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67)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67화(1367/138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67화
어워드가 끝난 후.
호텔방으로 돌아온 우리가 테이블 위에 트로피를 늘어놓았다.
“와.”
내가 개인으로 수상한 트로피까지 포함하면 7개.
한가운데 놓인 AMA의 [Artist of the Year] 트로피가 조명에 반짝반짝거리고 있었다.
“이 영롱한 광채. 이 용안은 마치….”
누군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저를 보는 것 같아요.”
“…….”
아니었군.
속으로만 생각해서 다행이었다.
비주가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
“우리 기념사진 찍을까요? 지금 에이드에 바로 올리면 수플레들도 좋아할 것 같은데.”
“그러자.”
트로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는 곧장 소통 어플인 에이드에 들어가 인증샷과 글을 작성했다.
우리 핸드폰이 아니라 회사의 공용 폰으로.
왜냐하면 지금 우리 핸드폰은 쓸 수가 없었으니까.
“……음, 잠시 꺼 놔야겠어요.”
중현이가 핸드폰 전원을 끄면서 우리도 다 같이 껐다.
3초에 한 번 꼴로 축하 연락이 오고 있는 까닭에 도저히 핸드폰을 사용할 수가 없었으니까.
“작성 완료. 어때요, 형?”
매니저들에게 확인을 받고는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그러곤 다 같이 소파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와.”
“와아.”
천장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멍했다.
“얘들아. 룸서비스로 스테이크랑 치킨 시켜 놨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아마 30분 뒤면 올 거야.”
“네~~”
“어우, 한 잔 좀 해야겠다. 엄청 긴장하고 있었네.”
매니지먼트 팀 직원들이 냉장고에서 맥주 캔을 꺼내는 동안 우리는 여전히 눈을 끔뻑이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졸개들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우리 막둥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막 엄청 기쁘고 그러진 않네요. 기쁘기는 한데, 그렇다고 세상을 다 가진 그런 기분은 아닌…….”
“상을 탈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리혁이의 말에 우리도 동의했다.
온라인 투표로 수상자를 고르는 시상식인 만큼 팬덤이 강한 가수인 우리가 유리했다.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현재까지의 성과만 놓고 보면 우리가 올해의 가수에 가장 가깝기도 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랬다.
지호가 뺨을 긁적였다.
“투표로 해서 그런 건가.”
근처에서 듣고 있던 매니지먼트 팀 직원 중 하나가 말했다.
“참, 이번에 콜라보 상을 헤일리 블루 씨가 탄 것도 투표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켈리보다 헤일리의 팬이 많아서요?”
“문라이트 팬들이 헤일리에게 투표를 했다고 들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콜린 에반스의 팬들이겠지만.”
“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켈리와 내가 콜린의 저격송으로 만든 가 시상식에서 상을 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혼신의 힘을 다한 모양이었다.
확실히 투표로 상을 정하는 시상식이다 보니 벌어질 만한 일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시 침묵이 흐를 때, 중현이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결국 여기까지 올라오긴 올라왔네요.”
“그치.”
드디어 북미에서도 메인스트림에 올라왔다고 자부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5단계가 있다고 한다면 3단계 정도에 오른 느낌.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그 윗단계가 사실상 성취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난이도라서 이만하면 올라올 만큼 다 올라왔다고 할 수도 있었다.
지호가 말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트로피 들어 올리면서 끝나잖아요. 엔딩 크레딧 나오면서 수만 명이 있는 콘서트장에서 조명 쫙 받으면서 노래하고….”
“그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라 웃음이 나왔다.
“근데 왜 이렇게 끝난 거 같다는 느낌이 안 들죠. 여기서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는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그렇게 됐네요.”
2016년도의 기억이 떠오른다.
텐틴뉴라는 카테고리에 머물러 있던 우리가 최고의 자리로 올라갔던 기억.
아마 현 상황과 가장 유사했던 때가 그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선두로 치고 올라가긴 했지만 경쟁자들이 맹추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동생들과 내가 AMA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후에도 마냥 기뻐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미 한 번 겪었던 일이기 때문이었다.
“아마 16년도였던 같은데….”
비주가 조곤조곤 말했다.
“<불꽃놀이>랑 되게 비슷한 청량풍 곡들 막 쏟아져 나오고, 우리 노래랑 비슷한 노래들 은근하게 나오고 그랬잖아요.”
