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29)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29화
식사 시간은 즐거웠다.
곧장 음식이 수북하게 쌓인 접시를 받아 든 이들이 저마다 간이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엑스 버스터 멤버들이 외쳤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어어, 맛있게 먹어요.”
답례로 인사를 하고는 접시에 뷔페 음식을 담았다.
확실히 40분 동안 같이 춤을 추고 노래해서 그런지, 아니면 아까 신명나게 우리를 욕하며 친해져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여기저기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좋았어. 우리도 섞여 볼까.”
음식을 담은 접시를 들고 우리가 주변을 스으윽 스캔하자, 다들 시선을 피했다.
중현이가 내게 속삭였다.
“다들 엄청 부담스러워하는데요.”
“그러게.”
에노티나 가을소녀, 엑스 버스터 같은 그룹들은 체할 것 같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호가 속상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왜 우리를 부담스러워하는 걸까요.”
“그니까.”
이만하면 서로 많이 친근해진 것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느 테이블로 다가갈지 고민하고 있을 때.
스스슷-
내 뒤에 그림자가 하나 따라붙었다.
접시를 들고 있는 이견우 선배였다.
“선배님.”
“응.”
“역시. 제가 그만큼 좋으신 건가요? 꺄륵!”
“아는 사람이 너희밖에 없어서 그래.”
매달리기 싫은 나무에 매달려 있는 코알라 같은 표정이었다.
그때, 멀찍이 데일라잇의 리앤이 호탕하게 웃으며 날 불렀다.
“우주야! 여기!”
“저 테이블 말고, 다른 테이블.”
뒤에서 인형술사가 내게 속삭였지만 나는 무시하고 걸어갔다.
선배가 부르면 가야지.
“형, 저는 자리 부족해서 저기 스보네 테이블 갈게여.”
“엉.”
누나들을 부담스러워하는 지호가 슬쩍 LB나 기원이 있는 테이블로 빠지고, 우리도 저마다 다른 테이블로 흩어졌다.
친목 도모의 시간.
데일라잇의 리앤, 스보 한조 등이 한 테이블에 섞여 있었다.
내가 오기 전에 한바탕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둘 다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 하고 계셨어요?”
“아.”
훈제 연어를 마요네즈 드레싱에 콕 찍어 먹던 리앤이 말했다.
“여기 현조랑 마법학교 이야기하고 있었어. 마법소년으로 나갈 거라고 그런 이야기 하던데.”
벌써부터 잔뜩 신이 나 있는 한조가 웃음을 터뜨렸다.
-설명충 마법소년.
…으로 나갈 거란 말은 나중에 해도 되겠지?
내가 미소를 짓고 있는 동안 리앤이 내게 물었다.
“재미있는 특집이 있을 거라고 했던 게 이거였어? 마법학교 드라마?”
“네.”
“나 출연하고 싶어. 우주야.”
직접적으로 훅 들어오는 어필이었다.
“요새 연기 배우는 중이라서 엄청 잘하는 건 아니지만, 카메오나 특별 출연으로 불러 줘도 좋고. 괜찮으면 오디션 봐서 배역 하나 따도 좋고.”
“선배님이 나와 주시면 영광이죠.”
“나 연습한 연기 보여 줄까?”
핸드폰 동영상으로 자기가 연기한 모습을 녹화한 것을 보여 주는 선배의 얼굴 위로 열정이 피어올랐다.
내가 알기로 데일라잇의 연기 멤버는 아니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영상 속에서 연기가 예사롭지가 않다.
그때, 옆자리에 있던 이견우 선배가 속삭였다.
“그럼 나도 카메오.”
“에에-!”
리앤이 손가락을 들어서 제지했다.
“은근슬쩍 묻어가기 없기! 배우님도 저처럼 어필을 해야죠.”
“아….”
이견우 선배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
“나 선생님 연기 잘할 수 있어.”
“오.”
“마법 학교면 선생님도 필요할 거 아니야.”
