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404)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04화(1404/1405)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04화
“응…?”
“네가 들은 그대로야.”
고개를 끄덕이는 석환 형에게 내가 이야기를 정리했다.
“그러니까 팽 의상을 낙찰 받은 수플레가 뉴블랙 뮤지엄에다가 기증했다고?”
“응. 그래미 수상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누군데?”
“그걸 모르겠어. 왜 소포로 보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뿅- 하고 뉴블랙 뮤지엄에 도착해 있었다는 말에 멍한 기분을 느꼈다.
동생들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지금 1달러가 얼마예여, 형?”
“찾아봐야 하는데 1160원인가 아마 그럴 거야.”
“1160 곱하기 1500만….”
대충 170억 정도 되는 금액인 듯했다.
비주가 말했다.
“감사 인사라도 하고 싶은데 누군지도 모르네요.”
“익명으로 남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그냥 너희 팬 전체라고 생각해. 그쪽도 그런 식으로 밝혔으니까.”
석환 형의 말에 회사에서 찍어 보내 준 사진을 바라보았다.
메시지 카드에 [one of your fans] 라고 적혀 있다.
-당신들의 무수한 팬들 중 하나가.
누군진 몰라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길 원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랬기에….
“진짜….”
중현이가 무언가 결심한 얼굴로 말했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거 같은데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미 열심히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할까.
석환 형이 서류철을 정리하며 말했다.
“언론들이 소식을 들었는지 지금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더라고. 중요한 건은 아니니까 회사 측에서 대응할게.”
“부탁해, 형.”
“걱정 말고 너희는 푹 쉴 생각이나 해.”
우리의 매니지먼트 팀장이 미소를 지었다.
“당분간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잖아. 중국 시사회도 아직 날짜가 잡히지 않았고, 설 명절 인사나 설 특집으로 나갈 뉴블랙 TV 컨텐츠도 준비되어 있고. 그러니까….”
“푹 쉴게.”
“그래야지. 정말 오랜만의 휴가잖아.”
석환 형의 말대로 우리는 올해 설 연휴에 푹 쉴 예정이었다.
연말 시청 광장 콘서트부터 시작해서 연초의 영화 프로모션과 그래미 어워드까지.
정말 바쁘게 달려온 터라 잠시 쉴 시간이 필요했다.
나도 웃으며 말했다.
“형도 푹 쉬어.”
“최대한 그래 봐야지. 쉴 시간이 날진 모르겠지만.”
“데이트도 좀 하고.”
이쯤이면 ‘만나는 사람도 없는데 열 받게 하지 마…’ 라고 답했을 상대가 조용히 웃었다.
“오?”
“오호라?”
우리가 짱구 같은 웃음을 지었다.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우리를 향해 석환 형이 손사래를 쳤다.
“저리 가, 저리 가.”
“어디서 만난 분이에요?”
“조용히 해.”
궁금해서 물어보니 방송국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더 질문이 이어질 낌새가 보였는지 상대가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막둥이가 아쉬워했다.
“아~ 팀장님을 놀릴 수 있는 절….”
“절호.”
“절호의 기회였는데!”
그런 대화를 나누는 동생들을 보며 웃고는 물었다.
“다들 출발하셨대?”
“네, 아마 곧 도착한다고 한 거 같아요.”
핸드폰을 든 동생들이 가족들이 도착하는 시간을 말해 주었다.
다른 휴가와 달리 이번에는 멤버들과 멤버들의 가족들이 다 함께 모여서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다.
목적지는 바로 사람들 사이에서 독특한 별명으로 불리는….
[The New Black Island]카리브해에 떠 있는 나의 섬이었다.
* * *
복작복작.
“아빠!”
“어어! 우리 아들!”
“엄마랑 누나들은?!”
“…….”
숙소 거실이 복작복작하다.
출발을 앞두고 멤버들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이었다.
“어머, 우주 안녕.”
“안녕하세요, 어머님. 어어, 민준이도 잘 지냈어?”
반가운 얼굴들이 정말 많았다.
이제는 중학생이 되어서 그런지 제법 키도 크고 의젓한 티가 나는 민준이와도 인사를 나누고.
“집이 진짜 그림 같네. 이 집도 우주 집이지?”
“허허, 기둥도 참 튼튼해 보이는구나. 내 젊은 시절 장딴지를 보는 듯해.”
집을 보며 감탄하는 중현이네 가족들을 보며 웃기도 하고.
하나하나 붙잡고 길게 인사를 나누고 싶었지만 정말이지 혼이 쏙 빠질 만큼 사람들로 붐볐다.
