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17)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17화
92장. 학교.. 가겠습니다, 반드시!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후.
북미에서 간단한 스케줄을 마무리한 우리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아.”
목베개를 한 지호가 몸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아, 허리 배겨. 어떤 자세를 해도 불편하네.”
“지호 어디 아파?”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비주의 물음에 막내가 답했다.
“넹. 저 너무 힘들어요. 어제 처음으로 액션 씬 촬영했거든요. 몸을 뒤로 홱 젖히는 거 있었는데 그거 좀 했더니 허리가 뻐근한 거 같아요.”
“아이구.”
“물론 제가 우주 형의 나이였다면 허리가 부러졌겠지만…….”
“꺄르륵! 우리 막둥이는 목숨이 여러 개인가 봐?”
나의 스산한 미소에 지호가 흐에엥 하며 우리 할머니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할머니, 우주 형이 저 괴롭히려고 해요!”
“니들 싸움은 니들끼리 알아서 해라. 어휴, 피곤해 죽겠네.”
김덕순 여사가 손사래를 휘휘 치고는 비주의 옆에 앉았다.
우리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사라지면서 지호와 내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치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 하고 있던 두 강아지들이 울타리가 열리면 서로 꼬리를 흔들듯이.
“저는 도망칠 힘이 없고 형도 저를 응징할 힘이 없어요. 우리 무승부로 할까여?”
“훌륭한 생각이구나.”
“저 진짜 힘이 없어요.”
“나도. 온 기력을 다 소모했다.”
막내와 악수를 하며 사이좋게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목베개를 한 채 좌석에서 끙끙거리는 막내에게 물었다.
“근데 허리가 아픈데 왜 목베개를 하고 있어, 지호야? 허리에 뭔가를 받치지 않고?”
“아?”
“?”
“아!”
지호가 목베개를 빼서 허리 뒤에 넣더니 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 아이를 어쩌면 좋을꼬.
“형은 아직 본 촬영에 안 들어갔죠?”
“들어갔지. 지금 그린 스크린 앞에서 찍는 장면들 찍고 있어. 아직 다른 배우들이랑 같이 하는 씬은 안 들어가서 못 만났지만 아마 곧 만날 거 같아.”
특히 [가디언즈 2>의 경우에는 다양한 곳에서 로케이션 촬영이 있을 예정이기에 세계 곳곳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내 분량의 경우 앞으로 3개월 동안 촬영을 해야 했다.
“너는?”
“저도 아마 비슷할 거 같은데요.”
그런 말을 하던 지호가 내게 말했다.
“아 맞다. 형, 저 한국 가면 액션 노하우 같은 거 좀 알려 주세여. 거기서 소개해 준 스턴트 쌤이 막 이것저것 알려 주긴 했는데, 뭔가 거기서 조금 더 해내고 싶은 그런 느낌?”
“당연하지. 도와줄게.”
나도 연기 관련해서 지호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도 있으니까.
“형은 거기서 뭐 배워요? 액션 스쿨 같은 거 다니래요?”
“아니.”
내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답했다.
“거기서 몇 가지 동작 시키는 거 따라 했더니 스턴트 출신이냐고 하던데. 그 이후로 뭐 없었어.”
“예상했던 대로네요…….”
고급 동작을 해 보자면서 눈을 반짝반짝이던 스턴트 감독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지호가 허공을 보며 말했다.
“아~ 저도 좀 더 늘어야 하는데.”
“너 운동 신경 좋잖아.”
“좋은데 좀 더 좋고 싶어요. 형처럼.”
“음.”
“에에에~! 리어카 할아버지 구하라는 말 금지!”
“…….”
맨날 똑같은 레퍼토리라는 말에 입을 다물 뿐이었다.
사실인 걸 어떡해.
“제가 해 보니까 알겠는 게 배우가 액션을 잘하면 잘할수록 좋아요. 대역을 안 써도 되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고난도 액션씬은 스턴트 배우가 담당한다고 해도 배우가 액션을 잘할수록 이점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얼굴이 다른 대역 배우를 숨기기 위해 액션씬에서 뒷모습만 나오도록 찍거나 고도의 편집 실력을 발휘할 필요 없이 그냥 배우가 연기를 하면 되니까.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아지는 건 덤이다.
지호와 그런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비행기의 인원을 확인하던 석환 형이 말했다.
“오케이, 다 탔네.”
“팀장님, 이견우 선배님은요? 같이 안 가신대요?”
“미국에서 미팅 있대.”
비록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데 그쳤지만 우리 회사의 새로운 간판 배우는 현재 떠오르는 블루칩이었다.
