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9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93화(1393/140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93화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팽.
“…….”
“…….”
동물의 왕에게 경의를 보내는 것은 스크린 속 동물들뿐만이 아니었다.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게 몇 번째… 아니, 처음인가?’
이토록 완벽한 서사를 쌓고 퇴장한 빌런은 처음이었다.
실버 코믹스의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경외심을 느낀 팬들이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빌런이 퇴장하면서 영화는 엔딩을 향해 달려갔다.
[저길 봐, 그들이 움직이고 있어!]‘No’라는 왕의 유언을 받들었는지 평원을 가득 메운 동물들이 흩어지고 있었다.
레비아탄으로 변한 고래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괴수로 변한 호랑이들과 사자들이 우렁차게 포효한다.
[……맙소사! 저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신이시여.]도시를 점거한 동물들도 하나둘 떠나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이 살았다며 서로를 얼싸안았다.
[하…….]팽을 무찌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모든 기력을 소모한 히어로들.
그들이 털썩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였다.
[쿠구구궁-]거대한 그림자가 히어로들에게 드리워졌다.
빌딩을 휘감을 정도로 거대한 뱀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작중에서 요르문간드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는 괴수이자, 팽의 군단에서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괴물.
괴물이 구으으으- 하는 소리를 내면서 히어로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에게 텔레파시처럼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이건 끝이 아니다.]말을 마친 해룡이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지금 뭐지? 아까 팽도 그렇고.]히어로 중 하나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나의 착각인가?] [아니야. 나도 분명히 들었어.]영화를 보던 관객들이 아- 하는 소리를 냈다.
‘그런 설정이구나.’
실제로 동물들이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의지가 언어처럼 들리게 묘사한 듯했다.
팽이 작중에서 한 대사들도 실제로는 말한 게 아니지만 히어로들의 머릿속에 그렇게 들린 것이다.
‘코믹스의 설정을 따랐구나.’
<가디언즈> 시리즈의 몇몇 판본에서는 히어로들이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설정이 있었으니까.
[어쨌든….]한 히어로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동이 트는 하늘에선 여전히 초록빛 유성우가 쉴 새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지켜 내긴 한 건가.] [일단은 그렇지.]히어로들이 복잡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
사바나를 내달리는 동물들,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고래 등이 나오면서 장엄한 BGM이 깔렸다.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재난 현장에서 모여 있는 시민들이 TV를 바라본다.
[지난 몇 주간 미합중국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겪었습니다.]침통한 표정을 한 대통령이 사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과 가족들을 잃은 시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동물들이 부순 건물의 잔해에 깔려 사망한 남편을 보며 오열하는 부인.
부상자를 들것으로 이동시키는 구조대원들.
[…동부 해안 시각으로 05시 49분, 미합중국에 전쟁을 선포했던 일명 ‘팽’은 미군과 가디언즈 팀의 협력 아래 사살당했습니다.]대통령이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이것이 좋은 소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가 없군요.]전투 과정에서 코어의 힘이 해방되어, 이제 전 세계의 동물들이 변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동시에 세계 각국의 장면이 흘러나온다.
-뿌우우우!
사육사에게 학대를 당했던 코끼리가 매머드처럼 변하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부수기 시작하고.
-쿵- 쿵- 쿵-
낚시를 하러 나온 낚시꾼들이 강변에서 거대한 공룡처럼 걸어 다니는 악어를 보고 침을 삼킨다.
[오늘 이후로 세계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이번 <가디언즈 2>가 실버 코믹스 영화의 세계관에서 분기점이 되는 사건인 듯했다.
[…한때 인류는 세상의 정점이었으나 더 이상은 아닙니다.]영화 속 시민들이 말없이 TV를 본다.
[전례 없는 식량난이 찾아올 것입니다. 우리의 터전은 더 이상 야생동물의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영화 속 대통령이 당부한다.
마치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처럼.
[우리는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지성을 얻고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는 동물들.
하늘에 떠 있는 레비아탄이 자신을 보고 무릎을 꿇는 부족민들을 보며 호기심을 느끼기도 하고.
커다란 늑대처럼 변한 작은 강아지가 자신의 주인인 소녀에게 몸을 부비기도 하고.
불길하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희망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장면들.
[인류는 더 이상 지구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런 장면이 나오면서 거대한 괴수가 된 동물들이 나오고 있을 때.
“와아아아아!!”
“와아아!”
바닷속으로 사라졌던 요르문간드가 나오면서 팬보이들이 환호했다.
거대한 뱀이 바닷속에서 자신의 주인을 응시한다.
그러곤 왕의 시체를 소중하게 끌어안으며 무언가 결심한 표정을 지었다.
