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6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63화
켈리 넬슨은 행복했다.
아니.
행복보다는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했다.
[!Breaking News! 콜린 에반스와 켈리 넬슨의 결별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다]모든 언론이 [Error>를 주목하고 있다.
타블로이드.
블로그.
토크쇼.
심지어는 뉴스까지.
그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연애사에 대한 공감대와 함께 위로와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켈리, 너를 응원해.] [그런 놈 따위는 훌훌 털어 버리고 좋은 사람 만나기를.]SNS를 통해 날아오는 무수한 메시지들.
지옥에 떨어지라는 저주를 보내는 콜린 에반스의 악성 팬들도 있었지만, 위로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보내는 반응에 비하면 미미했다.
“…….”
그런 반응들을 보던 켈리 넬슨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감수성이 예민한 성격이기도 하지만, 지난 시간에 대해 보상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만 해도 자신의 연애사를 적나라한 가사로 공개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지금 보니 잘한 생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에게 위로를 보내 주는 사람들.
그리고….
[켈리의 노래를 듣고 위안이 되었어. 최근 어떤 남자에게 헤어 나오지 못해서 힘들었는데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가 된 것 같아. 네가 이걸 볼지 모르겠지만 켈리, 정말 고마워.]자신의 곡으로 인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본 그녀의 마음이 따스해졌다.
지난 몇 달간 식음을 전폐하며 폐인처럼 살았던 과거의 자신에게서 완전히 벗어난 기분.
그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성과도 훌륭했다.
“켈리, 이거 봤어? 조만간 빌보드 차트에서 역대급 수치로 Hot 100 1위에 등극할 것 같다는데? 작년도 콜드 브라운의 [Answer>를 넘길 거라는 전망이 많아.”
“켈리! 켈리! 맙소사. 이거 봤어? UK 차트 1위야. 이렇게 높은 수치로 진입한 건…….”
각종 차트에서 들려오고 있는 폭발적인 반응.
LA의 길거리의 절반에서 ‘Bom Gam Za’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할 만큼 인기가 높은 신곡이었다.
거기에 비평가들의 평도 좋았다.
“롤링 스톤지 리뷰인데 이거 봤어?”
“켈리, 빌보드 잡지에서 이번 [Error>에 대한 칼럼을 싣었는데…….”
벌써부터 내년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상이나 올해의 노래상 후보에 들어갈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올 만큼 비평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반쯤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지만 콜린과의 결별이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고 해도 될 정도.
그래미를 비롯해 영미권에서 어마어마한 푸시를 보내 주는 싱어송라이터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크게 대박을 터뜨려 본 건 그녀도 처음이었다.
켈리 넬슨의 PR 담당자도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이번에 이미지 변신을 제대로 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신예 싱어송라이터였다면 이번의 [Error>를 발판으로 아티스트의 영역에 들어서는 거죠. 앨범 홍보에도 박차를 가해서…….”
사방에서 활기가 돌았다.
그녀의 앨범을 지원하고 있는 레코드사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켈리 역시 몸이 몇 개여도 부족할 만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모든 토크쇼와 라디오 방송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으니까.
메이저 방송들만 골라 나간다고 해도 다 못 나갈 만큼, 지금 켈리 넬슨은 할리우드 연예계의 핵심이었다.
-쓰라린 이별을 겪은 싱어송라이터가 한 단계 성장해서 돌아오다.
그리고 수많은 공연 요청.
그중에는 그녀가 존경하는 헤일리 블루를 비롯해 레지나, 맨디 스파이스 같은 여성 뮤지션들의 공연들도 있었다.
켈리 넬슨에게 지지의사를 표명한 수많은 여성 가수들.
[나도 20대 시절에 켈리보다 더 심한 연애를 했었죠. 진짜 최악이었어요. 특히나 그녀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더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미 어워드 전날 이혼 서류를 보낸 내 전남편보단 낫겠지만….] [나도 쓰레기 같은 연애를 해 봐서 알고 있지. 켈리가 이걸 볼지 모르겠지만 우린 너의 편이야. 그치만 써니와의 콜라보 곡 기회는 내게로 넘겨야 할 거야. 왜냐하면 내가 걔를 미국으로 데려왔… 아니, 내 말 끝까지 들어. 콜디가 뺏어가기 전까지 걔네랑 나는…….]그렇게 수많은 셀럽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콜린 에반스는 현재 침몰 중이었다.
아무리 개인의 사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게 미국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 [Error>의 흥행 덕분에 못난 남친의 대명사로 전락한 콜린 에반스였다.
그 때문에 콜린 에반스는 현재 은둔 중이었다.
술을 마시다가 수영장에 토를 했다더라, 집에서 접시를 깨고 있다더라- 하는 온라인 루머만 있을 뿐.