미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 그에 관한 미팅인 모양이었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리 비행기는 LA를 떠나 김포공항으로…….]기장님의 안내방송을 들으며 무사히 이륙을 마치고 비행기는 태평양을 날아 한국으로 향했다.
그동안 석환 형이 회의 자료를 잔뜩 들고 왔다.
“하나씩 받아.”
합동콘서트 레몬 에이드 기획안.
새롭게 시작하는 뉴니버스 기획안.
조만간 런칭을 앞두고 있는 팬 커뮤니티 어플 에이드.
신규 앨범 기획안.
마법학교 드라마 기획안.
리혁이가 안경을 쓰며 말했다.
“비행시간 동안 심심할 걱정은 없겠네요. 서류 더미에 파묻힌 비행이라니… 최고의 비행이에요.”
중현이가 리혁이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젤리 드실래요. 형?”
“어, 고마워.”
중현이에게 젤리를 받아 들며 기획안들의 가짓수를 살피고 있는 동안 석환 형이 말했다.
“일단 이것들은 미뤄 두고 당장 앞두고 있는 사안들부터 이야기할게.”
“응.”
“너희가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에 내리면 취재진이 어마어마하게 많을 거야. 이번에 우주 네가 그래미랑 오스카를 동시에 수상했잖아. 그것 때문에 지금 취재 요청이 어마어마하거든.”
역대급 취재 인파가 몰려들 거라는 이야기였다.
“분위기가 많이 뜨거워?”
“응.”
근처에 있던 홍서영 차장님이 노트북 화면을 돌려서 보여 주었다.
그래미와 오스카 소식 등으로 뉴스가 온통 도배되어 있었다. 하나만 타도 경사인데 둘 다 수상을 해서 그런 듯했다.
홍 차장님이 말했다.
“반쯤 농담 삼아 올림픽 메달리스트 급 아니냐고 사람들이 그러고 있을 정도야.”
“인터뷰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겠네요.”
취재진이 몰리고 관심도가 높은 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파장을 낳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환 형이 말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잠깐 소란이 있긴 했어.”
“?”
“문체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마중을 나오겠다고 이야기를 했거든.”
“…….”
상상해 보았지만 딱히 달갑지 않은 광경이었다.
-우리 국위선양의 영웅 뉴블랙!
얼굴도 모르는 정치인이 기자들 앞에서 우리를 세워두고 일장연설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하하! 위원장님 포즈 취하시죠!
-좋습니다! 제가 ‘보아라!’ 하면 다 같이 ‘우리의 영웅을~!’ 하면 어떻습니까? 하하하!
-음~? 우리 뉴블랙 분들은 오늘 기분이 안 좋으신가? 좋은 날인데 웃으셔야죠! 핫핫핫!
“…는 이제 없는 일이니 걱정 안 해도 돼.”
석환 형의 웃음에 왠지 모르게 순간 너굴맨 짤이 떠올랐다.
물론, 이 상황을 해결해 준 건 너굴맨이 아니라 수많은 유권자들이었지만 말이다.
“국회의원들이 오겠다는 소식이 퍼지자마자, 사람들이 전화를 걸었거든. 지역구 사무실마다 민원 폭탄이 떨어지니…….”
그래서 흐지부지됐다는 모양이었다.
“의원들뿐만 아니라 무슨 영화 협회에서 나온다는 사람들도 부랴부랴 다 취소했지, 뭐.”
“다행이네.”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야단법석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가 그룹 성적으로 받은 거라면 모를까. 이번에 그래미와 아카데미는 순전히 내 개인 성적이었으니까.
그래서 최대한 팬들에게도 언급을 잘 안 하는 편이었다.
워낙에 우리 팬덤이 거대한 탓에 자세한 사람들의 반응까지 알지는 못하지만, 유난히 한 명이 잘나갈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으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그룹 활동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지를 강력하게 표현하는 방법 빼고는 사실 답이 없다.
그럼에도 ‘얼마나 회사에서 시켰으면 애가 저러겠냐’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음.”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진다.
북미 활동을 하면서 우리의 체급을 한 단계 더 올리긴 했으나 내 체급이 너무 올라가 버렸다.
[Answer>가 빌보드 연간 1위를 하고 [사운드 오브 선>이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하는 역대급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성공이 내 손을 떠나 계속 크기를 키워 갔다.그러면서 그래미와 아카데미 수상까지.
무게 저울추에서 나의 무게가 너무나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들이 그려진다.
동생들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본다.
“왜 그래요. 형?”