‘3편 떡밥인가?’
‘뭔가 의미심장해!’
‘제발…! 팽이 안 죽은 거라고 해 줘!’
그렇게 기대감을 남기는 한편, 마지막 장면이 흘러나왔다.
[준비됐어?] [그래.]동물들과 인간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맡게 된 가디언즈 팀.
팽이 코어를 부순 이후로 전 세계에서 우후죽순으로 문제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그들도 해야 할 일이 급격히 늘어났다.
동물을 죽이려는 인간들을 막아 내고, 인간을 죽이려는 동물들을 막아 내고.
[그럼 가 보자고.]거대한 괴물을 무찌르기 위해 지상의 히어로들이 무기를 든 채 달려 나가고.
슈트를 입은 리더, 이글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활공해서 날아가면서 영화의 타이틀이 흘러나왔다.
실버 코믹스의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박수갈채를 보냈다.
벅찬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는 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눈물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건…….’
원더 코믹스의 팬들에겐 수도 없이 많은 경험일 터였다.
명작이라 꼽히는 영화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실버 코믹스의 팬들에겐 지난 7년 동안 이런 경험이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안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건…….’
이걸 무슨 감정으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코믹스의 히어로들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영화였다.
그런 이유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와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일어난 감독과 배우들에게 그들이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쳤다.
그리고 그건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고마워요.”
<가디언즈>의 주연 배우들도 팬들과 마찬가지로 울고 있었다.
1편이 나왔을 때만 해도 온갖 혹평을 들었는데, 지금은 1편과 비교도 되지 않는 반응을 얻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울고 있던 배우들과 팬들이 고개를 돌렸다.
실버 코믹스 역대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 낸 두 명의 주역을 보기 위해서였다.
“존!”
“존! 존!”
팬들의 환호에 응답하듯 두 손을 들어 보이던 존 에드워즈 감독.
이윽고 그가 손짓했다.
이번 영화를 성공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공로를 한 인물을 가리키면서.
“신사숙녀 여러분.”
존 에드워즈 감독이 써니의 손을 들어 보이며 외쳤다.
“여기 우리의 팽이 있습니다!”
“팽!”
“팽! 팽!”
팬들이 열띤 환호를 보냈다.
예고편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실버 코믹스의 부활을 알렸던 인물.
<시크릿 에이전트 3>라는 강력한 경쟁작에 의해 위기를 겪었던 지금의 상황을 역대 최고의 흥행으로 만든 인물.
그리고.
[…Rise….]실버 코믹스 역사상 최고의 빌런을 연기한 인물.
히어로 영화의 품격은 빌런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써니의 연기는 <가디언즈 2>라는 영화를 또 다른 차원으로 올려 주었다.
‘이 마음을…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저 업적 중에 하나만 해냈어도 평생의 은인처럼 생각했을 텐데.
이 모든 것을 다 해낸 사람은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Oh, my King!”
누군가 셰익스피어 희곡의 대사를 따라 하듯 과장된 어투로 말을 하면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 속에서 팬들이 한 마음이 되어 외쳤다.
“All hail the King!”
“All hail the King!”
왕에게 경의를 표했던 동물들처럼 몸을 굽히며 부르짖는 팬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뉴블랙의 리더.
그를 향해 실버 코믹스의 팬들이 감사함과 경외심을 담아 외쳤다.
“All hail the King!”
“All hail the King!”
그는 정말 그들에게 있어 왕과 같은 존재였다.
* * *
팬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
“All hail the King!”
“All hail the King!”
우리와 감독님, 주연 배우들이 퇴장을 할 때까지도 극장에서 ‘All hail the King’이라는 찬트가 들려올 정도.
「써니, 오 써니!」
존 에드워즈 감독님이 내게 포옹을 해 왔다.
「정말 고생 많았어, 써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영화가 어땠냐는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좋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어마어마한 작품이 뽑혔을 줄은 몰랐어요.」
「나 역시도 이 정도로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어.」
편집실에서 수백 번이고 편집본을 되돌려 가면서 보다 보니 ‘이게 정말 재미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셨다나.
내가 웃으며 말했다.
「존,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어요?」
「맞아, 맞아!」
주연 배우들도 우리의 포옹에 합류했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 놓고 걱정한 거예요? 그리고 써니… 너는 진짜 기만자야. 솔로 씬에서 그런 연기를 해 놓고 매번 우리한테 못했다고 말했잖아.」
「대학 때 한국인 룸메이트가 그랬어. 망했다면서 A0를 받은 레포트를 가져왔지.」
「하여튼 둘 다 엄살이 심하다니깐!」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동고동락하며 고생했던 배우들과 서로 인사하며 웃었다.
