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3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36화(1336/133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36화
새벽 3시.
“흐아아아아암~”
우리가 하품을 하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
눈이 뻑뻑하다.
“와.”
지호가 손으로 눈두덩이를 덮으면서 말했다.
“노는 것도 일이네요.”
“그니깐.”
“오늘 완전 밤새우며 놀고 싶었는데…….”
<마법학교 아이들>의 공개를 기념해서 오늘 하루를 통으로 쉬기로 결정했던 우리였다.
지난 몇 달 동안 고생했던 우리가 스스로에게 주는 포상.
하지만 막상 쉬게 되니 피로가 몰려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걱정이 조금 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을까…?”
지금 멈춰 있는 화면은 7화 중반.
에너지가 바닥이 나다 보니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재미있는지 아닌지 객관적인 판단이 서지 않았다.
리혁이가 눈에 인공눈물을 넣으며 말했다.
“그것도 감안해야 돼요. 우리는 후반부의 반전을 다 알고 있지만 시청자들은 모르고 있는 거잖아요. 이야기의 재미는 미래에 벌어질 일을 모르고 있을 때 나오는 거니까.”
“리혁이 말이 맞는 거 같아요오오오….”
비주가 하품을 하면서 리혁이에게 몸을 기댔다.
중현이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이렇게 피곤하고 뒷내용을 알고 있는데도 계속 보고 있다는 건 엄청 재미있다는 뜻 아닐까요.”
“그래서 피곤하니?”
“아니요.”
“그렇군….”
그쯤에서 침묵이 흘렀다.
분명 리모컨은 눈앞에 있다.
이걸 들어서 OK 버튼을 누르면 <마법학교 아이들>의 7화가 이어질 것이다. 5인방이 학교 지하에 숨겨진 비밀을 탐구하려고, 지하의 복잡한 미로를 통과하는 장면이 나올 텐데…….
다들 우물쭈물 망설이고 있었다.
“…….”
“…….”
손에 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힐끔거릴 뿐.
바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지호가 으아아아 하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반응을 보고 싶은데 못 보겠어요!”
“나도.”
“혹시라도 나쁜 말이 있으면 어떡하죠? 아니다. 있어도 어쩔 수 없지만……!”
TV 화면 속에서 몸을 회전하며 춤 마법을 쓰고 있는 비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돌 멤버들이 마법학교의 학생을 연기하는 드라마.
나름대로 잘 뽑힌 것 같긴 한데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리혁이가 그늘진 얼굴로 먼 산을 바라보았다.
“연기 못한다고 엄청 욕 먹고 있는 건 아니겠죠. ‘뉴블랙 리혁 연기 논란’이라고 뜨면 안 되는데…….”
“그건 아닐 거야. 잘했어.”
“거짓말하지 마요.”
“잘했다니까, 이 소금쟁이야. 아니, 의심쟁이야.”
피곤해서 그런지 말도 헛나온다.
그렇게 다들 핸드폰을 손에 쥔 채 망설이고 있을 때, 결국 내가 겁쟁이 동생들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졸개들아.”
“넹….”
“이제 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흑흑.”
“그냥 하나둘셋 하고 반응을 확인해 보자.”
핸드폰으로 검색창을 켠 채 ‘뉴블랙’을 검색했다.
콩닥콩닥.
“누른다?”
“네.”
꾸욱- 하고 누른 우리가 눈을 질끈 감고는 화면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이름으로 지금 무엇이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지 화면에 떠올랐다.
-뉴블랙,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위..
“오!”
“오오오!”
그 실트의 정체는 바로….
[왜 한국인들은 소파에 앉지 않는가?]“…….”
“…….”
이게 뭔 소리지.
우리 중에 서치를 잘하는 비주가 핸드폰을 토독 두드리면서 리혁이가 말했다.
“희한하게 이 형은 기계 같은 거 잘 못 다루는데 온라인 검색은 기가 막히게 잘한다니까요. 나보다 더 잘해.”
“그니까여, 넘 신기.”
수상할 정도로 서치를 잘하는 우리 둘째에 힘입어 우리는 실트의 이유를 알아냈다.
