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27)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27화
시작은 뉴스 클립이었다.
[글로벌 슈퍼스타 뉴블랙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일어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무려 600여 명의 팬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그들은 3일 만에 모든 피해를 복구했으며…….]팬들과 함께 짐을 나르는 뉴블랙의 사진들.
[어젯밤에는 앵커리지의 시민들을 위한 특별 공연을 주최했다고 하는데요. 함께 보시죠.]흐릿한 핸드폰 화질.
화면 속에서 뉴블랙 멤버들이 징글벨을 부르고, 앵커리지의 시민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전날의 재미있는 소식을 다루는 뉴스 코너에서 진행자들이 미소를 짓는다.
[정말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네, 무려 수천 명이 운집한 행사였다고 하네요. 갑작스러운 축제인데도 시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고 합니다.]뉴스를 본 시청자들 모두 훈훈한 표정으로 웃었다.
‘간만에 따스한 소식이네.’
경제 문제, 사회 문제 등으로 점철된 뉴스에서 간만에 보이는 희소식이었다.
지쳐 있던 사람들에게 들려오는 따스한 소식.
유명 가수와 그들의 팬들이 모여서 세상에 좋은 일을 하고 축제까지 즐기는 광경.
소셜 미디어를 켠 미국인들이 저마다 감상을 적었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뉴블랙과 그 팬들의 소식을 보았어. 덕분에 미소가 지어지는 아침이었어 🙂
-쓰레기 같은 소식들 속에서 이런 소식을 볼 때면 아직 우리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오늘 하루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진 것처럼 느껴졌어
-써니는 Answer에서 불렀던 자기 가사를 그대로 실천하네. 좋은 사람이 무엇인지 토론할 시간에 좋은 사람이 되어라 (Waste no more time arguing what a good man should be, be one)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 따스한 소식을 들을 때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정.
이때까지만 해도 ‘아 따뜻한 소식이구나’ 하고 적당히 반응했던 분위기는 미튜브 영상들이 올라오면서 서서히 바뀌었다.
[뉴블랙 앵커리지 페스티벌]대부분 일반인들이 찍은 저화질 영상들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헤이! 우주! 여기에 인사해 줘요!] [안녕하세요.]알래스카의 한 시민이 올린 영상이었다.
시민들 틈바귀에서 뉴블랙의 우주가 상점 벽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걸다 말고 인사를 받아 주고 있었다.
리무진을 타고 다닐 것 같은 셀럽이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것도 호감이었고,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속에서 뉴블랙 멤버들이 함께 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우와아아…….”
대도시의 삶에 치여 사는 사람들이 항상 꿈에 그리는 광경.
마치 영화 같았다.
한적한 도시에서 지진 복구를 마친 사람들이 즐거운 축제 분위기를 내 보자며 으쌰으쌰하는 장면.
오고 가는 사람들의 대화가 정겹고 여기저기서 무료로 음식들이 제공되는 장면.
즐거운 음악들이 들려오면서 거리는 점점 어두워지고, 장식에 불이 들어오면서 도시의 광장이 크리스마스 타운처럼 변하는 장면.
“…….”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영상이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이 촉촉한 눈으로 바라볼 때였다.
[앵커리지! 즐겁게 놀 준비되셨나요?!]연단 위로 올라오는 다섯 멤버들.
특별한 악기 없이 어쿠스틱 기타만 메고 있는 우주의 리드로 공연이 시작된다.
영상 속 뉴블랙은 그 누구보다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멋진 애들이었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했다.
공연 영상으로 올라오는 것들 대부분이 구름단이 찍은 영상들.
대체로 연인이 찍어 주는 사진이나, 부모가 찍어 주는 아기들의 사진이 예쁜 이유는 거기에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방송국에서 직캠을 잘 찍어도 홈마 한 명이 찍은 것보다 못할 때가 많은 이유 중 하나.
구름단이 사랑을 가득 담아 찍은 영상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근사하고 멋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여기서 사운드를 재현하기가 어려운 음악이네요. 조금 다른 식으로 한 번 가 보겠습니다.] [혹시 듣고 싶은 노래 있으신 분??]준비 안 된 공연 특유의 날것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화려한 조명과 멋진 의상으로 가득한 무대들도 멋지지만, 때로는 이런 날것의 무대가 더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듯이.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면서 자유자재로 공연을 하는 뉴블랙의 영상에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무대 장치도 없고 빵빵한 사운드도 없고 좋은 장비도 없지만.. 이건 내가 2018년에 봤던 공연 중 최고야
-계속 돌려볼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위기를 함께 극복한 사람들이 다 함께 하나되어 공연을 한다는 게 난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걸 지켜보는 건 언제나 감동적이야 (눈물)
-나도 저런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우후죽순으로 공유되며 퍼져 가는 영상.
