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6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61화(1361/138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61화
모두가 멍하니 섬을 바라보았다.
“형, 이거 너무 큰 거 아니에여…?”
“그, 그, 그러게.”
꽤 큰 섬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규모가 클 줄은 몰랐다.
어지간한 일은 ‘후후 그렇군’ 하고 넘어가는 마인드의 소유자인 중현이마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이걸 개인이 소유해도 되는 거예요?”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배 위에서 우리 모두 헛웃음을 지었다.
중현이 말마따나 이걸 개인이 소유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큰 규모의 섬이었다.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요. 이거 좀 큰 섬이라고.”
리혁이가 몇 번 정도 말해 주긴 했다.
-이거 좀 많이 큰데요.
-그래도 크면 클수록 좋지 않을까?
-뭐, 그렇긴 한데… 좀 많이 클 것 같은데.
“…정도로만 이야기했잖아. 너도.”
“아니, 내가 사는 게 아니니까 그랬죠. 내가 사는 거였으면 그냥 내 마음대로 결정하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대강 돌아가는 분위기를 짐작했는지 디안젤로 씨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섬이 생각보다 크죠?」
「꽤 크네요.」
「우주 씨가 주신 예산 안에서 가장 좋은 후보지를 골랐습니다. 기왕 같은 가격이라면 조금 더 큰 곳이 좋잖아요?」
사실 문제는 없었다.
가격도 적절하고, 섬도 아름답고.
다만 섬의 실제 사이즈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커서 놀랐을 뿐이었다.
“이게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350만 평 정도 되거든요. 한강 둔치 제외하고 여의도 내부 면적이 87만 평이에요.”
“…….”
“계산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판교 신도시보다 클걸요.”
“…….”
실제로 보니 좀 많이 큰 것 같다고 말을 하니 디안젤로 씨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사실 매물로 나온 섬 중에서 이게 가장 큰 편은 아닙니다. 바하마에서 가장 큰 섬 중 하나는 이것의 2배 크기가 되거든요. 영화배우 쿠엔틴 블레이크가 소유하고 있는 섬인데…….」
심지어 이것도 적당히 큰 사이즈라는 말에 잠시 눈을 깜빡였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마침내 섬에 도착했다.
꽤 규모가 있는 섬이라 멋들어진 선착장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자화자찬 같긴 합니다만 섬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죠. 매물로 나와 있는 섬들 중에서 우선적으로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지 않은 섬이어야 하고, 또 여러분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판매자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맞습니다. 이혼 소송 중인 할리우드 커플이나 제3세계의 독재자에게 섬을 살 수는 없잖아요.」
그리하여 이 섬을 찾았다는 말에 우리가 웃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상대가 어깨를 으쓱였다.
「이게 바로 제가 하는 일인 걸요. 아무튼 섬에 도착했으니 잠시 섬의 주인과 통화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그의 사유지니까요.」
그 말에 내가 위성전화기를 받았다.
여러 개의 후보군 중에서 내가 이 섬을 콕 찝어서 고른 것은 이 섬의 주인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거래 상대로서 신용도가 굉장히 높은 인물.
[헤이~]멋들어진 하얀 셔츠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인물이 영상통화 화면에 나타났다.
아마 호텔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오랜만이에요. 콜드. 어디예요?」
[파리.]그러곤 멀리 보이는 에펠탑을 보여 주던 콜드가 씩 웃으며 화면을 돌렸다.
곱슬머리의 미인이 손을 흔들면서 우리도 같이 손을 흔들었다.
[여자친구와 여행을 왔지. 겸사겸사 이곳 시민단체와 만날 일이 있기도 하고. 그나저나 연락한 걸 보니 도착한 모양이네.]「네.」
[한 번 잘 둘러봐봐. 최근에는 잘 안 가긴 했지만 내가 첫 번째 전 부인이랑 결혼식을 올린 장소거든. 경치와 자연경관 하나만큼은 정말 근사할 거야. 결국 그 섬을 구매한 돈보다 더 많은 위자료가 나가긴 했지만…….]눈가가 촉촉한 래퍼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섬의 주인으로부터 사유지 출입 허가를 받으며 통화를 종료하려고 할 때, 문득 궁금한 게 하나 떠올랐다.
「그런데 콜드.」
[응?]「왜 이 섬을 팔려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그냥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이어서요.」
보통 이런 섬들을 파는 건 재정적으로 큰돈이 필요할 때 매물로 내어 놓곤 하니까.