LA의 한 식당에서 나오다가 파파라치들에게 쫓겨 도망치는 사진이 끝이었다.
“하!”
경호원들 틈에 둘러싸여 도망치는 콜린 에반스의 뒷모습을 보던 그녀의 크루, 에이바가 코웃음을 쳤다.
“이거 보여?”
“음…….”
“꼴좋다. 너한테 상처 주고 그럴 때는 좋았겠지. 자기도 한 번 당해 봐야 한다니까.”
켈리 넬슨이 사진을 보며 우물쭈물했다.
다급하게 도망치는 뒷모습 때문일까.
복수를 마음먹었음에도 괜히 마음이 여려진다.
한때 사랑했던 이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조금 안 됐는데’ 하는 동정과 연민에 가까운 감정.
“너…….”
에이바가 한 소리를 하려고 할 때.
스윽-
옆자리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켈리에게 핸드폰을 스윽 내밀었다.
써니였다.
“어제 찍힌 사진이라는데.”
“응…?”
“온라인에서 지금 핫한 뉴스래. 우리 에이전트가 보내 준 건데.”
“?”
켈리 넬슨이 링크를 눌렀다.
거기에는 파파라치들이 찍은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 무리의 화려한 남녀들이 차에서 우르르 내려서 콜린 에반스의 집으로 들어가고 있는 영상이었다.
켈리 넬슨의 두뇌가 일시 정지했다.
“이게… 뭐야?”
“너의 Ex 감자가 어젯밤에 파티를 열었다는데.”
“…….”
그녀의 눈에 파파라치 영상과 함께 올라온 기사가 보였다.
[…최근 [Error>로 인해 이미지의 큰 타격을 입고 궁지에 몰린 콜린 에반스는 대범한 척 행동하고 있다.]알고 싶지 않았지만 켈리 넬슨의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졌다.
전남친의 행동 패턴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일이든 잔꾀를 부려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타입.
-기왕 망한 거 바람둥이 이미지로 간다.
바람은 들통 났고 비웃음의 대상이 됐다.
그러니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바람둥이로 자신을 포장하겠다는 그런 얄팍한 속내가 느껴졌다.
현지의 언론들은 전부 다 ‘저거 쇼하네’ 하며 비웃는 중이었지만 그의 팬덤에게는 먹혀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할까.
-사실 켈리는 나한테 지나가는 여자 중 하나였어~ 아아~ 나는 참으로도 죄 많은 남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환청에 켈리 넬슨이 이를 까득 깨물었다.
그녀의 크루들이 잘했다는 눈으로 우주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있을 때, 우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켈리 넬슨이 못내 아쉬운 얼굴로 물었다.
“가게?”
“응. 가야 할 시간이야.”
믿고 의지했던 프로듀서이자 함께 무대에 서는 동료가 잠시 미국을 떠난다는 이야기였다.
써니가 씩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며칠 정도 있다가 다시 올 거야. 여기서 히어로 영화 촬영도 마무리해야 하거든.”
“그런데 뭐 때문에 한국으로 간다고 했지?”
“어린이 행사가 있어. Blue House라고 있는데, 미국으로 따지면 백악관(White House) 같은 곳이야.”
“오오.”
그러고 보니 뉴블랙은 자국에서 거의 신적인 인기를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린이 행사면 뭐 하는 거야?”
“아. 별 건 아니고 엉클 버니 무대를 하려고. 엉클 버니로 공개할 신곡이 몇 개가 있는데…….”
“아하.”
그렇게 납득하던 켈리 넬슨과 크루들이 단체로 굳었다.
“…….”
“…….”
3초간 정적.
그러고 나서 비명이 터졌다.
“뭐?!”
“엉클 버니의 후속곡이라고? 그, 그런 얘기는 없었잖아?”
“맙소사. 와이프한테 당분간 미튜브는 틀지 말라고 해야겠군. 딸내미가 들었다간 지옥이 시작될 거야.”
작년도에 세계를 뒤흔들었던 동요 [Uncle Bunny>의 또 다른 후속곡이 나온다는 말에 다들 경악했다.
기타리스트 맥이 우주의 손을 붙잡았다.
“써니, 왜 그래. 우리 사이좋았잖아. 어째서 우리 활동 중에 신곡을 발표하는 거야?!”
“진정들 해~”
우주가 웃으며 말했다.
마치 이 반응들이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이었다.
“엉클 버니는 완전 운이었잖아. 그 정도로 터지는 곡이 맨날 나올 수도 있는 건 아니고.”
“써니?”
“응.”
“네가 작곡한 가장 최근의 곡 4개를 말해 봐.”