굉장히 솔깃한 제안이었다.
다만 다른 사람과 달리 이견우 선배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지 못하는 건 이유가 다 있었다.
“감사하긴 한데 조금 고민해 볼게요.”
“왜?”
“선배님이랑 같이 합 맞추기가 두려워서요.”
상대가 작게 웃었다.
낯가림이 조금 있을 뿐이지,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배우는 뮤지컬 영화의 주연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까지 된 사람이다.
“그래도 어떻게 제 연기력에 거품이 껴 있어서 근근이 먹고 살고 있는데, 선배님이랑 붙으면 바로 거품이 꺼지고 들통 날 거 같아요.”
“흐하하하!”
맞은편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한조에게 내가 웃으며 불렀다.
“이현조 씨.”
“네.”
“한 번 이견우 선배님과 합을 맞춰 보시죠.”
“갑자기요?”
“겪어 보면 제 말이 뭔지 알 거예요.”
“안 겪어도 알 것 같긴 한데… 알겠습니다.”
즉흥 연기가 성사됐다.
곧장 다른 테이블에서 스보 멤버들이 ‘오! 우리 형 연기한다! 연기!’ 하면서 다들 시선이 집중됐다.
리앤이 제안했다.
“그럼 상황은 제가 제안할게요. 일탈한 마법소년들과 그걸 혼내는 담임 선생님인 설정인 거예요.”
“예? 저도 하나요?”
“그래야 재미있잖아.”
얼떨결에 나도 끼어들어 갔다.
약간 긴장한 한조와 달리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긴장했다.
한조가 약간 긴장한 정도로 그치는 건, 얘가 이 사람이 현장에서 연기하는 걸 못 봐서 그렇다.
“음. 오케이.”
고개를 끄덕인 이견우 선배가 눈을 감았다.
딱 3초.
그가 다시 눈을 뜬 순간, 분위기부터가 바뀌어 있었다.
“…….”
굉장히 실망한 눈빛을 하고 있으면서도 표정으로는 그것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교육자의 모습.
그런 식으로 교무실에 불려온 적은 없지만, 담당 학생들이 일탈을 했을 때 크게 실망한 담임 선생님의 표정이 이렇지 않을까.
연기라는 걸 알면서도 나와 한조가 동시에 어깨를 움츠리게 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후.”
보이지 않는 안경을 벗어 내려놓은 이견우 선배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바닥을 바라보았다.
침묵.
“…….”
“…….”
나와 한조가 두 손을 모으고 앉았다.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니.”
“죄송합니다. 선생님.”
“죄송함다.”
내가 변명하듯 말했다.
“마법의 정석을 살 돈이 부족해서 그만….”
“돈이 필요하다면 날 부르면 됐잖니.”
“선생님 돈 없으시잖아요. 저번에 아이스크림 드시고 싶다고 저한테 1000원 빌려 가신 거 아직도 안 갚으시고…….”
주변에서 웃음을 터뜨리면서 이견우 선배의 뺨이 꿈틀거렸다.
옆에서 연기하는 한조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견우 선배가 헛기침을 했다.
“선생님이 아직 융자 갚아야 할 돈이 있어서 그래. 조금만 기다려.”
“그러게 마법소녀 유니폼은 왜 사셔서.”
“그거 내가 추천드렸어.”
옆에서 한조가 끼어들었다.
“선생님이 추천해 달라고 하셔서. 핏이 좋은 걸로 추천 드렸어.”
“아아. 그런 취향이셨군요.”
“아니야!”
버럭하는 이견우 선배의 모습에 다들 큰 웃음을 터뜨렸다.
이견우 선배가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 자리는 내가 아니라 너희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부른 자리야. 너희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니?”
“네.”
내가 웃으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마법의 정석을 사고 싶다는 이유로… 은행을 턴 죄.”
“!”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렇게 면회를 오시게 만들어서.”
그런 말을 하며 내가 손을 허공에 올렸다.
