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84)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84화(1384/138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84화
102장. 뉴블랙 VS 뉴블랙
2020년 1월 1일.
새해 첫날은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히야, 좋다.”
콘서트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량에 올라탔지만, 여전히 온몸에 열기가 남아 있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관객들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저길 봐 우리의 불꽃이야
호루라기를 부는 경찰관들의 지시 하에 귀갓길에 오르는 사람들.
“이동하세요! 이동하세요!”
“지금 주변이 많이 혼잡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분들은….”
아직도 콘서트의 열기에 젖어 있는 관객들이 노래 부르는 소리가 우리의 귓가에 들려왔다.
Firework
밤하늘을 수놓는 우리의 모습을
아련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차량이 출발했다.
리혁이가 혀를 내둘렀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반응이 훨씬 더 좋은데요.”
“나는 진짜 깜짝 놀랐어.”
지난 20년간 노래방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Top 10 곡을 부른다는 기획을 준비하면서 관객들의 반응이 좋을 거라 예상하긴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좋을 줄은 몰랐다.
지호가 말했다.
“이 정도면 진짜 내년에도 또 해야겠는데요. 아니아니, 내년이 아니라 이제 올해라고 해야 되는구나.”
“올해지. 2020년이니까.”
“와. 저 지금 핸드폰에서 날짜 바뀐 거 보고 있는데도 아직 적응이 안 돼요. 2019년 같은 느낌.”
“이번에 앞자리가 달라서 유독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아.”
아마 설 연휴 지나고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연도에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핸드폰 반응을 살폈다.
-10만 명이 열광했다.. 뉴블랙 시청광장 콘서트 “역대급 떼창”
-국민 아이돌과 함께한 노래방 특집.. “연말 TV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다”
-뉴블랙 서울광장 공연, 미튜브 2000만 접속자 몰려..
시청률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아마 내일쯤 돼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은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오늘 공연하면서 느낀 건데요. 형.”
중현이가 말했다.
“저는 뭔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런 공연을 기다린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말로 설명하기 어렵긴 한데….”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아.”
사람들이 이런 컨텐츠를 바라고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우리가 이번에 준비한 노래방 특집이 의도치 않게 딱 적중했다고 해야 하나.
-대중가요.
모두가 노래방에서 애창하고, 마치 애국가처럼 따라 부를 수 있는 곡들.
물론 여러 전문가들이 ‘이제 대중성의 시대는 갔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중성을 잡는 게 어마어마하게 어려워졌을 뿐이지, 여전히 사람들은 대중적인 것에 환호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새롭게 준비해야 할 앨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본토 팝 시장을 노리는 영어 음원과 달리 우리의 최근 국내 음원은 계속해서 대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긴 하다.
그걸 대표적으로 보여 준 것이 바로 마법학교 아이들의 OST인 <별과 달, 그리고 우리는>.
이번에 드라마가 빵 터지면서 OST도 덩달아 대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뭔가 조금 더 대중적이면 좋을 거 같은 느낌 알지? 아예 제2의 애국가 수준으로 사람들이 부를 수 있도록.”
이미 히트를 친 곡들을 다수 부르긴 했지만 사람 욕심이란 게 참 끝이 없다.
리혁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게 가능하긴 할지 모르겠네요.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노래를 만든다는 건 환상 속의 동물 같은 거잖아요. 차라리 슈퍼볼에서 공연하는 게 난이도가 더 쉬울걸요.”
“그래서 좋지 않아? 어려우니까 도전정신도 들고.”
“확실히 그런 건 있네요.”
리혁이가 수긍하고 있을 때, 지호가 고개를 쏘옥 내밀었다.
“일단 제 생각인데여.”
“?”
“대중적인 곡이 되려면 일단 부르기가 쉬워야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고음이 많은 우리 노래의 키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르기 힘들어서 그런 거지?”
“아닌데요.”
내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막둥이의 소원 잘 알았다.”
“오오!”
“그런 의미로 극저음 파트를 주도록 하겠다. 어디 한번 춤을 추면서 저음을 부르도록 해 보거라.”
“아아아! 그걸 원한 건 아니에요!”
질색하는 막내를 보며 우리가 키득거렸다.
그때 운전대를 잡고 있던 민수 씨가 물었다.
“저음 파트면 좋은 게 아닌가요?”
