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6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61화
바로 그 순간.
TV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과 관객들이 동시에 큰 웃음을 터뜨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
-가사 뭔데
-아 진짜 근데 나도 갑자기 부르라고 하면 저랬을 거 같음ㅋㅋㅋㅋㄱㅋ
-개쩌는 태양 (딱히 틀린 건 아님)
-아니 틀렸지만 틀린 건 아니긴 한데ㅋㅋㅋㅋㅋㅋㅋ
모두가 이해했다.
[사운드 오브 선>이 어마어마한 흥행을 거두면서 어느 해외 네티즌이 올린 댓글, 그중에서 한국어로 ‘개쩌는 태양’이라고 번역해서 올린 밈이 너무나도 익숙했으니까.너무나 강렬한 탓에 원본 가사가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게 할 정도였다.
‘그 뭐였더라. 맨날 영어로만 들어서.’
영어로 따라 부르라고 하면 오히려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어로 번역하라고 하면 자꾸만 ‘개쩌는 태양’이 입에서 톡 튀어나오는 느낌.
그렇게 현장 관객들이 멋쩍은 웃음을 터뜨리고, 한태현이 박장대소하는 리액션 컷이 잡힌 후.
‘우주 반응은 어떻지?’
과연 뉴블랙의 리더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너무나 궁금했다.
평소처럼 빵 터졌을까.
그러나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우주는 그저 행복하게 웃고 있을 따름이었다.
관객들을 바라보는 눈에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게 아니고 이거야- 하듯이 노래하는 뉴블랙의 리드보컬.
나는 마치 태양과 같으니-
보아라
새로이 태어난 당신의 태양을
그제야 관객들이 제대로 된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1절에서 홀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던 우주가 간주를 연주할 때.
뉴블랙 멤버들도 하나둘 마이크를 들고 합류하면서 아름다운 화음이 울려 퍼졌다.
-진짜 좋다
-이게 바로 가왕 출신만 두 명인 그룹
-우주는 우승 못하지 않았나?
-아? 가왕 선우주 아니었나..?
-그거 리혁이 이름이었자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주는 국힙원탑이었다구
-진짜 잘 부른다.. 메보-리드 조합도 꿀인데 비주도 음색 너무 예쁜거 같음
그동안 TV에서는 달봉이를 흔들며 왈칵- 하고 있는 수플레들의 표정이 잡혔다.
그럴 만도 했다.
가수의 실력 때문이었다.
때로는 무대에 담긴 역사가 아니라 가수 개개인의 보컬만 듣고도 감동을 받을 때처럼.
‘미쳤어. 너무 잘해.’
우주가 잠시 숨을 고를 때 부드럽게 들어오는 비주의 보컬.
밴드 연주를 지탱해 주는 베이스처럼 아래에서 탄탄하게 받쳐주는 중현의 목소리.
때때로 훅 들어오는 지호의 목소리.
누구보다 진심을 담아 형의 노래를 함께 해 주는 메인보컬까지.
-우리 애들은 진짜 서로 호흡맞추는거? 그런게 진짜 좋은거 같음ㅠㅠㅠ
-보아라 개쩌는 팀워크를
-군무할때보다 오히려 이런 보컬 무대할때 팀워크가 더 보이는거 같음. 서로 말하지 않고 쳐다보기만 해도 호흡이 척척 맞을 때 쾌감 오지는 거 같애ㅋㅋ
-서로를 누구보다 제일 잘아는 게 느껴짐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호흡이 느껴졌다.
누군가 한 발짝 물러서면 누군가 한 발짝 다가가듯이, 다섯의 호흡과 목소리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갈 때.
마지막 후렴에 접어든 우주가 피아노를 격정적으로 연주하면서 다른 악기들도 연주에 끼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와아아아아아아아-!]뉴블랙의 뒤를 가리고 있던 장막이 촥- 내려가면서 합창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뉴블랙이 저번에 뉴니버스 대학 특집을 찍었던, 한국대 실용음악과 학생들이란 소속이 자막으로 떴다.
오렌지빛 조명 아래 모두의 목소리가 얽혀들었다.
