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32)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32화
“곡을 조금 수정하겠다고?”
“네.”
“왜?”
“프로모션 컨셉이 조금 바뀌었어요.”
프로듀싱팀 PD들에게 내가 설명했다.
“핫소스는 원래 11월 발매였던 곡이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12월로 밀리면서 문제가 몇 가지 발생했어요. 일단 곡의 컨셉이랑 계절감이 안 맞는다는 문제점이 더 커졌고.”
“그건 그래.”
“맞지. 안 그래도 11월에 저 곡이 괜찮긴 한가 싶긴 했거든. 날도 추운데 핫소스~ 핫소스~ 하고 있으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래서 TF팀과 상의를 한 결과, 프로모션의 타깃을 남미 쪽으로 바꿨어요.”
“왜…?”
“그때쯤 되면 남미는 여름이니까요.”
그제야 다들 ‘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샌드걸 작곡가가 손을 들었다.
“그런데 괜찮겠어요? 남미 쪽도 크리스마스 엄청 챙기는데. 그쪽 천주교 신자들의 신앙심이 어마어마하거든요. 크리스마스 열기는 미국이랑 큰 차이가 없어요.”
유웅 작곡가님도 동의했다.
“그 시즌에 페루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 장난 아니었어요. 12월 되면 무슨 축일도 엄청 챙기고. 날씨만 여름이지,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저쪽이 더 심할 때도 있더라고요.”
자신들이 여행을 갔던 남미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을 해 주는 전남친, 전여친의 말이었다.
그러다 둘의 눈이 마주치고는 말이 사라졌다.
내가 프로듀싱팀 작곡가들에게 말했다.
“안 그래도 미국 에이전시 쪽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 주긴 했어요. 남미도 홀리데이 시즌인 건 마찬가지라고. 다만 북미에 비하면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벽난로 앞에 다 같이 모여서 차분하게 선물을 개봉하는 게 미국 분위기라면, 남미는 정열적인 파티 분위기라나.
“핫소스가 거기에 잘 어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강 12월 초로 발매일정을 잡고 있으니까.”
“음. 나쁘지 않네.”
“그럼 설명은 여기까지 드리고, 이제 곡 수정 관련인데요.”
를 어느 방향으로 수정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꺼내자 다양한 조언들이 나왔다.
“라틴팝의 특징이 역동적인 템포인데… 일단 템포 자체는 맞으니까 수정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거야.”
“레퍼런스로 생각하는 곡은 있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레게톤 가수들 곡을 참고하는 건 어때. 이게 요새 라틴팝 쪽에서 뜨고 있는 트렌드인 것 같더라고.”
“남미 쪽을 노릴 거면 퍼포먼스가 굉장히 세야 할 거 같은데. 일단 드럼은 확실히 좀 더 키우고…….”
나상윤 팀장님이 물었다.
“그런데 이러면 녹음 다시 들어가야 하는데 괜찮겠어?”
“그럼요.”
이 상태 그대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고 있는 북미 가요계에 를 들고 가는 것보다야 곡을 많이 수정해서 축제 분위기인 남미 쪽에 ‘Hola!’ 하고 가는 게 훨씬 낫다.
프로듀싱팀 직원들이 짠한 얼굴로 말했다.
“할 게 진짜 많겠다. 안무도 다시 짜야 되고.”
“안 그래도 라틴팝 씬에서 유명한 안무가님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비주가 그분이랑 지금 화상 미팅하는 중이에요. 댄스 팀도 그에 맞게 새로 구해야 되고… 뮤비 컨셉도 다시 잡아야 되고.”
“아이구….”
작곡가들이 짠한 얼굴로 마이쮸나 스니커즈 같은 간식들을 내게 건네주었다.
우물우물.
자기들도 하나씩 꺼낸 작곡가들이 내게 안심하라는 듯 웃어 보였다.
“그래도 너무 신경 쓰지 마. 우주야. 네가 다른 일하고 있는 동안 우리가 멋지게 곡을 바꿔 놓을 테니까.”
“그래. 마음 놓고 있어. 우주야.”
“우리가 다 해 놓을게.”
정말 믿음직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우리 작곡가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뜨거운 우정에 웃지 못했다.
“어… 그게요…….”
“뭐야.”
솔트맨 PD가 서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우리를 못 믿는 건 아니겠지?”
“아뇨. 그, 그건 아닌데…….”
“?”
“그, 제가요.”
내가 뺨을 긁적이며 USB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어제 삘 받아서 수정을 이미 했거든요.”
“…….”
“그, 물론 저는 라틴팝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의견도 필요하고…….”
“…….”
“요즘에 취미 생활이 너무 없어서요. 수능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작곡이 요새 더 재미있어진 것 같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스탭들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주섬주섬.
