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4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41화
기립박수하는 관객들.
“와아아아아아아아-!”
확실히 리액션의 나라 미국다웠다.
누가 보면 칸 영화제의 최고상을 수상한 작품에게 보내는 영화인 줄 알 만큼.
내가 김보라 감독님에게 목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반응이 정말 대단한데요.”
“네….”
감독님이 목이 멘 목소리로 답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관객들이 보내는 박수라 그런지 감독님에게 더욱더 의미가 남다른 것 같았다.
배우들과 미소를 주고받으며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눈물을 쏟는 아빠의 팬들.
비슷하게 벅찬 표정으로 박수를 치는 관객들.
그리고….
“……?”
나를 향해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오는 한 노인이 보였다.
현역 시절에 아빠와 갈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항상 응원을 보내 주었던 음악인이었다.
주름진 얼굴 위로 벅찬 표정이 보였다.
「나는….」
그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나는 당신들의 음악을 좋아하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상대의 뜻이 전해져 온다.
아빠의 음악, 그리고 나의 음악 모두가 마음에 들었다는 뮤지션의 칭찬에 웃음이 나왔다.
정말 기다렸던 이야기였으니까.
「나쁘지 않더군.」
윈스턴 로스 선생님이 일어나서 손뼉을 치며 말했다.
「완벽하게 마음에 든 건 아니야. 하지만 오늘 집에 가서 다시 들어 보고 싶을 정도는 되는군.」
「그냥 좋다고 말해. 이 친구야! 내가 이 친구 우는 것도 봤어.」
「조용히 해.」
손수건을 들어서 땀을 닦는 척 눈물을 닦는 색소폰 연주자의 모습에 내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가벼운 포옹이었다.
따스한 숨결이 느껴지면서 내 귓가에 윈스턴 로스 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고가 많았구나. 얘야.」
꽤 따스한 목소리였다.
마치 네가 아버지의 음악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는 듯한 말투.
다른 음악인들도 동감했다.
「다른 건 몰라도 나는 가족들과 함께 이 영화를 한 번 더 볼 거야. 선율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아.」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의 무대를 보고 싶군.」
「멋진 음악들이었어.」
쏟아지는 칭찬에 동생들의 입가가 헤벌쭉 벌어졌다.
자기가 칭찬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는 표정들이다.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돌렸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여전히 박수를 치고 있는 관객들과 눈을 마주했다.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영화 시작 전만 해도 나만 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주조연 배우들을 바라보며 호감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선명주를 연기한 인물에게 매료된 것처럼.
‘어…?’
과도한 관심에 당황한 배우에게 내가 눈웃음을 보였다.
‘제가 말했잖아요.’
영화 끝나면 다들 그들을 볼 거라고.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관객들은 하고 싶은 말이 수백 개가 있는 듯한 얼굴들이었다.
경호원들이 없었다면 당장이라도 뛰어들어서 이견우 선배에게 ‘당신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어요!’ 할 법한 느낌.
“Sun! Sun! Sun!”
“Sun!”
누군가 아빠의 이름인 ‘Sun’을 연호하면서 축구장처럼 함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내가 한 발짝 앞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감사합니다.」
음악인 선명주가 공연이 끝나면 늘 관객들에게 그러했듯.
부드럽게 손을 휘저어 인사한 내가 관객들에게 웃어 보였다.
그러곤 물었다.
「혹시 앵콜 원하시는 분?」
거대한 함성에 옆에 있던 리혁이가 화들짝 놀라서 중현이 뒤에 숨었다.
기대감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말했다.
「그런 여러분을 위해 오늘의 특별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런 말을 하며 동생들과 눈빛을 교환했다.
“준비됐어?”
“지난 몇 달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렸어요.”
만반의 준비가 된 메인보컬을 비롯해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나도 웃어 주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몇 달간 준비했던 것을 오늘 쏟아 낼 예정이었으니까.
* * *
다들 에 열광하고 있을 때.
영화관 내에서 이런 상황을 차분하게 예의주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기자들이었다.
“Hmm….”
뒷자리에 모인 매체 관계자들이 열광적인 관객들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었다.
“어떤 거 같아?”
“보이는 대로지. 반응이 굉장히 좋군.”