“저음이 더 어려울 때도 있거든요. 이게 고음을 낼 때는 복압을 꽈악 줘서 내는 거라 지르면 되는데, 저음은 성대가 풀리기 쉬워서 그래요. 춤추면서 그걸 잡는 것도 어려운 편이고요.”
“아하.”
직접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검증하는 매니저의 모습에 웃었다.
그러곤 다가오는 숙소를 보며 내릴 준비를 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예, 편히 쉬시고 내일… 아니 이따가 또 뵙겠습니다!”
서늘한 새벽 공기 속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매니저에게 꾸벅 하고는 숙소 로비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뭐야?”
“하이루.”
6인조 미소년이 우리를 맞이했다.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로 쪼그려 앉아 있던 이들이 비척비척 일어나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셨슴까. 흐아아아암….”
입을 쩍 벌리고 하품을 하는 연후에게 내가 물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아 뭐 하긴요. 행님들 기다리고 있었죠. 같이 놀려구.”
“연락하지.”
“연락했는데요.”
내가 핸드폰을 보았다.
[999+]대화방의 메시지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확인이 힘든 상황이었다.
틴스피릿 멤버들이 훈훈하게 웃었다.
“그럴 거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죠.”
“기다리느라 고생했네. 같이 올라가자.”
고기라도 좀 구워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은발로 물들인 머리를 넘기던 하현이가 말했다.
“그거 알아요, 오늘 저희 TBC에서 엔딩 무대한 거?”
“알지.”
“처음에 신났거든요. 저희가 데뷔하고 나서 연말이나 시상식에서 엔딩 무대를 한 적이 별로 없으니깐. TNT 선배님들이나 이제 행님들이 무대를 하니까 쉽지 않았는데…….”
“어때? 좋았어?”
“조….”
“?”
틴스피릿 멤버들이 다크서클이 낀 얼굴로 합창했다.
“조오오오오온나게 힘들어요오오…….”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농담이 아니고 20분 넘어가니까 죽을 거 같던데요. 맘 속으로 견뎌, 시발, 견뎌 하고 버티긴 했는데 진짜 욕이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힘들지.”
“진짜 리스펙이에요. 어케 30분 넘게 하세요? 그것도 방송국마다 무대도 다 다르잖아요.”
“하핫….”
그래서 이번에 연말 무대를 모두 스킵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틴스피릿 멤버들이 말했다.
“뭐, 그래도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돌아오는 게 있는 거니까.”
“맞아.”
“보통 연말가요제가 3사 중에서는 제일 시청률 높고 그러잖아요. 거기서 엔딩 했으면 됐지~”
가장 시청률이 높은 연말 TV 프로그램에서 엔딩을 했다며 좋아하는 틴스피릿의 모습에 우리가 입을 다물었다.
‘어…….’
‘그…….’
피곤에 찌든 얼굴로 엘리베이터에 몸을 기대고 있던 휘연이 말했다.
“그래도 행님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저희가 몸은 애새끼인데 연차는 할아버지잖아요. 어디 기댈 데가 없어요.”
“인정. 저희의 개쩌는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거죠.”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는 틴스피릿의 말에 가슴이 쿡쿡 찔려왔다.
“…….”
“…….”
고개를 갸우뚱하며 우리를 바라보는 눈길에 내가 미소를 지었다.
“그…….”
“?”
“소고기 먹을래?”
“!!”
“술도 좋아하지?”
“네!!”
행복해하는 이들을 바라보고는 중현이에게 말했다.
“아버님이 보내 주신 산삼주 꺼내라, 중현아.”
“네.”
일단 배불리 먹이고 재운 다음에 얼른 도망쳐야겠다.
우린 내일 출국이니까.
* * *
틴스피릿과의 새해 파티는 즐거웠다.
[행님 잘듦ㅈㄷ갓나ㅎ쇼] [사랗햐ㅏ]멤버들이 감사의 톡을 보낸 것을 보며 미소를 지을 때였다.
딩동.
[아니 시발]딩동.
[아니 행님]한국인이 분노했을 때 사용하는 이니시에이팅이 시작된 모습에 얼른 메신저를 종료했다.
“슬슬 일어났나 보네.”
“그럴 거예요.”
일어나서 어제 시청 광장의 콘서트에 대한 뉴스를 본 듯했다.
아마 지금쯤 우리 숙소로 달려오고 있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틴스피릿은 우리를 잡으러 올 수 없었다.
고오오오오오-
우리는 지금 비행 중이었으니까.
“꺄륵!”
