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396)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96화(1396/140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396화
두 영화로부터 들려온 믿기 힘든 소식들.
-지호 솔로 무비 나올 거 같던데? 그 정도로 대박임.
-우주 내년에 아카데미 갈듯.
불과 몇 년 전이었면 상상조차 못했을 일들이었다.
둘 중 하나만 맞는 소식이어도 모두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을 텐데.
“…….”
“…….”
정작 대한민국 사람들은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게… 이게 말이 된다고?’
누군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깜짝 카메라라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수준이어야 설렐 텐데, 지금은 미심쩍기 그지없었다.
“그거 봤어? 시사회 보고 온 사람들이 선우주 아카데미 각이라고 하던데.”
“팬들 설레발 아니야? 뭔 히어로 영화로 아카데미야.”
“아니야. 외국에서도 평론가들이 내년에 후보로 유력할 거 같다고 말하고 있대.”
“그게… 되나……?”
처음에는 의심.
그다음에는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진짜면 너무 좋을 거 같은데.’
그게 진짜라면 얼마나 좋을지 머릿속으로 상상됐다.
시사회 후기의 절반만 맞아 들어도 영화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에겐 그야말로 축제 같은 일일 터였다.
-제발 시사회 후기 반만큼이라도ㅠㅠㅠㅠㅠ
-처음에는 후기가 너무 좋아서 알바인 줄 알았는데 아카데미 드립 나온 다음부터 미친 듯이 떨림,,ㅋㅋㅋㅋ
-ㅇㅇ 알바라면 아카데미 같은 무리수 드립은 안쳤을듯
-아 이럼 기대치 너무 높아지는데
-뭐지; 울나라 올해 큰 대운이라도 들어옴?
-제발ㅠㅠㅠㅠ 얼른 개봉해
그런 댓글을 달면서 서서히 예열 준비를 하는 한국인들.
만약 시사회의 후기대로 영화들이 뽑혔다면….
-축제다!!
정말 제대로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두 영화를 몇 번이고 다시 보고, 크로스오버 떡밥도 굴리고, 친구들이랑 하루 종일 영화 이야기를 하고, 영화 비하인드까지 샅샅이 살펴보는.
‘어서 개봉해라…!’
‘아, 요즘 좀 심심했는데 간만에 이런 컨텐츠가…!’
단순히 유명한 히어로 영화들의 개봉이 아니라 마치 중요한 축구 경기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 * *
“형, 이거 봤어요?”
“응?”
“현재 극장가 상황이라는 글이에요.”
비주가 보여 주고 있는 글에 [시크릿 에이전트 3]와 [가디언즈 2]의 포스터로 가득한 극장들 사진이 나왔다.
“시사회 평 나오고 나서 더 난리가 난 것 같더라고요. 특히 형이 아카데미 받을 거 같다는 말이 나온 뒤로….”
“…….”
“이거 저희 동네에는 현수막도 걸렸던데요.”
중현이가 사진을 보여 주었다.
괴산군에 [경축! 중현 소속 뉴블랙 히어로 영화 출연!] 같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
단순히 히어로 영화 하나가 아니라 뭔가 전국적인 스케일의 축제가 되어 가는 분위기였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히어로 영화 세트를 팔고 있고, 오프라인에서도 관련 할인 이벤트들이 즐비했다.
심지어 우리가 광고 모델로 있는 회사들도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며 광고를 하는 중이었다.
“이거 어째 스케일이 좀 커져 가는데…….”
“그져? 이럼 좀 무서운데.”
나와 지호의 말에 리혁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둘 다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특히 형은 연기를 그렇게 해 놓고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는…….”
“나도 당시에는 몰랐단 말이야.”
그린 스크린 앞에서 동물들의 머리통 모형을 향해 표정 연기를 해야 했으니까.
스스로 하면서도 잘했는지 영 확신이 안 섰다.