보아라
영원히-
아주 영원히-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고척돔을 가득 채우면서 가수석에 앉아 있는 이들이 ‘와…’ 하는 표정을 짓는 장면이 잡혔다.
그리고 우주가 카메라를 보며 마지막 소절을 불렀다.
영원히-
타오를 우리의 태양을
특별하게 오늘 무대를 위해 마지막 부분을 개사한 노래.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무대에 붙었던 ‘We will live forever’이라는 타이틀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초반부에는 뉴블랙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험을 이어 나갈 것이라는 선언처럼 들렸다면.
[Like The Sun>에 있어서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스타가 영원토록,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살아갈 것임을 의미하는 듯했다.물론 어느 쪽이든 간에….
“…….”
관객들이 굉장히 깊은 감동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피아노 연주를 마무리하면서 잦아드는 소리를 자신들의 환호와 박수로 메우고 있는 관객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스트릿 보이즈 멤버들이 이두근을 꿈틀거리며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형.”
막내인 기원이 주변 분위기를 살피며 입을 가렸다.
귀를 기울이는 한조에게 그가 속삭였다.
“아무래도 저기가 대상 3개 다 받아갈 거 같지?”
“음…….”
한조가 고개를 돌려 관객들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수플레들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관객들도 [Like The Sun>의 무대에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린 한조가 말했다.
“받아가야 할 것 같은데. 안 주면 난리 날 거야.”
왠지 모르게 가수들에겐 뉴블랙의 무대가 그렇게 들렸다.
-잘 들었지? 지금부터 상을 내놓아라.
이제 어워드 측이 응답할 시간이었다.
* * *
“휴우.”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와…….”
“와아…….”
벽에 몸을 기댄 동생들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쉴 새 없이 무대를 이어 가다 보니 100미터 달리기라도 한 것처럼 성대에 힘이 들어가 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던 리혁이가 말했다.
“오늘 무대하면서 제일 좋았던 게 뭔 줄 알아요?”
“뭔데?”
“우리 솔로 무대가 많아졌다는 거요. 그거 아니었으면 30분 가까이 못했을 거예요.”
“인정.”
무대 시간을 20분 받아도 이걸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한 마당에 30분.
다행히 올해 솔로나 유닛 활동을 많이 했기에 생각보다 여유로운 편이었다.
지호가 물을 마시며 동의했다.
“마하여. 나흐지 안하허여.”
“지호야. 물 흘러내린다.”
“괘한하여. 무대도… 꿀꺽, 끝났구.”
칠칠맞게 물을 흘리는 막내의 입가를 손으로 닦아 주었다.
“으엑. 형 손에서 짠맛 나요.”
“축하해. 내 땀이야.”
“으.”
불쾌해하는 막내의 모습에 씩 웃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곧 대상 수상이 있을 시간이었다.
“자. 이제…….”
평소처럼 동생들을 챙겨서 떠나려고 하는데 비주가 안 보인다.
“중현아. 비주는?”
“김비주 저기 있어요.”
비주가 댄서들과 무어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백야 무대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활약했던 우리 댄서들.
겉보기만 보면 눈화장이 짙은 댄서들이 강렬한 인상이고, 우리 비주는 순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댄서들이 비주 형 눈을 피하는 것 같은데여.”
“그, 그러게….”
비주가 댄스팀 단장의 손을 붙잡고 무어라 열렬히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단장님은 아하하 하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서 꾸벅 인사했다.
“오늘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유. 아닙니다.”
지호가 발랄하게 인사했다.
“형들! 누나들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사진 촬영은 이따가 할까요? 저희 가 봐야 해서.”
“네네. 이따 봬요. 그리고 화이팅입니다!”
댄스팀이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올해 개봉했던 우리의 다큐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고, 콘서트나 큰 무대에서 우리와 꽤 오래 합을 맞추었던 팀이다.
그들을 보내면서 비주에게 물었다.
“무슨 이야기하고 있었어?”
“아, 그…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할까.”
“?”