“시간 순으로? 어… 이쪽에서 발표한 곡들로 치면 [Hot Sauce>, [Like The Sun>, [October Christmas>, [Overcooked> 요 정도?”
“그중에서 빌보드 1위를 못한 곡은?”
“없지…?”
“…….”
그들이 먼 산을 바라보았다.
사실 엉클 버니가 신곡을 발표한다고 해서 켈리의 활동에 지장이 되는 건 전혀 없었다.
단지 온라인상에서의 화제성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우주가 다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다들 무언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건 동요야. 어린이들이 듣는 노래라고. 차트랑은 상관없어.”
“…….”
“아니, 진짠데….”
그들은 뚱한 표정으로 우주를 바라보았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그들은 써니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선우주】 (위험도 : 굉장히 높음)
– 자극하거나 도발하지 않으면 대체로 친절하고 다정함.
– 똑똑하고 속이 좁음.
– 멤버들을 굉장히 아낌.
– 작곡할 때 말 걸면 좋아함. 하지만 우리는 불행해짐.
“아니. 걱정할 일 전혀 없다니까. 곡이 좋아도 엉클 버니처럼 터지는 건 우주의 운이 필요하다니까?”
그들은 눈앞에 있는 사람의 프로필에 한 가지를 추가했다.
-자기 객관화가 전혀 안 됨.
* * *
우우우우우웅-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내 옆자리에서 꽃단장을 마친 리혁이가 홍조를 띤 뺨에 손을 올렸다.
“어떡하죠, 나 너무 설레요.”
“그럴 수 있지.”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이날에 어린이들 앞에서 토끼 삼촌의 후속곡 무대를…….”
“아뇨. 그거 말고 청와대 가는 거요.”
“…….”
“대한민국 정책 결정의 중심지에 방문할 수 있다니. 이번에는 영빈관뿐만 아니라 본관도 일정에 추가되어 있는 거 알아요? 거기에 녹지원이랑 상춘재 쪽도 갈 수 있는데….”
내가 주변 동생들에게 손을 들며 말했다.
“대신 들어 줄 사람 구함.”
“해당 공고는 인원 미달입니다.”
중현이의 말에 내가 답했다.
“그렇습니다. 인원 미달로 인해 지원자 전원이 면접 없이 합격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와아! 축하드려요!”
“와아아! 중현이 형 합격 축하해여!”
눈치 빠르게 지호와 비주가 박수를 치면서 중현이가 어어 하다가 나와 자리를 교체 당했다.
“잘 왔어요. 중현이 형, 지금부터 나와 함께 청와대 역사 기행을 떠나보는 거예요. 시작은 경무대인데…….”
“오. 중무대, 경무대 그런 건가요~?”
“그런 바보 같은 소리는 하지 말고요.”
“중무룩….”
중현이의 언어유희에 비주가 빵 터졌다.
늘 느끼는 거지만 서로 아니라고 말해도 둘이 유머 코드가 참 잘 맞는다.
그렇게 LA에서부터 시작해서 태평양을 횡단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루트.
긴 비행시간이었지만 보통 때와 달리 다들 잠을 자지 않고 똘망똘망한 눈으로 있었다.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들을 청와대에 초청합니다!
전국의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행사.
TV로도 송출될 예정인 행사인 데다가 국가 행사인 만큼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됐다.
우리 TF팀장님이 타임테이블을 보여 주며 말했다.
“일단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바로 청와대로 이동을 하게 될 거야.”
“오호.”
그걸 비롯해서 어린이들과 함께 할 이벤트 내용과 대통령 경호처에서 보내 준 주의사항 등을 숙지하고.
“얘들아. 반복해 보자.”
“네.”
“못 외우는 사람은 다시 출국할 때 짐 다 들기.”
“!”
몇 번이고 반복할 필요 없이 두어 번 정도 보고 나서 바로 다 암기했다.
하도 중요한 행사들을 여럿 뛰어서 그런 걸까.
마치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직전 쉬는 시간에 암기하는 건 눈에 쏙쏙 들어오듯이 머릿속에 입력이 된다.
[승객 여러분. 안내 방송 드리겠습니다. 우리 비행기는 곧…….]얼마 안 가 한국에 도착한다는 기장님의 안내 방송을 듣고는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석환 형이 말했다.
“아, 그리고 너희가 공항에서 청와대로 가는 장면부터 바로 찍을 거라고 했던 거 기억하지?”
“응.”
“그거 온라인으로도 송출 예정이라더라.”
“그래?”
그렇구나- 하며 동생들과 고개를 끄덕였다.
* * *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
그곳에 준비된 리무진 차량 앞에 무전기를 든 경찰관들을 비롯해 다양한 인력들이 있었다.
한복을 입고 있는 소년소녀 마스코트까지.
