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8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81화(1381/138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81화
두 영화의 쌍끌이 흥행 예고.
[요즘 화제의 그 영화들. 이제 극장에서 만나 보세요!]1월 중순에 개봉을 앞둔 두 영화가 예매를 시작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젠장. 티켓 예매부터 광속으로 탈락해 버렸어
-첫날 티켓은 꿈도 못 꾸겠는걸. 개봉 첫주 평일까지 매진이라는 게 말이 돼?? 이건 말도 안 돼
-가디언즈2와 시크릿 에이전트를 동시에 예매하는데 성공했어. 극장에서 패키지로 팔더라고
어찌나 관심이 뜨거운지 몇몇 극장은 두 영화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팔 정도였다.
둘 중 한 영화를 보고 나면 바로 이어서 다른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그런데 크로스오버 떡밥이 진짜일까??
-나는 솔직히 아니라고 봐. 설령 크로스오버 떡밥이 추진 중이더라도 이번 영화들에선 확인할 수 없을걸.
-나도 윗 댓글에 동의해. 써니가 연기한 팽이 메인빌런이긴 하지만 지호의 섀도우 마스터는 말 그대로 조연 분량이거든. 섀도우 마스터의 스토리라인을 그리 시간을 할애하진 않을 거야
-혹시 모르지 않을까? 두 영화사가 노코멘트로 답변했잖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
최근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크로스오버 떡밥에 대해 토론이 나왔지만 쉽사리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있었다.
-이번 영화들에 뭔가 있진 않을 거 같다.
두 코믹스가 비밀리에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해도 이번 영화들에 그것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시크릿 에이전트 3>의 주인공은 엄연히 첩보요원인 에드윈 나이트고, 또 이 영화는 다음 팀업 무비의 중요한 디딤돌 같은 영화였기 때문이었다. 설령 크로스오버를 한다 해도 당장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가디언즈 2> 역시 실버 코믹스를 살리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구세주로 등장한 영화였다.
크로스오버를 하기 전에 일단 망하기 전의 프랜차이즈부터 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실질적으로 두 영화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뭐. 어차피 두 영화 모두 보러 가야 한다는 건 똑같은걸
-인정하는 바야. 이제 와서는 하나만 볼 수 없게 되어 버렸어..
-오랜만에 실버 코믹스 영화를 보려구. 시크릿 에이전트만 보고 나오면 기분이 이상할 거 같아
어느새 두 영화가 머릿속에 한 묶음이 되어 있었다.
만약에 <가디언즈 2>나 <시크릿 에이전트 3> 중에서 하나만 본다면 다른 영화가 계속 아른거릴 듯한 느낌.
마치 감자튀김 없이 햄버거만 먹는 기분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두 영화 모두를 보러 가게 되어 버린 미국인들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정말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 * *
[두 코믹스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디언즈 2>와 <시크릿 에이전트 3>의 예매 매출이 역대 히어로 영화 1위를 달성했다고 하더군요. 극장가가 기대감으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북미의 TV에서도 보도되는 두 영화의 예매 뉴스.
이런 소식을 유심히 살펴보는 인물들이 있었다.
‘호오오오.’
턱을 매만지며 미소를 짓는 인물들.
그들은 바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이었다.
‘이거 아주 좋은 수업 소재가 되겠어.’
수플레들만큼은 아니지만 항상 뉴블랙이 무슨 일을 하면 유심히 살펴보는 이들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독특한 사회 현상을 만들어 내는 셀러브리티.
세계적인 셀럽이라 학생들이 눈을 초롱초롱 뜨고 관심을 가지는 인물이기도 하면서 항상 독특한 현상을 만들어 낸다.
엉클 버니 인형을 생산하는 지역의 GDP를 상승시키는가 하면, 어떤 드라마도 해내지 못한 범지구적인 유행을 만들기도 했으며, 자신들의 곡을 홍보하기 위해 가상의 선거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동원했다.