내게 힘내라고 건네주었던 마이쮸와 스니커즈 등을 압수해서 자기들이 먹는 작곡가들.
“이럴 줄 알았지. 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심지어 곡 수정도 잘해 놨을 거 같아.”
“우리 존재 의의가 뭐예요. 우리는 졸개도 아니에요. 그냥 선우주쇼의 관객이라니까.”
투덜대는 작곡가들을 보며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어쩌다 보니.”
“떼잉. 일단 줘 봐. 확인해 보고 감탄할게.”
“네.”
그러면서 수정할 만한 부분이 있으면 피드백을 해 주겠다는 작곡가들에게 내가 고개를 꾸벅 숙여 보였다.
곡 작업을 앞두고 잔뜩 설레 있는 작곡가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때였다.
“잠깐….”
샌드걸 작곡가님이 날 불렀다.
“우주 씨?”
“네?”
“제가 잠깐 뭘 잘못 들은 거 같은데, 요즘에 취미 생활로 뭘 하고 있다고요??”
“시험 공부요.”
“…….”
직원들이 날 미친 사람처럼 쳐다보기 시작했다.
요즘 따라 왜 이런 시선을 받는 것인지 정말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 * *
일이 정신없이 몰아친다.
“Hello, MTV EMA!”
유럽에서 열리는 MTV 어워드에게 상을 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촬영하고.
“피플스 초이스? 이거 뭐예요, 형들?”
“초이스 어워드가 세 개야. 키즈 초이스, 틴 초이스, 피플스 초이스. 순서대로 어린이 인기투표, 10대 인기투표, 일반 대중 인기투표. 이번에 우리가 거기 가는 거고.”
“아항.”
곧 참석을 앞두고 있는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 행사를 준비하고.
“끄아아아아악!”
“리혁아. 너 요새 유연성이 많이 떨어졌어.”
“아아아아아아아! 아! 아아! 아! 비주 형! 아아아아!”
“버텨야 해. 이런 걸로 안 죽어.”
우리 무시무시한 안무 선생님의 지도 아래 망고 차트 어워드와 K넷 뮤직 어워드의 무대 준비에 들어갔다.
“아아아아아아!”
“저 형은 어케 비명 지를 때도 소리가 청아하지.”
“성대가 예뻐서 그래. 마음씨만 나빠서 그렇지.”
그런 대화를 나누며 동생들과 안무 연습에 매진했다.
둘 다 엔딩 무대 20분가량을 배정 받은 터라 준비할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나를 가장 정신없게 하는 건 바로 개봉을 얼마 앞둔 의 무대 준비였다.
“우주야.”
“네, 선배님.”
“그냥… 네가 다 노래를 부르면 안 될까?”
“선배님.”
“응.”
내가 소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절세미남을 향해 아련하게 말했다.
“선배님이 주인공이신데 노래를 안 부르겠다고 하면 어떡해요.”
“그치만 무서운 걸.”
이견우 선배가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거잖아. 시사회마다 일본 관객들, 프랑스 관객들, 영국 관객들, 독일 관객들… 그것도 그 나라 랜드마크 근처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고.”
“아무래도 조금 부담스럽긴 하죠.”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무룩해하는 이견우 선배를 다독여 주며 열심히 의 무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막상 무대 아래에서만 이렇지, 또 무대로 올라가면 메소드 연기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배우였다.
하지만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이해한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음치였던 사람이 영화 시사회 행사로 에펠탑 근처에서 노래를 부르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거니까.
“자! 배에 힘 넣어 주시고! 혀끝은?”
“내린다.”
“그렇죠. 공명감 있게 입안에 공간 만들어 주시고! 소리 내 주면서 발성 한 번 들어가 볼게요!”
이견우 선배가 헛기침을 하며 배에 힘을 딱 주었다.
“아아아아↑ 아아아-↓ 아↑아↓”
내가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어, 중현아. 난데 여기 이견우 선배님 모시고….”
“아아아아아아아아↗!!!!”
“중현아. 안 와도 된다. 선배님 득음하셨다.”
그런 연습을 비롯해 의 글로벌 프리미어 준비에 들어갔다.
음악이야 내가 전문가이기에 다른 사람들을 가르쳐 주는 포지션이지만, 이쪽 프리미어 행사 관련해서는 내가 배우는 입장이었다.
“선배님, 혹시 영화 관련 인터뷰할 때는 주의할 점들이 있을까요?”
“이건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메모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해. 보통 기자 한 명이 질문을 여러 개씩 하니까. 인터뷰 대답하다가 ‘두 번째 질문이 뭐였죠?’ 하면 그 기자가 안티로 돌변하거든.”