발단은 이렇다.
우리의 라이브가 끝나고 나서 어느 미국의 커뮤니티 댓글창에서 질문이 올라온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왜 뉴블랙은 소파를 두고 안 앉아 있는 거야?]좌식 생활을 하지 않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신기하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우연하게 시작된 이야기.
→ 뉴블랙만 그런 게 아니야. 내 한국인 친구도 매번 소파에 앉지 않고 그 앞에 기대 앉아.
→ 아마 한국인들 다 그런듯
→ 우선적으로 한국식 집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거든. 우리처럼 카펫을 깔고 생활하지 않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바닥이 더 익숙하겠.. 근데 왜 소파를 두고??
→ 한국인들이 다 그런 거라면 소파의 의미가 없잖아?
→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아닐까. 이 사람들은 김치를 따로 담는 냉장고가 있다고
→ 브로. 그건 좀 인종차별이다. 그런 냉장고가 어디 있어
그렇다.
3800만 명이 본 라이브는 엉뚱한 파급 효과를 낳고 있었다.
리혁이가 눈매를 좁혔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네요. 모든 한국인들이 소파 앞에 앉지는 않는데…….”
“그러니까.”
…라고 말하고 있던 우리가 무언가 기척을 느끼며 바라보았다.
우리가 몸을 기대고 있는 소파가 방긋 웃으며 ‘진심?’ 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음.”
“음.”
폴짝 뛰어올라와 소파 위에 앉았다.
지호가 말했다.
“이건 사실 리혁이 형 탓도 있어요. 소파 가죽 더러워진다고 소파에서 음료수도 못 마시게 했으니까.”
“그치.”
“그거야 그대들이 실제로 흘리니까 그런 거 아니야! 아직도 중현이 형이 먹던 팝콘 알갱이가 하나씩 나온다고요!”
우리 메인보컬의 항변을 못 들은 척하면서 다른 반응을 살폈다.
아직 넷플러스 측에서 공식적으로 보도 자료가 나오지 않았는지 몇 명이 보았는지에 대한 성적 이야기는 없다.
일단 성적이라고 한다면….
-뉴블랙 신곡, 공개하자마자 국내 음원 차트 1위 ‘올킬’
그 말대로 신곡이 난공불락의 성과 같았던 UFO 치킨의 OST를 넘어섰다.
[실시간 차트]1위. 뉴블랙 – 별과 달, 그리고 우리는 (More Magic)
2위. 뉴블랙 – 아무리 생각해도 이 별은 내 별이 아닌 것 같아서 한 번 노래를 불러보겠습니다 (영화 ‘UFO 치킨’ OST)
비주가 말했다.
“음, 저만 느끼는 걸 수도 있긴 한데… 이렇게 제목이 이어져 있으니까 뭔가 한 문장처럼 보이지 않나요?”
“좀 그렇긴 하네.”
”그리고 우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별은 내 별이 아닌 것 같아서…….”
중현이가 근엄하게 따라 하는 대사에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리혁이가 제안했던 영어 제목 을 넣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후우.”
다 같이 몸을 뉘이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일단 가장 걱정했던 음원 성적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이런 흐름이면 천만 영화의 인기 OST를 누르고 충분히 1위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숨 돌리고 다른 반응을 살필 때.
“어…….”
“음….”
인터넷을 둘러보던 우리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려고 했는데…….
재미있다, 지금 몇 화 보는데 개꿀잼 같은 반응들만 있을 뿐. 특별하게 모니터링할 만한 반응이 없었다.
해외 반응보다는 우선 국내 반응 위주로 살피고 있는데 별다른 반응이 안 보였다.
[지금 마법학교 아이들 보시는 분?]생각보다 볼만하네요
-재미있나요?
-[작성자] 아직 초반부이긴 한데 볼만한 것 같습니다 ㅎㅎㅎ 기대 안 했는데 꿀잼이에요
-오오오 후기 감사합니다. 도전해 봐야겠네요
커뮤니티에 들어가도 이런 게시글 정도.
