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7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76화
북미 지역에는 업계마다 최고의 권위를 가진 시상식이 있다.
TV 부문에서 최고로 꼽히는 에미(Emmy).
가요계 최고의 시상식인 그래미(Grammy).
영화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 즉, 오스카(Oscar).
뮤지컬 최고의 시상식으로 꼽히는 토니(Tony).
이 4개의 수상자를 EGOT를 달성했다고 부를 정도로 대중문화 예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상식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골든 글로브는 무엇인가?
-TV 드라마? 에미 다음은 우리지!
TV 부문에서 에미상 다음으로 권위 있는 시상식이고.
-오스카를 가고 싶다면 우리부터 통과해라. 후후후!
영화 부문에서는 아카데미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상식이었다.
영화/TV 부문 모두에서 각각 2등이지만, 그 두 개를 하나로 합치니 굉장한 위상이 되는 것이다.
“뭔가 형 같은 시상식이네요.”
“?”
“보컬 2등, 댄스 2등, 랩 2등, 연기 2등이지만 그걸 하나로 합치면 어마무시한 괴물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느낌인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2등을 연속으로 들으니 기분이 미묘하군.
어쨌든 이런 위상 때문인지 행사장의 분위기는 제법 진중한 편이었다.
턱시도나 드레스를 휘황찬란하게 차려입은 배우들이 고상한 표정으로 물을 홀짝이고 있다.
[오늘의 호스트를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턱시도를 차려입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나와 모놀로그를 시작했다.
북미 특유의 매콤한 정치 풍자를 비롯해 오늘 참석자들을 놀려 대는 개그들에 지호와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 소린지 반만 알아들을 수 있는 거 같아요.’
‘대충 사람들 웃을 때 웃어.’
특히나 정치 풍자 쪽은 미국의 최근 시사와 관련되어 있어서 그런지 단어를 알아도 해석이 잘 안 된다.
청중들을 신나게 웃기던 코미디언이 오늘 시상식의 라인업을 소개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들을 빼먹을 수 없죠. 개쩌는 태양을 보여 준 [사운드 오브 선>입니다.」
「와아아아아아-!」
「태양처럼 환히 웃고 있는 써니가 보이시죠? 누구든 저 친구와 적이 되려면 각오해야 할 겁니다. 1700만의 남자니까요. 분개한 수플레들에게 1초에 펀치 한 방씩 맞아도 200일 동안 맞아야 하거든요.」
카메라에 비춰지는 나와 이견우 선배, 다른 배우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관계자들의 박수에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하는 동안, 사회자가 로버트 맥기니스 감독을 불렀다.
「그리고 로버트, 우리의 경애하는 친구. [웨스트 할리우드>라는 멋진 영화를 들고 왔죠. 제발 은퇴 선언을 번복할 거라고 말해 줘요.」
카메라에 비춰진 괴팍한 얼굴의 감독이 단호하게 손을 저었다.
다들 떠들썩한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모두가 계속해서 보내는 박수에 원로 영화인이 쑥스러운 듯한 얼굴로 손사래를 쳤다.
「모두 준비되셨군요. 자, 그럼 지금부터 제76회 골든 글로브 어워드를 시작하겠습니다!」
우레와 같은 환호성 속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시작됐다.
* * *
처음 참석하긴 했지만 골든 글로브는 지금까지 우리가 참석했던 어워드와 비슷했다.
시상자가 등장해서 후보들이 담긴 영상을 보여 주고, 봉투를 열어서 바로 발표한다.
특징이라면 미국 시상식 특유의 노 딜레이.
한국 시상식이라면 ‘수상자는 바로…’ 하면서 두구두구두구 한 다음에 발표하겠지만 여기는 그냥 봉투를 열자마자 바로 싱겁게 이름을 부르는 식이었다.
[TV 부문의 남자 조연상은 바로 윌 터커, 축하드립니다!]턱시도를 입은 중년 남성이 올라와서 트로피를 받아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오 마이 갓, 골든 글로브라니….]감격한 얼굴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배우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음.
뭐라고 해야 되지.
오늘 수상 후보에 오른 사람으로서 만약에 수상을 하게 된다면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가 고민이 된다.
아무래도 내게는 낯선 시상식이어서 그런 것 같다.
