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12)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12화
비슷한 시각.
원더 코믹스의 덕후들은 축배를 쏘아 올리고 있었다.
[시크릿 에이전트 3 슈퍼볼 트레일러]히어로 영화 팬들이 모인 게시글에 곧장 댓글이 우르르 달리고 있었다.
-나이트메어를 드디어 극장에서 보게 되다니 (눈물)(눈물)(눈물) 드디어 내 소원이 이루어졌다 [좋아요 335]
-나이트메어 배우 캐스팅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 그의 목소리는 울림이 대단해 [좋아요 131]
┕그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잔뼈 굵은 성우야
┕완전 공감해. 나도 배우의 카리스마에 압도됐어
-제작진은 미친놈들인가. 1편에서도 히로인을 죽이고 2편에서도 히로인을 죽이더니 이제 3편에서도 죽일 셈이야? 미아를 죽이면 맹세컨대 제작진을 가만두지 않겠어 [좋아요 22]
┕내 말이. 제발 에드윈을 고독한 늑대로 만들지 말아줘. 3편쯤 되면 그도 행복할 자격이 있지 않아?
┕제작진들이 소시오패스가 분명해
-시리즈에서 가장 어두운 이야기가 될 거라는 감독의 말이 맞나 보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얘들이 지금 좋아하는 게 맞나?’ 하는 궁금증이 나올 만한 반응들이었다.
하지만 덕후들의 언어로 번역하자면 다음과 같은 표지판이 반짝이는 셈이었다.
『☆ 과몰입 중입니다. 부디 방해하지 마세요 ★』
덕후들이 흥분한 얼굴로 침을 튀기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징조였다.
그만큼 몰입했다는 증거니까.
슈퍼볼은 안중에도 없이 벌써부터 예고편의 장면을 나노 단위로 분석하는 원더 코믹스 덕후들이 한가득이었다.
-나이트메어가 실험실에 갇혀 있는 건 아무래도 비밀 조직인 ‘링’과 연결되어 있는 게 틀림없어. 실험실 가운에 새겨져 있는 로고를 자세히 확대해 보면 고리 모양이 있거든
-내 개인적인 분석으로 이번 편에서는 주인공의 동료나 연인이 죽는 전개로 갈 거 같지 않아.
┕그러면?
┕에드윈이 희생하고 죽을 것 같은데.
┕악마 같은 발상이야. 하지만 설득력이 있네. 크리스 카일도 하차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잖아.
┕하긴 부인이 헤일리 블루면 영화 따위 알게 뭐야. 놀고먹고 살지.
-친구들. 나는 정말 슈퍼볼이 한창인데도 영화 이야기하는 너희가 자랑스러워 [좋아요 499]
┕나를 괴롭히던 일진들이 하던 공놀이따위 알게 뭐냐고. (웃음)
그런 분위기 속에서 메인 빌런 나이트메어와 함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뉴블랙의 서브보컬이자 배우였다.
어찌나 관심도가 높은지 단독 스레드가 생겼다.
[Jiho가 나온 배역에 대해서]정체가 뭐인 거 같아?
예고편에 등장한 정체불명의 인물.
IMDB에 들어가도 뉴블랙 멤버의 캐스팅 소식만 있을 뿐, 특별히 배역 이름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일반인이라면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덕후들에게는 십수 년이 넘는 덕질 경력이 있었다.
-시크릿 에이전트의 1995년 한정판 이슈를 걸고 맹세할 수 있어. 섀도우 마스터야. [좋아요 694]
-이건 백 퍼센트 섀도우 마스터지. [좋아요 311]
섀도우 마스터(Shadow Master).
본래 공산권 첩보원들과 싸우는 스토리가 중심이었던 시크릿 에이전트 시리즈가 소련 해체 이후 악당이 사라지게 되면서 위기에 처하자, 만화사에서 부랴부랴 새롭게 만들어 낸 캐릭터 중 하나였다.
변신 능력을 가지고 다른 악당들의 보물을 훔치러 다니는 괴도.