“아, 그렇죠. 그리고 스포일러 관련성 질문이 있을 때는…….”
“적절하게 떡밥을 푸는 게 중요해. 무조건 스포일러라고 회피해야 하는 건 아니고.”
그런 식으로 이견우 선배와 함께 예상 질문 답변들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요즘 매일매일이 떨린다.
올해 1월 초에 선댄스 영화제에서 다큐 시사회차 방문한 자리에서 김보라 감독님과 만났던 게 이제 거의 1년이 되어 간다.
그 이후로 빠르게 제작에 들어간 이 마침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
-사운드 오브 선, 공식 3차 예고편 공개
미튜브에는 연신 예고편이 올라오면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수플레들이 팬카페에 올리는 게시글들에서도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코엑스 근처 대형 전광판에 의 예고가 흘러나온다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나오는 예고편들 속에서 나온다거나.
“형. 이거 봤어요? LA래요.”
“우와…….”
심지어 LA에는 어느 빌딩 위로 대형 광고판이 걸렸다.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도 영화 홍보가 나왔다는데, 정말 실버 스크린이 진심을 다해 홍보하고 있었다.
매일매일 떨려 하는 나에게 동생들이 웃으며 물었다.
“많이 떨려요?”
“응. 나 일부러 영화 최종 편집본도 안 봤거든. 극장 가서 보려고.”
설렘과 긴장이 공존하는 기분이었다.
앨범 나올 때만큼 떨리는 느낌.
“데뷔 앨범만큼 떨려.”
“하긴 그 정도로 중요한 프로젝트이긴…….”
“그게 아니라 손익분기점이 많이 높아서.”
“…….”
“이거 한국에서 1000만 찍어 주고, 해외에서도 꽤 크게 흥행해야 본전이거든….”
“…….”
박규호 대표님이 큰돈을 들였던 불꽃놀이 앨범 때와 비슷한 기분이라는 말에 다들 공감을 해 주었다.
어쨌든 이렇게 매일매일 D-day를 카운트다운하며 기다리는 가운데.
11월에 접어들면서 수플레들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중현이의 솔로 앨범 발매일도 다가오고 있었다.
-뉴블랙 중현, 3집 발매 예정.. “VIBE보다 더 강한 신곡이 온다”
작년도에 발매했던 로 일간 차트 1위를 하면서 성공신화를 썼던 우리 셋째였다.
발매를 앞두고 한껏 긴장해 있는….
“흠흠흠~”
…한껏 여유로운 중현이를 두고 우리가 모였다.
중현이의 이번 앨범은 우리에게도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제가 한 번 다 해 볼게요.
홍보부터 시작해서 작곡, 프로듀싱 등등.
A부터 Z까지 스스로 해낸 중현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가 인수한 헤이션 선배의 힙합 레이블 크루와 TF팀의 노력도 함께였다.
“사실 제가 한 건 그냥 곡 쓴 거 정도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거랑 홍보 아이디어 몇몇 개 정도.”
“홍보도 아이디어 냈어?”
“네. 아이디어가 너무 약해서 걱정을 했는데 다 채택을 해 주시더라고요.”
쑥스럽게 웃는 중현이에게 지호가 물었다.
“이번 앨범은 그래서 컨셉이 뭐예요. 형?”
“외로움, 그리고 친구.”
사람마다 작곡 스타일이 다른 편인데, 중현이는 자신의 일상 속 경험을 곡으로 녹여 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안마의자를 다뤘던 의 반응도 엄청 좋았던 것 같고.
중현이가 설명했다.
“우리가 일상을 살다 보면 가끔 외로움을 느끼잖아. 아무 이유 없이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져.”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 주면서 다가가는 내용이야. 최근에 읽고 있는 철학책에서 메시지를 담기도 했고.”
우리가 오오오 하면서 감탄하고 있을 때.
중현이가 살짝 걱정된다는 얼굴로 말했다.
“근데 사람들이 얼마나 제 곡에 관심을 보일지 모르겠어요.”
“중현아. 너도 우리의 일원이야. 당연히 뭘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주지.”
“맞아요.”
리혁이가 말했다.
“작년에 바이브로 크게 성공했잖아요. 그 영향으로 사람들이 형 신곡이라고 하면 관심 가질 걸요.”
“맞아. 맞아.”
비주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친구에게 힘을 내라고 하고 있을 때.
중현이가 날 곁눈질하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지금 사운드 오브 선에 대한 관심이 너무 높아서…….”
“미안하다. 중현아.”
내가 민망한 웃음을 터뜨리자 중현이가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형. 저도 그럴 거 같아서 이번에 홍보를 조금 열심히 준비해 봤어요.”
“그래?”
