말을 하며 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릴 때였다.
우주의 목소리가 그들을 붙잡았다.
“잠깐.”
“?”
“그대로 가려고?”
“…….”
삐걱-
불길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 이들에게 우주가 웃으며 말했다.
“음식값은 치르고 가야지.”
“공짜 아니었어…?”
“공짜로 생각한 거야~? 정말로~?”
눈을 반짝이며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 뉴블랙 멤버들.
문라이트 멤버들이 침을 꿀꺽 삼키는 가운데, 뉴블랙 멤버들이 꺄르륵 웃으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
“……!”
왠지 모르게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 * *
서바이벌 캠프 본부.
오두막에서 전자레인지에 돌린 라자냐를 음미하고 있던 알렉스 코빈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문명 최고.’
위성 TV를 보면서 라자냐를 맛있게 식사하고 있던 그가 시계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 돌아올 시간인가?’
지금까지의 진척 상황은 어떤지 각 코치들에게 보고를 요청할 때였다.
곧장 메시지가 돌아왔다.
[문라이트, 뉴블랙에게 식량을 대가로 노동력 제공 중] [뉴블랙, 마을을 건설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