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1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15화
오스카 무대의 프레젠터로 뉴블랙이 등장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입을 틀어막았다.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
-너네가 왜 거기서 나와ㅋㅋㅋㅋㅋ
-와 ㅁㅊㅁㅊ
-우주 무대 소개하러 나왔구나ㅠㅠㅠㅠㅠ
포마드로 머리를 멋지게 넘긴 미남들이 등장하면서 장내가 술렁였다.
유명배우 벨라 페이지가 놀란 눈으로 입을 가리고, 뉴블랙을 본 배우들이 옆 사람과 뭐라고 대화를 나눈다.
중계진들이 허허 웃었다.
[요즘 뉴블랙 하면 북미에서도 화제의 인물 아니겠습니까? 배우들도 신기한 모양이네요.]무언가 재미있는 분위기였다.
4블랙도 객석을 메운 유명 배우들을 보며 신기해하고, 유명 배우들도 화제의 인기 가수들을 보며 신기해하는 상황.
‘워-!’ 하고 누가 환호하자 지호가 눈을 찡긋했다.
[감사합니다. 저희도 알고 있어요, 저희가 귀엽다는 걸.]시상식장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윽고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선 뉴블랙 멤버들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저의 꿈은 배우였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 하면 모든 배우가 꿈꾸는 무대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와 멤버들이 써니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저희 중 하나를 데려가 주세요.’] [그가 답하길 ‘잠깐 생각 좀 하게 어깨를 좀 주물러 봐’라고 했습니다. 30분 동안 저희는 어깨를 주물렀고, 그는 저희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안 되겠다. 꺄르르르륵!”] […그렇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는 복수를 꿈꾸고 있었습니다.]장내에 큰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능숙한 스탠딩 코미디언들처럼 엄숙한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보는 뉴블랙 멤버들.
그 표정에 웃음이 한층 더 커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능하러 나왔냐고
-아 분위기 넘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
-김비주 뒤에서 슬쩍 웃참하는거 개웃기네ㅋㅋㅋㅋㅋ
비주가 말했다.
[그래서 저희는 최고의 복수 방법을 택했습니다.]눈을 찡- 하고 빛낸 이들이 말했다.
[오스카 프레젠터로 초청을 받았지만 그 사실을 써니에게 비밀로 한 것이죠. 후후후후.] [지금 백스테이지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을 우리의 브라더 우주는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너무나 하찮은 복수를 하며 만족하는 모습에 다들 크게 웃었다.
-그게 뭔 복수냐고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뒤에서 선우주 호탕하게 웃고있을듯
-자기들은 진짜 저게 복수라게 생각하는게 포인트ㅋㅋㅋㅋ
-귀여워
올망졸망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웃기던 뉴블랙 멤버들 속에서 지호가 차분하게 표정을 정돈했다.
농담은 이 정도 하고 이제 본론을 이야기할 때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가수인 저희도 한 번쯤 와 보고 싶었을 만큼 아카데미 시상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꿈의 무대입니다. 그리고 [사운드 오브 선>이라는 영화가 이곳에 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죠.]정장을 입은 채 앉아 있는 김보라 감독과 [사운드 오브 선>의 배우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잡혔다.
[겉보기로는 1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 만에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두고 아카데미에 온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더 기나긴 시간들이 가려져 있어요.]뉴블랙의 막내가 차분하게 말을 이어 갔다.
[영화를 사랑하던 한 소녀는 오랜 공부 끝에 이 자리에 오게 되었고.]데보라 킴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학교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지내며 영화와 드라마의 세계를 꿈꾸던 소년들은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였고.]각본가들이 웃었다.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한 아이는 배우가 되어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스크린에 이견우가 비춰지면서 다들 박수를 보냈다.
배우들이 낯빛을 정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보면 조금 늦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이미 끝나지 않았냐는 의문을 던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두 부부가 사랑했던 아이가 지금 저 뒤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 내려가고 있으니까요.]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뉴블랙 멤버들이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쇼 비즈니스의 유명한 격언이 있죠. 쇼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그처럼 두 부부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그 아들을 통해서, 무엇보다 찬란하게.] [마치 태양처럼요.]곡 제목인 [Like The Sun>을 의미하는 스피치에 현장의 배우들이 환호하고, 모든 한국인들이 숨을 죽였다.