이윽고 ‘10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기사들이 올라오면서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사건이 널리 퍼지도록 기여한 것은 다름 아닌 쇼츠 영상이었다.
틱톡 등에 올라온 영상.
-October Christmas
즐겁게 춤추는 사람들 속에서 뉴블랙 멤버들이 징글벨 락을 열창하는 짧은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이 빠르게 퍼져 나가면서 뉴블랙의 알래스카 소식은 이내 거의 모든 일반인들에게 닿았다.
[이거 봄???]인스턴트 메시지로 친구에게 공유하기도 하고.
“이거 봤어? 뉴블랙?”
“오.”
일상 속 대화 중에 언급이 되기도 하고.
1년 중 가장 좋아하는 명절로 크리스마스를 꼽는 미국인들의 감성을 딱 취향저격하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는 뉴블랙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었다.
슈퍼노바 닷지볼 이후로 다시금 평평한 선을 그리던 그래프가 다시금 곡선을 그리며 급격히 치솟기 시작했다.
“와…….”
한국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레몬 엔터의 TF팀 직원들이 미국 측에서 보낸 자료를 보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TF팀 직원 중 하나가 말했다.
“우주 씨 평소 입버릇처럼… 진짜 이게 되네요??”
“이게 되네….”
“왜 요새 다들 바이럴, 바이럴 하는지 알겠네요. 그 어떤 프로모션보다 효과가 좋은데요?”
홍서영 과장이 자료를 보며 말했다.
“홍보 효과만 보면 오히려 슈퍼노바 닷지볼보다 더 화력이 좋아요. 그때는 다른 셀럽들이 너무 많아서 관심이 다른 쪽으로 쉽게 분산됐거든요.”
“그렇죠.”
“반면에 이번 알래스카 이슈는 오직 뉴블랙에게 포커스가 가 있거든요. 홍보로 이만한 게 없죠.”
지금까지 뉴블랙이 를 홍보하기 위해 뛰었던 그 어떤 홍보보다 효과가 좋은 상황.
음원 추이나 미튜브의 조회수가 그걸 증명했다.
윤석환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건 전혀 예상 밖의 상황인데.”
여행 리얼리티를 찍으러 가라고 보내 놨더니 역대급 홍보를 하고 돌아온 뉴블랙이었다.
“팀장님. ABC 방송국 쪽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을 준비하는 중인데 거기서 연락이 왔거든요.”
“여기는 이번 일 관련해서 간단하게 토크를…….”
“크리스마스 곡 콜라보 요청이 들어왔는데 이건 어떻게 할까요?”
눈치 빠르게 노를 저으려고 하는 미국 측의 연락에 TF팀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석환 팀장이 미소를 지었다.
‘알래스카… 나쁘지 않네.’
그러는 동안 문자가 들어왔다.
구재영 피디였다.
[오늘 회의 몇 시에 할까요?]뉴니버스의 남극 관련 특집을 준비하는 구재영 피디.
처음에만 해도 ‘아유… 애들을 남극까지……’ 라고 생각했던 윤석환은 이번 알래스카 사건을 보고 마음을 바꾸었다.
‘보내자.’
멤버들을 어딘가 힘든 곳에 보내 버리면 좋다는 교훈(?)을 얻은 TF팀장이었다.
* * *
이번 리얼리티는 뉴블랙뿐만 아니라 스탭들에게도 강행군이었다.
“으어어어어…….”
“끄어어어어.”
전세기에 탑승한 리얼리티 스탭들이 단체로 뻗어 누웠다.
짐 정리를 마친 카메라 감독들이 양말을 벗고 발을 주물렀다.
“아으으으…….”
“형님 발목 부었어요?”
“어, 조금 부었다.”
빨갛게 부은 발목을 주무르고, 서로의 허리와 등, 어깨에 파스를 붙여 주고.
그들이 퀭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진짜 너무 힘들다.’
서바이벌 때부터가 진짜 힘들었다.
금에 눈이 멀어서 노동을 한 것 때문에 온몸이 뭉쳐 있는 상황.
여기에 뉴블랙이 봉사활동까지 하기로 결정하면서 촬영 기간이 연장됐다.
작가 중 하나가 말했다.
“와. 진짜 두 번은 못할 거 같아요.”
“나도.”
“한 번이면 족해. 우리 다음에는 휴양지 그런 데 좀 가 보자고.”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눈이 절로 감긴다.