“네, 제가 아이디어를 낸 게 여러 개 있거든요. 아. 안 그래도 조금 이따가 홍보 티저 올라온다고 들었는데…….”
핸드폰을 뒤적이던 중현이가 우리에게 그 내용물을 미리 보여 주었다.
“조금 약할까봐 걱정이 되긴 하는데.”
“어디 한번 봐봐.”
“이거예요.”
하지만 중현이가 영상을 보여 준 순간, 우리 모두 충격에 빠진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중현아.”
“네?”
“이게… 약하다고?”
“조금 평범하지 않나요?”
* * *
대개 아이돌 그룹의 유명세와 개인의 유명세는 별개다.
예컨대 5인조 그룹이라고 했을 때, 개인 활동을 한다고 해서 그 5분의 1만큼 관심을 받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보통은 그보다 훨씬 더 저조하다.
그런 이유로 아무리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도 솔로나 유닛 활동을 하면 화력이 굉장히 약해지는 편이었다.
‘음.’
수플레들이 입맛을 다시며 웹서핑을 했다.
곧 중현의 앨범이 발매를 앞두고 있는데 온라인에서 관심이 그리 커 보이진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팬들이야 ‘와! 중현이 솔로 나온대!’ 하며 미리 알고 있지만, 대중들은 음악이 나오고 나서야 아니까.
‘음원 나오면 머글픽으로 쭉 올라가기야 하겠지만…….’
슬슬 연말시즌이라 사람들이 가요계에 관심이 적다 보니 조금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얘들아!!!
어느 수플레 하나가 파발마를 타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중현이 앨범 티저 올라왔다!!!
그 말에 가슴이 절로 덕순덕순한 수플레들!
그들이 일제히 미튜브로 돌격했다.
하지만 미튜브에 접속하자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어라?”
지금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명확했다.
검색창에 중현의 래퍼 활동명인 ‘스윗포테이토’나 ‘중현’을 입력한 후 티저 영상을 보기.
혹은 [구독]란에 들어가서 뉴블랙 TV로 올라온 영상을 보기.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미튜브 급상승 인기 동영상에 중현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
제목도 독특하다.
[Short Film] 소개할게, 내 ○○친구야단편 영화 같은 썸네일.
모임 자리에서 어느 여자가 친구들에게 코트를 입은 남성을 소개하는 듯한 썸네일이었다.
‘실루엣이 중현이인데?’
얼굴까지는 안 나와 있었지만 중현의 몸이 확실했다.
코트와 스웨터를 입고 있어도 느껴지는 저 탄탄한 체격과 슬림한 근육.
수플레들이 영상을 눌렀다.
‘아, 누군가 했는데 실리였구나.’
영상 속 여자 주인공은 바로 최근 에도 심사위원으로 나왔던 여성 래퍼 실리(Silly)였다.
차분하게 흑발로 염색한 그녀가 스웨터 차림으로 앉아 있다.
친구들과의 모임 자리.
[어어, 오빠 왔다.]다른 친구 하나가 ‘여기야!’ 하면서 어느 훈남이 걸어온다.
친구가 팔짱을 끼며 남자를 소개한다.
[내 남자 친구야. 인사해.] [안녕하세요~!]그러면서 모임 자리의 친구들이 하나둘 자신의 남자 친구를 데려와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커플들에 둘러싸인 주인공.
그녀가 홀로 술을 마시는 모습에 친구 하나가 묻는다.
[너도 남자 친구 온다고 하지 않았어? 언제 와?] [남자 친구 아니야.] [그럼 썸남…?] [그 사람은…….]실리가 말을 하려고 할 때.
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입장한다.
멋들어진 구두부터 길쭉한 기럭지, 탄탄한 상체핏이 순서대로 흘러나오면서 자리에 위치한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벅저벅-]모델 같은 워킹을 하며 걸어가는 그 모습에 수플레들이 희열에 찬 얼굴로 ‘그거야!’ 하던 바로 그때.
“어?”
“어…?”
중현의 얼굴이 드러나면서 그들 모두 눈을 깜빡였다.
근사한 옷차림과 달리 머리에 감자 탈을 쓰고 있는 중현이었다.
“…….”
“…….”
저벅저벅 걸어온 중현에게 다가간 실리가 팔짱을 끼자 누군가 물었다.
[남자 친구…?] [아니야. 이 사람은…….] [내가 이야기할게.]듣기 좋은 중저음으로 말하던 중현이 그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순박한 미소.
[감자친구입니다.]두둥!
그러면서 어두워지는 화면.
[Sweet Potato 3rd Album] [Potato Friend]커밍쑨- 하고 끝나는 자막에 수플레들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미친 듯이 올라가는 조회수를 바라보았다.
그야말로 역대급 어그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