분명 평은 좋은데 평에 비해 사람들의 글이 적었다.
물론 깊게 들어가면 더욱더 다양한 반응들을 볼 수 있겠지만, 저번에 그렇게 웹서핑을 타고 타다가 우리를 초성이나 이상한 별명으로 지칭하는 이들을 마주한 적도 있었기에 이쯤에서 중단하기로 했다.
“아니… 왜 이렇게 반응이 적지?”
“그…러게요.”
물론 토요일 새벽이니 자는 사람들이 많긴 할 테지만…….
그래도 세계에서 3800만 명이 봤으면 그중에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너무나도 반응이 적어서 근심이 됐다.
게다가….
“다들 톡도 없어요.”
“그치?”
톡이 잠잠했다.
다른 때였다면 ‘야 드라마 재미있더라’ 하는 감상문을 지인들이 보내 주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
“…….”
이 암전 같은 반응 속에서 다들 조용히 침을 삼켰다.
하지만 우리끼리 고민해 봐야 결론이 쉽게 나오지도 않는 터이기에 내가 톡을 보냈다.
나 [자니..?]
곧장 답이 돌아왔다.
석환 형 [모니터링 중이야]
석환 형 [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왠지 웃음기 섞인 듯한 답이 돌아왔다.
석환 형 [몇 시간만 더 기다려 봐]
나 [?]
석환 형 [사람들이 아직 9화 보고 있을 거거든.]
석환 형 [지금 내가 그래]
석환 형 [암튼 나도 지금 보는 중이니까 다 보고 이야기할게. 이거 지금 끊지를 못하겠다]
드라마를 보고 있는지 방해하지 말라는 이야기에 우리가 오 하며 눈을 크게 떴다.
지호가 말했다.
“이거 완전 그거 아니에요 파란불?”
“청신호지.”
우리 윤석환 씨가 누구인가.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우리가 나오는 컨텐츠는 항상 재미없게 보는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케어하는 가수들이기에 컨텐츠를 마음 편히 즐기지 못하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니까.
그래서 어지간하면 재미있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인데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
그 말인즉, 지금 반응이 적은 건…….
“사람들이 아직 보고 있는 중이라는 거네요.”
“…….”
우리가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다소 잔잔한 온라인 풍경.
하지만 아까와 달리 지금은 무언가 느껴졌다.
수평선 너머에서 마치 거대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듯이, 무언가 거대한 것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비주가 말했다.
“진짜 이렇게 예상이 하나도 안 되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나도 그래.”
3800만 명의 라이브 시청.
그리고 우리 매니저가 재미있다며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있는 광경.
이제부터 무슨 일이 펼쳐질지 정말 예상이 가지 않았다.
* * *
‘와, 진짜 예상이 안 간다.’
뉴블랙이 초조함과 설렘을 품고 기다리고 있을 무렵.
<마법학교 아이들>의 최후반부에 접어든 시청자들이 침을 삼키며 드라마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진짜 재미있어.’
눈이 뻑뻑하고, 피곤해서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뒷내용이 궁금해서 끊을 수가 없었다.
최근에 봤던 드라마들 중에서 1위라고 단언 꼽을 수 있었다.
드라마 매니아들이 감탄했다.
‘진짜 구성 잘 짰다.’
큰 틀로는 주인공이 원작의 내용을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
그 아래 세부적으로는 두 가지 스토리 라인이 있었다.
-우리팀이 학교 대표가 되어 보자!
한국 고교 마법대회에 나가기 위해 학교 대표팀으로 선발되기 위해 다섯 멤버가 고군분투하는 스포츠물 같은 스토리.
소년 만화처럼 강적을 상대하고 나면 또 다른 강적과 만나는 식으로 전개됐다.
독특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들이 지략과 전술 등으로 상대를 무찌를 때마다 두근두근했다.
거기에 다양한 K팝 아이돌들의 출연도 한몫했다.
‘와.’
한국 시청자들이 감탄했다.
처음에는 ‘아이돌들이 저렇게 많이 나온다고?’ 하며 걱정했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니 최상의 결과가 나와 있었다.