정확히 국적이 설정되지는 않았지만 국적 불문의 아시아 계통으로 추정되는 캐릭터였다.
중국이나 인도 같은 제3세계의 빌런이지만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서 동양 쪽 캐릭터구나 하는 느낌.
-예고편에서 연출을 잘했다고 생각해. 섀도우 마스터랑 에드윈은 티격태격하는 사이니까. 둘의 관계는 아르센 뤼팽과 셜록 홈즈의 관계 같은 측면이 있지. [좋아요 33] [싫어요 399]
┕사족인데 제발 뤼팽과 홈즈를 엮지 말아줘. 셜로키언으로서 불쾌해
-이번에 Jiho가 맡으면서 한국쪽 캐릭터로 각색이 됐나 본대? 일본 사무라이 느낌은 아니야
-국적 따위 알게 뭐야. 지금 섀도우 마스터가 나온다는데 그게 중요해?!
-나이트메어에다가 섀도우 마스터라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 3편은 진짜 원더 코믹스 사가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야.
대체로 모두가 설레하는 분위기였다.
영화에 새롭게 등장하는 빌런 나이트메어, 그리고 섀도우 마스터는 시크릿 에이전트의 원작 팬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 중 하나였다.
‘꿀잼 보증수표!’
만화나 드라마 같은 시리즈물을 보다 보면 그런 캐릭터들이 있다.
주인공과 뻔한 대사를 주고받는 동료들과 달리 등장하기만 해도 재미있는 캐릭터들.
나이트메어는 주인공을 심리적으로 극한까지 몰아붙여서 극을 쫄깃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 인기가 많고, 섀도우 마스터는 주인공과 협력할 듯하면서도 아닌 듯한 그 미묘한 관계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 주곤 했다.
어찌 되었든 예고편을 본 원더 코믹스 덕후들의 중론은 다음과 같았다.
-올해 연말이 기대되네.
-최근 들어 부침이 조금 있긴 했지만 3편 예고편을 봐. 원더의 시대는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 될 거야.
그러면서 섀도우 마스터를 맡은 뉴블랙의 지호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흘러나왔다.
-미안해, 친구. 처음에 너를 캐스팅했다고 말했을 때 키보드로 험한 말 했던 걸 사과할게. [좋아요 149]
-사실 나는 욕을 안 하고 있었지. 넷플러스에 있는 Korean Horror Stories를 보았다면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너희 모두 알고 있었을 거야. 이미 준비된 배우거든 [좋아요 44]
┕나도 같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 젠장. 시즌 3는 대체 언제 나오는 거야???
┕혹시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보도록 해. 호러 덕후들에게 있어서는 정말 최고의 드라마거든
┕얼마 전에 할로윈에서 신이한 분장을 했지. 최고의 드라마야.
-얼마 전에 가디언즈 2의 팽을 보고 저 녀석이 우리 시리즈에 와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전혀 아쉽지 않군. [좋아요 55]
처음에는 떨떠름하게 지켜보고 있던 덕후들이 따봉을 들고 있었다.
물론 구체적인 연기력이나 캐릭터 설정 같은 건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야 알게 되겠지만 지금으로선 꽤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원더 코믹스의 덕후들이 흐뭇하게 웃고 있을 때.
“…….”
“…….”
멀찍이 그걸 지켜보며 조용히 파르르 몸을 떨고 있는 팬덤이 있었다.
‘젠장!’
‘부럽다!’
바로 실버 코믹스의 팬덤이었다.
‘우리도 덕질 잘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가디언즈 2>에 대한 쿠키 영상이 나오면서 팬덤이 잔뜩 흥분했긴 했다.
오랜만에 푸짐한 먹거리가 나왔다고 좋아했는데 문제는 옆집이었다.
행복이란 상대적인 것 아니던가.
나는 맛나게 빵을 먹고 있는데, 온갖 진수성찬이 차려진 옆집의 모습이 창문으로 보인다면?