“다들 괜찮다고 하긴 하는데, 불안감이 좀 심했지. 그래서 원래는 감독님이 여러 가지 씬을 넣어 주긴 했고.”
“무슨 씬이요?”
“팽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 주는 그런 장면들?”
<가디언즈 2>의 팽 연기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사람들이 빌런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빌런이 행하는 행위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심정적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랬기에 연기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
지호가 물었다.
“영화에는 그런 장면들이 없었잖아요?”
“응. 감독님이 최종 편집을 하시더니 안 넣어도 될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
“무슨 씬이었는데요?”
“이런 것들이었어. 미국 정부에서 팽의 반려자였던 늑대의 시체를 방부처리해서 미끼로 쓴다거나, 그걸로 팽의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거나…….”
“…….”
왜 팽이 인간들을 향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씬.
그 장면을 편집했다고 한 감독님의 말이 잊히지 않았다.
-그거 넣으면 그냥 인간은 멸망해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리혁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랬으면 밸런스가 무너지긴 했겠네요.”
“그렇지. 아무래도 이 영화의 포인트는 양쪽 입장이 다 이해가 되지만 결국 관객들이 인간의 편에서 서도록 만드는 게 포인트니까.”
어찌 되었든 지금 올라오는 시사회 평을 보면 그런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충분한 것 같다.
…아카데미 같은 이야기는 좀 낯부끄럽지만 말이다.
“아뇨. 근데 이거 충분히 가능성 있어요. 형.”
“아아아~! 안 들을래!”
“진짜 이거 각이 좀 나오는데.”
지호가 뭐라고 말했지만 부끄러워서 귀를 막을 뿐이었다.
비주가 키득거리며 물었다.
“할머님은 뭐라고 하세요?”
“영화 개봉하면 보러 가겠대. 되게 좋은지 사람들한테 우리 손자가 히어로라고 자랑한다고 하더라고.”
“오오.”
“그치만 나는 빌런인데…….”
동생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동안 중현이가 말했다.
“동물들의 히어로긴 하잖아요.”
“그렇긴 하지.”
나도 웃고는 지호에게 물었다.
“가족들은 별말 없어, 지호야?”
“엄마랑 누나들은 곧 보러 간대요. 다들 엄청 설레 있는데…….”
살짝 입을 비죽이는 지호.
“다들 막 자랑스럽다고, 잘했다고 그러는데 아빠는 ‘히히! 덕분에 UFO 치킨 매출이 또 올랐단다!’ 하는 거 있죠. 진짜 울 아빠지만 넘 철없는 거 같아요. 제가 철이 없는 이유가 있다니까요. 다 아빠 닮은 거야.”
결국에 아버님 탓으로 귀결하는 막내를 귀엽게 바라보았다.
“그래도 다 잘 됐으니까.”
“그죠.”
시사회 평이 이 정도면 국내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을 듯했다.
필요한 프로모션도 다 했고.
기지개를 켜는 나에게 비주가 물었다.
“이제 해외 프로모션 시작하는 거예요?”
“응. 근데 아마 금방 다녀올 거야. 중요한 일정들만 참석할 거라.”
아직 우리의 콘서트 월드 투어도 한참이나 남아 있어서 굵직한 프로모션 일정만 참석할 예정이었다.
일단 지호의 경우에는 전통적으로 첩보 액션 장르를 좋아하는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고, 나는 <가디언즈 1>이 세계에서 가장 큰 흥행을 했던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방문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일본도 다녀오고.
“뭐, 다녀올 동안 크게 별일은 없겠지.”
“이미 별일이 생긴 거 같은데요?”
“음~ 내가 해외로 떠나 있는 동안 나의 사랑스러운 동생들이 알아서 이 혼란을 수습해 주겠지?”
“저기요?”
옷깃을 붙잡으려는 리혁이의 손길을 아름다운 춤사위로 빠져나가며 지호와 손을 맞잡았다.
“지호야! 우린 가자!”
“넴!”