[처음부터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춤 잘 추기로 유명한 아이돌이 비주와 대립하면서 춤 마법을 사용한다.
K팝 아이돌 대다수가 운동 신경이 좋아 몸을 잘 쓰는 만큼 근사한 마법 동작을 보는 맛이 쏠쏠했다.
그중에서 가장 시선을 끈 건 틴스피릿.
[오늘은 친선경기다.]작년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다른 고교의 대표팀이 입장한다.
검은색 재킷에 검은 넥타이를 걸친 교복을 입은 이들이 들어와 기존 대표팀과 승부를 펼친다.
카메오 출연이기에 짧게 나왔지만, 화려한 원소 마법으로 주인공의 학교를 대패시키는 어마어마한 위용을 선보이는 이들.
휘연이 펼친 마법에 경기장이 통째로 얼어붙는 장면이 나오고.
관전하고 있던 주인공들이 ‘세상은 넓구나-’ 하며 감탄하는 씬이었다.
‘미쳤다.’
‘진짜 세네.’
거기에 데일라잇의 리앤이 주인공들을 조력해 주는 선생님으로 나와 마법을 쓰며 활약하고.
[근육 좋아~] [고도로 발달한 근육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지!]헬스 아이돌로 유명한 이들이 중현과 함께 근육 바보들로 나와 웃음을 주고 있었다.
스포츠물 같은 청춘 스토리 때문인지 K팝 아이돌들이 각종 카메오나 엑스트라, 조연 등으로 활약하는 게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렇게 저마다의 사정이 있는 주인공들이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 협력하는 게 하나의 스토리라면 나머지는 바로….
-누가 박성원 선생을 공격했는가?
범인을 찾기 위해 학생들끼리 추리를 하는 스토리였다.
그래서 하나의 스토리가 어느 정도 끝난다 싶으면 다른 스토리에서 새로운 떡밥이 벌어지고.
사건을 추리하는데 필요한 단서를 얻기 위해 다른 팀과 협력을 해야 하는 등등.
소년 만화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적을 무찌르는 전개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이런 추리적인 요소 때문에 빠져들고 있었다.
‘와…….’
밤마다 이상한 동물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학교 주변의 산이라든가.
비밀리에 펼쳐지는 학생들의 사교회.
학교 설립자의 수상쩍은 행적.
우주가 연기한 라은호의 가문을 비롯해 마법 세계를 지배하는 대가문들끼리 얽힌 사연.
거기에 학교 지하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공간까지.
두근두근-
계속해서 새로운 떡밥이 나오는 한편.
이제 9화에 접어든 시청자들이 침을 삼키며 화면을 바라보았다.
검은 로브를 쓰고 있는 우주와 나머지 셋이 격돌했다.
강력한 흑마법을 구사하는 우주와 그에 맞서 방어 마법을 사용하는 지호의 모습이 교차된다.
갈등이 고조되어 가고 있었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두 캐릭터 간의 갈등.
작품이 진행되면서 점점 수사망을 좁히던 주인공은 범인을 라은호로 확정한다.
정말 치열한 혈투.
모두가 쓰러지고 나서 결국 주인공이 승리하긴 하지만… 이미 둘은 마력이 고갈되어 제대로 싸울 힘이 없었다.
원초적인 치고 박고 싸우는 주먹질.
[뭐?] [너지?]항상 차분하던 은호가 깨진 유리가면처럼 자신의 진짜 표정을 드러낸다.
[네가 선생님을 죽였잖아…!] […무슨 소리야. 네가……!]서로 멱살을 잡은 채 숨을 몰아쉬던 이들이 눈을 깜빡인다.
[……지금 뭐라고?] [뭐?]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던 이들이 바닥에 털썩 앉았다.
시청자들이 훈훈하게 웃었다.
‘이래서 소통이 중요한 거지.’
결국 주인공과 라은호가 서로를 의심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
여러 회상 장면이 흘러나온다.
‘이렇게 보니 주인공이 수상해 보이긴 하네.’
라은호의 시점으로 전개된 주인공의 요상한 행적.