콜드가 아 하며 말했다.
[주변에 듣는 사람이 많아?]「저희밖에 없어요.」
[뭐, 주변에 알음알음 이야기해서 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이야기거든.]「네.」
[나 선거 출마할 거야.]「…….」
생각보다 굉장한 이유였다.
* * *
콜드가 밝히길.
-선거 준비를 하려면 굉장히 많은 돈이 필요하거든.
2007년에 구매한 이 섬을 팔려는 이유는 바로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당장 출마하겠다는 건 아니고 아마 몇 년 뒤의 일일 거 같아. 일단 입당도 해야 하고, 준비할 게 많아.
상대의 눈이 야심만만하게 빛났던 게 떠오른다.
“대단하네요. 선거 출마.”
“뭘로 나간대요?”
“의원이나 시장? 그런 걸 노려본다고 하던데….”
상상 속에서 정치인이 된 래퍼의 모습이 떠오른다.
리혁이가 말했다.
“보통 이럴 때 말이 안 된다고 해야 되는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네요.”
워낙 이미지도 좋고, 자선 사업을 비롯해서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셀러브리티니까.
영화배우 출신이 대통령이 되고, 주지사가 되는 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터였다.
중현이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왠지 다음 앨범은 안 나올 것 같네요.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러게.”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상을 탄 이후로 사실상 음악 활동을 쉬고 있는 콜드 브라운이었다.
-하하하하! 나의 인생 최대 목표를 이뤄 냈다!
그래서 소원을 성취한 지금은 자아실현을 위해 세계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중현이가 말했다.
“힙합 팬들 사이에서 콜드가 그래미를 수상하고 나서 걱정이 많았거든요. 왠지 은퇴할 것 같아서.”
“그랬어?”
“네. 사실 팬 입장에서 콜드가 그래미를 못 타는 게 더 좋긴 했어요. 그래미를 못 탈 때마다 어떻게든 더 명반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걸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였는데…….”
콜드가 행복해지는 바람에 다음 앨범이 안 나올 것 같다고 시무룩해하는 우리 팀 래퍼였다.
그렇게 자아실현을 하러 떠난 동부 힙합의 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섬을 돌아다녔다.
「이걸 타고 가셔야 합니다.」
우리가 탑승한 건 골프 카트와 비슷한 느낌의 차량이었다.
여의도보다 더 큰 면적을 지닌 섬이기에 도보로 탐방할 수가 없는 규모였으니까.
「섬의 대부분은 숲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당한 규모의 산도 있지요.」
섬의 관리인이 간략한 설명을 해 주었다.
「경치가 굉장히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죠. 이곳의 바닷가를 보면 아시겠지만…….」
“우와아아아아!”
“우와아아!”
해변에 도착한 우리가 감탄사를 터뜨렸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모래.
투명한 바다.
“형, 이리로 와 봐요. 물이 완전 투명해요.”
“와아아아…….”
태어나서 이 정도로 투명한 바닷물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멕시코의 칸쿤 바닷가에서도 감탄하긴 했지만 그곳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관리인이 웃으며 말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똑같이 보이는 반응이죠. 아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일 겁니다.」
바닥에 널려 있는 불가사리와 멀찍이 산호초들을 비롯해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 있다.
저도 모르게 동생들과 옹기종기 모였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바닷가의 아름다움만이 아니었다.
“눈을 감아 봐. 얘들아.”
내 말에 동생들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나 역시도 눈을 감았다.
끼룩-
어디선가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웃음갈매기네요. Laughing gull이라고 부르는 친구인데 웃음소리 같은 게 특징이에요.”
“중현아.”
“조용히 있을게요. 우후훗-.”
웃음갈매기 소리를 따라 하는 중현이의 목소리에 우리 모두 그만 웃음이 터졌다.
취향저격이었는지 마지막까지 끅끅대는 비주의 웃음을 끝으로 다시금 침묵이 찾아왔다.
쏴아아아아아-
파도 소리가 들려오고, 갈매기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오기도 하고.
때로는 해풍에 흔들린 나뭇가지들이 쏴아아아- 하고 이파리를 흔드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정말…….”
리혁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조용하네요.”
“고요하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고요함 속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기분.
