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270)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70화(1270/129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270화
인터뷰에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Q. 우주 씨는 정말 전 세계를 누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활발한 활동을 보여 주고 있잖아요? 우주 씨만의 컨디션 관리 비법이 있나요?
있다.
A. 저의 경우에는 멤버들의 얼굴을 봅니다.
그런 멘트를 할 때면 인터뷰어들의 입가에 예의 가득한 미소가 맺히곤 했다.
-정말 가식적인 대답이로군.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나는 꼭 덧붙이곤 했다.
A. 힘들어하는 동생들을 보고 있으면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무언가 오묘하게 위로가 된달까…….
Q. …….
물론 머리로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같이 힘든 것을 보며 위안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피곤에 찌들어 있는 졸개들을 볼 때면 위로가 되곤 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정상이구나 하고.
하지만 이것도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고.
“……얘들아?”
너무나 심할 때는 근심이 더 들곤 했다.
“괘, 괜찮은 거야?”
“어으어…….”
“리혁아?! 왜 정삼각형이 이등변삼각형이 된 거야?!”
“이허 노호 마해오… (이거 놓고 말해요)”
못 본 사이에 앙상해진 메인보컬이 뺨에 올린 나의 손을 뿌리쳤다.
“아이고! 아이고! 안 그래도 마른 애들이……! 비주야, 괜찮니?!”
“네, 괜찮아요….”
“아유, 어쩜 좋아.”
리혁이뿐만 아니라 비주도 살이 1kg 정도는 빠진 것 같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호리호리한 댄서의 체격에서 그 정도면 심각할 정도의 감량이었다.
나와 지호가 떠나 있는 동안 마법학교 촬영이 굉장히 힘들었는지 다들 안색이 초췌하…….
“중현아?”
“네.”
“너는 왜… 아무 차이가 없는 것 같지?”
“그야 아무 차이가 없으니까요.”
중현이는 오히려 더 몸이 좋아진 것 같았다.
뚱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중현이가 두 팔을 벌렸다.
“그래도 저도 동생이니까 똑같이 대해 주세요.”
“아이고, 어쩜 이리 튼튼할까.”
중현이의 어깨를 토닥토닥해주는 나의 모습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리혁이가 말했다.
“솔직히 우리 이야기할 때가 아니에요. 둘은 얼굴이 왜 그렇게 됐어요? 그리고 왕지호는…….”
“?”
“얘 서서 조는데요?”
선 채로 벽에 기대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막내의 모습에 우리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럴 때는 깨우는 것보다 그냥 몇 분 졸게 놔두는 것이 더 좋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어흠… 냐, 어. 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지호가 우리를 보고 물었다.
“저 좀 졸았어요?”
“응.”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됐나.”
시차 적응이라기보다는 촬영 일정이 고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호는 영화가 두 편이니까.
우리가 위로했다.
“그래도 이제 하반기 되면 여유로워질 거니까.”
“아, 저 올해 하반기부터는 <신이 3> 촬영 들어가요.”
“…….”
“…….”
꺼흐흐흑- 하며 통곡하는 막내.
“아니 심지어 개인 스케줄이라 형들한테 징징댈 수도 없어.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구 제가 하겠다고 한 거니까.”
“괜찮아, 괜찮아.”
잠시 동안 징징호가 되어도 괜찮다는 우리의 말에 지호가 꺼이꺼이 울었다.
그렇게 형들이 잠시 막내를 토닥토닥해주었다.
전에는 ‘우리 막내 힘들지~?’ 하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 더 진심 어린 위로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비주가 말했다.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날이 있으니까 버티는 것 같아요.”
“맞아.”
오늘은 우리나라의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시상식이자, 특히 TV 부문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한국예술대상이 열리는 날.
잠시 피로를 잊은 우리의 눈에 작년 한 해 모두가 이룩한 성과들이 눈에 들어왔다.
올해 우리와 관련된 것들이 노미네이트된 부문들.
[TV부문]-대상 : 구재영 (뉴니버스)
-예능 작품상 : 뉴니버스 프로젝트
-남자 예능상 : 뉴블랙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지호 (‘신이’)
-극본상 : 배예진 (‘신이’)
[영화 부문]-대상 : 사운드 오브 선
-작품상 : 사운드 오브 선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이견우
굵직한 부문만 꼽아도 이 정도이고 이외에도 여러 부문에 노미네이트가 되어 있다.