벌써부터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몇몇 스탭들의 눈이 비행기 창 밖으로 향했다.
“어. 저기 봐요.”
“응?”
앵커리지의 시민들이 건 현수막이 보였다.
한글로 쓰여 있는 글씨.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멀찍이 손을 흔들어 주는 시민들에게 스탭들이 손을 마주 흔들어 주었다.
누군가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좋긴 좋네요….”
“그러게.”
뉴블랙의 리얼리티 스탭이라서 그런 걸까.
이번에 어디를 갈 때마다 환영 받았던 스탭들이었다.
그냥 촬영만 하고 있는데도 민망할 정도로 좋은 대접을 받아 멋쩍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리고 떠날 때도 시민들에게 많은 선물을 받은 제작진이었다.
“선물이 너무 많은데요?”
“비행기가 꽉 차네.”
비행기의 화물 양을 체크하던 기장과 부기장도 눈을 깜빡이며 놀랄 정도.
스탭들이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좋다.’
뛰어오는 사람을 위해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눌러 주어서 ‘감사합니다’ 하는 소리를 들어도 기분이 좋은 게 사람인데, 이 정도의 환대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번은 안 해…….”
“나도…….”
이윽고 팬들에게 미니 팬 미팅을 하며 인사를 마친 뉴블랙도 비행기에 올라탔다.
중현이 팬들에게 받은 선물을 한가득 품에 안고, 리혁이 커다란 곰돌이 인형을 가지고 뒤뚱거렸다.
피디가 말했다.
“힘들지? 고생 많았다.”
“고생은요.”
씩 웃던 지호가 기진맥진한 얼굴로 주저앉고, 비주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스탭들을 체크했다.
“다들 괜찮으세요? 아무 문제 없나요?”
“응. 괜찮아.”
마지막으로 탄 우주도 꼼꼼하게 스탭들이 괜찮은지 확인한 후 웃어 보였다.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리얼리티 할 때마다 다들 고생이 참 많으세요. 스카이다이빙도 할 뻔하고, 상어도 만나고….”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게.”
“분명히 시작은 제주도였는데 그치.”
“시즌 1하면서 아, 이거 시즌 2 각이다 하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동유럽이나 미국 이런 데나 상상했지. 호주에서 버스킹해서 돈 벌고, 알래스카까지 와서 지진 봉사활동을 하고 갈 줄은…….”
여러 의미로 감회가 새로웠다.
16년도에 처음 만나서 ‘리… 리얼리티는 처음이에요!’ 하던 뉴블랙과 2년 후에 알래스카에 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오디오 감독이 농을 던졌다.
“야. 우주야. 진짜 이번에 우리 위험수당이랑 다 챙겨 줘야 된다. 금 주기로 한 것도 꼭 주고.”
“그럼요.”
“나는 그걸로 줘. 금화. 엄청 큰 걸로.”
다들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정말로 금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추가 수당 좀 넉넉하게 받을 수 있겠지.’
금붙이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어차피 서바이벌 캠프에서 받았던 황철석 덩어리들도 작디작기 그지없었다.
아마 우주가 잘 이야기해 주면 박규호 대표가 프로덕션 쪽으로 꽤 많은 추가 보수를 입금할지 모른다며 생각하며 스탭들이 기분 좋게 웃었다.
‘추가수당이라도 받는다면…….’
이번에 그들의 가족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가족들에게 ‘봐! 페이가 이 정도야!’ 라고 하면 면이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긴 숙면 끝에 한국에 도착한 스탭들은 얼마 안 가 어안이 벙벙한 기분을 느꼈다.
“어?”
“어어?”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에 내리니 레드 카펫이 깔려 있었다.
“뭐야. 레드 카펫이 왜 있어?”
“우리 뭐 촬영 있어요? 난 들은 바 없는데.”
“미국 대사관 같은 데서 깔아 준 건가? 애들한테 고맙다고…?”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때.
엘가의 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서 레드 카펫 앞에 현수막이 쫙 펼쳐졌다.
[뉴블랙의 여행일기 3 제작진 여러분! 감사드립니다!]뉴블랙의 매니저들이 그 앞에서 정장을 입고 서 있었다.
그들이 꺄르륵 박수를 치면서 제작진을 맞이하고 있었다.
“……?”
“……??”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스탭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마지막으로 내린 뉴블랙 멤버들이 캐리어를 끌고 나오면서 그들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피디가 물었다.
“얘들아. 이게 뭐야?”
“선물 증정식이요.”
“선물?”
