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0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06화
진한 재즈 선율 속에서 두 남자가 걸어 나왔다.
Talk to me Father
콜드 브라운이 랩을 시작했다.
비머(Bimmer)에 올라타 출근하다
백미러에 내 얼굴이 비쳤지
궁금한 거야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재즈 위의 힙합.
능숙한 곡예사가 줄 위에서 곡예를 펼치듯이, 재즈 선율 위에서 말과 단어들이 춤을 추는 듯했다.
-콜드 브라운.
2000년대 초반 힙합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 래퍼를 수식하는 단어는 참으로 많았다.
힙합계의 신사.
새로운 희망.
천재 시인.
특히나 그의 독특한 모습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콜드 브라운입니다.
조곤조곤한 목소리.
금목걸이나 후줄근한 패션으로 대표되던 다른 래퍼들과 달리 차분하고 단정한 옷차림.
보통 래퍼들이 자신의 가난한 어린 시절이나 약에 얼룩진 주변의 환경 등을 노래하는 것과 달리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었다.
-저는 거리의 이야기를 전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에 있었던 적이 없었으니까요.
유복한 중산층 집안에서 자라나 유명 음악대학까지 졸업해서 탄탄대로를 걸어온 인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힙합 음악을 할 수 없다는 건 아닙니다. 저는 할 이야기가 정말 많거든요.
그의 데뷔 초 인터뷰는 그야말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기존의 래퍼들은 두말할 것 없이 반발했다.
-요즘에 콜디인지 뭔지 하는 놈이 설치는데, 그놈은 힙합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어. 정원 딸린 집에서 아빠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아온 놈이 인생에 대해 뭘 아는데?
-내가 들어 본 소리 중에 최고의 개소리네.
-이 꼬마에게 음악을 만드는 재능이 있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힙합 정신은? 글쎄.
-학교에서 많이 보던 재수 없는 범생이 새끼 같은걸.
누군가 말했다.
-저 자식이 금세 고꾸라질 거라는데 100달러를 걸지.
하지만 고꾸라진 건 그들이었다.
콜드 브라운을 디스했던 래퍼들이 약에 절어 재활원에 가고, 앨범이 망하면서 음악 업계에서 사라지는 동안에도 그는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정상으로 올라갔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데뷔하고 나서도 10년 가까이 동료 래퍼들의 무수한 공격과 디스에 시달렸으며, 평론가들 역시 그를 인정해 주지 않으려 했다.
콜드 브라운이 웃으며 마이크를 들었다.
그래 나도 알아
내 인생이 질투날 만큼 부럽단 건 알아
자신이 이룩한 부와 명예를 자랑하는 콜드 브라운에게 모두가 리스펙을 보냈다.
‘콜드는 그럴 자격 있지.’
흔히 힙합에서 말하는 것처럼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음악계에 들어온 이후로 온갖 고난을 이겨 내고 정상에 우뚝 올라선 자에겐 그만의 서사가 있는 법이었다.
그랬기에 힙합의 왕은 당당하게 웃었다.
그래미 빼곤 다 이뤘어
부탁이니 크게 웃지는 마
모두가 폭소하고 있는 동안 코러스가 울렸다.
그래 즐겁게 웃어
그래미 너희는 빼고
‘Except you, Grammy-’ 하는 소절을 장내의 관객과 가수들이 따라 부르며 환호성을 보냈다.
능글맞게 웃던 콜드 브라운이 랩을 이어 갔다.
스틱스 강 앞에 선 나를 상상했지
저승의 뱃사공이 다가와 묻는 거야
넌 누구냐고
그가 힙합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타고난 이야기꾼.
멜로디보다 가사에 더 중점을 두는 힙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였다.
마치 시인이 시를 낭송하듯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압축적인 단어와 운율로 담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백의를 입고 있는 이 래퍼는 그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가 귓가에 쏙쏙 전달되어 왔다.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그려진다.
평생 동안 성공을 위해 정상을 향해 걸어왔던 남자가 물가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자신이 입고 있던 것들을 하나둘 벗기 시작한다.
화려한 장신구.
트로피.
콜드 브라운이라는 예명까지 벗어 던지고, 마침내 피니어스 제섭이라는 본명으로 되돌아온 남자의 랩에 관객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래서 말야
난
그리고 바로 그때.