1억 2천만 명이 보고 있는 슈퍼볼에서 자신만만하게 예고편을 공개하고, 모두가 설레하는 저 메이저 장르의 분위기가 너무나 부럽고 샘이 나고, 질투 나고, 짜증이 났다.
그랬기에 팬들 모두 이미 지난 떡밥을 냉동실에서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중이었다.
[쿠키 영상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볼까?]바로 옆집에서 뷔페를 차려 먹는 동안, 말 그대로 쿠키를 소박하게 까 먹고 있는 이들이었다.
어찌나 씹었는지 이제는 단맛도 안 느껴진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토론이 치열해졌다.
-그나저나 이 영화에서 팽의 능력은 뭘까? 코믹스처럼 모든 동물의 능력을 쓰는 식으로 것도 좋지만 그러면 영화가 너무 언밸런스할 가능성이 높아. 무력 수치가 너무 높거든. [좋아요 9]
-쿠키에 나온 것처럼 동물을 조종하는 능력이 아닐까. [좋아요 11]
-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고. 이어지는 댓글로 내 의견을 밝힐게. [좋아요 33]
누군가 장문으로 댓글을 달았다.
┕쿠키영상의 장엄한 영상미에 압도되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의아한 점들이 있어. 동물들을 조종하는 능력은 대단하지. 하지만 영화에서 나온 코끼리나 사자 같은 육상 포유류들은 그 숫자가 얼마 되지 않아. 인간이 포유류에서 35%나 차지하지.
┕게다가 인간에게는 핵무기를 비롯해 탱크 같은 무기들이 있어. 아무리 전 지구상의 동물을 동원한다고 해도 70억 명이 넘는 인류를 쓸어버리기에는 무리가 있지
너무 현실적으로 들어간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긴 했지만 덕후들도 의문점을 가진 것 중 하나긴 했다.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고 할까.
예를 들어서 히어로 영화에서 현실에 없는 레일 건을 쏘는 건 아무 생각이 없지만, 슈퍼 솔저가 맨살로 레일 건을 맞고도 멀쩡한 걸 보면 물리 법칙상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 때처럼.
영화적인 허용이라고 생각해도 ‘음?’ 하면서 궁금한 내용이긴 했다.
-너무나 큰 동물만 생각하는 거 아닐까? 만약에 팽이 개미나 모기 같은 작은 동물을 동원한다면? [좋아요 1]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도 굉장히 위협적이겠지만 영화적으로 보았을 때 너무나 멋없지 않아?
-그건 그렇지.
-슈퍼 빌런 : 핫하! 나의 슈퍼 파워는 모기를 조종해 너희 인간들에게 전염병을 옮기는 것이다!
┕진짜 무서운 빌런이긴 한데 절대 영화에서 보고 싶지 않아..
-미생물은 어때?
영화의 설정 구멍을 메우기 위해 덕후들이 알아서 사고회로를 돌리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와 외쳤다.
-얘들아!!! 지금 TV 봐봐! 우리 예고편 나온다!
그걸 본 모두가 다급하게 TV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나 해서 틀어 놓았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둥-
회색빛 바다.
잿빛 해변에 한 남자가 흰수염고래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아! 그 장면이다!’
쿠키 영상의 마지막 부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뭐지?’ 하고 호기심을 가질 만한 장면이었다.
[…….]파도가 철썩 치는 동안 남자의 옆선이 드러난다.
야수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
핏발 선 눈.
거친 흉터로 가득한 손으로 수명이 다한 고래의 몸을 쓸어내리고 있다.
“음?”
“뭐지?”
“영화 예고인가?”
해양생물을 보호하자는 환경 보호 광고인지, 영화 예고인지 몰라 일반인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때.
남자의 얼굴이 드러나면서 모두가 알아봤다.
“써니 아니야?”
“오.”
“영화 예고인가? 근데 쟤 가수 아니야?”
1억 2천만의 시청자들이 광고를 보며 갸웃하고 있을 때.