한국의 한국 예술대상이나 현무 영화상이었다면 입을 틀어막고 놀랄 텐데, 골든 글로브는 이번에 [사운드 오브 선>이 후보작으로 오르기 전에는 내가 알지도 못했던 시상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영화 시상식에 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고.
하지만….
[제가 이 시상식에 서 있을 거라는 상상은 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지난 20년간의 연기 생활 동안 골든 글로브에서 상을 탈 거라고는 정말 꿈도 못 꿨거든요.]배우들의 수상 소감이 하나둘 이어지면서 그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았다.
[…놀라운 일이네요. 믿을 수 없습니다. 저의 드라마를 사랑해 주신 많은 분들이…….]푸른 드레스를 입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소감을 전하는 배우.
[축하드립니다! [마이애미 13>의 소니아 체이스!] [와아아아아아-!]수상자가 발표되자마자 출연진끼리 얼싸안고 방방 뛰는 장면.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집에서 TV로 부인과 함께 골든 글로브를 시청했죠. 그런데 지금은 여기에 있네요.]남편이 수상소감을 전하는 동안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쏟는 부인.
수상자들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마치 실타래가 얽혀들듯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직접 참석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요한 시상식… 중요한 시상식…’하며 되뇌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여기…….”
내가 지호에게 느낀 바를 속삭였다.
“알고 있긴 했지만… 정말 큰 시상식이었구나.”
“맞아요. 누군가한테는 꿈의 시상식이에요.”
그제야 우리 [사운드 오브 선> 관계자들의 표정이 이해가 됐다.
모르는 외국인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꿈을 꾸는 것처럼 행복해하는 이견우 선배.
아버지의 주름진 손을 붙잡은 채, 누군가 톡 건드리기라도 하면 바로 눈물을 쏟을 기세로 웃고 있는 김보라 감독님.
화려하게 차려입고 와서 즐기고 있는 스탭들 등등.
마치 지상 최대의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 같은 표정이었다.
“…….”
무언가 오묘한 기분.
지금까지 가요 시상식이나 무대 행사 위주로만 참석했던 나에게 새로운 무대가 등장한 듯한 기분이었다.
수상에 기뻐하고, 울고, 아쉬워하고 행복해하는 감정들이 공기를 타고 고스란히 내게로 전달됐다.
“어때요. 형? 저는 지금 너무 설레요.”
“…좋네.”
그냥 이 분위기가 좋았다.
어느 시상식이든 마찬가지긴 하지만, 연기 쪽의 시상식들은 소감에서 굉장한 에너지 같은 게 느껴졌다.
감정의 크기가 크다고 해야 하나.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1년 내내 무대를 하면서 활동을 하는 가수들과 달리 1년 동안 프로젝트 하나만 바라보고 어둠 속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심지어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군가는 실패를 겪고, 누군가는 성공을 겪는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후보자들은 모두가 그 시간을 견뎌 내고 성공을 거두고 온 사람들이었다.
나 역시도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운드 오브 선>이라는 프로젝트.처음에는 아무도 지원을 해 주지 않으려는 프로젝트의 감독을 섭외하고, 제작비를 함께 마련하고, 업계의 전설적인 프로듀서를 데려오고, 아빠의 곡들을 뮤지컬로 편곡하고.
정말 준비하는 기간 내내 ‘과연 잘될까…?’ 하며 근심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았다.
“형?”
“응?”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냥 좋아서.”
지호에게 웃어 보였다.
처음에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위상과 분위기에 이제야 적응이 되는 기분이었다.
바로 그때.
[영화 부문 각본상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사운드 오브 선!]우리 영화의 첫 수상자가 발표됐다.
[사운드 오브 선>의 각본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안 우리가 일어나서 열렬히 박수를 쳤다.“축하드려요!”
“와아아아아아-!”
수석 각본가로 무대에 올라온 조앤 윤을 비롯해 한국계 각본가들이 능숙하게 수상 소감을 전했다.
다들 아카데미 각본상을 탄 경험이 있거나 골든 글로브가 처음이 아닌 이들이다 보니, 가볍게 웃으며 기뻐하는 분위기였다.
“축하해요!”
“와아아아!”
무대 아래로 내려온 각본가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를 한 후.
계속해서 시상이 이어졌다.
코미디 배우상, 스탠드업 상 등등.
“오. 여기는 코미디 같은 것도 되게 잘 챙겨 주나 봐.”