보이지 않는 유리를 터치하며, 구치소의 면회 칸을 재현하는 내 모습에 주변에서 숨넘어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조가 덧붙였다.
“저희도 잡힐 줄은 몰랐어요.”
“그래, 그, 그렇구나….”
“그리고 죄송해요.”
내가 슬픈 표정을 연기하며 말했다.
“경찰에게 사실대로 자백했어요. 선생님이 은행털이의 공모자라는 것을.”
“뭐?”
“죄송합니다. 선생님.”
“어?”
그때 뒤에서 지호가 슥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이견우 씨, 당신을 무슨무슨 죄로 체포합니다.”
“아니, 저는…….”
중현이와 지호에게 얼떨결에 잡혀가는 이견우 선배.
하지만 경찰들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사이, 냉정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는 연기에 다들 감탄했다.
마치 정말 들통이 난 배후자가 공범들을 노려보는 것 같다.
“와. 연기.”
“대박이다.”
처음에 학생들을 보러 온 것도 입막음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러 온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연기였다.
그렇게 끝이 나 버린 꽁트.
“흐하하하하하-!”
리앤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동안 이견우 선배가 황당하단 얼굴로 말했다.
“아니, 이런 즉흥연기는 처음 해 보네.”
“조금 예능을 섞어 봤어요.”
“완전 당했네.”
하지만 완전 당했다고 말한 것 치고는 정말이지 완벽한 연기였다.
순간순간의 상황 판단력이 미쳤다고 해야 하나.
내가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그런데 일반 연기로 가면 선배님한테 너무 주눅이 들어 버릴 것 같아서.”
“진짜.”
한조가 동의하며 말했다.
“숨 막히는 줄 알았어요. 앞에서 연기를 하고 계시는데, 연기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서.”
왜 내가 이 사람을 캐스팅하기 꺼린다고 하는지 바로 이해했다는 표정이었다.
상대가 웃으며 초밥을 집어 들었다.
“그래도 한 번 생각은 해 봐.”
“사실 너무 감사하기야 하죠. 단지 선배님을 모시기에는 누추한 곳이 아닐까 싶어서.”
내가 물었다.
“그리고 요새 할리우드에서 러브콜도 많이 들어오고 계시지 않나요. 스케줄 많이 바쁘실 텐데.”
“바쁜 건 맞아.”
이견우 선배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한국에 있을 거라 시간이 충분할 거거든.”
“어? 왜요?”
“할리우드에서 들어오는 배역들이 다 애매해서, 다음 활동은 아마 한국에서 하게 될 거 같아. 제안 들어오는 배역들이 다 좋긴 한데 하나같이 엇비슷한 배역들이어서.”
한국 영화에서 백인 배우가 맡을 수 있는 배역이랑 비슷한 경우인 거라는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뭔지 알 것 같았다.
아시안 인구가 6% 남짓한 나라에서 들어오는 배역들의 종류라는 것은 대개 제한적일 테니까.
이견우 선배가 탄산수를 홀짝이며 말했다.
“물론 아직은 확정 단계가 아니라서 좋은 배역이 들어오면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래.”
그러니 나중에 불러달라는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그냥 단순 흥미 정도인 줄 알았는데, 꽤 진지하게 우리 드라마 출연을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아직 시놉시스조차 안 나온 드라마에 이런 관심을 보인다는 게 신기하지만 말이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그래.”
“그런 의미로 제가 선배님 노래 파트를 좋은 곳에 배치해 드릴게요.”
“고마… 어?”
“꺄륵! 저는 그러면 새 접시 가져올게요.”
“뭐라고? 잠깐만, 뭐라고 우주야? 파트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꺄르르륵!”
* * *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우리는 곧장 회의에 들어갔다.
“시간이 없어요.”
리혁이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일단은 리허설 전까지 우리가 다 같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오늘 하루밖에 없어요. 그러니 이야기 나눠야 할 부분이 있다면 오늘 내로 다 해결을 해야 해요.”