지호와 함께 꺄르르 웃으며 집을 나섰다.
* * *
<시크릿 에이전트 3>와 <가디언즈>의 출연진들이 내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는 소식이 돌고 있을 때.
“휴우.”
“후우.”
대한민국의 극장들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알바생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이다.’
모든 한국인이 기다리고 있는 영화가 상륙하는 날이었다.
본사로부터 지침이 내려왔을 정도.
-모 사이트 등에서 ‘요즘 극장 뚫는 거 개쉬움ㅋㅋㅋ’ 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음. 티켓 소지 확인을 철저히 할 것.
영화를 몰래 보기 위해 숨어들겠다는 예고장을 날린 괴인들을 상대하기 위해 평소보다 인원을 더 배치하고.
[<시크릿 에이전트 3> 스페셜 팝콘 세트는 티켓 소지자에 한하여 판매합니다] [취소표 확인은 어렵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곧이어 극장이 오픈하면서 우르르르 입장하는 사람들.
“스페셜 세트 주세요!”
“죄송하지만 팝콘 세트는 티켓 소지하셔야 구매가 가능합니다. 굿즈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헉.”
알바생들이 바쁘게 팝콘을 푸기 시작하고.
“아가씨! 선우주 영화 두 장!”
“지호 영화 말씀이실까요? 지금 <시크릿 에이전트 3>는 매진이 되어서 판매가 어렵습니다.”
“아이고!!”
현장에서 티켓 구매를 시도하거나 취소표를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극장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맛집도 아니고 무슨 영화가 오픈런이 있냐.’
예매에 성공한 사람들도 직접 현장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
“와. 정신이 하나도 없네.”
“내 말이.”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던 누군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나쁘진 않다.”
“그러게.”
이야기를 들은 이도 동의했다.
‘뭔가 좋다.’
복작복작한데 그게 또 나쁘진 않았다.
“티켓 확인 도와드리겠습니다!!! 티켓 확인 도와드리겠습니다!!”
물론 알바생들에게는 굉장히 고된 하루가 되겠지만, 극장을 방문한 관객 입장에선 이 모든 게 좋았다.
항상 뉴블랙과 연관된 일이 터지면 그게 좋았다.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 모으는 이벤트들이 생기니까.
90년대에는 흔했지만 요즘은 더 이상 보기 힘든 국민적 열풍을 언제나 불러일으키는 아이돌이었다.
‘뭔가 잘 놀라고 판 깔아 주는 느낌.’
시청 광장 앞에서 진행한 연말 노래방 콘서트도 그렇고.
심심해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놀아 보라며 판을 깔아 주는 느낌이 들었다.
“와아아.”
이윽고 극장에 입성한 관객들이 와- 하는 탄성을 냈다.
“진짜 희한하다. 분명히 평소랑 같은 극장인데 뭔가 공기가 달라.”
“인정.”
지금 공기 중에 떠도는 입자를 채취한다면 아마 놀이공원에서 파는 솜사탕 같은 산뜻한 색이지 않을까 싶었다.
평일 새벽에 가까운 조조 시간대인데도 사람들의 눈은 초롱초롱했다.
콜라를 쭈웁 들이켜거나 팝콘을 우물거리면서 단맛이 즐겁게 번져 나가고.
광고까지 설레는 기분으로 보던 관객들의 앞에 영화가 상영됐다.
“우와아아아아아!”
누가 시작한 건진 모르겠지만 환호성이 흘러나오면서 다 같이 시원하게 환호성을 터뜨렸다.
[WONDER COMICS]원더 코믹스의 로고가 나오면서 시작하는 영화.
그리고….
“허…….”
“와….”
시사회 후기대로 관객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들이 기대하고 있는 모든 것이 나오고 있었으니까.
동시에….
[구룡산. 서울.]‘와, 저… 와….’
‘이 미친놈들!’
태백산맥처럼 생긴 구룡산과 70년대 분위기의 마을이 나왔을 때는 욕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올랐다.
