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6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63화(1363/138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63화
101장.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건
이상하다.
“…….”
“…….”
수능 시험을 마치고 개운하게 나왔는데 동생들의 표정이 이상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 왜 그러는데???”
“아니에요.”
계속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아, 배고프다.”
컵라면 비닐을 슥슥 뜯는 나에게 비주가 물었다.
“시험은 잘 봤어요, 형?”
“평소보다 점수가 더 잘 나왔던 거 같아. 실전이었으면 점수가 더 안 나왔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모의고사처럼 보니까 편하더라고. 국어가 생각보다 좀 어려워서 당황하긴 했는데…….”
“그거 형만 어려웠던 거 아니던데요.”
리혁이가 태블릿을 보며 말했다.
“지금 인터넷에서 불수능이라고 난리 났어요.”
“아, 그런 거였구만~”
그런 이야기를 하며 라면 스프 봉지를 탈탈 털고 있을 때였다.
“저기 근데 형….”
“응? 왜 비주야?”
“내년에 혹시 시험 보러 갈 거예요?”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투어 일정도 있고, 꼭 현장에서 시험을 치려는 건 아니어서….”
만약에 시험을 정말로 치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접수 시기를 놓치는 일 같은 건 없었을 것이다.
“당장 대학에 갈 것도 아닌데, 나 때문에 피해 보는 애들이 있으면 어떡해. 무엇보다 내가 진짜 시험 보러 가서 이렇게 성적 따면…….”
그 순간 주전자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저기 주전자처럼 여론이 폭발할 거야. 아마도….”
“…….”
“전국의 분노한 수험생과 수험생 가족들이 우리 숙소 앞으로 몰려오지 않을까.”
아주 후끈후끈한 분위기가 상상이 가면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나의 이런 발언에 동생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에요.”
“동의.”
“맞아요. 굳이 시험 보러 가고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집에서 치고 그래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근심 가득한 얼굴이었던 멤버들이 방긋방긋 웃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뭐지. 이 반응은.
“형, 물 다 끓었어요.”
“아. 어.”
컵라면에 물을 붓고, 냉장고에서 맛김치를 꺼낸 나는 다시금 방으로 돌아갔다.
지호가 눈을 깜빡였다.
“어? 형 어디 가요? 형이랑 게임 같이하려구 세팅 해 놨는데.”
“나 해설 강의 들어야 돼서.”
“…….”
“틀린 문제들 좀 확인하고 나서 다시 나올게.”
틀린 문제가 있으면 왜 틀렸는지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게 사람의 마음 아니겠는가.
노래를 부를 때 발성적인 디테일을 신경 쓰듯이.
“…….”
“왜?”
“아니에요.”
콘솔 게임기의 컨트롤러를 쥔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막내.
…뭐지? 이 반응은?
* * *
시간이 참 빠르다.
불과 여름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11월 중순이에요.”
“이제 한 달 반 뒤면 2019년도 끝이구나….”
이제는 확연하게 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 11월 중순이었다.
하지만 여름 날씨를 자랑하는 남반구에 있다 보니 겨울이 왔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나긴 했다.
남미의 도시들에서 서서히 들려오는 캐럴송들만이 연말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릴 뿐.
“연말 콘서트 무대 기획안이야.”
남미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하는 동안 우리는 연말에 있을 무대들을 기획하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12월 31일에 있을 새해맞이 콘서트.
“돌출 무대가 지금보다 더 길었으면 좋겠는데. 직접 체크해 봐야 정확하겠지만 지금은 동선이 좀 애매해.”
“조금 더 늘릴까?”
“한 번 세트에서 런스루 해 보고 나서…….”
매니지먼트 팀과 함께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게 될 콘서트를 조율하고, 각종 크리스마스 쇼들의 무대도 준비하고.
또 K팝에서 중요한 두 시상식의 무대도 앞두고 있었다.
음원 중심으로 상을 주는 망고 차트 어워드와 K-net이 주최하는 K넷 뮤직 어워드.
그리고 여기에 이번 달에 있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까지.
무대뿐만 아니라 멘트나 소감을 비롯해 준비할 게 많다 보니, 아무리 잘 먹어도 살이 쑥쑥 빠졌다.
“활동량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죠. 3시간 동안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쉬는 날에도 10시간 가까이 스튜디오에서 연습하면 누구든 살이 빠질 거예요.”