물론 연락이야 꾸준히 하겠지만 직접 대면해서 소통하는 것과 원격 소통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다행히 오늘은 뉴니버스라는 큰 예능 촬영을 앞두고 모든 가수들이 스케줄을 통째로 비워 둔 터였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시간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리 여유로운 게 아니라는 걸.
“일단 안무 동선부터 이야기를 할게요.”
비주가 일어나 쪼그려 앉은 가수들 앞에 섰다.
화이트보드 위에 그려진 무대 그림에 비주가 마커 펜을 들었다.
“알다시피 40분 내내 춤을 추는 건 무리예요. 그래서 각 파트가 나올 때마다 메인이 되는 팀이 중앙으로 가고.”
중앙 무대에 동그라미.
“나머지 팀은 돌출 무대를 돌아다닐 거예요. 콘서트 엔딩을 하는 것처럼 쭈욱 돌아다니면서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거죠.”
돌출 무대를 한 바퀴 쭉 돌듯이 선을 긋는 비주에게 스칼렛의 리나가 손을 들고 물었다.
“40분 동안 춤추는 게 무리라고 하셨잖아요.”
“네.”
“그럼 저희는 왜 춤춘 건가요?”
“재미로?”
“…….”
“재미있지 않았나요?”
잠시 소란이 일었다.
“놔 봐. 좀 이야기를 나눠야겠어.”
“언니, 참아! 우주 오빠는 때려도 되지만 비주 오빠는 때리면 쓰레기가 된다구.”
“그거 맞는 말이다. 리나야.”
“뭐가 맞는 말이야. 왜 난 때려도 되는데?”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동선에 대해 협의하면서 우주가 노래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사실 일주일 전에 만든 곡이라 아직 아무것도 없어요. 전체적인 작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합의해야 가사를 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여러분의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작곡가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안무는 여러 안무가 분들을 섭외해서 전체적으로 통일된 안무를 만들되, 각 그룹의 메인댄서들이 의견을 냈으면 좋겠어요. 일단은 큰 틀에서 이렇게 합의를 보면 될 것 같고.”
우주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피드백 받겠습니다. 오늘 무대에 대해 의견 있으신 분.”
곧장 여기저기서 손이 우후죽순으로 솟았다.
발언권이 주어지자마자 곡의 어떤 파트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거나, 동선에 대한 피드백, 전체적인 보컬 톤의 통일성 논의 등등.
거대한 스튜디오가 가수들의 열기로 후끈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One Song>이라는 곡이 정말 제목처럼 한 팀이 부르는 곡이 되어 가고 있는 분위기.그렇게 몇 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이 끝에 다다를 무렵.
“이제 이쯤이면 이야기는 충분히 나눈 것 같고.”
팀 레몬의 리더가 가수들에게 물었다.
“이제 뭘 해야 할까요?”
“홍보?”
“그렇습니다. 관심을 끌어야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공개되면 그야말로 아이돌판은 물론이고, 한동안 온라인이 시끌시끌할 대기획이었다.
43분.
“후우, 나는 왜…….”
아니, 2분이 추가된 45분짜리 곡.
우주가 핸드폰을 들며 웃어 보였다.
“레몬 에이드 앞두고 관심 좀 끌어봅시다. 지금부터 뭘 해야 할지 다들 알고 계시죠?”
모두가 씨익 웃었다.
* * *
비슷한 시각.
아이돌 팬들은 핸드폰의 진동을 느끼며 눈을 크게 떴다.
‘오!’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알림이었다.
‘라이브 켰네? 이 시간대면 재승이가 킨 건가?’
‘대박!’
팬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로 들어가고 있을 때, 지금 당황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잡덕들이었다.
여러 가수를 동시에 파고 있는 그들은 눈을 깜빡였다.
‘뭐, 뭔데….’