“아무것도 아니야.”
동생들과 나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대중들의 인식이다.
-음? 뉴블랙 솔직히 선우주 원맨쇼 그룹 아님?
절대 아니다.
한 번도 그랬던 적도 없고.
물론, 대중들이 실제로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런 이미지의 불균형이 지속되면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하하…….”
고민하다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보통 이런 고민은 그룹이 크게 성공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문제들이다.
한 명이 예능이나 드라마로 인지도를 높인 것에 반해 그룹은 그리 유명하지 않을 때 벌어지는 문제들.
따라서 그룹이 일정 궤도 이상으로 접어들면 크게 고민할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 아이는 혼자 대성할 아이인데 니 최애가 우리 애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잖아!’ 라는 일부 개인팬 간의 다툼이야 어느 그룹이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 존재하니까.
쉽게 말해 우리 정도 체급이 되면 이런 불균형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멤버들 하나하나가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고, 저마다 자신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래미랑 아카데미가 크긴 하다.”
“크지.”
현재 세계적으로 성공한 뉴블랙을 위협할 만큼 그래미와 아카데미 수상이라는 개인적 성과의 임팩트가 크다.
왜 옛날부터 건국왕들이 왕조를 세우는 건 쉽지만 다스리는 게 어렵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큰 성과를 거둔 후에는 반드시 섬세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할까.
“…….”
나의 수상을 축하하고 있는 온라인 세상의 뉴스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조만간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동생들에게 나의 고민을 오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생각을 좀 했어서.”
“아.”
내가 웃으며 말했다.
“마음이 좀 들뜨는 거 같아서 진정시켰어. 평정심을 찾아야지.”
정말 대단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최근의 활동을 평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 그리고 우주야.”
“응?”
“청와대에서 축전 날아왔다.”
그래미와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뉴블랙과 사운드 오브 선의 배우와 스탭들을 언급한 대통령 축전.
봉황이 그려진 문구를 보며 졸개들과 내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요것까지만 기뻐하고 평정심을 찾을까?”
“좋아요.”
“꺄르르르르륵!”
“꺄르륵!”
동생들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는 곧장 졸고 있는 김덕순 여사에게 달려가 자랑했다.
“네가 잘난 것이지 내가 잘난 것이냐.”
…라는 말을 들을 줄 알았다면 말을 안 했겠지만 말이다.
* * *
상상했다.
25세(만 나이) 선우주의 찬란한 입국 장면을!
-우주 씨, 아카데미와 그래미를 동시 수상한 소감이 어떻습니까?!
-일본 언론에서 나왔습니다. 우주 상 각코이! 스고이!
-트로피 보여 주실 수 있으십니까?!
기자의 질문이 날아들었다.
“쌀이 익으면 밥이 된다고 하신 말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상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어요….”
연예부 기자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큰 틀에서 상상한 것과 비슷하긴 했다.
누군가 건네주는 꽃다발을 스포츠 영웅들처럼 목걸이로 걸고, 수많은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하고.
그래미와 오스카 트로피를 양손에 쥔 채 포즈도 취하고.
장장 30분에 걸친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야 차에 탈 수 있었다.
“휴우.”
그래도 다행이었다.
원래는 정치인들 방문과 함께 공항에서 화려한 전통 환영 쇼(?)가 예정되어 있었으니까.
-그래미와 아카데미 영웅을 반기기 위한 환상의 부채쇼!
-무릇 축제에 부채가 빠지면 서운한 법!
리혁이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그치.”
“이견우 선배님도 괜찮으실까요. 취재진 엄청 몰릴 거 같은데.”
“내가 봤을 때 그 선배님은 당분간 입국을 안 하실 거 같아.”
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대화를 나누며 다시금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대체 왜 부채쇼가 예정되었던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세상일이란 이해하기 힘든 것의 연속 아니겠는가.
그쯤에서 생각을 멈추고는 회사로 향했다.
“여러분! 저희가 돌아왔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
그래미 트로피와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든 채 ‘짜잔!’ 하고 등장할 때마다 회사 사람들이 신기해했다.
법무팀 수플레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와 함께 인증샷을 찍고.
다른 부서 사람들은 우리가 여러 시상식에서 챙겨 온 기념품들을 건네자 기쁜 얼굴로 받아 들고.
그중에서 광란의 도가니는 단연코 A&R과 프로듀싱 팀이었다.
“나상윤! 나상윤!”
“그래미 위너 상윤 나!”
“쌩윤 나!!!”