모두 입가에 홀가분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흐아…….”
애프터 파티를 하러 가기 위해 리무진으로 이동하는 동안 긴장이 풀렸다는 게 느껴졌다.
정말 온몸의 기력이 쫙 빠져나간 기분.
LA의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살았다….”
“뭐가 살았다예요?”
고개를 돌리자 뚱한 얼굴이 보였다.
지호가 입을 비죽였다.
“응?”
“아니이… 아니이……. 연기를 그렇게 해 놓고! 걱정이 되네 마네 하면서 사람을 막! 응!? 막! 진짜 계속 징징대면서 사람을 힘들게 해 놓고, 연기를 이렇게 해 놨으면 미리 말을…!”
짜증이 나서 막 뭐라고 하는 지호의 모습에 해명했다.
“아니. 내 말 좀 들어 봐. 지호야.”
“뭐요!?”
“너도 알잖아.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을 해도 막상 스크린에서 보면 별로일 수 있다는 거.”
“스스로 현장에서 잘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거네요?”
“그…….”
동생들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뭐라고 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변명이 될 거 같아서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그… 미안합니다.”
찌릿한 눈빛이 되돌아왔지만 이내 으이구 하면서 받아 주는 동생들이었다.
내가 머쓱하게 웃으며 물었다.
“어땠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중 다섯 편 안에 들어갈 거 같아요.”
리혁이가 말했다.
“정말 이렇게 서사가 탄탄하면서 메시지가 멋진 영화는 오랜만에 봐요. 히어로 영화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느낌이기도 하고, 또 좋았던 점은…….”
평론가처럼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주르륵 이야기하는 리혁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메인보컬이 영화를 보고 이렇게 흥분한 건 처음 본다.
“우리 이따 호텔 가면 토론해요. 토론.”
“그러자.”
신이 나서 토론을 하자고 하는 리혁이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일 때.
비주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형이 연기를 엄청 잘해서 신기했어요.”
“그랬어?”
“스크린에 있는 게 형이라는 생각이 안 들고 정말 팽이라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 사람이 별개인 느낌으로.”
“그치, 나도 신기하더라.”
촬영장의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영화로 보니 연기가 제법 괜찮았다.
그렇게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애프터 파티장에 도착했을 때.
“Sunny!”
“Hey, Sunny!”
파티장에 있는 모두가 나를 찾았다.
마치 오늘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써니, 오늘 당신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배우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니 대사 없이 연기하는 게 더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 부분에 있어서….」
리포터들과 인터뷰를 하고.
「솔직히 말해서 놀랐어요. 에서부터 당신이 좋은 배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오늘 영화에서는 무언가 달랐어요. 팽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뿜는 에너지에 압도되더군요.」
「감사합니다.」
「<시크릿 에이전트 3>도 훌륭한 영화였지만 <가디언즈 2>에 점수를 더 높이 주고 싶군요. 그리고….」
「?」
「내년 시상식에 베팅을 한다면 당신의 수상에 베팅할 겁니다. 써니.」
칭찬을 하는 평론가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아하니 흥행과 평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것 같았다.
그런 분위기에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스스슥-
뒤에서 은신하면서 다가오는 무언가를 눈치채고는 역으로 놀래킬 준비를 했다.
“우주….”
“얍!”
“흐악!”
“정말로 제가 알려 준 은신술로 저를 놀래킬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선배님?”
“쳇.”
투덜대며 칵테일을 홀짝이는 이견우 선배의 모습에 내가 웃었다.
오늘 시사회에 나의 지인으로 참석한 게스트 중 하나였다.
상대가 내게 무알콜 음료 잔을 내밀며 말했다.
“너랑 얘기 좀 나누고 싶었는데 도통 틈이 안 나더라.”
“다들 많이 말을 걸더라고요.”
“그럴 만했지. 연기가 정말….”
이견우 선배가 말했다.
“정말 탁월한 연기였어.”
“꺄르르륵! 감사합니다!”
“정말 지금 눈앞의 사람과 같은 인물이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근사했거든. 팽이라는 캐릭터는.”
“차라리 욕을 해 주세요, 선배님….”
빵 터져서 웃는 배우에게 내가 물었다.
“영화는 어떠셨어요?”
“음, 일단 내가 지금까지 본 히어로 영화 중에서 가장 특이하고….”
“특이하고?”
“최고였어. 원더와 실버의 유니버스 영화들이 나오기 전에 있었던 유명 히어로 영화들 알지? 최고라고 인정받는 작품들 있잖아.”
“네.”
“그거 같았어.”