물론 이 중에서 얼마나 수상을 할지 미지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는 사실이 기뻤다.
마치 작년 한 해의 우리에게 ‘고생했어-’ 하고 누군가 트로피를 건네주는 기분.
“그럼 준비를 하고 가 볼까?”
졸개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시상식 날이라서 그런지 묘하게 몽글몽글한 구름방울들이 공기 중에 떠도는 듯한 설렘 가득한 분위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우리는 다섯이 뭉쳐야 제일 재미있다.
* * *
삼성동 코엑스.
[2019 한국예술대상]초대형 스크린 위로 화려한 문구가 떠 있는 시상식 현장에 연예인들이 하나둘 운집하기 시작했다.
“어어, 안녕하세요!”
예능계를 꽉 쥐고 있는 유명 예능인들이 서로를 보며 반갑게 인사했다.
<미스터 프로듀서> 출신으로 낚시 프로에서 활약 중인 추기석, 다양한 곳에 패널로 출연 중인 모범주, 지금은 다양한 곳에서 MC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출신인 김의지를 비롯해 최근 <우리는 걷는다>라는 예능으로 맹활약 중인 여희찬, 여희연 남매 등등.
“희찬이는 못 본 사이에 살이 좀 빠진 거 같다?”
“쪘어요.”
“쪘어? 아님 말구~”
김의지가 반갑게 여희찬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낄낄거렸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얼굴들도 속속 들어왔다.
“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어, 미튜브에서 봤는데!”
최근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는 미튜브 시장 때문인지 이 자리에 불려온 유명 미튜버들도 보였다.
그렇게 방송인들끼리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 가운데.
“와아아아아-!”
객석에서 환호가 들려왔다.
예능인들이 시선을 돌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각 같은 미모를 지니고 있는 배우들이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현장에 들어오고 있었다.
누군가 감탄했다.
“이야, 어쩜 같은 턱시도를 입어도 저렇게 태가 다를까? 그치?”
“그러게.”
이윽고 배우들이 예능인들에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했다.
평상시에는 홍보 촬영이 아니라면 볼 일이 없는 이들이 가볍게 웃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
이 자리에 참석한 방송인 대부분이 예능계를 꽉 잡고 있는 이들인 만큼 정신없이 인사가 오갔다.
그럼에도….
“음.”
의자에 앉은 김의지가 옆에 앉은 여희연에게 말했다.
“나는 근데 왜 이렇게 항상 배우들이 쭉 들어오고 그러면 위축이 되는지 모르겠다. 여기만 내가 5년째인데.”
“그거 기가 허해서 그래요. 한약 먹어요, 오빠.”
“…내가 말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 잘못 골랐어.”
같은 운동선수 출신이긴 하지만 정말이지 공감능력이 0%인 예능인이었다.
여희연이 생수를 빨대로 쪼르릅 들이켜며 말했다.
“그래도 무슨 말 하는지는 알 것 같아요. 조금 그런 게 있어.”
“그치?”
<미스터 프로듀서>와 <주세한>이라는 국민 예능에 출연해서 큰 인기를 얻고, 예능계에서도 어마어마한 위상을 얻은 멤버들이지만 그럼에도 이런 시상식장에 오면 항상 뭔가 눌리는 느낌을 받곤 했다.
영화와 드라마 관계자들이 벌이는 잔치에 슬쩍 손님으로 찾아온 느낌.
연예대상을 제외하면 거의 유일하게 예능인들을 챙겨 주는 시상식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현장에서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지면서 예능인들이 벌떡 일어났다.
‘왔다!’
‘왔구나!’
항상 이런 자리에서 묘하게 눌리는 느낌을 받는 예능인들의 구원투수 같은 존재.
뉴블랙이 입장하면서 사방에서 난리가 벌어졌다.
“와.”
“나 진짜 처음 봐.”
배우들도 정말 연예인을 보는 것처럼 속닥속닥하고.
예능인들은 왠지 모를 의기양양함을 느꼈다.
‘우리 최고 아웃풋이 왔다…!’
예능계가 키운 국민 아이돌!
본업은 가수이고, 연기로도 엄청 유명하며, 패션 모델로도 활약 중이지만 어쨌든 예능인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뉴블랙이 생각하는 자신들이 그랬다.