무언가 말을 꺼내면 안 될 것 같은 순간이었다.
무슨 말이든 이 감동을 망칠 것 같아 다들 손을 쥔 채 멤버들의 입을 주목하고 있었고, 모든 방송국의 중계진들도 조용히 입을 다물고 중계 화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신사숙녀 여러분.]지호가 가슴에 손을 올리며 옅게 웃었다.
[지금 저 뒤에 있는 사람의 또 다른 가족으로서, 그리고 그의 형제로서 이 무대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우주와 사운드 오브 선 캐스트가 부르는 [Like The Sun>입니다!]와아아아아- 하는 함성이 터져 나오면서 무대의 막이 올라갔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미남이 축축한 눈매로 웃으며 건반을 부드럽게 누르고 있다.
클로즈업으로 확대된 카메라에 그 입가에 머금은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가 선명히 잡혔다.
분명 이제 막 시작하는 무대이건만….
TV로 생중계를 보고 있던 한국인들의 눈가에는 벌써부터 아릿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
* * *
어둡게 변한 무대.
오렌지빛 조명이 태양처럼 한 청년에게 내리쬔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미남을 더욱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배우들이 목을 쭈욱 뺐다.
배우들에게도 우주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최근 콜드 브라운과 그래미 레코드상을 수상하면서 주가가 최고로 오른 대세 가수의 무대는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We are like stars in the galaxy,
separate, but connected with gravity
(우리는 은하수의 별들과 같죠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요.)
피아노 건반 위의 손가락이 멈추고, 수려하게 반짝이는 눈동자가 카메라를 응시했다.
And I am the Sun.
(그리고, 나는 당신들의 태양입니다)
작게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동안 화음을 맞추는 목소리들이 감미롭게 들려왔다.
자리에 앉아 있던 배우들이 ‘!’하며 놀랐다는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 객석에 앉아 있던 배우 이견우가 마이크를 들고 일어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눈을 뜨고 마주한 건 어둠이었지
부유하는 허공 속에서
나는 그저 작은 먼지 하나였음을
솔직히 말해서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기교 하나 없이 진솔하게 부르는 배우의 노래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언젠가 내게 비춰질 빛을 기다리며
숨죽이며 기다렸지
언젠가 나의 시간이 올 거라고
어둠 속 객석에서 일어난 배우들에게 하나하나 스포트라이트가 내리쬔다.
아주 미약한 핀조명.
그 때문에 배우들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다.
그들 모두가 마이크를 들고 합창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북소리처럼 서서히 드럼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군대의 진군을 알리듯이.
세상 사람들이 말했지
기다리면 네게 기회가 올 거라고
먼지에게도 볕이 들 거라고
자리에 앉아 있던 배우들이 무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주인공의 친구이자 비운의 천재 스티브 맥퀸을 연기했던 로니 루카스가 성큼성큼 무대로 올라가 써니의 곁에 서고.
주인공의 스승을 연기했던 윌리 존스가 우렁찬 목소리로 화음을 더하고.
선명주의 재즈 밴드를 연기했던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열창했다.
빛을 기다려야 하는 세상이라면
난 그런 세상 따위 원치 않아
선명주 부부를 연기한 이견우와 여은선이 중앙에 서며 환히 웃으며 마이크를 들었다.
정말이지 그림 같은 합이었다.
이젠 내가 빛날 차례야
그러니 조용히 지켜 봐
점점 흥겨워지는 분위기.
배우들이 한 치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혼돈의 현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안무에는 어떤 통일성도 없었으며 그저 제멋대로 자기들 나름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 하나하나가 어우러져 나름의 하모니를 이루며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마치 영화 속 선명주가 떠오른다.
-자유롭고, 가볍게, 행복하게.
피아노 건반에 산뜻하게 올린 손가락을 놀릴 때마다 불협화음 같던 밴드들의 개성 넘치는 연주가 하나가 되던 장면.
그 속에서 뉴블랙의 보컬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하나하나 품고 있는 빛을 모아
우리는 별이 될 수 있어
배우들이 ‘Yeah!’ 하고 박수를 치며 피치를 올렸다.
뜨거워지는 공기.
우주의 목소리가 힘차게 힘을 주며 올라간다.