특히 교수들이 좋아하는 점은 바로 뉴블랙이 SNS 등의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유명인 + SNS를 비롯해 각종 신기술을 적극 이용하는 인물 + 독특한 사회 현상 = 훌륭한 수업 소재.]그런 이유로 어느 콧수염 달린 독일인이 서프라이즈에 개근하듯이, 무궁무진한 소재 덕분에 대학 수업에 개근하는 뉴블랙이었다.
특히 이번 현상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바로 경영학 교수들이었다.
“오늘은 마케팅의 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지. 오늘 우리가 다룰 소재는 바로 이 두 영화의 마케팅.”
전자 칠판 화면에 떠오르는 두 영화의 포스터.
“그리고 이 영화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이지.”
이어서 뉴블랙의 사진이 떠올랐다.
뉴욕대의 경영학 교수가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지금의 예매 열풍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왜 관객들이 두 영화를 함께 보려고 하는 거지?”
한 학생이 손을 들자,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
“크로스오버 영상 때문 아닌가요. 지금 1억 뷰가 넘은 그 영상을 보고…….”
“원인 중 하나인 건 맞지.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잘 살펴봐야 해. 만약 그것이 원인이라면 다른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해야 하는데.”
교수가 손짓하자 또 다른 영화 포스터들이 떠올랐다.
“이것은 과거 원더와 실버 코믹스가 비슷한 시기에 영화를 내어 놓았던 때 나온 영화들이지. 만약 이때 문제의 크로스오버 영상이 올라왔다면 지금처럼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을까?”
“…….”
학생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
‘음, 아닐 거 같긴 하네.’
지금처럼 뜨거운 관심은 받지 못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학생이 펜을 빙글 돌리며 물었다.
“뉴블랙이기 때문인가요? 구독자 1억 명이 되는 미튜브 채널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글로벌 슈퍼스타잖아요.”
“그것도 영향이 있지.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아니야.”
“…….”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이들에게 교수가 말했다.
“중요한 건 에너지야. 지금의 이 현상은 아주 뜨거운 에너지가 응축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지.”
화면 위로 뉴블랙이 만든 컨텐츠들이 올라왔다.
“마케팅을 하려면 일단 현재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이해가 필요하지. 뉴블랙은 현재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
최근 들어 부흥을 노리는 실버 코믹스의 영화.
그 타이밍에 동시 개봉을 하게 된 원더 코믹스.
두 팬덤 사이에서 긴장감이 슬슬 올라오고 있는 것을 뉴블랙이 포착했다는 게 교수의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바로 크로스오버 영상부터 올라오면 반응이 어땠을까?”
“미묘했을 것 같네요.”
“그렇지.”
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일단 원더 코믹스와 실버 코믹스의 대결 구도를 이용해서 일종의 VS 싸움을 벌였지. 모두가 알다시피 이는 SNS 등에서 팬들 사이의 과격한 토론을 불러일으켰어.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도 받았지.”
두 코믹스의 자존심 싸움.
“그런 싸움 덕분에 화제를 불러 모으는 한편, 오히려 팬들끼리 싸우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조금씩은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지. 이런 VS 싸움이 마치 놀이처럼 변했으니까.”
미묘한 감정싸움이 아니라 아예 싸우라고 판을 깔아 주니 팬들끼리도 즐겁게 싸웠다는 이야기였다.
“어찌 되었든 이렇게 관심과 에너지가 집중된 상황에서 바로 이 영상이 나왔지.”
현재 1억 2천만 뷰의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는 그 영상이 등장했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조회수.
그제야 학생들이 이해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빌드업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였구나.’
처음에는 갈등을 만들어서 화제성을 폭발시키고, 그다음에는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는 떡밥을 터뜨린다.
교수가 말했다.
“여기서 자네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기대감을 활용하는 방식이야. 마케팅이란 사람들의 기대에서부터 시작하는 기술이거든. 기획을 한 인물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그런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던 한국의 유학생, 수플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우리 애야.’
이런 홍보 기획을 누가 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이 나라 사람들은 잘 모를 테지만….
“아마 내 생각에는 뉴블랙의 써니가 이 기획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네.”
“???”
수플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교수를 바라보았다.
‘뭐야. 교수님이 어떻게 알지?’