리혁이의 말에 지호가 말했다.
“그래서 누가 [뉴블랙 다이어트법]이라고 인터넷에 올렸던데욤. 뉴블랙이 된 것처럼 살면 살이 빠진다고.”
“오.”
“그거 누가 후기도 올렸어요.”
핸드폰을 톡톡 두드리던 지호가 보여 주었다.
[일반인이 뉴블랙 다이어트한 후기](모형 해골 사진.jpg)
질문 못 받는다,,,
‘ㅋㅋㅋㅋㅋ’로 가득한 댓글창을 보며 우리도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대체 우리가 어떤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는 것인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크게 틀린 건 아니었다.
매일 남미의 질 좋은 소고기 스테이크를 몇 덩이씩 먹는데도 체중이 조금씩 빠지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 한편.
“슬슬 시작하려나?”
“정각에 시작한다고 했어요.”
잠시 휴식 시간이 되어 다 같이 호텔방에 모였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스탭들도 한 자리에 모여 있는 상황이었다.
“뭐야, 뭐야. 이제 곧 시작한대요?!”
“대박.”
콘서트의 안무를 담당하는 VCS 크루와 밴드 세션 멤버들이 간식거리를 잔뜩 챙겨들고 들어오고.
“어우, 나는 맨 정신으로는 못 보겠다. 떨려서.”
“저도요. 팀장님.”
“원석아, 와인 한 잔 줄까?”
“예.”
매니지먼트 팀은 와인을 홀짝이며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입가에 손을 올린 채 ‘으아아’ 하고 있었다.
TV 화면에 떠오른 문구.
[61st Grammy Awards Nominations]바로 내년 1월에 열리는 2020 그래미의 후보자 발표였다.
모두가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도 다 같이 부둥켜안은 채 으아아 하고 있었다.
“으아아아.”
막내가 몸을 떨며 말했다.
“왜 이렇게 떨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말이야.”
그래미 후보 지명을 보는 건 이번이 3번째였다.
첫 해에는 헤일리 블루와 우리의 콜라보 음원인 이 베스트 팝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그다음 해에는 나와 콜드 브라운의 가 대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아빠에게 평생 공로상이 주어졌다.
비주가 웃으며 말했다.
“제 생각에는 이번이 그룹으로서는 첫 노미네이트가 될지도 몰라서 그런 거 같아요.”
나 역시도 동의했다.
으로 한 차례 후보에 오른 적이 있지만 정말 우리의 힘으로 올랐다고 하기에는 애매했다.
-나다. 그래미의 Joat-like 늙은이들아.
-저저 건방진!
-일단 노래부터 들어 보고 말씀하셔.
-…어찌하늘은 저 인간에게 저런 곡을 또 주셨단 말인가!
-하늘이 아니고 써니가 줬어. 히힛.
그래미와 애증의 관계인 북미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의 임팩트가 상당히 컸으니까.
지금이야 우리가 헤일리와 경쟁이 가능한 체급이 되었지만, 그때는 정말 그랬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 노미네이트가 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뉴블랙이란 그룹이 그래미의 후보가 되는 셈이었다.
-.
이번에 레코드사가 후보로 제출한 우리의 음원.
작년 하반기에 나왔음에도 ‘2018년 가장 많이 재생된 뮤직비디오 & 음원’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곡.
스포티파이에서 역대 최단기간 10억 스트리밍을 달성한 곡이자, 우리가 세계적으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는 곡이었다.
이쯤 되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저 정도면 당연히 노미네이트되지 않을까?
…라고 할 때마다 상식이 파괴되었던 것이 그간의 그래미였다.
중현이가 말했다.
“콜드가 역대급 명반으로 평론가들한테 호평 받고 상을 휩쓸 때도 노미네이션에서 아예 제외된 적도 있거든요. 물론 여기가 힙합 음악을 안 좋아하는 것도 영향이 있지만….”
유독 백인 뮤지션에게 후하기로 유명한 시상식.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 외국인에다가 북미 기준 보이밴드라는 핸디캡까지 있었다.
석환 형이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성적만 생각하면 당연하게 노미네이트가 맞는데 이 바닥이 그렇게 흘러가는 데가 아니니까.”
결국은 지켜봐야 안다는 말이었다.
“후우우우….”