“갸르르르… 흠흠. 아, 목 나갔네.”
지호가 목을 매만지며 으엑 했다.
어제 추운 야외에서 콘서트를 하다 보니 목이 잔뜩 잠겨 있다.
그때 테이블에 코코아 잔이 올려졌다.
“자, 한 잔씩 해.”
“고마워. 형.”
“잠은 좀 잔 거야? 어째 좀비들 같네.”
석환 형의 말에 픽 웃고는 코코아를 들이켰다.
카페인이 들어간 덕분인지 기운이 좀 도는 거 같다.
“아마 뉴스 봐서 알겠지만 어제 시청률 30.3% 찍었다. 최고 시청률은 그것보다 더 높고.”
“헙….”
“반응이 아주 좋아. 내년에 또 하라고 성화도 아니던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어제 공연에 대한 글들이 가득 올라온 모양이었다.
석환 형이 물었다.
“어때? 이번에 사람들 반응을 좀 살펴보고 싶어 했잖아.”
“응.”
이번 시청 광장에서 진행한 노래방 컨셉에는 부가적인 목적도 있었다.
바로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자주 불리는 명곡 등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으니까.
이번 연말 공연에서 부른 곡들 중 상당수가 밴드 곡이기도 했다.
-2019년의 사람들이 예전 밴드 음악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노년 세대가 트로트에 열광하듯이,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밴드 음악이 통할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밴드 음악을 부흥하려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었다.
“사람들 반응을 보니 프로젝트를 추진해도 될 거 같아. 형은 어땠어?”
“가능성이 보이더라. 트로트 쪽이 부상해서 최근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 저걸 어떻게 이기나 싶었는데 실마리가 보이는 거 같아.”
사실 보통의 K팝이라면 트로트와 별반 상관이 없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트로트와 파이가 겹치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국민 아이돌이란 타이틀은 우리가 반드시 지키고 싶은 것 중 하나니까.
그렇게 앞으로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한편.
“일단 일정에 대해서 말해 줄게.”
다 같이 매니저의 말을 귀 기울여 경청했다.
우리가 향하는 곳은 바로 할리우드가 있는 LA.
-<가디언즈 2>와 <시크릿 에이전트 3>의 시사회가 열리는 LA.. 현지의 뜨거운 분위기는?
지호와 내가 각각 출연한 영화의 월드 프리미어, 그러니까 시사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전에 또 다른 중요 일정이 하나 더 있었다.
“전달해 준 질문지는 다 확인했지?”
“응.”
“이번 시상식에서 너희한테 정말 관심이 많을 거야. 유력한 수상 후보이기도 하고, 히어로 영화 관련해서도 이야깃거리가 정말 많으니까. 특히나….”
석환 형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테이블에 놓여 있는 초청장을 꺼내 들었다.
[뉴블랙을 시상식에 초대합니다]바로 우리의 <마법학교 아이들>이 대상 후보로 오른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었다.
* * *
골든 글로브 시상식.
영화와 TV 부문에서 권위가 높기로 유명하며, 매년 1월에 열리는 북미의 대표적인 시상식이다.
하지만 이 시상식이 가장 주목 받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골든 글로브를 보면 에미상과 아카데미상을 알 수 있다구~
이 시상식이 TV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에미상, 영화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아카데미상의 수상자를 미리 보여 주기 때문이었다.
물론 반드시 적중하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골든 글로브에서 상을 타면 에미상과 아카데미에서도 비슷한 상을 타는 식이었다.
예컨대 작년에 내가 <사운드 오브 선>으로 주제가상을 탄 후에 아카데미에서도 주제가상을 수상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영화와 TV 부문에서 모두 2인자 같은 시상식이라는 거네.”
“그런 느낌인가 봐.”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걸….”
아련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한조를 보며 내가 작게 웃었다.
이곳은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리는 비벌리 힐튼 호텔.
TV 중계 카메라가 설치되고, 스탭들이 방송 중계를 준비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속에서 우리 <마법학교 아이들>의 식구들은 두 테이블에 나뉘어 앉아 있었다.
“이게 뭐지? 왜 우리가 골든 글로브에 있는 거지?”
“나도 몰라….”
<마법학교 아이들>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 남매가 서로를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물었다.
“괜찮으세요?”
“속이 울렁거려 죽겠어… 속이 턱턱 막히고. 드레스는 또 왜 이렇게 어색한지.”