경영학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여태까지의 패턴을 보자면 써니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지. 그는 정말 사람들의 기대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거든. 자네들이 알고 있는 기존의 셀럽들과는 다르네. 그는 아주 영리하고 냉철하지. 뉴블랙이란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라도 봐도 좋네.”
다른 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수플레가 뺨을 긁적였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땅에서도 우주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퍼져 나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긴.’
이쯤 되면 이 나라 사람들도 모를 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런 의미로 자네들에게 과제를 하나 내겠네. 뉴블랙의 리더가 사용하는 홍보 방식에 대한 레포트를 제출하도록.”
“아아아…….”
“아아아….”
탄식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수플레가 침을 삼켰다.
‘……안티 생기는 거 아니야?’
하여간 별일이 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역만리 먼 땅에서 K팝 아이돌의 마케팅 방식에 대해 토론하고, 과제를 내고 있다.
“젠장, 나 뉴블랙에 대해 아는 거 하나도 없는데.”
“나도.”
“이 수업이 학점 따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미리 각오했어야 했는데.”
수업이 끝나고 투덜거리는 학생들 속에서 수플레가 씨익 웃었다.
‘후후후후.’
수상할 정도로 뉴블랙을 주제로 한 리포트에 능숙한 인물.
그녀의 이번 학기 학점이 A+로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 * *
같은 시각.
두 영화의 예매 실적에 누구보다 설레하는 이들이 있었다.
‘됐다!’
‘이건 됐다, 됐어.’
바로 월드 아트 스튜디오와 실버 스크린이었다.
영화의 실적도 역대급이지만 최근 들어 두 영화사의 기분이 최고조인 이유는 바로 주식 시장에서의 반응 때문이었다.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뉴블랙 효과인가? 정말이지 미쳤군. 아름다울 정도로 미쳤어.”
주식 시장은 기대감으로 움직인다.
크로스오버 떡밥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식 시장의 돈이 움직였고, 그 덕에 두 회사 모두 최근 6개월간 최고 주가를 갱신했다.
주가가 오르면 누가 기뻐하는가?
바로 주주들이다.
“오늘 이사회에서 연락이 왔네.”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회의실.
LA의 전경이 한 눈에 보이는 회의실에 세계 최고의 문화 산업을 이끄는 두뇌들이 모여 있었다.
“이사회에서 최근의 실적을 치하하더군.”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CEO 브랜든 루이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럴 만도 했다.
보통 이사회에서 연락이 온다는 건 ‘요즘 실적이 왜 이따위인지 설명해 봐’ 라는 뜻이지, 칭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니까.
그만큼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대주주들이 행복해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믿기 힘든 일이야. 실버 스크린과 아주 지루하고 독한 싸움이 될 줄 알았는데…….”
두 영화 모두 이기게 되는 결과가 나왔다.
“어쨌거나 이사회에서 크로스오버 프로젝트에 대해 물어보더군. 그런 프로젝트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프로젝트 추진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라고 ‘권고’하더군.”
임원들이 쓴웃음을 지었다.
말이 권고지, 사실상 추진을 하라는 명령이나 다를 바 없었다.
“어떤가? 가능성이 있나?”
“실버 코믹스 쪽에서 동의한다면 추진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아마 당분간은 어려울 겁니다. 그쪽의 당면 과제는 프랜차이즈를 살리는 거니까요.”
“…그렇군.”
“저희 역시도 당분간은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를 할 여유가 없습니다. 모든 프로젝트들이 꽉 차 있고요.”
진행을 하려면 최소 몇 년은 필요하다는 이야기.
“하지만 추진할 시에 이득이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그쪽 모두가 큰 이득을 볼 수 있죠. 실버 코믹스 쪽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조금 다른 상황이지만 일단 추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CEO가 깍지를 끼며 말했다.
“이제 그러나(but)가 나올 차례군.”
“예. 가장 큰 난관은 실버 코믹스의 의지나 저희의 역량이 아닙니다. 써니와 지호를 출연시키는 거죠.”
“…….”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게 가장 큰 과제였다.