덕후들의 심장이 타올랐다.
두근두근-
빌런이 눈을 감고 고래의 몸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댔다.
마치 고통을 덜어 주기라도 하듯.
공허하게 변한 흰수염고래의 눈동자와 그 앞에 앉아 있는 악당의 모습에 모두가 왠지 모를 숙연함을 느낄 때.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팽(Fang)이 손을 들어 고래의 몸에 올려놓았다.
마치 생명의 빛과 같은 녹색 빛이 손에서 흘러나오며 흰수염고래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공허했던 고래의 눈동자에 생기가 돌더니….
꿈틀-
무언가 변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나방이 고치에서 깨어나듯, 육중한 거체의 고래가 더욱더 커지면서 무언가 변화하는 효과음이 들렸다.
동시에 암전되는 화면.
“…….”
“…….”
왠지 모를 긴장감에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고 있는 동안, 으르렁거리는 팽의 목소리가 북미의 모든 지역에 울려 퍼졌다.
[Rise. (일어나라.)]그와 함께 울리는 거대한 포효성.
고래를 닮은 거대한 괴물, 레비아탄이 하늘을 날아오르며 영롱한 빛을 대포처럼 발사하면서 모두가 눈을 크게 떴다.
[THE GUARDIANS II]실버 코믹스의 팬들이 소파 위로 뛰어올라가 환호성을 외쳤다.
30초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예고편이었지만.
“저거 무슨 영화라고?”
“괴수 영화야? 진짜 취향 저격일 것 같은데….”
“히어로 영화인 것 같은데? 2? 1이 있었어?”
“써니 쟤가 악당인가??? 누구 저 영화 아는 사람? 당장 저 섹시 빌런이 누군지 알아야겠어.”
1억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보고 있는 슈퍼볼에서 그 홍보 효과만큼은 아주 확실했다.
* * *
“우와아아아아아아!”
“선우주! 선우주!”
할리우드 스탭들의 환호 속에서 내가 민망한 표정으로 웃었다.
동생들도 우아아 하고 있었다.
“장하다! 우리 형!”
“내가 이 사람을 키워 내는데 0.3% 정도 공로를 했죠. 후후. 감자칩이었다면 서리혁 향 첨가라고 쓸 수 있는 양이에요.”
“저거 고화질로 캡처해야 하는데-!!”
우리 형 너무 예쁘다- 하면서 들썩이는 졸개들 속에서 내가 흐뭇하게 웃었다.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온라인 반응도 그렇고, [시크릿 에이전트 3>와 비등비등한 화제성이었다.
그동안 실버 코믹스의 영화들이 온갖 홍보를 퍼부었어도 원더 코믹스 영화의 30% 수준이었는데, 경쟁사 간판 프랜차이즈와 이 정도 비중이면 정말 성공한 거라고 할 수 있었다.
“어때. 지호야.”
내가 곁에 있는 막내와 어깨동무를 했다.
“떡볶이? 아니면 청양고추 첨가 떡볶이?”
“둘 다 아니에요.”
지호가 헹- 하며 말했다.
“이 정도면 무승부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번 예고편의 경우에는 고래가 더 임팩트가 강하기도 했고. 제가 형은 질투해도, 고래를 질투하면 너무 없어 보이잖아요? 후후후.”
중요한 건 어느 쪽이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는 거였다.
두 히어로 영화 모두 지금 화제성이 높았다.
이견우 선배가 말했다.
“실버 영화들은 잘 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데 이번에 [가디언즈 2>는 꼭 보러 가야겠다.”
“제가 VIP 시사회 때 꼭 불러드릴게요. 선배님.”
“아니야, 아니야. 나는 마스크 쓰고 아무도 없는 심야시간대 극장에서 혼자 보고 싶어.”
“꺄륵! 괜찮아요!”
“네가 아니라 내가 안 괜찮다고…….”
벌써부터 반응이 뜨거운지 존 에드워즈 감독님으로부터 메시지가 들어왔다.