다시 눈을 뜬 우리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관리인과 우리의 에이전트, 스탭들을 제외하면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따라다니는 파파라치도, 매번 주변에 있던 사생도, 우리를 보며 놀라는 사람들도 없다.
나이 지긋한 관리인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이 섬을 소유했던 분들 모두가 그런 표정을 지으셨죠. 드디어 편하게 휴식을 취할 만한 공간을 찾았다고요.」
「정말 조용하네요.」
「마음에 드십니까?」
「네.」
부드러운 미소를 짓던 관리인이 손짓했다.
「그럼 다른 곳도 보여 드리죠. 이곳 바닷가만 보고 놀라기에는 이릅니다.」
산호 해변을 시작으로 섬의 곳곳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작은 폭포가 있는 연못도 있고, 나무들이 잘 꾸며져 있는 정원과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오두막도 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주지도 나타났다.
「콜드 브라운 씨가 지은 집이죠.」
“와아아아아….”
커다란 저택을 중심으로 리조트처럼 꾸며져 있는 공간.
말리부에서 볼 법한 대저택처럼 새하얀 외관으로 꾸며져 있는 저택은 유명 건축가의 작품이라고 했다.
「최대 50명까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가실까요?」
시원하게 냉방이 되어 있는 내부 역시 대단했다.
규모에 압도되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때, 지호가 이 저택에 대해 완벽한 요약을 해 주었다.
“약간 그런 데서 본 거 같아요.”
“어떤 거?”
“어느 날 수상쩍은 부자의 초청장을 받은 명탐정 일행이 섬에 방문하게 되고 하나씩 희생자가 발생하는데…….”
코난과 김전일에서 많이 본 시나리오라고 하는 지호의 말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정말 그런 느낌의 섬과 저택이었으니까.
하지만.
“괜찮아. 그 수상쩍은 부자가 우리야.”
“아 그럼 다행이네여. 우리가 악당 포지션이니까.”
그런 말을 하며 웃고는 저택도 둘러보았다.
우리의 취향에 맞춰서 리모델링을 하고 싶은 부분들도 있으니 점검을 해야 하니까.
그렇게 몇 시간에 걸쳐 최종 탐방을 마친 후.
동생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어때?”
“…마음에 들어요.”
아무래도 자신들이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사비로 구매하는 것이다 보니 조심스럽긴 하지만 다들 마음에 들긴 한 모양이었다.
조용하게 연습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양지.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머물 수 있다는 점까지.
“다음 명절 때는 가족들끼리 여기에 모여서 시간을 보내 볼까?”
“……!”
“어때?”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동생들.
반짝이는 얼굴들을 보며 웃고 있을 때, 디안젤로 씨가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써니?」
「이 섬의 가격이 얼마라고 했죠?」
「4300만 달러 정도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리모델링 비용까지 포함하면 대략 5000만 달러 정도가 될 거고요.」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진행하죠.」
열심히 벌었으니 써야 할 시간이었다.
* * *
그렇게 계약을 체결한 후.
우리는 멕시코를 시작으로 해서 남미의 스타디움 투어를 이어 나갔다.
“와, 날씨 진짜 적응 안 되네요.”
서서히 겨울로 향하고 있는 북반구와 달리 여름에 접어들고 있는 남미.
몇몇 지역은 기온이 예상외로 너무 높았던 까닭에 안전사고에 유의하면서 공연을 해야 할 정도였다.
그리고 남미 역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와아아아아아아!!”
열기가 대단했다.
수플레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길거리에서 우리를 보고 반응하곤 했으니까.
올해 초에 활동으로 남반구를 공략한 이후로 <마법학교 아이들>이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주요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생긴 변화인 듯했다.
[다시 브라질을 방문한 소감이 어떤가요?] [정열적인 매력으로 가득한 나라에 다시 오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1월 이후로 열심히 연마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며 여러 TV 쇼의 촬영을 한 후.
브라질의 한 호텔에서 식사를 마친 우리는 매니지먼트 팀과 함께 최상층의 객실에 모였다.
“이제 슬슬 연말 일정들을 확정 지어야 할 시간이야.”
석환 형의 말에 우리가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뭔 서류가…….’
‘진짜 산더미 같아요.’
수북하게 쌓여 있는 서류 뭉치들은 이번에 우리에게 들어온 스케줄 목록이었다.