‘구룡산이 빌런이란 게 이거였구나!’
다행히 얼마 안 가서 비밀이 밝혀지면서 마음이 풀리긴 했다.
동시에 섀도우 마스터의 씬이 나오면서 한국인들의 눈이 반짝인다.
‘이래서 솔로 무비가 나올 거 같다고 한 거구나.’
에드윈 나이트를 조력하며 자신의 서사를 보여 주는 조연 캐릭터.
보통 히어로 영화에서 이런 식으로 다른 히어로를 등장시킨다는 것은 솔로 영화를 내보내기 전의 징조였다.
물론 아닐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가 된 걸 환영한다. 형제.]화려한 액션을 소화하면서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지호를 본 순간 모두가 확신했다.
이건 반드시 솔로 영화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 * *
<시크릿 에이전트>가 개봉한 날.
대한민국의 온라인은 들썩이고 있었다.
-개봉 첫날부터 역대급 오프닝, ‘시크릿 에이전트 3’ 광풍 분다
개봉일 오전부터 100만을 뛰어넘어 거의 130만에 달해간다는 소식이었다.
-ㅁㅊ
-역대 최단 천만영화 확정인가?
-아직 모름ㅋㅋㅋㅋ 가디언즈랑 이제 곧 상영관 반반될 예정이라
-그런데 이럴만함ㅋㅋㅋㅋㅋㅋㅋ 극장에서 보고 왔는데 진짜 몇 년간 본 영화중에 최고였음
첫날부터 130만.
개봉일부터 첫날 관객 기록을 갈아치운 <시크릿 에이전트 3>로 인해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금 인터넷상황]스포를 피하려는 자 vs 스포를 하려는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마따
-스포 밟기 싫으면 그냥 며칠간 커뮤 안 들어오는거 추천
-제목부터 스포하는 새끼들은 진짜 개쓰레기 아니냐??? 구룡산이 환각이라니
-아니 이 미친샊기가 그걸 스포해버리면어쩌라는거야 아 진짜 미친놈아니냐 시1발
-아 ㅅㅂ
-이래서 댓글창도 들어오면 안 되는거임,,
그 말대로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온라인에도 들어오지 말아야 할 정도였다.
첫날 130만, 둘째날 120만.
무려 250만 명의 관객들이 온라인에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으니까.
[ㅅㅍ 이번에 빌런 서사 어떻게 생각함??] [강스포) 지금 국내 코믹스 덕후들이 분석중인 섀도우마스터 관련 떡밥] [섀도마스터 나만 그 생각한 거 아닐 거 같음 (약ㅅㅍ)]영화를 안 본 사람들이 파르르 떨었다.
‘아 진짜 개 열 받네.’
‘제목에다 스포 달면 뭐 하냐고. 제목에다 스포를 해 버리는데…….’
아무리 지뢰를 피하려고 애써도 결국 여러 가지 스포일러를 알게 된 후발대들이었다.
‘구룡산은 환각이군…. 가디언즈 보면 내가 먼저 스포하고 만다. 이 새끼들.’
‘나이트메어한테 반전이 있다고? 아니 이 새끼들아, 반전이 있다고 말을 해 주면 그게 반전이냐?!’
그런 스포를 밟고 잔뜩 성이 난 불독 같은 표정으로 극장에 간 관객들.
‘킹받네. 진짜.’
‘아오!’
하지만….
샤라라랑-
영화가 끝난 후.
‘데헷.’
‘재미있었당.’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표정은 아기 리트리버처럼 온순해져 있었다.
그만큼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이유로 구룡산 밈은 개봉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 모두에게 퍼져 있을 정도였다.
“학생.”
“예?”
자고 있는 상태에서 깨어난 대학생이 택시 기사의 부름에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왜 자고 있는 사람을 깨우고….’
“저기 봐봐, 학생. 저기가 구룡산이야. 지호가 사는 데.”