“꽤 있었지.”
“이번에도 그럴까요?”
“음…….”
몸을 일으켜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내 결론이 나왔다.
“그럴 거 같아.”
드라마 하나가 히트를 치면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이 쏟아지듯이.
K팝을 베이스로 해서 팝과 접목시킨 사운드를 우리만 독점하는 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아마 비슷한 곡들이 쏟아져 나오겠지.
잠시 고민을 했던 건 ‘설마 미국 프로듀서들이 K팝에서까지 사운드를 가져오겠어?’ 라는 생각 때문이었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스트릿 보이즈의 신곡이 빌보드 Hot 100 차트에 이름을 올리다
우리의 친구들을 포함해 최근 많은 가수들이 빌보드와 음원 사이트의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쪽 사람들의 거부감이 예전보다 살짝은 내려가 있다고 할까.
특히 K팝인데 가사가 영어거나 영미권 팝의 사운드가 섞인 곡일수록 성적이 높은 편이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최근 들어 오묘한 장르의 곡들이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이게 무슨 노래지…?
뭐라고 정의를 내리기 힘든 노래들.
사실, K팝 가수들이 영미권에 진출하기 시작할 때만 양쪽 언론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곤 했다.
-한국인들이 미국 가요계를 침공한다-!!
-저거 봐. 흑인 음악인 힙합이 득세하고 백인 음악이 밀리니 그 틈새를 저렇게 K팝이 비집고 들어오는 거 아냐?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고소득층에 교육수준이 높은 집안의 자녀일수록 문라이트 팬의 비중이 높답니다. 그러니 뉴블랙을 멀리하고 근본 보이밴드를 밀어 줘야…….
뉴블랙을 시작으로 가요계에 나쁜(?) 물이 유입되어서 자국 가요계에 위협이 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는 북미 일부 언론들.
반대로 한국에서는 또 다른 걱정을 하기도 했다.
-요즘에 많이들 해외 진출하는데 다들 곡이 팝스럽게 변하네? 이러다 우리 가요계가 흡수되는 거 아님?
하지만 양쪽 모두의 걱정이 무색하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제3의 음악들이 탄생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음악들이 또 양쪽 모두의 리스너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
메인보컬이 말했다.
“솔직히 시간문제라고 봐요. 아마 비슷한 장르의 음악들이 쏟아져 나올 거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맞아요.”
조금 골치가 아프다.
내가 지금까지 해 오던 음악을 지금 같은 방식으로 계속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으니까.
뉴블랙의 음악이 다른 가수들과 무엇이 다른지.
그런 차별화가 아마 우리의 새로운 과제가 될 터였다.
“어…….”
중현이가 말했다.
“이제 거의 산꼭대기 부근까지 올라왔는데, 남은 100미터 구간이 절벽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아마도 쉽지 않은 일이 될 거야.”
굳이 다음 목표를 입 밖으로 꺼내고 있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최고의 가수 중 하나가 되었으니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바로 최고의 자리로 올라가는 것 아니겠는가.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서로를 바라볼 때.
꼬르륵-
중현이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나면서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래퍼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머쓱하게 웃는 동안, 내가 동생들을 툭 치며 말했다.
“일단은 밥부터 먹고 하자.”
“맞아여. 일단 배부터 채우고.”
AMA에서 대상을 수상한 좋은 날인데 걱정만 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캔을 홀짝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매니지먼트 팀 직원들에게 합류했고 음식도 곧 도착했다.
“와아!”
“양 미쳤다.”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비롯한 요리들의 물결에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곧장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저마다 접시에 음식을 덜어 내는 동안, 리혁이가 다이어리의 캘린더를 보며 말했다.
“이제 미국 일정은 끝난 거죠?”
“응. 크리스마스 쇼 몇 개 촬영하는 거 빼고는 대부분 국내 일정만 남았지. 망고랑 KMA, 그리고 연말 콘서트 정도.”
“음…….”
“왜?”
“아뇨.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없어서요. 왜 이렇게 뭐가 있을 것만 같지.”
고개를 갸웃하면서 고민하는 리혁이에게 고기를 덜어 낸 접시를 내밀었다.
“일단 먹고 생각하자.”