미소를 지으면서 정말 좋았다고 말해 주는 선배 배우의 말에 나 역시도 웃었다.
“그나저나 나는 그게 제일 궁금하던데.”
“아, 팽이 어떻게 말을 하는지요? 아니면 결말 이후에 팽이 어떻게 된 건지…?”
“아니, 그거 말고 우리나라 사람들.”
“아?”
그제야 나는 중요한 것을 알아차렸다.
월드 프리미어에 신경 쓰느라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를 놓치고 있었다.
이견우 선배가 기대가 된다는 얼굴로 말했다.
“나는 이 영화들이 한국에서 어떤 반응일지가 정말 궁금하더라고.”
* * *
전 세계에서 예매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시크릿 에이전트 3>와 <가디언즈 2>.
하지만 그 어느 나라도 대한민국의 열기는 따라올 수 없었다.
-가디언즈 2 표 구합니다.. 제발..
-시크릿 에이전트 개봉날 보려고 강원도까지 간다ㅋㅋㅋㅋㅋ이 정도면 인정임?
-대체 아이돌팬들은 콘서트 티켓팅 어케 하냐,, 영화 예매도 일케 힘든데
-걔네도 그래서 광탈함
-아..
다른 나라에서는 그래도 ‘운이 좋으면 한 장 구할 수 있다’ 정도였다면, 현재 한국에서는 개봉 첫 주 표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모두 가슴이 두근거렸다.
크로스오버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영화의 조연으로 뉴블랙의 두 멤버가 나온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긴 했다.
-할리우드가 어떤 놈들인데 한국인들한테 큰 비중을 주겠냐? 저건 뉴블랙이어도 힘들다.
하지만 외신 매체를 통해 영화 시사회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면서 그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뭐? 지호 분량이 생각보다 긴데… 게다가 존재감도 장난 아니라고?’
‘한국이 임팩트 있는 배경으로 나온다는데 이거 진짜인가?’
‘뭐야. 미국 애들이 지호 얘기를 엄청 하고 있네.’
<시크릿 에이전트 3>에서 지호의 분량이 생각보다 길고, 또 장면 하나하나의 임팩트가 대박이라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영화 자체의 평도 굉장히 좋았다.
“시크릿 에이전트 엠바고 풀린 거 봄? 이거 원더 코믹스 영화 중에 제일 평점 높다는데?”
“그래?”
“영화가 미쳤대.”
깐깐한 평론가들도 일제히 만점을 주었다는 소식에 한국인들이 호기심을 보였다.
그러곤 고개를 돌렸다.
‘일단 지호 쪽은 분위기가 좋네. 우주 쪽은 어떻지?’
원더 코믹스야 큰 걱정이 없긴 했다.
설령 대박은 못 치더라도 무조건 중박은 치는 전통의 맛집.
그에 반해 실버는….
-가디언즈가 누구야?
지금이야 ‘가디언즈, 대단한 친구들이지~’ 하며 역사를 줄줄 외울 수 있지만, 우주가 아니었다면 아예 언급조차 안 됐을 시리즈.
‘우주 것까지 잘 뽑히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기왕이면 한국인들이 나온 영화니 대박이 났으면 좋겠지만, 실버 코믹스의 전적을 생각하면 중박만 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호, 오늘 미국에서 시사회 했나 보네.’
마침 <가디언즈 2>의 LA 시사회에 대한 소식들이 올라왔다는 이야기에 글을 클릭하자, 이상한 게 보였다.
[지금 미국 평론가들 사이에서 시크릿 에이전트 3 평점 재조정되고 있다고 함.]공신력 있는 사이트들에서는 평점이 안 변하고 있지만, 평론가들이 개인 블로그 등에 쓴 <시크릿 에이전트 3>의 평점이 조정되고 있다는 이야기.
“음?”
“으음?”
만점이 별 다섯 개라면, 그걸 네 개 반으로 바꾸는 식으로 별점을 바꾼다는 이야기에 의문을 품었다.
‘왜?’
거기에 답하듯 글이 적혀 있었다.
[가디언즈 시사회 다녀오고 나서 평점을 만점에서 조금씩 내렸다고 함. 가디언즈에 만점 줘야 한다고.]“????”
[그리고 팽은 히어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빌런 중 하나가 될 거라고 함.] [참고로 이 평론을 쓴 사람은 미국 영화 평론가 중에서 레전드로 꼽히는 토니 로버츠라는 사람임.]업계 탑 평론가가 한국 배우를 보고 히어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연기를 했다고 칭찬하는 모습까지.
“????”
단체로 혼란에 빠진 한국인들.
두 영화가 대한민국에서 최초개봉하기까지 일주일이 남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