“앵글은?”
“잘 나옵니다.”
국정홍보방송 KTV 로고가 붙은 카메라를 세팅한 제작진이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주인공들이 나오면 모든 게 끝이었다.
치익-
[아아- 상황실에서 전파합니다. 도깨비 솔착- 도깨비 솔착-]무전음어가 섞인 무전에서 오늘 행사에서 뉴블랙의 코드네임인 ‘도깨비’가 도착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경호 인력을 포함해 다양한 이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 지금 오늘의 주인공이 도착했다는군요.]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중계가 되고 있는 어린이날 행사.
해설을 맡은 아나운서가 코멘트를 하면서, KTV 제작진이 미리 준비해 둔 영상이 화면에 떠올랐다.
행사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에게 보고 싶은 것이 있냐고 미리 소원을 묻는 영상.
[토끼 삼툔 보고 싶어요!] [토끼 삼촌!]다양한 자료 화면이 끝나고, 마지막에 멘트가 흘러나온다.
[그럼 다 같이 우리 토끼 삼촌을 불러볼까요?] [토끼 삼촌-!!]어린이들의 합창에 응답하듯 애니메이션 톤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토끼 왕국]토끼 인형이 뿅- 하고 등장했다.
경박스럽게 춤을 추던 토끼 삼촌이 선글라스를 탁 쓰면서 턱에 V를 가져다 댔다.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이 나를 보고 싶다면 내가 직접 가는 것이 인지상정! 삼촌이 너희를 보러 갈게!] [랄랄라라-]뒤에서 동물 졸개들의 입을 통해 울려 퍼지는 쓸데없이 고퀄리티인 코러스.
영상을 송출하고 있던 주조정실의 스탭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 웃으면 안 되는데.”
“진짜 어쩜 저렇게 잘하냐.”
세계적인 대스타로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초심(?)을 유지 중인 이들의 프로 의식에 귀여워하는 감탄이 나왔다.
그동안 영상 속의 핑크색 가득한 토끼 왕국에서 삼촌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 땅에 도착하는 장면이 나왔다.
“자, 현장으로 다시 연결합니다.”
자연스럽게 현장으로 연결되는 장면.
[네! 말씀드린 순간, 토끼 삼촌이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을 만나기 위해 도착했습니다!]월드 스타 토끼 삼촌이 입국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선글라스를 쓴 토끼 인형탈이 손가락 하트를 여기저기 날리고, 사진 기자들과 경호처 인원들이 웃음을 꾹 참는 모습이 잡힌다.
뒤의 동물 졸개들까지.
해설을 맡은 아나운서들도 웃음기를 꾹 누르며 꿋꿋이 말했다.
[네… 정말 세계적인 스타의 입장이죠.] [전 세계를 뒤흔든 K팝, 키즈팝 아이돌 토끼 삼촌과 동물 친구들의 입국 현장입니다.]방정맞게 여기저기 손을 흔들어 주고.
한복 어린이 탈을 쓴 마스코트들과 손뼉을 짝짜꿍하거나 팬 서비스를 해 주는 장면을 연출하던 토끼 삼촌 일행이 리무진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꽁!]리무진에 들어가려던 사슴 인형이 자신의 머리 위치를 생각 못하고 박는 장면이 나오면서 잠시 웃음이 터졌다.
괜찮다는 듯 OK 사인을 보내는 사슴,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앙칼진 X 포즈로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는 고양이 등등.
그러다 차량 안에서 편하게 양반다리를 하고 있던 토끼 삼촌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다리를 풀었다.
컨셉에 과몰입한 이들의 모습에 현장에서도 웃음이 터질 때.
그들이 탄 리무진이 이동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데스크에 앉아 있는 아나운서들로 장면이 전환됐다.
[네! 올해 어린이날 행사를 맞이하여…….]그렇게 착착 맞아떨어져 돌아가는 방송.
모든 게 완벽했다.
단지….
“어…….”
“왜 그래?”
온라인 스트리밍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눈을 깜빡이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물었다.
“그, 그게 수치가 좀 이상한 것 같아서.”
“응?”
“온라인 스트리밍 말인데요. 지금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지금 숫자가 오류가 난 것 같아요.”
“얼마인데…??”
“그게… 5…… 이게 얼마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러곤 이내 입을 다물었다.
[실시간 시청자 수: 5,384,720명]538만 명.
깜빡-
[실시간 시청자 수: 5,886,120명]588만 명.
그러면서 쭉쭉 올라가는 숫자.
“?”
“???”
KTV의 직원들이 멍한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글로벌 인기를 자랑하는 토끼 삼촌의 컴백 소식 때문일까.
-랄랄라라! 삼촌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단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대한민국의 국가 행사를 보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