“아, 고마워요.”
그렇게 나도 음식을 덜면서 잠시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북미에서는 더 이상 무언가 생길 만한 일이 없었다.
내 생각엔 그랬다.
* * *
뉴블랙이 LA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이 할리우드 통신 한편을 장식하고 있을 무렵.
“호오.”
“오오.”
극장을 찾은 미국인들이 영화관에 걸린 포스터를 바라보며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와. 외국 영화 포스터는 오랜만이네.’
전 세계 블록버스터의 90% 이상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영화계를 지배하고 있는 할리우드.
그 때문에 외국 영화의 포스터가 걸리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같은 영어권 국가의 영화들이라면 모를까.
유럽권에서 나온 영화만 해도 비율이 확 줄어드는 판에 아시아에서 온 영화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Vote For India]황색 포스터 위로 주인공 라니가 배낭을 메고, 등산 스틱을 들고 서 있다.
곁에는 다른 원정대원들이 서 있고, 히말라야의 설산이 뒷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늘 이들이 극장을 찾은 이유는 바로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Vote For India’가 발리우드의 국내 박스오피스 성적을 갈아치우다
지금 인도에서 그야말로 광기 수준으로 흥행하고 있다는 영화.
거기에 평론가들의 평도 좋았다.
미리 이 영화를 접한 전문가들이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었을 정도.
북미의 영화덕후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퍼진 영화였다.
-대체 어떤 영화길래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찍은 거지????
-맙소사
-글쎄(Well), 적어도 발리우드 사람들은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알고 있나 보네. 요즘 할리우드랑은 다르게 말이야
-아마르 싱 감독의 작품이면 그럴 만해.
-투표소를 설치하기 위해 히말라야로 가는 영화라.. 무슨 내용일지 상상이 가면서도 안가는걸
그런 이유로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극장을 찾은 영화 덕후들.
하지만 표를 구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
‘또 뉴블랙이냐….’
극장을 바글바글하게 채운 수플레들을 보며 영화 덕후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말 피할 수가 없군.’
일부러 피한 적은 없지만, 정말 최근에는 어디를 가도 뉴블랙이 보였다.
운전을 하다가 고개를 돌리면 빌런 팽의 복장을 입은 써니 혹은 <시크릿 에이전트>의 포스터에 낀 마법학교의 겨울이가 보이고.
귓가에는 라디오 DJ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 곡은 뉴블랙의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의….]집에서 쉬려고 넷플러스를 틀면 흑마법사 복장을 입은 써니가 썸네일 속에서 흑염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보려는 영화 속에서도 나오네….’
포스터 속에서 라니의 뒤편, 히말라야 산맥 쪽에 뉴블랙 멤버들의 모습이 작게 들어가 있다.
영화 덕후 중 하나가 중얼거렸다.
“……이거 코끼리 아니야?”
화려하게 치장한 코끼리 앞에서 뉴블랙의 다섯 멤버가 덩실덩실 춤을 추는 사진.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도무지 그게 어떤 장면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영화사도 대단하군. 기껏해야 1분 분량일 텐데 그걸 포스터에 넣어서 홍보하다니.’
뻔한 노림수였지만 극장을 찾은 수플레들을 보니 제대로 먹혀든 것 같았다.
자신들의 가수에 대해 모여서 수다를 떠는 팬들을 보며 영화 덕후들이 한숨을 쉬며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 볼 때 방해나 안 됐으면 좋겠다.’
* * *
2시간 후.
“흑흑흑… 어흐흐흑.”
“흑흑.”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상영관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오열하고 있는 영화 팬들과 꺄르르 웃으며 행복해하는 수플레들.
“어흐흐흐흑!”
그 속에서 가장 크고 울고 있는, 안경을 쓴 남자가 수플레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저 사람 아까부터 엄청 울더라. 우주 나오고 그럴 때 진짜 통곡하던데…….”
“감동적인 장면이긴 했어.”
방금 전까지 ‘내 영화 감상에 방해가 안 됐으면’ 하고 생각했던 영화 덕후가 손수건을 들어 눈가를 콕콕 찍었다.
‘진짜 이건 오늘로 내 인생 영화야.’
발리우드의 젊은 천재로 불리는 아마르 싱 감독이 정말 역작을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인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담은 영상미.