핸드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도착하는 응원 톡들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TV를 바라보았다.
곧 시작할 준비를 하는지 그래미 어워드를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CEO가 나와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인사말을 들으며 내가 동생들에게 말했다.
“마음 편하게 보자.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지. 되면 세계 최고의 시상식인 거고.”
“안 되면요?”
“그때부턴 여러 방법을 생각해야겠지.”
그렇게 씩 웃으며 멤버들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TV로 시선을 돌렸다.
R&B 부문의 후보들이 하나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 괜찮은데?”
“후보들 괜찮아요. 형?”
“응. 잘 뽑았다.”
전반적으로 납득이 가는 후보들이었다.
내가 들었던 앨범들 중에서 ‘이거 정말 괜찮은데?’ 했던 앨범들 중 많은 수가 후보군에서 보였다.
근처에서 와인을 홀짝이던 민기 형이 물었다.
“다 아는 가수들이야?”
“네.”
저 중에서 상을 준다면 누구에게 주어야 할 것 같냐는 질문에 내가 수염을 기른 40대 남자의 프로필 사진을 가리켰다.
“테디 파커요. 정말 노래 좋거든요. 게다가 앨범 사운드 디자인을 기가 막히게 잘했어요.”
신이 나서 해당 가수의 노래를 입문하기 좋은 추천곡들도 막 열거했지만 다들 관심이 있는 것 같진 않았다.
[다음은 베스트 컨트리 앨범 부문입니다.]베스트 랩 앨범.
베스트 컨트리송.
베스트 락 등등.
다양한 부문의 후보들이 흘러나오는 동안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후보에 들지 못해서 아쉬운 가수들도 많지만 후보 명단을 보면 납득할 만했다.
실제 수상이 어떻게 될지와 별개로 일단 노미네이션만 보면 굉장히 좋은 느낌.
[그리고 ….]“어!”
“저기 작곡가 이름으로 우주 이름 나왔어요!”
“진짜다!!”
“와아아아아아!”
영화 드라마의 OST에 상을 주는 부문에 내가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소식에 다들 환호했다.
멤버들도 축하한다며 마구 내 어깨를 두드렸지만 일단은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마음 편히 기뻐할 수 없는 기분이었으니까.
“…….”
마른침을 바싹 삼키고 있는 동안 화면이 넘어간다.
[Best Pop Group/Duo Performance]현장에서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셔터를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동안, 그래미 어워드의 관계자가 큐카드를 보며 웃었다.
[아무래도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고 있을 수상 부문 중 하나겠군요. 첫 번째 후보는…….]천천히 열리는 입술을 보며 다 같이 침을 삼켰다.
눈을 지그시 감자 스탭들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앞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번엔 진짜예요. 우리 애들 노미네이트 한 번만 시켜 주시면….”
“하… 떨려 죽겠네.”
“제발.”
그 속에서 첫 번째 후보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뉴블랙의 .]선명하게 들려오는 우리의 이름.
“어?”
“어어?”
눈을 뜬 나와 멤버들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러곤 TV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앨범 아트가 화면 위로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그 순간.
“……!”
모두가 벌떡 일어나서 서로에게 안겼다.
우리뿐만 아니라 밴드 세션, 댄서들, 매니지먼트 팀 직원들 가리지 않고 모두가 동시에.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다 같이 환호성을 지르며 방방 뛰었다.
“됐다!”
“됐어!!”
“그래미 단독 노미네이트…!”
“지금 기사 뜬 거 봤어요? 10초 전인데 떴어요. 기자들이 기사 써 놓고 대기 타고 있었나 봐요.”
우리도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1보] 뉴블랙, 그래미 ‘베스트 팝 부문’ 노미네이트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기사들이 주르륵 올라오고 있었다.
라이브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도 미친 듯이 들어오고 있다.
“와.”
“와아아.”
다른 후보들이 발표되는 동안에도 우리 다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와하-’ 하며 웃을 뿐이었다.
기쁜 얼굴로 축배를 들던 주변 사람들이 술을 들이켜며 말했다.
“일단 노미네이트가 어려운 거지, 이 정도면 수상도 노려볼 만하지 않아요?”
“그치. 빌보드 1위에다가 장난 아니게 히트 쳤잖아. 평론가들한테 평도 좋고.”