“그러게요? 좋다.”
코미디를 따로 챙겨 준다는 점에 신기함을 느끼며 지켜보고 있는 동안 외국어 영화상과 TV 배우상을 지나 영화감독상이 흘러나왔다.
여러 감독들이 흘러나오고, 오늘의 주요 3인방이 등장했다.
[마이애미 13, 레베카 찰턴.]생활비를 벌기 위해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는 가난한 미혼모를 다룬 영화의 감독으로 요즘 떠오르는 감독이라고 했다.
은퇴작으로 피 튀기는 은행털이 영화를 만든 할리우드의 거장.
[사운드 오브 선, 데보라 킴.]마지막으로 독립 영화에서 순식간에 상업 영화의 샛별로 등극한 우리 김보라 감독님.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라인업들 속에서 시상자가 봉투를 열고 이름을 불렀다.
꿀꺽-
우리 스탭들 모두가 침을 삼키고 있는 동안, 배우의 붉은 입술이 움직였다.
[데보라 킴. 사운드 오브 선.]우리가 벌떡 일어났다.
“와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주변에서도 여러 배우들과 관계자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 가운데, 김보라 감독님은 여전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어리둥절해하는 얼굴.
감독님의 아버님이 딸의 손을 붙잡고 일으켜 주는 동안, 옆자리에 있던 로버트 맥기니스 감독이 웃으며 손을 위로 까딱였다.
얼른 일어나 가서 받으라는 듯.
“어…….”
멍한 얼굴로 일어난 감독님에게 아버님이 가볍게 포옹을 해 주었다.
그러고는 얼른 가 보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손짓에 감독님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감독님!”
“축하드려요!!!”
검은 드레스를 입은 채 무대로 올라간 김보라 감독님이 트로피를 받아 들고 시상자와 포옹했다.
[음…….]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벌써부터 살짝 번진 화장.
눈물로 얼굴이 벌게진 감독님이 입을 열었다.
[우선 먼저…….]김보라 감독님이 훌쩍이며 말했다.
[저와 아버지를 보고 ‘30년간 이민자로서 세탁소를 운영하다가 마침내 딸의 성공을 본 아버지’ 같은 서사를 생각하신 분이 있다면 그게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습니다.]인종 편견을 지적하는 개그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주변의 미국인들이 움찔하는 것을.
[저의 아버지는 변호사시거든요. 알다시피 자녀를 영화 학교에 진학시키려면 보통의 학비가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사랑해요. 아빠.]영화 업계인들이 공감의 웃음을 터뜨렸다.
감독님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또 다른 누군가의 아버지가 있죠. 네, 써니의 아버지가 있습니다.]카메라가 내게로 향하면서 내가 웃어 보였다.
[불과 작년 1월에만 해도 저는 선댄스에서 영화를 발표하고 있던 작은 영화의 감독이었습니다. 그 어느 날, 써니가 제게 찾아와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을 생각이 없냐고 묻기 전까지는요.]감독님이 날 보며 말했다.
[처음에만 해도 부담이 심했습니다. 다름 아니라 선명주라니요. 아마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 많은 수가 모르셨겠지만, 그는 우리들에게 있어 우상 같은 분이었어요.]자리에 참석한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분의 영화를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과 몇 가지 행운 덕분에 이 영화가 여기까지 오게 될 수 있었습니다.]이 영화에 참석한 이들의 크레딧을 언급하며 하나하나 공로를 언급하던 김보라 감독님이 트로피를 들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저를 키우셨던 아버지에게,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선명주에게 이 트로피를 바치겠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의 ‘개쩌는’ 태양에게 환호를-!]떠들썩한 환호성.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들어 올리는 감독님에게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자리에서 내려온 신예 감독을 향해 업계 선배들의 격려가 쏟아진다.
「정말 축하해요!」
여성 감독이 상을 수상하는 일이 드물다는 것 때문인지, 같이 후보에 오른 레베카 찰턴 감독은 당사자보다 더 기쁜 얼굴로 김보라 감독님과 포옹하고 있었다.
작게 말해서 잘 들리진 않지만 로버트 맥기니스 감독도 뭐라고 웃으며 말을 하는 게 들렸다.
겨우 눈물을 진정시킨 김보라 감독님의 눈이 내게로 향했다.
‘고마워요.’