-저희가 가수를 제외하면 예능인 쪽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요?
실제로도 대중들이 뉴블랙을 국민 아이돌로 인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예능감 때문이었으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공손히 인사하던 뉴블랙 멤버들이 예능계의 선배들을 향해 쫄래쫄래 걸어왔다.
예능인들이 후후 웃으며 반겼다.
“우주야!”
“얘들아, 왔어?”
“오, 오…랜만이다! 나 기억하지?”
사시나무처럼 떠는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 이들의 모습에 뉴블랙 멤버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우주가 대표로 인사하며 말했다.
“저희 왔습니다. 다들 잘 지내셨어요?”
왠지 모르게 ‘저희가 왔어요-’ 하는 그 한 마디가 굉장히 힘이 되어주는 느낌.
예능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자, 잘 있었어!”
…안타깝게도 목소리는 여전히 떨렸다.
* * *
올해 한국예술대상에서 우리가 앉은 자리는 1열이었다.
그리고 양옆에 2018년 한 해를 달군 주인공들이 있었다.
구재영 피디님과 우리, 그리고 우리의 정가운데 쏘옥 들어가 있는 이견우 선배.
“내가 사이드에 앉으면 안 될까…….”
“안 돼요. 지정석대로 앉아야죠.”
영화 속에서 선명주 역할을 맡은 것 때문인지 주최측에서 나와 이견우 선배의 투샷을 바란 모양이었다.
양옆에 나와 졸개들로 둘러싸인 이견우 선배가 뒷좌석을 바라보았다.
<사운드 오브 선>에 출연한 여은선 씨를 비롯해 다른 스탭들이 손을 흔들며 키득거렸다.
이견우 선배가 내게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너희는 두 번째인가?”
“네.”
작년에 <우리 가족은 외계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우리가 예능상 후보에 오르면서 방문했었다.
“선배님은 여기 많이 참석하셨죠?”
“응. 나야 감사하게도 매년 불러주니까.”
그 말을 하던 이견우 선배가 내게 말했다.
“이번에 다들 상 많이 타 갔으면 좋겠다. 우리 <사운드 오브 선> 팀도 타고, 너희도 상 많이 타고.”
“그러게요.”
그렇게 손으로 입을 가리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곧 생방송 중계가 시작된다는 말에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네! 2019년 한국예술대상…!]베테랑 MC와 핫한 남녀 배우 둘로 구성되어 있는 사회자들의 인사와 함께 시상식이 시작됐다.
축하 무대를 비롯해 줄줄이 이어지는 시상.
[남자 신인상! 축하드립니다! 지호 씨!]<신이>로 TV 부문 남자 신인상을 수상한 우리 막둥이가 무대로 올라가 수상소감을 했다.
작년에 내가 시트콤으로 수상했던 바로 그 상.
짤막하게 감사 인사를 하던 지호가 내게 트로피를 들었다.
[형, 저도 형이랑 같은 트로피 탔어요.]헹~ 하고 거만하게 비웃어 주다가 리액션을 담는 카메라가 내게 향하는 것을 느끼고는 따스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표정 변화가 잠시 담겼는지 주변 사람들이 킥킥대며 웃었다.
그렇게 쭉쭉 이어지는 시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는! 축하드립니다, 한태범 씨!]작년에 히트를 친 드라마에서 소시오패스 CEO 역할을 열연했던 배우에게 돌아갔다.
<신이>에서 명연기를 펼친 지호도 잘하긴 했지만, 극단 출신으로 오랫동안 내공을 쌓아와서 이번 드라마에서 그야말로 미친 듯한 연기력을 보여 주었다는 평을 받은 배우인 만큼 이해가 가는 수상이었다.
그 외에도 극본상을 <신이>의 배예진 작가님이 수상하고, VFX 부문에 주는 예술상 역시 <신이>가 가져갔다.
그리고….
영화 부문에서도 <사운드 오브 선>이 활약하고 있었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 이견우 씨!]선명주 역할로 열연을 펼친 이견우 선배가 쑥스러운 얼굴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이 멋지고도 근사한 이야기의 주인공을 맡아 영광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선명주와 이명은 님, 그리고 선우주 씨에게 정말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나와 졸개들이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도 작품상 부문도 수상을 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사운드 오브 선>.