“<아케인 아카데미>의 시즌 2 제작을 하기 위해 넷플러스가 온갖 이득을 제시했지만 영화 한 편을 찍는 걸로 합의했다더군요.”
“어째서…?”
“자신들의 본업을 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답니다.”
“…….”
“무엇보다 넷플러스 측에서 제시하는 거액은 뉴블랙에게 그리 매력적인 금액은 아니거든요.”
같은 시간 동안 투어를 돌면 더 벌 수 있는 정도의 돈.
CEO를 비롯해 임원들의 얼굴이 거무죽죽하게 변했다.
‘……뭘 줘야 되는 거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뉴블랙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도저히 감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주가가 최고조로 오른 상황에서 모두가 눈을 반짝이며 우와아아- 하고 있는 상황.
-두 영화사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사실 무근’.. ”주가 급락”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주들이 행복하지 않고, 그들의 목숨줄을 쥔 주주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들 역시 불행했다.
월드 아트 스튜디오의 임원 중 하나가 말했다.
“뉴블랙에게 목줄이라도 잡힌 기분인데요.”
“…….”
모두가 동의했다.
분명 그들은 세계 최고의 미디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었지만….
-꺄르륵!
이 순간만큼은 써니가 그들의 목숨줄을 쥐고 깔깔깔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자유롭게 홍보를 하라고 해서 ‘음~ 어디 해 봐~’ 하고 풀어 줬을 뿐인데….
마치 잠자리채를 쥔 어린아이가 ‘뭐든 잡아도 돼요?’ 라고 해서 ‘응’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들이 채집가방 안에 붙잡혀 있는 셈이었다.
“…….”
“…….”
그들의 눈이 화면 위로 떠올라 있는 뉴블랙의 리더에게로 향했다.
그가 지금쯤 뭘 하고 있을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 * *
“만, 두, 만두만두만두.”
“아~~!!”
“우주 형 또 이상한 반칙 썼죠?”
“아닌데?”
눈치가 빠르군.
다 먹은 음식들을 두고 누가 치우느냐를 건 게임에서 나는 승리를 거두었다.
“청소를 게임으로 결정하는 건 비민주적인 방식이에요. 결국 게임을 못하는 사람들이 일할 뿐이라구요.”
“…라고 진 사람이 말했다고 한다.”
중현이의 내레이션에 우리가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입을 비죽이며 다 같이 먹은 음식을 치우는 리혁이의 모습에 나도 다큐 내레이션을 깔았다.
“오늘 뾰족새의 기분이 좋지 않군요. 잔반을 처리하는 손길이 평소와 달리 거칠어 보입니다.”
“캬아아악!”
“…….”
거의 4옥타브 가성으로 음파 공격을 퍼붓는 메인보컬.
그 음파에 직격당한 내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아마 유리잔이 있었다면 깨졌을 거 같다.
“와.”
지호가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떼며 말했다.
“리혁이 형 오늘 컨디션 좋네요. 고음 잘 나오겠다.”
“뭐, 목은 확실히 풀린 거 같네.”
리혁이가 어깨를 으쓱해하며 답했다.
잠시 귀가 먹먹하긴 했지만 이내 나도 웃었다.
나 역시도 오늘 활력이 넘쳤으니까.
단순히 체력적인 면을 떠나서 무언가 설렘이 가득했다.
[2019/12/31]핸드폰 화면 위로 떠오른 날짜가 눈에 들어온다.
올해의 마지막 날.
이제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새해가 된다는 사실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가슴이 설렌다.
“이제 곧 원더 키디의 2020년이 되는구나.”
“그게 뭐예염?”
“그런 게 있단다.”
매니저 형들이 키득거리고 웃는 동안, 무전기에서 스탠바이를 해 달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와아아아아아아!
멀리 바깥에서부터 아련하게 들려오는 사람들의 환호성.
시청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전광판에 흘러나오는 우리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내는 소리였다.
서울시청 내부의 대기실에 앉아 있던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가 볼까?”
“네, 좋아요.”
오늘은 바로 2019년을 마무리하는 시청 광장 콘서트를 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