“할머니!!”
“어, 왔냐.”
“정신없지? 사람들이 많아서….”
응접실에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던 할머니와 포옹을 하면서 활짝 웃었다.
오는 비행기는 편안했냐는 말에 김덕순 여사가 투덜댔다.
“오는 내내 사람들이 아는 척해서 힘들었다, 이것아. 어머~ 선우주 할머니 아니셔요 하는데 아니라고 하는데도 안 믿더라.”
“흐핫.”
“상은 니가 탔는데 왜 다들 나한테 축하를 하는 건지 모르겄다. 얼마나 그래미, 그래미 얘기를 하던지.”
“그만큼 대단한 시상식이어서 그래.”
“그걸 모르겄냐. 알지만…!”
할머니가 어휴 하며 한숨을 쉬었다.
“에효, 뭐라고 대답할 때마다 어찌나 사람 가슴이 쫄리던지. 내가 말 한마디라도 잘못해 봐라. 저기 선우주 할매가 헛소리 했다고 뉴스에 나오고 그러는 겨.”
“음, 아마 크게 나오긴 할 거야. 아얏!”
“화딱지 난 사람한테 아주 불을 질러라, 이것아!”
“…죄송합니다.”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긴 하다.
우리가 유명해진 만큼 상황이 여러 가지로 달라졌으니까.
열심히 재롱을 부리면서 할머니의 기분을 풀어 주고는 인원 체크를 하고 있는 리혁이에게 다가갔다.
“인원은?”
“다 왔어요. 이제 출발하면 될 거 같아요. 차량을 나눠서 출발해야 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내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버님은?”
“학회 일정 때문에 못 맞출 거 같대요. 어쩔 수 없죠.”
“아이구.”
“일단은 이것부터 처리해야겠어요. 가족들이 너무 많으니까 신경 쓸 일이 정말 많네요.”
내가 리혁이에게 말했다.
“그치? 왜 <나홀로 집에>에서 케빈을 두고 갔는지 알 거 같다니까.”
“꽤 비슷한 상황이긴 하네요. 대가족에, 집도 길을 헤맬 정도로 크고.”
그 말을 하던 리혁이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말했다.
“그런데 우리는 성공한 가수라서 그렇다 치는데 말이에요.”
“응?”
“케빈네 아빠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길래 시카고에서 그렇게 커다란 집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심지어 대가족이랑 다 같이 파리 여행도 가고.”
“변호사…?”
“변호사여도 쉽지 않은 재력일걸요.”
“…….”
어릴 적에 보았던 그 인자한 표정의 아버지가 왠지 모르게 ‘드디어 내 정체를 눈치챘나…? 큭큭’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 생각을 떨쳐 내고는 숙소를 나섰다.
“지금부터 나눠서 이동하겠습니다! 각자 자기 차량에 탑승해 주세요. 인원 확인해 주시고요!”
그렇게 우리는 출발했다.
가족 수가 많은 지호나 비주네, 중현이네가 각자 차량에 올라타고, 우리는 리혁이네 가족과 함께 리무진에 올라탔다.
“또 뵙네요, 할머님.”
“오랜만이여요. 무탈하셨는가 모르겄네요.”
우아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리혁이네 어머님과 우리 할머니가 잡담을 나누고, 예인이가 한두 마디씩 거두는 동안.
나는 창밖으로 지나가는 LA의 풍경을 바라보며 묘한 기분을 느꼈다.
“으음.”
“왜 그래요?”
“아니, 그냥…….”
괜스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다 같이 비행기를 타고 간다는 게 조금 신경이 쓰인다고 할까.
말도 안 되는 걱정이긴 하지만 그냥 이런 부분이 신경 쓰인다. 혹여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
그런 이유로 비행기 편을 두 개로 나눠서 이동할 예정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저 입 밖으로 내면 부정이라도 탈까 싶어 속으로만 생각할 뿐.
“…….”
하지만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사람의 눈은 속일 수가 없는지, 나를 바라보던 리혁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왜 그래?”
시치미를 뚝 떼며 말했지만 상대는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별일 아니에요. 그냥.”
리혁이가 웃으며 나를 툭 쳤다.
“걱정하지 마요. 이번 휴가는 정말 재미있을 테니까.”
“그치?”
“그럴 거예요.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재미있게 놀 생각이나 하고 있어요.”
나 역시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환상의 섬, 뉴블랙 아일랜드.
부우우우우-
배 두 척이 바하마의 부두를 출발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바다다!”
포말을 일으키며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 위에서 뉴블랙의 가족들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 여기 바다 봐, 완전 에메랄드 색이야.”