어둠 속에 웅크리지 마
우린 먼지가 아니야
작디작아 보여도
결국에 별이 될 운명인 걸
환호하며 합창하는 무대 위의 연기자들.
누군가는 벌써부터 땀을 뚝뚝 흘리고 있고, 누군가는 환히 웃으며 어깨를 흔들고 있다.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열기에 배우들이 입을 열고 감탄했다.
환하게 타오르는 빛을 보여 줄 시간이야
마치 태양처럼
하이라이트에 이르면서 우주가 허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보이냐고 묻는 듯.
태양처럼 강렬한 목소리가 무대 중심에서 터져 나왔다.
나는 마치 태양과 같으니-
보아라
새로이 태어난 당신의 태양을
찬란히 내리쬐는 조명 속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로 태양을 외쳤다.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시상식에서 누군가를 기리는 노래가 길고 길게 울려 퍼졌다.
TV 속에서 지켜보고 있던 수백만 한국인들이 먹먹한 기분으로 그 무대를 지켜보고 있는 동안.
카메라가 한 여성을 비추었다.
고운 드레스를 입은 채 손수건을 들고 있는 노년의 여성.
[…….]벅차오르는 무대 속에서 찬란히 노래하는 청년과 하염없이 웃고 우는 여인의 얼굴이 교차했다.
음악이 최고조로 고조되면서 피아노에서 일어난 청년을 따라 모두가 무대 아래로 내려온다.
객석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는 배우들 속에서 [사운드 오브 선>의 모두가 합창하며 무대를 마무리 지었다.
나는 마치 태양과 같으니-
보아라
찬란하게 빛나는 당신의 태양을
뜨겁게 쏟아지는 박수.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였다.
* * *
[Like The Sun>의 무대를 마무리한 후.“Bravo-!!”
“워어어어어어-!”
박수갈채 속에서 잠시 두 팔을 펼친 채 눈을 감고 있던 우리가 눈을 뜨고 웃었다.
무대 조명이 다시 원래의 조명으로 바뀌어 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감동적인 무대를 보고 울먹이는 사람도 있고, 입가에 손을 모으고 환호하는 사람도 있고.
“Thank you-!”
정중하게 인사하며 손을 내미는 이들과 악수로 화답하고는 제자리를 찾아갔다.
마치 무대가 끝나면 바로 해산하는 플래시몹처럼 모든 캐스트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주변의 서양인들에게 둘러싸인 이견우 선배가 ‘Thank you…’ 하며 어색하게 웃는 동안 멀찍이 나를 향해 엄지를 드는 이들이 보였다.
‘최고.’
‘잘했어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지, 뒤쪽 자리에서 석환 형과 함께 앉아 엄지를 들고 있는 졸개들.
내가 씩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곤 놀랐다.
“할머니, 왜 이렇게 울었어?”
“안 울었어.”
“울었는데.”
“아. 안 울었다니까.”
안 울었다고 말하지만 누가 봐도 눈물바다가 된 우리 할머니였다.
“네가 자꾸 쳐다보니까 내가 눈에 물이 많아지는 거 아니냐!”
“아잇, 왜 화를 내고 그래.”
입을 비죽이고는 손수건을 꺼내 할머니에게 건네주었다.
그 한 장으로도 부족하자, 옆에 앉아 있던 원로 배우 존 헤이스가 자신의 손수건을 내밀었다.
「레이디에게 주게나.」
「감사합니다, 헤이스 씨.」
미남 배우의 시선을 의식한 김덕순 여사가 흑… 하면서 곱게 손수건으로 눈을 훔치는 동안 나는 좌석에 몸을 파묻었다.
“휴우.”
길고 긴 [사운드 오브 선>의 대장정이 이로써 마무리되는 날이었다.
물론 아카데미 말고도 여러 상들이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내가 [사운드 오브 선>의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것 중에서는 마지막 홍보였다.
그러니 이제 남은 것은 떨리는 마음으로 수상 결과를 기다리는 것들뿐이었다.
남은 후보 분야가 이제….
[남우주연상>이견우 선배가 노미네이트 된 주연상.
[주제가상>내가 후보로 오른 주제가상 파트.
[감독상> [작품상>김보라 감독님이 후보로 오른 감독상과 작품이 후보로 오른 작품상까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성적이었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그래미와 아카데미는 후보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적이 되기 때문이다.