고개를 갸웃하는 내게 비주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마치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발견했는데 부모님에게 이야기하는 아이의 표정 같았다.
“형. 저 그… 해 보고 싶은 게 하나 있어서요.”
“뭔데?”
“저희 우비즈 때도 느꼈거든요. 매번 무대할 때마다 저희가 다른 댄스팀이랑 계약하잖아요.”
“그치.”
음악이야 내가 만들지만 안무는 그때그때 다른 편이다.
곡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서 안무가를 정하고, 안무팀 역시 그때그때 무대 색깔에 따라 합을 맞추는 식이었다.
“그런데 매번 합 맞추는 것도 일이잖아요. 새로운 사람들이랑 일해야 하니까 서로 스타일에 적응해야 하고. 특히 리혁이는 새로운 사람들 만나면 긴장하니까.”
“저요?”
“응응.”
“…나도 친화력 좋아요.”
리혁이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울리는 동안 나는 비주의 말을 마저 들었다.
“그래서 전속 안무팀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해서….”
“아.”
오늘 무대가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모양이었다.
하기야 나도 [백야>의 무대에서 교복을 입은 댄서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모습을 보고 감명 받긴 했다.
“전속 안무팀 좋지.”
“그렇죠?”
“그런데 굳이 우리한테 동의를 구할 필요 없어, 비주야. 안무에 있어서는 네 생각이 곧 우리 생각이니까.”
그러니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따라가겠다는 말에 비주의 눈에 감동이 차올랐다.
리혁이가 말했다.
“번역하자면 네가 책임지라는 뜻이에요.”
“고마워. 리혁아. 네가 말해 주기 전까지 너의 맏형과 둘째 형은 행복한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단다.”
“후후후. 뭘요.”
눈을 흘겨 주고는 비주에게 웃어 보였다.
“진짜로. 네가 전속 안무팀이 필요한 것 같으면 한 번 꾸려 봐.”
“네!”
“당연히 저분들 의견도 물어보고.”
“다들 좋다고 하셨어요.”
“그래?”
그런데 왜 아까 분위기가 그랬지- 하는 의문이 떠올랐을 때.
막내가 대신 물어 주었다.
“그럼 아까 뭔 얘기하고 있던 거예요?”
“아. 저분들이 전속으로 들어오는 게 좋긴 한데, 제 기준을 맞출 자신이 없다고… 그게 댄서마다 잘하는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모든 걸 잘할 자신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비주의 성격 때문에 걱정을 한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비주가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어요. 같이 연습하면 되니까.”
“히끅…!”
리혁이가 딸꾹질을 했다.
우리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혼자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비주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아주 자그마하게 속삭였다.
‘미친 사람 중에 제일 무서운 사람은 자기가 미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더니…….’
‘저는 저 형이 뉴블랙 최고 광인이라고 생각해요.’
‘후후. 난 아니군.’
‘아, 형이 있었네요.’
‘!’
댄스팀이 생기면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하면서 행복한 알프스 소녀처럼 웃던 비주가 고개를 돌렸다.
“…? 무슨 이야기 해요?”
“아.”
내가 말했다.
“그, 전속 안무팀 생기면 팀명을 뭘로 하려나 해서.”
“그러게요. 레몬 크루?”
그때 중현이가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레몬이니까 VCS 크루 어때요.”
“오. 무슨 뜻인데? Victorious 그런 거?”
“아뇨. 빙초산인데요.”
우리가 다 같이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리혁이가 딸꾹질을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히끅! 히끆! 히끆-!”
…수상 소감할 때까진 멈추겠지?
* * *
가수석으로 돌아오자 주변 가수들이 반겨 주었다.
“무대 진짜 좋더라.”
“감사.”
한조와 주먹을 부딪치고, 태현이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땀에 젖은 머리를 대충 말린 상태로 가수석으로 돌아왔다.
정장으로 다시 갈아입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그냥 교복 상의 위로 수트 상의만 걸친 상태.
[다음은 올해의 노래상 시상이 있겠습니다.]곧장 수상 후보 라인업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 결과는 회사에서 예상해 주었던 대로, 그리고 우리도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던 대로였다.