“어머, 어머.”
“이야, 여기는 물 색깔부터 다르네.”
딸과 엄마들이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아버지들이 바다를 보며 캬아 했다.
“이 바다가 에메랄드 빛을 띠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수온이 높아서일 겁니다. 산호도 많고, 각종 부유물과 플랑크톤이 고위도 지역으로 옮겨 가서 이곳 물이 투명한 거죠.”
“이런 데서도 감성돔 같은 게 잡힐지 모르겠네. 이런 데 사는 물고기들이 손맛이 최고라던데.”
“회랑 소주랑 같이… 크으!”
중년 남성들이 그러하듯 집단적 독백의 현장이었다.
김중현의 할아버지가 허허- 공기 좋다~ 하며 호탕하게 웃고 있을 때.
“애들 봐요. 되게 좋아 보여요.”
“그러게.”
가족들의 입가에 훈훈한 미소가 감돌았다.
멀찍이서 ‘우와아아-!’ 하면서 갈매기들을 보고 소란을 피우고 있는 뉴블랙 멤버들이 보였다.
‘진짜 신나 보이네.’
그들도 휴가를 간다는 사실에 들뜨긴 했지만, 저기 있는 뉴블랙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듯했다.
“아이들이 제대로 휴가를 떠난 게 거의 몇 년 만 아니에요?”
“그렇죠.”
명절 때조차도 얼굴을 보기 힘들 정도로 바빴으니까.
설이나 추석 때도 항상 일을 하는 터라 ‘다음 명절 때 집에 갈게요’ 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다.
특히 월드 투어와 영화 촬영, 드라마 촬영 등으로 바빴던 작년 같은 경우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한 시간보다 TV와 OTT에서 얼굴을 확인하는 시간이 더 길었을 정도였다.
“드디어 쉬네요.”
뉴블랙 멤버들이 아예 안 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 편히 쉬러 온 건 정말 오랜만이지 않나 싶었다.
중현의 할아버지가 기합을 넣으며 체조를 하고 있는 동안 누군가 말했다.
“전에 우주가 섬을 샀다고 했을 때만 해도 왜 샀는지 궁금했는데… 최근에 알 거 같더라고요.”
<시크릿 에이전트 3>와 <가디언즈 2>가 정말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치고, 얼마 전의 그래미 수상까지.
당사자가 아닌 가족들도 한국에서 유명 인사가 되어 있었다.
분명 어디 가서 가족이라고 크게 밝힌 적도 없지만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우리도 이런 정도면…….”
멤버들은 오죽하겠나 싶었다.
“아까 LA에서 공항 갈 때까지도 파파라치들이 지독하게 붙더라고요. 어우, 깜짝 놀랐어.”
“애들이 마스크 챙겨 오라고 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결국 마음 편히 쉬려면 사람들이 지켜보지 않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중에서 야외 공간.
실내에만 머물 거라면 어디든 상관없을 테지만, 파파라치나 구경꾼들에게 시달리지 않은 채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려면 이런 섬밖에 없을 터였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래서 요트를 타나?’
왜 유명 스타들이 쉴 때마다 요트를 타고 나가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다 위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까.
물론 그럼에도….
‘섬이라니.’
아예 섬을 사 버린 선우주의 재력에는 다들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선우주의 곁에서 꺄르르 웃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저마다 열심히 응원을 보냈다.
‘후후. 역시 내 아들이다. 줄 하나는 기가 막히게 타지.’
‘자랑스러운 괴산 김가의 후손이 선씨 왕조의 개국공신이 되었구나. 홀홀홀. 이제 50년 뒤에 편히 눈 감을 수 있겠어.’
‘네트워킹도 실력이지. 제법이야, 나의 아들.’
‘내 동생은 이미 1호팬 레인알콜이지. 후후.’
그렇게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팔짱을 낀 채 갑판에 서 있던 중현의 형, 김대현이 독수리 같은 눈으로 지평선을 가리켰다.
“섬이 보이네요.”
“허허, 섬이로구나.”
“섬이군.”
김중현의 가족들이 ‘허허, 참으로 절경이로고…’ 하고 다른 가족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섬이요?”
“저기 섬이 있잖습니까.”
“……?”
“중현아! 저기 섬 보이냐?!”
멀찍이 서 있던 중현이 지평선을 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가족들이 혀를 찼다.
“시력이 안 좋아졌구나.”
“약해. 그래서 내가 중현이 보약 좀 먹이자고 하지 않았냐.”
다른 가족들이 훈훈한 웃음을 보였다.