그래미 트로피를 손에 거머쥔 나상윤 팀장님을 둘러싸고 모두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레몬 개 3년이면 정승 따라 대감집 노비가 된다더니!”
“상윤쓰, 개처럼 구른 보람이 있구나!”
묘하게 왠지 나를 디스하는 듯한 발언들이었지만 기쁜 날이니 넘겼다.
나상윤 팀장님이 트로피를 쥔 채 내게 말했다.
“고맙다. 우주야.”
“주변에선 어때요? 다들 좋아하세요?”
“장난 아니지. 아버지 어머니 난리 났어. 동네방네 우리 아들 그래미 상 탔다고 난리도 아니고, 나 지금 광명에 가면 우리 동네에 현수막 걸려 있다니까.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 정문에도 선배님 축하드린다고 하나 걸려 있고.”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알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너 덕분에 그래미 작곡가 됐다. 우주야.”
“또 되셔야죠.”
“아니야. 괜찮아.”
“에이~ 또 되셔야죠.”
“괜찮다니까???”
많이 부끄러워서 그러신 모양이었다.
나상윤 팀장님에게 ‘다 알고 있다’며 따스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상대가 축축한 눈으로 웃었다.
그래미 한 번 더 타자는 나의 응원 멘트에 감동하셨군.
그렇게 회사를 한 바퀴 순회하고 나서는 대표실로 올라가 즐거운 티타임도 가지고.
“자.”
6층의 아티스트 플로어 진열장에 그래미와 오스카 트로피를 넣어 두고는 차분하게 웃었다.
“지난 며칠 동안 진짜 즐거웠다.”
동생들에게 몸을 돌리며 말했다.
“이제 본업으로 돌아가자!”
“넹!”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산재해 있었지만 졸개들과 내가 제일 먼저 착수한 것은 바로 앨범이었다.
우리가 하는 일의 근본이니까.
청춘과 청량을 주제로 하는 앨범이자, 이번에 마법 학교를 주제로 하는 웹 드라마를 홍보 수단으로 쓰기로 한 우리의 앨범에 대해 멤버들과 토론을 하며 자세한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곡이야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고, 공모도 어렵지 않을 거야.”
공모를 한다고 하면 전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작곡가들도 곡을 보내올 테니까.
타이틀곡도 준비가 착착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니 세부적으로 조정해야 할 사항은 컨셉이나 홍보 방향.
“근데 우리 그것부터 정해야 하지 않아요?”
막내가 말했다.
“드라마는 보통 자본이 중요하잖아요. 어느 정도 스케일로 웹 드라마를 할 건지가 중요해요. 그래야 대본도 그 규모에 맞춰 쓸 수 있고.”
“음.”
“정말 단편 정도로 갈 건지, 아니면 어느 정도 꽤 규모가 있게 설정을 할 건지…….”
지호 말마따나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사안이긴 했다.
TF팀에서도 우리가 그 부분을 결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고.
비주가 말했다.
“남극에서 우리가 이야기했던 대로 할까요? 소소하게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차원으로?”
“그 당시에 그렇게 협의하긴 했죠.”
리혁이가 말하고 있는 동안 내가 턱을 쓰다듬었다.
“음…….”
나 역시도 소소하게 진행하자는 멤버들의 말에 찬성이긴 했다.
하지만 그래미와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이후로 고민이 커져 가면서 다른 생각이 좀 들었다.
-그룹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누군가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내가 개인 활동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으니 각자 개인 활동을 크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각자 개인적으로 잘돼 가는 일이 있으면 좋지만, 어디까지나 그룹에 뿌리를 깊게 두고 있어야 괜찮은 것이지. 저마다 개인 활동으로 큰 성과를 거두면 그것도 좋지 않았다.
후자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게 TNT였으니까.
스타플레이어들이 모인 팀이 아니라 스타 팀이 돼야 하는 게 핵심이었다.
그런고로 방법은 간단하다.
-그룹 차원의 활동을 역대급으로 만들면 된다.
내 개인의 성과와 비등해지도록 우리가 큰 성공을 거두면 된다.
쉬운 일은 아니고, 솔직히 성공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성공을 거두는 것도 아니겠지만….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모두가 주목 받을 수 있는 음악 앨범과 대중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좋은 매체 중 하나인 드라마의 결합.
여러 가지 요소들이 머릿속에서 조합되면서 무언가 실마리를 얻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는데. 지금 우리가 하기로 한 이거 말이야.”
“네.”
내가 손가락으로 마법학교의 웹드라마 기획안을 두드리며 말했다.
“규모를 조금 키워 보는 건 어때?”
동생들의 눈이 흥미로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