[축하드립니다! 뉴블랙의 [백야>!] [백야>의 하이라이트 멜로디가 고척돔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동안 주변 가수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났다.손을 내민 이들과 악수를 하고, 멤버들과 함께 걸어 나가 트로피를 받아 들었다.
방금 전까지 시상자가 들고 있었던 부분의 감촉이 따끈한 트로피.
“정말 감사드립니다.”
상을 많이 받다 보면 감각이 무뎌진다는 사람은 나와는 생각이 다른 게 틀림없다.
상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차분하게 미리 준비한 소감을 마무리하고는 다시 가수석으로 돌아왔다.
작년도의 망고 차트 어워드에서 3개 부문을 모두 수상한 까닭에 오늘은 수상 소감에서 완급을 조절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대상 중에서 두 개 부문은 수상이 유력하니 감사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을 나눠서 인사하고.
[다음은 올해의 앨범상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뉴블랙!]그리고 앨범상 역시 우리의 차지였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
자기가 상을 탄 것처럼 기뻐하는 수플레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면서 앨범상 수상소감을 밝혔다.
중현이가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서 이름을 랩처럼 읊었다.
“감사합니다. 박규호 대표님, 조규환 이사님….”
앨범을 만드는 데 기여한 모든 스탭들의 이름을 호명한 후.
대망의 마지막 수상.
[올해의 가수상.] [네.]시상을 하러 나온 배우가 ‘너희 모두 알고 있었지?’ 하듯 카메라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뉴블랙. 축하드립니다!]작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대상을 차지한 우리였다.
그런데….
뭐라고 할까.
작년에는 트로피 3개를 모두 받아 들면서 마냥 기쁘기만 했는데, 올해는 왠지 모르게 트로피가 살짝 무겁게 느껴진다.
들뜬다기보다 오히려 차분해지는 느낌.
“우선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음속에 담긴 말을 모두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대상의 마지막 소감인 만큼 조금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기로 했다.
“오늘따라 트로피가 조금 무겁게 느껴지네요.”
누구나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을 때 할 법한 생각이다.
내가 과연 이걸 내년에 유지할 수 있을까?
내년에도 이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친구들에게 말했던 것처럼 내 목표는 예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 상황이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나 역시 마음속으로는 반신반의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과연 가능할까?
“올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저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더 올라갈 수 있을까.
이게 최대치는 아닐까.
“…매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수록 때로는 자신감을 잃기도 하고, 걱정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역시 곧 다가올 새해가 기다려지면서도 올해에 머물고 싶은 기분도 드네요.”
어떤 때는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금의 뉴블랙이 된 상태 그대로.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그래서도 안 되고.
“아마 저 혼자였다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 상태 그대로만 가자고.”
내가 동생들을 바라보며 웃자, 마찬가지로 웃음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멤버들이 함께 있어 주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목표를 세울 결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내가 팬들에게 말했다.
“더 올라가겠습니다.”
커다란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평소 때처럼 수플레들의 응원을 바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우리가 도전해야 할 영역은 팬들의 도움만으로 닿을 수 있는 곳들이 아니었으니까.
그랬기에….
“항상 여러분이 저희의 큰 기쁨이 되었듯이, 내년에는 저희가 여러분의 큰 기쁨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무언가를 이루어 내서 팬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도록.
그런 다짐을 담아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윽고 마이크를 쥔 동생들이 가족들을 이야기하는 동안 나 역시도 김덕순 여사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려가기 전에 내가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감사인사를 전해야 할 가족이 더 있네요.”
이제까지 항상 할머니만을 이야기했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서고 나니 부르고 싶은 이름들이 생겼다.
항상 마음이 아파서 부르지 못했지만, 이제는 부를 수 있는.
그리고 앞으로 영광스럽게 불리게 될 이름들.
내가 트로피를 들며 말했다.
“오늘 제가 받은 이 상을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 선명주와 이명은에게 바칩니다.”
사랑해요. 엄마아빠.
쏟아지는 환호성 속에서 나는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렸다.
아주 먼 곳에서도 잘 보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