그동안 서로에게 품고 있었던 오해가 풀리면서 주인공들이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 있을 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수혁(리혁)이 끙끙대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잠깐만. 그럼 그건…….]설명되지 않은 라은호의 행적을 묻지만 당사자는 어리둥절한다.
[나 아닌데?] [뭐?]지금까지 조합한 추리의 퍼즐이 안 맞을 때.
널브러져 있던 주인공이 벌떡 일어났다.
[왜 그래?] [어…….]라은호의 해명 덕분에 지금까지 그가 놓치고 있었던 단서들 중에서 잘못되었던 단서들이 사라지고 제대로 된 단서들만 남기 시작했다.
그것이 하나둘 조합되는 연출이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저 추리대로면…….
[범인은 단 한 명이야. 그렇지만 그럴 수가 없는데….]너무나 명확한 추리지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기에 생각조차 해 보지 않은 가능성.
[저벅저벅.]어둠 속에서 누군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선량한 인상의 남자.
안경을 쓰고 있는 인물이 걸어 나오면서 모두가 멈칫했다.
이곳에 있을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선생님?]1화에 사망한 박성원 선생이 싱긋 웃으며 안경을 벗었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박성원 선생의 손에서 검붉은 화염이 타오르면서 지금까지 선하게만 보였던 미소가 사악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딱 끝나 버리는 9화.
시청자들이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다.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역시 안 죽었을 줄 알았다. 이견우를 1화로 써먹을 리가 없지!’
그렇게 바로 이어지는 10화.
1화와 마찬가지로 1시간이 넘는 최종화.
일단 최종 빌런으로부터 겨우 탈출한 주인공들.
이윽고 박성원 선생이 만든 결계로 학교가 가둬지고, 악의 세력과 주인공의 세력이 총출동하며 맞붙는다.
‘와아아아…….’
지금까지 주인공 팀이 무찔렀던 이들이 함께 힘을 합쳐 싸우는 장면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드디어 성공했다…! 치마가 아니야!]세라복을 입은 근육 소년.
매번 실패하기 일쑤였던 마법소년 변신에 마침내 성공한 한조가 거대한 괴물을 무찌르면서 시청자들이 속으로 환호했다.
‘드디어 마법소녀가 아닌 마법소년이 되었구나.’
정말이지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전투씬.
[가! 여기는 우리가 맡을게!]소년 만화의 전개처럼 하나둘 퇴장하고, 마침내 악당과 대면한 주인공이 결투를 펼치면서 이야기가 끝을 향해 달려갔다.
수많은 시련을 뚫고 통과한 주인공들 앞에 제물을 바치는 의식을 준비하던 마법사가 몸을 돌린다.
[……너는 다른 세상에서 왔지.]마침내 최종 빌런과 대면하는 장면.
이제 남은 30분간 벌어질 일을 기대하며 시청자들이 침을 꿀꺽 삼킬 때였다.
우주가 공격하기 위해 지팡이를 드는 장면.
빙글빙글-
“어어어?”
“어?”
재생이 멈추고 앞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은호가 흑마법 썼나?’
‘연출인가? 연출이어야 해.’
하지만 그것은 재생이 안 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전 세계 수천만 명이 넘어가는 시청자들 모두 겪고 있는 현상.
곧장 다른 화면이 떠올랐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요청을 처리할 수 없습니다. 홈페이지로 이동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 보세요]접속 폭주로 시즌2의 최종화 스트리밍 서버가 잠시 다운되었다는 이야기.
“……!”
“……!”
각자 다른 시간대와 다른 공간에서 최종화를 보고 있던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주먹을 꼬옥 쥐었다.
“안 돼……!”
“아니, 이건 아니잖아!”
넷플러스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역대 첫날 최고치의 기록을 보여 주고 있는 <마법학교 아이들>의 최종화.
일시정지한 선우주의 얼굴이 순간 캡처 때문에 웃는 것처럼 보였다.
-꺄르르르!
아마 누군가 하늘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면…
“으아아아악!”
“No…!”
지팡이를 휘두르는 선우주 앞에서 수천만의 시청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