“오오오오.”
“허헛.”
현시점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산이라고 해도 될 정도.
[근데 왜 하고 많은 산 중에 구룡산이었을까]비하인드 넘 궁금해
-계룡산 검색하다가 실수했다는데 한표
-???: 엥? 유명한 산이요?? 어.. 그 뭐지 구룡산 도사? 그런 거 있는데 뭐 그런 걸로 하세요
-누가 왕지호 음성 지원 어플 깔았냐ㅋㅋ
비하인드에 대해 궁금해하는 한편.
한국 SNL에 출연한 <시크릿 에이전트 3> 배우들의 편도 올라오면서 미튜브에서도 큰 화제를 끌고 있었다.
[헉… 헉…….]한국의 산을 등산하면서 숨을 몰아쉬는 에드윈 나이트 역의 크리스 카일.
정말이지 험난한 산에서 그가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음?]SNL 출연진들이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화려한 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중년 남녀들.
동네 마실을 나온 것처럼 편안한 모습에 힘겹게 산을 오르는 서양인이 벙찐 표정을 짓는다.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그 절벽 올라다니는 염소 보는 표정ㅋㅋㅋㅋㅋ
-실제 등산 다니면 많이 볼 수 있음. 분명 길이 아닌데 길처럼 다니는 아저씨들 있어
그걸 비롯해 산악회 사람들의 오지랖에 괴로워하는 서양인의 장면이 나오면서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와, 진짜 열심히 하고 갔네.’
지호와 크리스 카일은 물론이고 정말 모든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홍보를 하고 갔다는 게 느껴졌다.
거기에 올라오는 예능들까지.
[오늘은 <시크릿 에이전트 3>의 제작진을 모셔보겠습니다!] [Hello, 안녕하세요, 한국 여러분!] [오, 지호 씨 외국 사람 컨셉인가요?] [Ne. 아니. Yes.]지호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을 데리고 다양한 토크쇼와 예능 프로에 출연하면서 한국인들이 즐겁게 웃었다.
‘아~ 또 봐줘야겠네.’
이미 2회 차를 보기로 한 사람들 외에도 고민하던 이들이 흔쾌히 예매창을 켰다.
그렇게 <시크릿 에이전트 3>가 대한민국에서 흥행 돌풍을 시작하고 있을 때.
-“큰 거 온다”.. ‘가디언즈 2’ 개봉
마찬가지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둔 <가디언즈 2>의 개봉에 사람들이 들썩였다.
<시크릿 에이전트 3>와 마찬가지로 새벽부터 관련 글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ㄱㅅㅍ 가디언즈 2 보는데 환호하는 사람들 봄]팽이 히어로들한테 쓰러지는데 갑자기 우와 하는 사람들 있어서 분위기 개싸해짐
사람들이 흘깃 보니까 눈치 보고 고개 푹 숙이더라
여기까지만 보면 ‘이상한 사람들인가?’ 하는 반응이 나왔을 텐데.
[..(중략) 근데 그 사람들 중에 아는 얼굴이 있었음]이어지는 설명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 * *
심각한 극장 분위기.
마침내 히어로들의 일격에 팽이 피를 토하며 한쪽 무릎을 꿇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윽.]그러면서 팽이 쓰러지고 있을 때였다.
“우와아…….”
“허어!”
어디선가 기쁨의 환호가 짤막하게 터져 나왔다.
무의식적으로 터져 나온 목소리.
“헙!”
주변 사람들의 눈길에 그들이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스크린 속에서 히어로들에게 당해서 쓰러지고 있는 팽… 아니, 선우주를 바라보며 그들은 다시 눈을 빛냈다.
‘드디어…!’
마치 대리만족이라도 하듯이 주먹을 꼬옥 쥔 채 고개를 주억거리는 사람들.
‘드디어 쓰러뜨렸구나!’
그들은 바로 단체 관람을 나온 레몬 엔터의 프로듀싱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