특정 장면에서는 아예 원테이크로 모든 것을 이어 보여 주는 극한의 촬영 기법.
배우들의 연기력.
캐릭터의 서사.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생이라는 주제까지.
‘아, 입이 근질거린다.’
당장이라도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던 이들과 대거 눈을 마주치곤 성큼성큼 다가갔다.
“헤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우리 같은 상영관에서 봤죠?”
“네, 맞아요.”
“혹시 영화 이야기 좀 할까요? 아마 첫날부터 보러 왔으면 이 영화에 대해 알고 온 것 같은데.”
“좋아요. 마침 저기 혼자 온 사람이 하나 더 있거든요. 아까 밥이라고 소개를 들었던 것 같은데.”
곧장 마음이 맞은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에서 좋았던 점들을 흥분해서 말하는 덕후들.
카페에서 그들과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있던 수플레들이 영화 이야기에 귀를 쫑긋거렸다.
“어떤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셋, 둘, 하나 하면 다 같이 말해 볼까요?”
“좋아요.”
“셋 둘 하나…. 타냐가 조난당한 장면이요.”
“역시 저도요. 그 장면에서 정말 배우의 에너지가 엄청났거든요. 갈림길에 서 있던 라니에게 구원이 찾아오던 순간은 정말…….”
역시 우주가 나왔던 장면이 가장 반응이 좋은 듯했다.
그 장면에 담긴 의미를 비롯해서, 뉴블랙의 연기에 대한 칭찬도 나오면서 구름단이 흐뭇하게 웃었다.
“이 영화의 흥행은 어떻게 보세요?”
“…아마 적당한 성적일 거 같은데요. 부끄러운 말이지만 미국 관객들은 외국 영화를 보려고 들지 않잖아요.”
“그렇겠죠.”
수플레들 역시 동의하는 바이긴 했다.
그들도 뉴블랙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이지, 히어로 영화나 로맨스 영화 같은 메이저 장르가 아니라면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어마어마한 흥행을 거둔 발리우드 영화라 해도 낯선 배경이 나오는 순간 미국인들은 급격히 흥미를 잃곤 했다.
수플레들이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하지만 상은 쓸어 담을 걸요.”
“인정.”
“상을 안 줄 수가 없죠. 이거는 주제부터가 상을 달라고 만든 영화예요.”
영화 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할 거야.’
상을 안 주고 싶어도 영화가 그들에게 말을 걸 것이다.
-삶의 정수를 담아낸 영화인데… 상 안 준다고?
-으음… 우리는 민주주의 영화인데…….
차라리 일반 예술영화라면 모르겠지만 주제가 바로 인도의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류의 영화 중 하나였다.
“지금부터 가장 가까운 시상식이라고 하면 어디가 있죠?”
“골든 글로브는 이미 집계기간이 끝났고, 일단 가장 근시일내에 열리는 건 아마도 아카데미겠죠.”
“아카데미라… 인도 영화가 수상한 적이 있나요?”
“없을걸요.”
섣불리 말하진 않았지만 그들 모두 머릿속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마 발리우드 최초가 될 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누군가 감탄했다.
바로 영화의 핵심 장면에 카메오로 나온 5인조에 대해서였다.
‘운이 대단하군.’
실력도 좋은 편이긴 하지만 정말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주요 소재로 나온 뉴블랙의 음악.
만약에 이 영화가 미국의 시상식에서 상이라도 탄다면, 뉴블랙에 대한 인도인들의 인식은… 정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카메오 하나로 효율이 굉장히 좋군.’
아직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유명 시상식들의 축하 무대에서 뉴블랙이 힌디어로 노래하는 장면이 그려지는 듯한 기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 주변의 팬들을 의식해서 소곤거렸다.
“그나저나 뭔가 안타깝네요. 만약에 에 먼저 나왔던 노래가 아니라 그냥 오리지널 곡이었으면 주제가상 같은 데 후보로 오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게요.”
“뭐, 이 정도만 해도 어마어마한 거 아니겠어요? 누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걸 알고 오리지널 곡을 만들었겠어요.”
그 말을 한 이가 확신을 담아 말했다.
“전혀 아쉬울 게 없죠. 아마 당사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걸요.”
“역시 그렇겠죠…?”
그들이 하하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