[말했지? 꽤 잘 뽑힐 거라고. (웃는 이모티콘)]지호에게도 연락이 엄청 들어오는지 핸드폰이 연신 반짝인다.
“와. 진짜 연락이 1000통 넘게 오는 거 같은데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 그쯤 되는 거 같아요.”
슈퍼볼의 시청자가 1억 명이 넘는다는 걸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든 경사였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했지만 히어로 영화 특유의 긴 홍보 캠페인 속에서 벌써부터 이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건.
“우리 잘해 보자. 지호야.”
“저 진짜 영혼 걸고 하려구요.”
설레는 얼굴로 한 번 잘해 보자며 우리가 흐뭇하게 웃고 있을 때.
광고 타임이 끝나고 슈퍼볼의 마지막 쿼터가 시작하는 동안 내 핸드폰이 반짝였다.
장한별 [열심히 할게]
옆에서 도청한 것처럼 갑자기 자기 포부를 밝히는 원조 졸개의 모습에 내가 눈을 깜빡였다.
……얘는 또 뭔 소리를 하는 거야?
* * *
비슷한 시각.
북미가 슈퍼볼로 난리가 벌어져 있을 때, 한국 사람들은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는 중이었다.
아직 뉴블랙의 두 멤버가 출연한 예고편 소식은 한국의 SNS 상에서만 일부 퍼져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그보다 화제에 오르고 있는 뉴블랙 소식은 다른 것이었다.
“그거 봤어요, 그거? 우주 집?”
“봤지. 장난 아니더라.”
바로 뉴블랙 우주가 미국에서 집을 얻었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본인이 산 게 아니라 선물 받았다는 소식.
인스타 등을 들어가면 [이번에 우주가 선물 받았다는 집] 하며 사진들이 나왔다.
“와.”
화려한 샹들리에.
넓은 식당.
연습실.
분수대.
과거 콜드 브라운이 파티를 열었을 때 찍힌 다양한 사진들 등등.
-랩황상 클라스 미쳤네ㅋㅋㅋㅋㅋ
-은혜 갚은 까치는 가라. 이제 은혜 갚는 콜드 브라운이다
-800만 달러면 얼마야
-어차피 유지비가 장난 아님ㅋㅋㅋㅋ 한 2년 3년 살면 집값보다 더 쓸걸. 그걸 유지하는 재력이 더 대단한 거
-형님 저 50억만 주십쇼. 오타 아닙니다
-집 주고 그래미 ㄷㄷㄷ 근데 그게 더 남는장사 같음ㅋㅋㅋㅋㅋㅋ
-재산만 8억 달러 되는 형님이라 저 집이 전 재산 1프로 정도긴 할듯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남는 장사긴 하지.’
콜드 브라운이 굉장히 큰 호의를 베푼 게 사실이지만 우주의 잠재력과 가치를 생각하면 그럴 만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나도 어렸을 때 작곡을 배웠어야 했는데.”
“우린 얼굴이 안 돼서 힘들지. 우리가 배웠으면 저기 그 레몬 작곡가 그 사람처럼 우주 뒤에 서 있는 거야.”
“아니, 야. 그것도 대박 성공한 팔자잖아.”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람들이 웃고 있을 때.
웃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
“…….”
서로 다른 곳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두 청년.
하나는 새빨갛게 염색한 머리카락 아래 날렵한 얼굴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미남이었다.
한태현이 기사를 보며 뺨을 긁적였다.
‘……800만 달러짜리 집.’
그리고 맞은편 건물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곱상한 도련님상의 미남, 장한별이 턱을 매만졌다.
‘쉽지 않은데.’
언젠가의 보은을 꿈꾸고 있는 두 미남이 잠시 동안 생각을 잠기더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TJ 엔터와 레몬 엔터에 있는 이들이 서로의 건물을 바라보며 야심차게 웃었다.
‘저 회사와 하나가 돼야겠군.’
‘TJ 건물. 내가 사고야 만다. 후후후!’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동상이몽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