지잉-
지잉-
【 무슨 에이드 마실래? 난 레몬 에이드! 】
【 무슨 에이드 마실래? 난 레몬 에이드! 】
【 무슨 에이드 마실래? 난 레몬 에이드! 】
가수들 이름만 다르지, 똑같은 제목으로 올라오는 영상에 순간 흠칫했다.
‘뭐야. 해킹인가?’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를 눌렀을 대, 그들은 당황하고 말았다.
아니.
라이브를 켠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뭐임…?’
라이브 화면 안에 있는 자신의 가수들 뒤로 보이는 얼굴들 때문이었다.
‘저거 지금 뉴블랙인가?’
‘데일라잇이 끼어 있는… 내가 지금 헛것을 보고 있나?’
‘뭐야. 우리 애들이 왜 뉴블랙이랑…….’
백스테이지에 모인 이들이 화면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이!] [안녕하세요오오오-!]떠들썩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마치 콘서트 뒤풀이 같은 분위기였다.
[네! 저희는 지금 자선 콘서트 레몬 에이드의 준비를 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고요.]저마다 자신의 팬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면서 예고를 날렸다.
[다름이 아니라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있어서 전달 드렸어요. 이번 레몬 에이드에서는 모든 가수가 다 함께 단체곡을 부르게 되거든요.] [정말 들으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누가 작곡하신 건지 알아요?]그때 우주가 짠- 하고 등장했다.
[네! 저 우주선의 작곡입니다.]단체곡의 작곡가가 우주라는 말에 다들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을 때.
스칼렛의 데이지가 말했다.
[네, 저희 우라늄 작곡가님이 만들어 주신 곡이에요.] [우주선이에요.] [우유 작곡가님이….]일부러 틀리게 말하는 데이지의 장난에 다들 따라 했다.
[네, 이 곡은 우럭 작곡가님이 만들어 주신 희대의 매운탕으로….] [우주선입니다. 한조 씨.] [존경하는 우동 작곡가 님이….] [우주선! 우주선!]발끈하는 우주의 모습에 다들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가수들이 다 같이 후렴을 외쳤다.
[지금 너를 위한- 이 노래-]아름다운 하모니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그럼 안녀엉~!]정말 짧게 딱 예고만 날리고 사라지는 가수들.
곧장 아이돌 팬들의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체곡???
-ㅁㅊ
-얘들아 레몬 에이드에서 단체곡 한대
-헐ㅋㅋㅋㅋㅋㅋㅋ 대박
-우주선이 곡썼다 함
-엔딩에 부를 건가 보다
라인업도 신기한 마당에 저 가수들이 모두 다 함께 단체곡을 부르고, 그리고 우주가 작곡했다는 소식까지.
하지만 소식이 들리자마자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똑같은 의문이었다.
‘파트 분배 어떻게 할 건데?’
-아니 근데 파트 분배 어케 되는 거임???
-뉴블랙이 메인으로 부르고 나머지가 백댄서 그런 컨셉인가?
-ㄴㄴ 그건 절대 아닐듯ㅋㅋㅋㅋ 라인업 봐라. 뉴블랙 뒤에 설 가수들은 절대 아님
-저 인원에 한마디씩만 해도 7분은 되겠는데ㅋㅋㅋㅋ
-그룹 전체가 파트 다 같이 부르는 식인가? 그 연말 무대에 캐럴 부르고 그러는 거 있자너
-오
그때 한 현자가 등장했다.
-30분 이상 되는 그런 곡인 거 아니야?? 그 정도 시간으로 곡 내면 파트 충분할 거 같은데
그리고 예로부터 현자는 돌을 맞는 게 국룰이었다.
┕겠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되는 소리 좀
┕아무리 우주선이래도 그건ㅋㅋㅋㅋㅋㅋ
┕30분짜리 곡 내면 누가 들어
┕[작성자] 아니 그래야 좀 말이 되지 않나 싶은데..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비웃음 세례에 작성자가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앞으로 이곳이 수많은 로또 당첨 기원 댓글이 달리게 될 성지순례의 현장이 될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