그 말을 하던 황정연 작가님이 이견우 선배에게 물었다.
“견우 씨, 청심환 있어?”
“왜 제가 청심환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견우 선배가 새침하게 웃으며 주머니를 뒤적였다.
“세 알 있습니다.”
“!”
“하지만 안 먹는 걸 권유 드려요. 작년에 먹어 봤는데… 미국인들이 자꾸 어디서 동양의 묘약 같은 냄새가 난다고 말하더라구요.”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묘약이 맞긴 하다.
황정구 감독님이 말했다.
“하긴 외국 사람들이랑 대화도 하고 그래야 하니깐.”
안 그래도 우리의 테이블에는 거의 1분에 한 번꼴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각본가나 연출자, 프로듀서로 보이는 인물들이 작년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마법학교 아이들>의 연출자와 각본가에게 말을 걸고.
“Oh my God! You’re magical boy!”
한조를 바라보며 매지컬 보이라고 부르며 사진을 찍자고 하는 할리우드의 셀럽들도 많았다.
내가 리혁이에게 물었다.
“매지컬 보이는 또 뭐야?”
“마법소년을 영어로 하면 매지컬 보이라던데요.”
나도 모르게 빵 터져서 웃음을 터뜨렸다.
찌릿-
한조가 눈을 흘겼지만 나는 몹시 즐거울 따름이었다.
“요~ 매지컬 뽀이~”
“…조용히 해.”
하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우리의 테이블을 찾아오면서 놀릴 틈도 없었다.
그중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은 바로 우리였다.
“Hey!”
누군진 모르겠지만 우리도 같이 헤이~ 하면서 인사를 해 주고, 얼굴을 아는 사람들에겐 안부를 물으며 친목을 다지고.
그러면서 반가운 얼굴들과도 재회했다.
「감독님!」
「오, 써니. 오랜만입니다.」
영국식 발음이 인상적인 유쾌한 인상의 남자.
바로 의 아마르 싱 감독과 주연을 맡은 타마나 일행이었다.
평소처럼 유쾌하고 웃고 있긴 하지만 아마르 싱 감독님도 여간 당황스러운 듯했다.
「…솔직히 말해서 칸이나 베니스는 가 봤지만 골든 글로브 같은 메이저 상업 시상식은 처음이거든요. 여러모로 많이 떨립니다. 특히나 골든 글로브잖아요.」
그 말에 함축된 의미는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 외국 영화상을 수상한다면 아카데미상에서도 수상할 확률이 높아지는 거니까.
설레면서도 떨린다고 말하는 아마르 싱 감독이 황정구 감독님을 발견하고는 손을 내밀었다.
「오, 황 감독님이시군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도 영광입니다. 아마르 싱 감독님을 이렇게 직접 뵙게 될 줄은… 당신의 시네마에 대해 늘 존경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그러니까, 아니, 오늘따라 제가 할 말이 안 떠오르네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이 없어서….」
「이 친구들이랑 있다 보면 그런 거 같아요. 정말 상상도 못 한 일들이 펼쳐지거든요.」
「이하동문입니다.」
두 감독님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하하 웃는 모습에 우리도 작게 웃었다.
그렇게 우리와 관련된 사람들과 안부 인사를 나눈 후.
[안녕하십니까!]독설가로 유명한 코미디언이 위스키 한 잔을 걸치며 오프닝 멘트를 하면서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시작됐다.
그중 첫 번째 부문은 바로 주제가상.
내가 작년에 으로 주제가상을 탔던 바로 그 부문이다.
이곳에서 상을 타면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탈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수상자는 바로….
[의 !]바로 에 나왔던 곡 중 하나인 였다.
오리지널 곡 중 하나로 우리가 나왔던 <별과 달, 그리고 우리는>의 힌디어 버전 다음으로 임팩트 있는 곡으로 유명했다.
“와아아아아아!”
카메오로 출연했던 우리가 열렬하게 박수를 치며 환호할 때.
나를 바라보고 있던 한조가 입꼬리를 씰룩이며 내게 속삭였다.
“아쉽지?”
“…….”
“지금 속으로 ‘내가 작곡할걸’ 하고 생각하고 있지?”
“아니, 전혀.”
내가 웃으며 말했다.
“처음부터 내 몫이 아닌걸. 하나도 안 아쉬워.”
“하지만 눈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먼지가 들어간 거야.”
내 눈이 촉촉한 건 정말 먼지가 들어가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