검은색 의상을 입고 있던 우주가 마이크를 들고 끼어들었다.
난 이제 답을 알 것 같아
내가 헤매던 그 답
너도 알고 있잖아
화려한 색색의 선율이 물결치는 듯한 목소리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때로는 노래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감동할 때가 있듯이.
‘와.’
재즈 콰르텟이 간주를 연주하는 동안 리듬을 타고 있던 뉴블랙의 리더가 랩을 시작했다.
매일 같은 고민을 해
자다가도
밤새 잠을 뒤척이다가도
친구처럼 속삭이는
불면증과 대화를 나눌 때도
노래하듯이 부르는 싱잉랩이었다.
아까처럼 고음이 아니라 묵직하게 내려앉는 저음이어서, 얼핏 들으면 ‘이게 같은 사람 목소리라고?’ 하는 생각이 들 법한 느낌.
당연하게도 콜드 브라운에 비하면 특출한 랩이라고 하기 힘들었다.
그 때문에 [Answer>가 성공을 거두었을 때 비판적으로 보았던 가수들도 없잖아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썬? 걔가 왜 거기서 랩을 하는지는 모르겠어. 걔는 래퍼가 아니잖아.
보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저 꽃미남 보이밴드 가수가 과연 힙합에 어울리냐는 비판이었다.
불과 작년 봄에만 해도 즐비했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저 친구도 자격이 있지.’
그들에게 있어 뉴블랙은 생소했던 가수였다.
데뷔 초부터 뉴블랙을 지켜본 한국인들과 달리 미국인들은 미국 진출 이후의 뉴블랙만을 알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보기에 뉴블랙은 굉장히 쉽게 성공을 거둔 그룹이었다.
거대한 팬덤의 지지를 바탕으로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던가.
뉴블랙이 어떤 과정으로 올라온 것인지에 대한 서사가 없기에 그렇게 여기고 있었는데…….
-저 선명주가 돌아왔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선>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뉴블랙이란 그룹이 탄생하기 전, 그룹의 핵심으로 꼽히는 멤버의 이야기에 대해 지금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랩을 하는 우주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이 반짝였다.
‘와…….’
‘기분이 이상해.’
[사운드 오브 선>의 그 작은 아기가 자라서 지금 그래미 무대에 서 있었다.선명주와 이명은 부부가 저 모습을 보면 기분이 어떨까?
자연스럽게 영화 속 주인공들이 무대 위의 아들을 보며 웃고 있을 장면이 그려졌다.
지금 관객들에게는 눈앞에 펼쳐진 무대가 [사운드 오브 선>이라는 실화 영화의 후속편처럼 느껴졌다.
우주가 웃으며 마이크를 들었다.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손자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형제
나를 지켜 주는 사람들 없이
조금 더 단단해질 순 없을까
그 작디작았던 아기가 이제는 찬란한 존재감을 뽐내는 모습에 감탄이 흘러나왔다.
마치 홀로 빛나는 태양처럼.
하지만 지금 우주의 가사는 다르게 말하고 있었다.
-나의 사람들로 인해 나는 빛난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재능.
할머니의 사랑.
가족 같은 멤버들과 수많은 동료들의 지지.
그 모두의 힘 덕분에 자신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노라 말하는 듯했다.
지켜보고 있던 멤버들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을 때.
그래서 말야
나는
우주의 랩에 콜드 브라운의 노래가 이어지면서 다시금 환호가 흘러나왔다.
재즈와 힙합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멜로디 속에서 두 남자가 손을 들어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그 즈음 한 가수가 중얼거렸다.
“그거 알아?”
“응?”
“무대 위에 저 둘밖에 없다는 거.”
그 말에 무대를 바라본 동료 가수들이 눈을 크게 떴다.
‘진짜네?’
신기한 일이었다.
화려한 조명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도, 댄서들의 군무가 펼쳐지는 것도 아닌데도 희한하게 무대가 꽉 찬 것처럼 느꼈으니까.
‘저 둘이 무대를 완벽히 장악했군.’
그저 두 가수가 자신들의 존재감만으로 무대를 꽉 채운 것이다.
무엇보다 신기한 건 뉴블랙의 리더였다.
콜드 브라운이야 20년에 가까운 경력이 있다 치지만, 그는 데뷔한 지 이제 5년이 조금 넘은 어린 가수.