[사운드 오브 선>은 91회 아카데미에서 거장 로버트 맥기니스 감독의 [웨스트 할리우드> 다음으로 많은 노미네이트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무려 3개 부문에서 수상에 성공했다.하지만 지금부터의 수상은 미지수였다.
올해 남우주연상의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강자가 있었으니까.
[그럼 발표하겠습니다.]여우주연상이 끝나고 남우주연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시상자가 봉투를 열었다.
김보라 감독님과 우리 모두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볼 때.
[데일 브래넌.]이견우 선배 근처에 앉아 있던 남자 배우가 일어났다.
골든 글로브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번에 베팅 사이트에서 수상확률 93%로 점치고 있던 배우.
이견우 선배도 훌륭한 연기를 하긴 했지만 저 사람은 아카데미 입장에서 정말 올해 상을 안 줄 수가 없는 배우였다.
[와우.]황금 인간 모양인 아카데미상의 트로피, 오스카(Oscar)를 손에 거머쥔 배우가 마른세수를 했다.
[LA에 처음 왔던 시절이 기억나네요. 저는 아이오와에서 온 21살 청년이었고, 모두가 제 이름을 알기까지 23년이 걸릴 거라는 건 모르고 있던 배우 꿈나무였죠.]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시체 역할이나 여러 단역을 전전하다가 최근 들어 비중 있는 배역을 맡기 시작한 배우.
그리고 이번 [마이애미 13>에 캐스팅되어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에이즈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무려 43kg을 감량하고 인생 연기를 펼친 사람이었다.
무리한 감량 때문에 아직도 건강이 회복이 안 되었다는 말처럼 뺨이 홀쭉하다.
[저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솔직히 꿈을 좇으라 말하고 싶지는 않군요.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네요.]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침내 오스카를 거머쥔 배우에게 리스펙의 박수를 보냈다.
이견우 선배도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남우주연상의 수상이 끝나면서 장내가 정돈된 후.
[다음은 오리지널 스코어 부문입니다.]아카데미에서 음악과 관련해서 주는 메인 상 중 하나였다.
스코어(Score)는 쉽게 말해 우리가 흔히 영화의 배경음악이라고 불리는 곳에 상을 주는 분야다.
[웨스트 할리우드!]웨스트 할리우드의 음악을 작곡한 거장 작곡가가 미소를 지으며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소감을 밝혔다.
다른 때였다면 존경하는 인물의 등장이라 한마디 한마디를 집중해서 들었을 텐데 지금은 귀에 아무것도 안 들리는 느낌이다.
쿵- 쿵- 쿵-
심장 박동이 고막을 울리는 소리만 울릴 뿐.
아마 리혁이가 차고 다니는 워치를 내가 손목에 차고 있었다면, ‘심박수 매우 높음’이 뜨지 않았을까.
심장에서 울리는 고동 소리는 다음으로 주제가상의 시상자가 등장하면서 더욱더 올라갔다.
“…….”
진짜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다.
물론 몸은 가만히 있지만, 마음속과 머릿속에서는 카페인에 중독된 사람처럼 불안해서 여기저기를 서성이는 기분이 들었다.
[많은 시간 동안 음악은 우리의 심금을 울려왔죠.]시상자로 등장한 유명 배우들이 스피치를 하고 있는 동안 할머니의 손을 붙잡았다.
불안해하는 나를 느낀 걸까.
내 손등 위로 할머니가 손을 토닥토닥했다. 마치 어릴 적 내가 불안해할 때면 할머니 무릎에 기대어 누웠을 때처럼.
“…쫄지 마라. 쫄면 지는 겨.”
귓가로 속삭이는 할머니의 인생격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도 잠시.
아카데미 주제가상의 후보들이 스크린 위로 흘러나오면서 나는 다시 바짝 굳었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가수들에게는 일평생 한 번 방문할까 말까한 시상식.
시상자가 손에 들고 있는 황금색 오스카 트로피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있을 때였다.
[And the Oscar goes to….]딸깍.
봉투를 연 시상자가 옅게 웃으며 호명했다.
[Sun Woo-Joo.]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동안 할머니와 내가 벌떡 일어나 서로를 안았다.
“!”
“!!”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세 글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