“맞아~ 솔직히 오버쿡 말고 누가 타~”
그 말에 우리가 에이 하며 손사래를 쳤다.
“다른 후보들도 봐야 알아요.”
“그래도 확률이 좀 많이 높아졌는데?”
“설레발 치기에는 너무 이른 거 같아요. 일단 노미니가 어디예요.”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내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우리의 이름으로 그래미를 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니까.
“형. 진짜 고생했어요.”
“아니야. 다 같이 고생했지.”
마치 드라마의 엔딩씬처럼 훈훈하게 어깨동무를 한 우리가 형님 최고, 아우 최고를 하고 있을 때였다.
관계자의 입에서 또 다른 후보가 흘러나왔다.
[켈리 넬슨과 우주의 .]“아…?”
“그러고 보니 저게 있었…….”
올해 상반기 최고의 스트리밍량을 자랑한 곡이자 켈리 넬슨이 온 힘을 다해 쓴 전남친 저격송.
내가 켈리와 듀엣으로 부른 노래였다.
“…….”
“…….”
다들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관계자의 입에서 마지막 후보가 흘러나왔다.
[헤일리 블루와 우주, .]현재 에 많이 밀리긴 했지만 하반기 최고의 스트리밍량을 보여 주고 있는 헤일리의 신곡.
자신의 험난했던 인생을 바탕으로 딸에게 조언해 주는 가사로 수많은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곡이었다.
“…….”
“…….”
고개를 스윽 돌리는 동생들 사이에서 나는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빌보드 1위에다가 평론가들한테 평도 좋은 노래가 세 곡이나 있네.”
제발… 그만 말해요.
그만…….
“아니, 이게… 그…….”
내가 어색하게 손을 뻗는 동안 동생들이 소파에 털썩 앉았다.
“뭐죠. 이 기분.”
“분명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하는데…….”
“이랬는데 우주 형만 올라가고 그러는 건 아닐까요.”
뭔가 죄인이 된 기분이라 동생들에게 손을 뻗었다.
“미안하다. 얘들아.”
“아니에요. 형. 노미네이트만으로 기뻐요.”
“…기쁜 거 맞지?”
“흑흑!”
……진짜 이건 내가 잘못한 부분이라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동생들이 촉촉한 눈망울로 TV를 보고 있을 때, 다행히 는 한 군데 더 노미네이트가 되었다.
[Best Pop Vocal Album 부문에 뉴블랙의 .]“와아아아아아!”
“와, 대박.”
다른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부른 곡들은 후보로 들어가 있지 않았다.
“휴우.”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의 경우에는 적어도 그런 일은 없을 테니까.
-안녕! 동생들아! 너희를 버리고 형은 상을 타러 떠난단다. 꺄르르륵!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소파에 털썩 앉는 나에게 리혁이가 말했다.
“왜 그래요?”
“그래도 내가 우리 경쟁자로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조금 민망할 수도 있으니까.”
“흐음.”
메인보컬이 나에게 말했다.
“그 부분이 걱정된 거라면 아직 긴장 풀면 안 될 것 같은데요.”
“왜?”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제너럴 부문으로 넘어갔는지 사회자가 신인상에 이어서 주요 부문의 후보자를 발표하고 있었다.
[Song of the Year 부문을 발표하겠습니다. 헤일리 블루와 우주의 .]이어지는 후보 끝에 나오는 또 다른 곡.
[켈리 넬슨과 우주의 .]이어지는 레코드 부문도 마찬가지였다.
올해의 앨범 부문을 제외하고,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에 동시에 노미네이트가 된 상황.
“와아아아아아아!!!”
“미쳤다. 지금 주요 부문에 후보로 곡을 두 개나 올린 거 아니에요?!”
“대박이다, 대박이야.”
모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건배를 하고, 나를 붙잡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울적했던 동생들도 ‘형! 축하해요!’ 하면서 나를 흔들었다.
하지만 나는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아니.
정말 행복하긴 한데….
지이잉-
지이잉-
실시간으로 헤일리와 켈리에게서 날아드는 문자가 핸드폰 화면 위로 보였다.
지호가 물었다.
“누구한테 온 메시지예요? 왜 이렇게 해골 이모티콘이 많지?”
“헤일리야.”
“아앗…….”
“…….”
정말이지 인생 최고로 행복하면서도 난감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