모두가 눈을 깜빡이는 동안 멤버들이 앞으로 걸어가 상자들을 하나씩 꺼냈다.
우주가 대표로 말했다.
“저희와 만난 지 3년 정도 됐죠?”
“응.”
“안 그래도 그동안 선물을 하나 드리고 싶다고 생각은 했는데 마땅히 좋은 걸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특히나 저희 리얼리티는 다른 아이돌에 비해 몇 배는 더 힘들잖아요.”
그건 틀린 말이 아니었다.
스트릿 보이즈가 보라카이로 떠나고, 틴스피릿이 북유럽으로 가서 초등학생으로 오해 받는 여행을 할 때.
뉴블랙은 호주에서 샤크 케이지에서 상어를 만나고, 알래스카에서 서바이벌을 찍고 있었다.
“그런 여러분의 노고에 저희가 보답을 조금 할 겸 약소하게 준비를 해 봤어요.”
“아이, 뭘 이런 걸 또.”
안타깝지만 사회에 치일 대로 치인 어른들의 눈물샘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애들이 참 착해.’
‘고맙네.’
우주가 말했다.
“자 한 분씩 나와 주세요. 상자는 개봉하지 마시고요.”
“네.”
피디부터 순서대로 나가서 뉴블랙이 건네주는 상자를 받아 들었다.
그렇게 막내 작가까지 모두가 공평하게 받아 들었을 때.
“근데 이게 뭐야, 얘들아?”
“저희가 알렉스 코빈 캠프에서 약속을 드렸잖아요. 황철석 1g과 금 1g을 똑같이 교환해 주겠다고요.”
“그랬지?”
“약속대로 준비한 선물이에요.”
그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이 급료로 받았던 황철석이 몇 그램 정도였으니 이제 금 가루들이 몇 개 들어가 있으려니 하고 생각할 때.
딸깍-
뚜껑이 열리면서 환한 광채가 빛났다.
화아아아아악-
뉴블랙 멤버들이 단체로 들고 있는 왕봉이 빛에 반사된 그것은 바로…….
“야… 이거…….”
“이거 진짜…….”
제법 도톰한 골드 바였다.
생각지도 못한 보너스를 받은 직원들이 그들을 고용한 회사의 비선실세를 바라보았다.
“우주야. 이거…….”
“1g에 1g으로 교환해 드린다고 하긴 했지만 그럼 너무 정이 없잖아요? 넉넉하게 준비했어요.”
“…….”
그리고 어른들의 눈에 차오르는 물기.
막대한 자본력에 사회에 치일 대로 치인 어른들의 눈물샘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 * *
어. 이건 예상 밖의 반응인데…….
“어흐흐흑, 여보… 금이야. 금.”
대성통곡을 하며 영상통화를 하는 카메라 감독님.
이빨로 슥 깨물어보다가 연신 뺨을 씰룩이며 좋아하는 오디오 감독님.
허어… 하며 감동하는 피디님.
“다들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시는데.”
“그러게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더 격한 반응이었다.
감독님 중 하나가 말했다.
“얘들아.”
“네?”
“너희에게 내 인생을 바칠게….”
“갑자기요?”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효과가 좋으니 됐지, 뭐.
사실 여행일기 제작진에게는 그동안 큰 선물을 한 번쯤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랑 한두 번 만나고 그만 만날 사이도 아니고, 앞으로 우리가 활동하는 내내 함께 할 사람들이니까.
처음에 제주도 리얼리티를 찍을 때만 해도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호주를 거쳐서 이번에 알래스카까지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이분들이랑은 진짜 오래갈 거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리혁이가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그래도 마무리는 잘했네요.”
“그러게다.”
나도 심호흡을 하며 어깨를 주물렀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이번 알래스카의 촬영을 마침내 제대로 마무리를 지은 느낌이었다.
“음?”
팔락-
그때 오열하고 있는 작가님 한 분이 떨어뜨린 서류 뭉치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고, 작가님. 이거…….”
그리고.
쪼그려 앉아서 서류 더미를 수습하던 우리들은 다 같이 멈칫했다.
제작진이 회의를 하며 끄적인 메모들.
[난관이 있어야 방송을 더 잘하는 듯??] [카메라 감독님추천 여행지 – 아마존 (다큐 관련 경험 있으시다함)] [몽골??? 초원 말달리기] [세계의 오지들 검색하기]우리를 어딘가에 보내 버리겠다는 악의로 가득한 메모들을 보던 우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던 스탭들과 눈이 마주쳤다.
“…….”
“…….”
스탭들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미 받은 거야.”
“못 돌려줘.”
골드바를 품에 꼭 안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배신당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