아무래도 직업이 영화를 보는 일이라서 그런 걸까.
매일매일 쏟아지는 영화들을 분석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인 만큼 그들의 감동은 덜했다.
인생 영화라 불릴 정도가 아니라면 그냥 기계적으로 영화를 분석하고 평론하는 이들.
“100점 중에서 93점 정도를 주고 싶군.”
“높은데?”
“나는 89점 정도를 줄 거 같아. 우수한 영화야.”
전반적으로 우수한 영화였다.
저예산 독립 영화감독 시절부터 명성이 있었던 데보라 킴이 한 방 크게 터뜨린 영화.
“스탭들 라인업이 상당하던데. 에미상과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영화 업계에서 상을 안 탄 사람들이 없어.”
할리우드에서 한국계 미국인들 중에 가장 잘나가는 스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최고의 캐스팅 디렉터.
최고의 촬영 감독.
최고의 작가.
“거기에 음악을 빼놓으면 섭섭하지. 모두 훌륭한 넘버들이었어. 재즈와 팝의 조화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모두가 동의했다.
음악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음악 아니겠는가?
의 음악은 몹시 훌륭했다.
일단 당시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했던 음악가의 음악을, 마찬가지로 전 세계를 누비는 그의 아들이 편곡했다.
“다시 봐도 의 완성도가 굉장해. 그 부분에서 나는 20점은 준 것 같아.”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계자들이 영화의 평점을 매겼다.
[4.7/5.0]지나간 음악이 지나간 음악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 때.
[★★★★★]불멸의 음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사운드 오브 선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은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요, 위대했던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찬란히 빛나는 태양(Sun)에 대한 이야기다.
[9.0/10.0]다른 건 몰라도 사운드 오브 선이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마음속으로 영화 감상에 적을 문구들을 떠올리면서 ‘후후후… 나의 글빨은 쩌는군’ 하고 있던 이들에게 누군가 물었다.
“그런데 이 영화 흥행은 어떻게 될 거 같아?”
“음…….”
다들 말을 삼켰다.
‘잘 모르겠군.’
영화의 퀄리티와 흥행이 일치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뿐만 아니라 저기서 환호하는 관객들 표정만 봐도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관객들이 얼마나 볼지는 미지수지. 작년에 가 그렇게 부진할 줄 누가 알았겠어. 그 알렉 웨스트가 출연한 블록버스터였는데.”
“이건 알 수 없지.”
이 영화가 미국인들이 소개만 듣고도 ‘오! 재미있겠다!’ 하면서 보러 올 만한 영화는 아니지 않은가.
-1990년대 미국에서 활약했던 어느 한국 재즈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그랬기에 영화의 흥행이 어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한 가지 있었다.
“흥행 스코어는 정말 아무도 모르지. 다만 이 영화가 흥행하게 된다면 많은 게 바뀔 거야.”
모두가 머릿속으로만 하는 생각이었다.
‘만약….’
정말 만약의 경우 이 큰 흥행을 거둔다면?
이 영화는 많은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쓸어 담겠지.’
찬란했던 미국의 90년대와 그 시대의 어둠을 다룬 영화였다.
그 시기부터 차별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주류 백인들과 달리 여전히 만연한 차별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
단순히 아시안인 선명주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백인의 흑인 차별을 비롯해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음악인들의 투쟁을 다룬 영화였다.
더 중요한 건 투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 되어 연대하는 영화라는 점이었다.
“요즘 같은 시국이라면 더더욱 의미가 있지.”
미국의 정치 구도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해 가고 사회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띄워 줄 수밖에 없는 영화였다.
여기에 그간 만연했던 아시안 영화인들에 대한 차별이라는 화두.
가장 미국적인 음악으로 꼽히는 재즈에 바치는 헌사.
영화 시상식들에게 ‘이걸… 상을 안 준다고?’ 하고 버틸 수가 없게 만드는 요소들로 가득했다.
“영화뿐만이 아닐 거야. 여러 군데서 요동이 치겠지. 특히나 음악.”
기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가장 큰 풍파는 음악계에서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들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전기 영화의 마지막에 자막이 나올 때.