그렇게 영화와 드라마 부문뿐만 예능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예능작품상! 뉴니버스 프로젝트! 축하드립니다!]산채를 세운 산적처럼 허허 웃고 있는 구재영 피디님의 뒤에서 [사랑해요! 뉴니버스!]를 들고 춤을 추고.
남자 예능상을 탔을 때도 기쁜 마음으로 올라가 수상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더욱더 예능인 1위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에 예능 선배들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음…….”
그렇게 이어지는 하이라이트 수상까지.
[TV 부문의 대상… 엄홍란 선생님 축하드립니다.]올해 은퇴작을 찍은 원로 배우 선생님께서 수상을 하면서 구재영 피디님의 수상은 아쉽게도 실패했다.
영화 부문 역시 작년에 작품성과 흥행 모두 잡았다고 평을 받은 사극 영화 <산, 문>에 대상이 돌아갔다.
보고 있다 보면 누구나 납득이 가는 수상자들.
올해 심사위원들이 정말 수상자를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시상식이었다.
그렇지만….
“음…….”
묘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뉴니버스 프로젝트>
작년에 우리가 정말 몇 개월을 갈아넣어서 만들었던 예능.
물론 이번 시상식에서의 성과가 성에 안 차는 건 아니었다.
예능으로 수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상 중 하나인 예능작품상을 수상했고, 우리가 예능상으로도 수상을 했다.
예능 파트로 올라갈 수 있는 시상 분야에서는 다 수상을 한 셈이다.
그에 비해….
정말 수십 개의 분야로 쪼개져 있는 영화와 TV 부문 후보들.
[올해을 빛낸 작품들을 감상하시겠습니다!]영화와 드라마 위주로 구성된 VCR.
분명 영화, 드라마, 예능의 3개 축으로 구성된 시상식인데 하나가 굉장히 미미한 느낌이었다.
작년에 느꼈던 감정과 같았다.
우리에게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한 다른 선배들에게도 무언가 조금 더 주어지면 정말 좋지 않을까 하는 느낌.
“갈까?”
“네?”
“애프터 파티 말이야.”
구재영 피디님의 말에 아- 하고 정신을 차렸다.
시상식이 끝나고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팬들에게 인사 좀 하고 갈게요.”
“아, 그래야지.”
현장에 참석한 수플레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겠다는 말을 하며 동생들과 걸어가고 있을 때.
머릿속에 무언가 아이디어가 쏙 하고 떠올랐다.
“에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너무나 말이 안 되는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 * *
애프터 파티.
맛 좋은 음식들로 가득한 출장 뷔페에서 요리사들이 고기를 구워주고, 오늘의 참석자들이 접시를 들고 배회하고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려요!”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가 오가고, 수상자들은 아쉽게도 수상에 실패한 이들에게 겸손의 말을 건네고.
점잖은 대화가 오가는 분위기 속에서 이견우가 허허 웃었다.
“하하하하!”
“하하하!”
그의 곁에 모여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 이들에게 방긋방긋 웃어 보이며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밥… 밥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작년을 빛낸 주인공답게 여기저기서 말을 건네오고 있었다.
그렇다고 대답을 대충 하면 평판이 안 좋아질 것이기도 하고.
기본 성정이 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것을 염려하는 다정한 성격이라 어떻게든 리액션을 짜내는 배우였다.
“저 음식 좀 더 받아올게요. 하하.”
그런 말을 하며 접시를 들고 일어나는 이견우.
마침 요리사들이 고기를 구워 주고 있는 곳에 턱시도를 입고 서 있는 미남이 보였다.
‘우주다!’
의지할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헤매던 배우의 눈이 반짝반짝했다.
그가 다가서며 말을 걸었다.
치이이익-!
고기 구워지는 소리로 시끌시끌한 곳에서 우주가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 접시를 들고 있다.
이견우가 말을 걸었다.
“우주야…?”
하지만 대답 대신 혼자 중얼중얼하는 우주.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가 싶어 그가 귀를 기울였다.
그런 그에게 들려오는 나지막한 중얼거림.
“시상식….”
“?”
“그냥 내가 만들까……?”
“…….”
왠지 모르게 무시무시한 중얼거림에 월드 스타는 조용히 백스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