‘뭘요.’
내가 눈웃음으로 답했다.
그리하여 [사운드 오브 선>이 각본상과 감독상을 가져가는 가운데, [웨스트 할리우드>의 독주가 이어졌다.
거기에 [마이애미 13>까지 낀 3파전.
[다음 부문은 남자 주연배우상입니다.] [마이애미 13의 데일 브래넌.]에이즈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43kg을 감량하고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배우가 남자 배우상을 가져가면서 이견우 선배의 수상은 불발됐다.
“…아쉽네요. 선배님.”
“아니야. 전혀.”
이견우 선배가 물을 마시며 말했다.
“저분이 받을 걸 알고 있었어.”
“그…래요?”
“응. 연기자들은 영화를 보면 알거든. 누가 상을 타게 될지.”
그렇게 상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는 동안, 마침내 내가 후보에 오른 부문도 시상이 이어졌다.
[다음은 영화 주제가상 부문입니다.]이변은 없었다.
수상이 발표되기 전부터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시상자가 봉투를 열었다.
[Like The Sun-!]“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이견우 선배가 벌떡 일어나서 내 등을 두드려 주고, 지호도 방방 뛰면서 소리를 질렀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우리 스탭들과 배우들 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Congrats, really good work!”
“Thank you.”
시상자에게 트로피를 받아 들고는 무대 위에 섰다.
디너 파티처럼 테이블에 둘러앉은 배우들이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내가 마이크 앞에 다가갔다.
[소감으로 준비한 말이 너무나 많았는데 데보라 킴 감독님께서 대신 다 말해 주신 것 같네요.]그 때문에 영화에 대한 소회는 따로 밝히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랬기에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인 프랭크 차우를 비롯해 음악감독님, 할머니 등에게 감사 인사를 표한 후.
[이 영화를 만들면서 꿈에 그리던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들 이름조차 가물가물하게 잊었을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을 모두가 알게 되는 것이었죠.]내가 눈을 빛내며 주변의 청중들을 바라보았다.
[그랬기에 지금의 이 장면을 저희 부모님께서 보실 수 있다면…….]천장을 잠시 흘긋 보고는 말했다.
[보여 드리고 싶네요.]내가 무엇을 할지 모두가 알고 있는 눈빛이었다.
수상 소감 마이크를 잠시 빼어들고는 눈을 감고 노래를 한 소절 불렀다.
[보아라-]그에 내가 마이크를 내밀자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합창했다.
[당신의 찬란한 태양을-]저마다 목소리는 달라도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의 쩌렁쩌렁한 하모니에 내가 눈을 뜨고 씩 웃었다.
휘파람과 환호성.
그 속에서 내가 저 높은 하늘을 향해 트로피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보여요?
모두가 두 분의 이름을 부르고 있어요.
* * *
그날.
골든 글로브에서 [사운드 오브 선>은 총 4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각본상, 감독상, 주제가상, 그리고 뮤지컬/드라마로 나뉜 부문에서 뮤지컬 작품상까지.
“축하해요!”
“축하합니다!”
시상식이 끝나고 열린 골든 글로브의 애프터 파티에서도 다들 얼싸안고 기뻐했다.
취기가 오른 김보라 감독님이 펑펑 울고, 다들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흥겹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평소였다면 일찍 귀가했겠지만 지난 1년여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기념으로 흥겹게 놀았다.
물론 애프터 파티에는 우리 동생들도 참석했다.
“와아아아아아-!”
“골든 글로브 수상자다!”
“우아아아아!!”
내 곁에서 방방 뛰는 졸개들에게 둘러싸여 흥겹게 호텔방에 도착했을 때.
알 수 없는 취기 같은 몽롱한 기분을 느끼며 행복해하던 나에게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뭐?”
순식간에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
내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내가 지금 제대로 들은 게 맞아?”
“응.”
“진짜로?”
맞은편에 있는 안경 쓴 수학귀신의 얼굴은 표정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표정 변화가 없을 뿐, 하회탈처럼 웃고 있는 건 여전했다.
“축하한다. 우주야.”
석환 형이 확인시켜 주듯 내게 다시 말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Like The Sun> 축하 무대 요청 들어왔다.”
“……!”
멤버들 모두가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형!”
“형, 이거…!”
멍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불현듯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그건 바로 세계 최고의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하는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