[재즈 업계에 공로를 세운 선명주가 받은 상은..]그 무엇보다 관객들의 가슴에 선명하게 박힌 한 단어.
[없다. (None)]그 순간 객석이 웅성거리며 ‘What…?’ 을 비롯해 어처구니없어 하는 소리들이 쏟아졌던 기억.
아무리 이 영화를 보면서 ‘과장이 심하군, 저 정도로 차별을 당하진 않았을 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도 말문이 턱 막히게 만들 자막이었다.
“물론 다 가정법이지. 그건 다 영화가 흥했을 때의 상황이니까.”
“그렇지.”
누구보다 진보적으로 보이는 대중문화 업계는 사실 누구보다 꽉 막혀 있다.
시상식을 비롯해 현재 쇼비즈니스 업계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
바로 그때 그 선명주를 배척했던 인물들이다.
그러니 상황이 바뀌려면 단 한 가지 경우밖에 없었다.
‘영화가 흥행한다면….’
영화가 흥행하면서 대중들의 물결이 침범하기 시작할 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흐름이 닥치게 된다면, 높은 성에 살고 있는 이들이 부랴부랴 문을 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 상상을 하던 이들 몇몇이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면서 언더독 서사를 보여 준 선명주에게 호감이 가서 그런 걸까.
‘그것도 나쁘지 않겠군.’
최후의 승리자.
왠지 모르게 영화 속 주인공의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 * *
해가 진 이후.
“후우. 후우.”
“후우….”
타임스퀘어 광장에 모인 수플레들은 여전히 흩어지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레드 카펫 행사는 끝났지만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무대 본다. 반드시 본다.’
‘알래스카에 가지 못했던 설움을 이걸로 달래겠어.’
벌써 몇 시간째 한 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것인데도 수플레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아니.
지쳐 있어도 눈이 반짝이는 건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정말 레전드 무대가 나올 거야.’
우주와 출연진이 함께 부르게 될 무대를 비롯해 여러 무대가 나올 것이 분명했다.
수플레들이 그렇게 기다리고 있을 때.
“와아아아악!”
어디서 함성이 나오면서 수플레들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같이 환호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뉴블랙 멤버들과 영화 출연진들이 함께 걸어 나오고 있었다.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던 우주가 타임스퀘어 광장의 레드카펫 위에 세팅된 그랜드 피아노 앞으로 다가갔다.
곧장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우주의 인사에 모두가 제각각 크게 대답했다.
재즈 선율이 귓가를 간질인다.
[오래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이 자리에 모이신 많은 팬들께서 이 순간을 기다리셨을 거예요.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 중 대부분이 저희의 팬이실 거라 생각합니다.]하지만, 하듯이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진다.
[오늘은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께, 그리고 TV나 온라인으로 보고 계실 분들께 한 영화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저의 아버지 선명주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입니다.]출연 배우들이 연단 위로 올라왔다.
[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자면 어느 뮤지션의 성장 스토리, 사랑, 우정, 그리고 투쟁을 다룬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영화가 취향일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우주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웃자, 대형 전광판 위로 그의 화려한 미모가 반짝였다.
[만약 이 영화를 보러 갈지 말지 고민인 분들이 있다면 지금의 무대로 판단해 주시면 되겠습니다.]우주가 피아노 반주를 하기 시작하면서 잘생긴 미남이 앞으로 나섰다.
영화 속 주인공을 연기한 견우 리였다.
나는 기다려 왔네
오직 그대 앞에 설 날을
이윽고 선명주의 부인을 연기한 배우가 나섰다.
오래 기다려 왔지
이 순간만을
뉴욕에 도착한 남녀가 경쾌하게 자신들의 설렘을 노래하던 뮤지컬 넘버였다.
처음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청중들.
특별한 설명 없이 노래가 이어질 때마다 환호성이 일었다.
‘우와아…….’
우주의 무대만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수플레들도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이게 최애의 아버지의 음악.’
‘진짜 좋다.’
무엇보다 무대 구성이 좋았다.
배우들이 뮤지컬 넘버를 노래할 때마다 절로 상황이 그려졌다.
설렘과 꿈을 품은 남녀.
젊은 부부가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에 도착한다.