어느 나라든 간에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면 연말가요제 같은 행사를 하기 마련인데, <마법학교 아이들>이 워낙 핫 이슈다 보니 연말에 부르는 곳들이 정말 많았다.
민기 형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겹치는 날짜별로 정리를 해 봤어. 일단 여기 가장 수북하게 쌓여 있는 뭉치들 보이지?”
“네.”
“이건 크리스마스 행사야.”
“…….”
“작년에 캐럴로 빌보드 1위한 거 기억하고 있지? 그거 최근에 다시 차트에 스멀스멀 올라온다더라.”
알래스카 공연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대성공시킨 덕분에 들어온 스케줄들.
“그리고 이건 크리스마스랑 12월 31일 사이에 있는 공연들.”
“와…….”
우리에게 들어온 스케줄을 하나하나 보는 것도 일이었다.
스탭들이 한 차례 걸러서 ‘출연하면 좋을 것 같은 스케줄’ 목록으로 추린 것인데도 그랬다.
리혁이가 의견을 개진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국내 일정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 공연은 북미 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저도 동의.”
“일단 HBS 가요대상 출연은 힘들다고 봐요.”
대체로 연말 가요 프로그램에는 출연하려고 하는 편이긴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해외 투어를 돌고 있는 중이라 참석이 힘들기도 하고, 이제 곧 망고 차트 어워드나 KMA 같은 주요 어워드 스케줄이 있었다.
여기에 방송 3사의 연말 무대까지 합치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무대만 5개가 되어 버리는데, 문제는 방송 3사에서 우리에게 분량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30~40분가량이었다.
당연히 무대마다 레퍼토리를 다르게 준비해야 하는데 그것도 험난한 일이다.
석환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대 준비도 준비인데 가장 중요한 건 시청률이지. 준비한 것에 비해 리턴이 너무 적어.”
지금 출연 요청이 들어온 크리스마스 쇼를 비롯해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쇼들인데 비해서, HBS 가요대상 같은 연말 프로그램들은 현재 시청률이 굉장히 낮은 상황.
물론 우리가 출연함으로써 시청률이 소폭 상승하긴 하겠지만….
비주가 말했다.
“그런데 난감한 건 하나만 참석하는 식으로 할 수가 없잖아요.”
“그게 문제지.”
문제는 스케줄 문제로 어디에는 참석하고 어디에는 불참하는 것이 힘들다는 거였다.
아무리 우리가 성공했다고 하나 방송국은 중요한 거래 상대였다.
-헤헤! 우리 이번에 HBS랑 PBS는 안 나가고, TBC만 나갈게~~!
-뉴블랙아. 우리가 뭐 잘못한 게 있어?
-아니! 그냥!
방송국들끼리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걸 고려하면 차라리 3사 모두 불참하는 게 낫다고 할까.
문제는 그렇게 되면 또 보여지는 이미지가 좋지 않다.
-뉴블랙, 국내 방송 3사 음악 방송 무대 불참.. “해외 연말 무대 출연 때문”
꼭 초심을 잃은 사람처럼 보이니까.
내가 재차 강조했다.
“국내 무대가 제일 중요해요. 다른 건 몰라도 국내 무대만큼은 가장 성의 있게 꾸며야 하고, 해외 스케줄은 그다음이니까.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여의치가 않지.”
시간 문제로 모든 방송국 연말 가요제에 나갈 순 없는데, 그렇다고 또 몇 군데만 골라서 나갈 수도 없는 상황.
일단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북미의 크리스마스 방송에 나가든지 할 수 있었다.
“으으음…….”
“으으음.”
다 같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지호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어렵네여. 그냥 우리 TVA 만든 것처럼 우리도 연말 무대를 한 번 만들어 볼까요?”
“그게 더 별로일걸.”
리혁이가 답했다.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게 방송국이랑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건데, 대놓고 제3의 연말가요제를 만들면 싸우자는 거잖아.”
굳이 실익이 없다는 리혁이의 지적에 나 역시도 공감했다.
하지만….
-그냥 우리 TVA 만든 것처럼 우리도 연말 무대를 한 번 만들어 볼까요?
…라는 막내의 말에 무언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연말 무대로서 임팩트를 줄 수도 있고, 지상파 방송국들과도 원만한 사이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안.
그리고 어쩌면 방송 3사 모두에도 중계될 수 있는 무대.
“잠깐만요.”
내가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저한테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