그가 힙합계의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데서 그들 모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가수들이 보기에 뉴블랙의 우주는 아직 성장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이 정도라는 건….
‘……더 크게 되겠군.’
가까운 미래에 무언가 더 엄청난 것을 목격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가수들은 물론이고 TV로 무대를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 사람은 무대로 증명한 셈이었다.
내일 아침도 일어나 묻겠지
더 나은 사람이 될 순 없을까
그 대답은
노래 가사지만 왠지 모르게 관객들에게 그 가사가 이렇게 들렸다.
우리의 그래미 수상을 어떻게 보냐고.
콜드 브라운과 우주가 씩 웃으며 마이크를 내밀었다.
그 대답은 이미 알고 있잖아
안 그래?
그 말과 함께 두 남자가 손을 뻗어 마이크를 떨어뜨렸다.
마이크 드롭.
퉁-
무대의 끝을 알리는 청명한 소리 속에서 두 가수가 즐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는 웃음.
분명 마이크는 꺼져 있고,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현장을 뒤덮고 있는데도 왠지 모르게 관객들에게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듯했다.
* * *
“형, 진짜 잘했어요!”
“고생했어요.”
테이블로 돌아오자마자 졸개들이 꺄르르 웃으며 반겨 주었다.
내가 땀을 닦으며 물었다.
“나 잘했엉?”
“제가 올해 본 힙합 무대 중에 최고였어요.”
중현이의 말에 내가 흐뭇하게 웃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지금은 2월이잖아?”
“후후.”
후후후 웃으며 모른 척하는 중현이를 보며 웃고는 손수건으로 땀을 훔쳤다.
통풍이 안 되는 의상이라 많이 덥기도 했고, 무엇보다 현장 반응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었다.
콜드도 발그레한 뺨에 손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콘서트에 온 것 같군. 이 정도로 시상식장에서 뜨거운 반응은 오랜만이야.」
「오랜만이라고요?」
「힙합은 시상식 무대에서 환호 받기 힘들거든. 페스티벌이나 콘서트보다는 조금 반응이 덜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래도 강렬한 랩 특성상 호응도가 높지 않다는 모양이었다.
그 말을 하던 콜드 브라운이 내게 속삭였다.
「그나저나 써니, 우리가 디스한 건 괜찮겠지?」
「그래미요?」
「응.」
그가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설마 그래미 디스했다고 상을 안 주거나 그러면… 그러면 안 되는데…… 설마 그러진 않겠지? 아니야. 하지만 이 옹졸한 놈들이라면… 아니야, 이런 말을 하면 수상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도.」
「콜드.」
리혁이가 입을 가리고 속삭였다.
「이미 수상자는 정해져서 봉투 안에 적혀 있을 거예요. 그래미에서 무대를 보고 나서 이름을 찍찍 긋고 바꾸겠어요?」
「너의 말이 맞네, 리혁. 후우….」
곧이어 그래미 제너럴 필드의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라 그런지, 연신 불안한 얼굴로 목을 축이는 콜드 브라운이었다.
주변에 있던 헤일리가 어깨로 콜드를 툭 쳤다.
「적당히 마셔, 콜디. 지금처럼 하마 같이 물을 퍼마시다가는 이따 오줌 마려울걸?」
「경험자의 조언인가?」
「Yeap. 나처럼 앨범상 수상하는 순간에 지각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리고 진정 좀 해.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해야지. 너 때문에 이 아기새들이 불안해하고 있잖아. 나처럼 어른스럽게 행동해야지.」
그 말을 하며 알사탕을 우물거리던 헤일리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왜. 뭐. 왜.’
‘아니에요.’
내가 다시 무대로 고개를 돌렸다.
[다음은 ‘Song of the Year’ 부문입니다.]시상자로 원로 음악인이 나오면서 모두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80년대에 활약한 유명 프로듀서가 코멘트를 하는 동안, 우리 테이블에서 적막이 흘렀다.
-올해의 노래상.
그래미에서 가장 중요한 4개 부문의 상 중 하나다.
한국인들에게 직관적으로 와 닿는 신인상(Best New Artist)이나 올해의 앨범상과 달리 노래상은 헷갈리는 분야다.
레코드상과 노래상이 같이 있으니까.