하지만 도시는 차갑기 그지없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곳에서 둘이 부둥켜안고 울기도 하고, 관객들이 던진 꽃 한 송이를 손에 들고 신이 나서 빙글빙글 춤을 추기도 하고.
인생이란 독무처럼
보일지도 몰라요
이명은을 연기한 여은선이 즐겁게 웃으며 노래했다.
하지만 춤을 추다 보면
알게 될 거예요
로니 루카스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이 합창했다.
여러분의 곁에
춤을 추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자신들을 막아서고 있는 벽 앞에서 알 게 무엇이냐는 듯 춤을 추는 부부의 곁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춤을 춘다.
가두 행진처럼, 무도회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
통제를 하고 있던 경찰관들을 비롯해 무대를 보고 있는 모두가 고개를 까딱이며 리듬을 탔다.
그렇게 영화처럼 무대가 이어질 때.
천천히 잦아들던 음악과 함께 무대의 조명이 서서히 암전됐다.
“……?”
타임스퀘어 광장의 일부가 어두워질 때.
전광판 위로 영화 속 한 장면이 나왔다.
[쓰레기 같은 연주군.] [이번에도 수상 후보에 들지 못했네.] [넌 내 자식이 아니다. 내 집에서 당장 나가!]선명주와 그의 크루를 가로막고 있던 여러 장벽들이 영화 클립으로 나온다.
어두운 광장 위로 매몰찬 발언들이 몰아치는 분위기.
한껏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였다.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우주에게 조명이 내리쬔다.
찬찬한 독백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찬란하게 빛날 겁니다.]카메라를 바라본 미남의 얼굴에 미소가 맺혔다.
[태양처럼(Like The Sun).]그 순간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졌다.
모두가 기다렸던 바로 그 음악.
우주가 고개를 젖히며 피아노를 격정적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눈을 뜨고 마주한 건 어둠이었지
부유하는 허공 속에서
나는 그저 작은 먼지 하나였음을
분명 은 수플레들이 익히 알고 있던 그 음악이었다.
이제는 구절 하나하나 암송할 정도로 반복이 가능한 음악.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라.’
우주가 처음 의 무대를 보여 주었을 때처럼 독기 넘치는 느낌도 아니고.
다른 무대에서 보여 준 즐거운 느낌도 아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 하듯.
최대한 저 하늘 위까지 자신의 목소리가 닿도록 나긋하면서도 쩌렁쩌렁하게 부르고 있었다.
“…….”
“…….”
그가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 할 인물들이 누군지는 굳이 짐작할 필요가 없었다.
그랬기에 수플레들은 그저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를 뿐이었다.
하나씩.
하나씩.
피아노 반주 소리를 뒤덮을 만큼, 그리고 우주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어 주듯 목소리가 커져 간다.
그리하여 마침내 수플레들만의 목소리로 맨해튼 전체를 쩌렁쩌렁 울릴 만큼 커졌을 때였다.
반짝-
우리 모두 태양처럼 환히 빛난다는 구절을 부르는 동안 환한 태양빛이 그들에게 내리쬈다.
아니.
처음에는 햇빛인 줄 알았다.
‘지금은 밤인데…?’
모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을 물들인 오렌지색 조명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수플레들의 목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는 우주.
그 뒤로 전광판이 반짝였다.
“……!!”
뉴욕 시내의 야경이 비춰졌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해 여러 빌딩의 꼭대기에 오렌지색 조명이 점등되고 있었다.
태양과 같은 삶을 살았던 한 남자를 상징하듯 눈부시게.
저 높은 하늘 위에서도 볼 수 있도록 화려하게.
합창을 하고 있는 수플레들을 보며 웃던 그들의 가수가 마이크에 입술을 가져다대며 찬란하게 웃었다.
우리는 마치 태양과 같으니-
수플레들이 외쳤다.
“보아라!”
여전히 빛나는 당신의 태양을-
가수가 화답했다.
모두가 함께 빛나고 있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무대였다.
그리고.
그 아래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던 영화사의 홍보 책임자, 레베카 캐서디가 송출을 담당하는 이에게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실시간 시청자 수가 얼마라고?”
“1700만입니다.”
“…맙소사.”
의 글로벌 흥행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기에 충분한 수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