쉽게 비교하자면 노래상은 말 그대로 작곡가와 작사가에게만 주는 상이다.
-님들 노래 잘 썼네요!
그래서 노래를 부른 가수가 이 곡을 쓴 작곡가나 작사가가 아니라면 올라가서 상을 받지 못한다.
반면에 올해의 레코드상 같은 경우에는 종합적인 것을 심사한다.
-가수가 곡을 잘 살렸군! 보컬 솜씨가 나날이 늘고 있어! 10점!
-엔지니어들이 사운드에 굉장히 공을 기울였는걸? 10점!
-프로듀서가 곡을 정말 잘 만들었군. 10점!
-편곡 점수 10점!
노래상이 작곡, 작사가들의 개인전이라면 레코드상은 팀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음원의 전체적인 것을 고려하여 상을 주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어느 쪽이 더 대단하다고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 이 부문들 모두 영광스러운 상으로 꼽히니까.
[그럼 발표하겠습니다.]원로 음악인이 봉투를 열면서 우리 모두 침을 삼켰다.
우선 올해의 노래상 부문이었다.
-수상 확률은 8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에이전트인 디안젤로 코스타 씨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래미는 정말 알 수가 없거든요. 아카데미야 골든 글로브 등을 보고 추측이 가능하죠. 도박사들의 베팅이 대체로 맞는 편이고요. 하지만… 그래미는 예측불능이거든요.
그 해 최고의 히트를 기록한 싱글이 노미네이트조차 되지 않아 인종 차별 비화로 퍼진 적도 있고, 노미네이트는 많이 시켜 준 다음에 상을 하나도 안 준 적도 있고.
그만큼 예측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래미를 받게 될 가수는 바로…….]원로 음악인이 봉투 속 이름을 호명했다.
[레지나(Regina).]바로 옆 테이블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금빛 드레스를 입은 레지나가 동료들과 포옹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다.
「축하합니다!」
「축하해요!」
절친인 헤일리가 포옹을 해 주며 그녀의 엉덩이를 두드려 주고, 우리도 일어나서 박수를 보냈다.
라틴어로 여왕을 의미하는 단어를 예명으로 선택한 가수가 드레스 자락을 붙잡은 채 우아하게 걸어 올라갔다.
트로피를 받아드는 가수의 눈가에 벌써부터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정말 감사합니다. 불과 작년 이 시기만 해도 저는 굉장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작년에 이별로 인해 힘들었던 기억과 작곡을 하며 극복한 경험에 대해 싱어송라이터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리 테이블에는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다들 웃으며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노래상에서 굉장히 수상이 유력하다고 들었으니까.
‘어…….’
동생들과 내 눈이 마주쳤다.
‘이럼 진짜 모르는데.’
‘이거 모르겠네요.’
두 개 부문 모두 수상을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유력한 후보였는데 일단 하나는 떨어졌다.
이러면 레코드상도 어떻게 될지 감이 안 온다고 할까.
다들 초조함과 떨림을 숨긴 채 웃고 박수를 치고 있는 동안, 물잔을 든 콜드의 손이 달달 떨리는 게 보였다.
[다음은 최고의 신인 아티스트 부문입니다.]최근에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는 밴드 키스 앤 킬(Kiss & Kill)이 올라가 수상 소감을 마친 후.
다음 시상자가 나왔다.
[다음은 올해의 레코드상 부문입니다.]시상자로 나온 배우가 음악 산업과 레코드상에 대한 스피치를 가볍게 전달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후보를 만나 보시죠!]음악들이 주르르 흘러나왔다.
[헤일리 블루, ‘Whether You Like It or Not’]레트로 사운드로 가득한 헤일리 블루의 신스팝이 흘러나오고.
[레지나, ‘Sentence’]방금 전 노래상을 수상한 레지나의 곡이 나오고.
다른 곡들이 흘러나오면서 마지막에 익숙한 [Answer>가 흘러나왔다.
[콜드 브라운 & 우주, ‘Answer’]VCR이 끝나고 다시금 현장으로 장면이 전환됐다.
시상자로 나온 중년 배우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봉투를 뜯었다.
[Oh.]수상자의 이름을 확인한 그녀가 눈썹을 알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움직이더니 입을 열었다.
[And Grammy goes 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