‘저 가족이랑 같이 섬에 가서 다행이다.’
혹여 고립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저들과 함께라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대화가 오가고 있을 때.
“그나저나 섬이 꽤 크다면서요.”
“되게 크대요.”
섬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는 자식들에게 이미 한 차례 설명을 들은 뒤긴 했다.
하지만 머리로만 알고 있을 뿐, 크게 와닿는 기분은 아니었다.
머릿속에 상상하는 개인 섬이라는 게 있으니까.
적당한 크기에 별장이 딸려 있고, 한 시간쯤 뛰면 섬 전체 구경을 다 하는 그런 정도의 규모.
크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떠오르는 건 그런 쪽이었다.
바로 그때.
“저기다! 저기가 바로 그 섬인가 본대요.”
“와아아.”
모두가 갑판으로 나가서 난간 앞에 섰다.
아주 자그마한 점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오오오.”
“오오오오.”
점점 커져 가는 섬.
“와…….”
“크다고 듣긴 했지만 정말 크…… 어?”
원근법을 무시하는 것처럼 커져 가는 섬을 바라보며 다들 멍한 표정을 지었다.
고오오오오오-
마치 섬 자체가 압도적인 오오라를 뿜어내는 듯한 느낌.
아름다운 산호 해변.
그리고….
“저거 뭐야, 호텔이야, 리조트야?”
“별장이래요.”
“…….”
리조트 건물처럼 보이는 대저택까지.
그제야 그들의 머릿속에 잊고 있던 정보가 다시금 떠올랐다.
-뉴블랙 아일랜드의 면적은 여의도의 4배.
한강 둔치까지 포함해도 여의도의 2배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다시 한번 감탄이 나왔다.
‘돈은… 이렇게 쓰는 거구나.’
그 속에서 점점 가까워져 오는 섬을 바라보던 지호의 누나 중 하나가 속삭였다.
“근데 나만 그 생각하고 있는 건가? 이거 딱 추리 만화에서 자주 나오는 도입부 아니야?”
“응?”
“섬에서 벌어지는 사건 말이야.”
그 말대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도입부였다.
-어마어마한 괴짜 부자의 섬에 초청된 사람들. 그들 앞에 정체불명의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다들 눈을 깜빡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
‘어…?’
* * *
“도착!”
“와아아아아아!!”
도착까지 정말 순조로운 일정이었다.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바다를 넘어 마침내 도착한 섬.
“와아아…….”
나름 익숙하게 반응하는 우리와 달리 뉴블랙 아일랜드에 처음 도착한 가족들은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다.
“서… 섬이…….”
“뭐, 이렇게 큰 섬이….”
우리가 웃으며 말했다.
“이따 오후에 섬 투어가 있으니까요. 가이드 분이 잘 안내해 주실 거예요.”
“투어까지….”
때마침 저택에서 나온 관리인과 직원들이 웃으며 우리를 맞이했다.
「모두들 뉴블랙 아일랜드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관리인이 우리에게 윙크하며 말했다.
「그리고 그래미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짐은 이쪽으로 주시겠습니까? 직원들이 방으로 옮겨 놓겠습니다.」
캐리어 가방을 맡긴 할머니가 내게 물었다.
“여기 리조트 운영하는 사람들이냐?”
“아니, 리조트는 아니고 별장 관리하시는 분들이야. 전부터 쭉 있던 분들.”
콜드 브라운이 섬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물론이고 그 전부터 오랫동안 관리해 오던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저마다 이 섬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해 주며 별장에 도착했다.
내가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마 식사가 준비되어 있을 테니까요. 간단하게 드시고, 섬 투어 한 바퀴 다녀오시면 저녁이 될 거예요.”
“네에~!”
그동안 우리는 별장에서 잠시 쉴 예정이었다.
물론 나는 휴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미뤄 뒀던 몇 가지 일도 할 계획이긴 했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휴가 계획을 점검하고 있을 때.
스윽-
지호네 가족 중에서 셋째 누나가 손을 들었다.
우리 막둥이와 가장 닮은, 반짝이는 눈망울이 눈에 띠었다.
“저….”
“?”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우주님.”
“그럼요.”
이런 질문을 해도 되는지 망설임이 있지만, 꼭 해야 되는 질문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상대가 결연한 얼굴로 물었다.
“여기 와이파이 비번이 어떻게 되나요?”
동생들과 내가 큰 웃음을 터뜨렸다.
옛날에 조 이사님 집에서 묵었던 때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저기… 이사님.
-어, 우주야.
-여기 와이파이 비번은 어떻게 되나요?
진지한 얼굴로 핸드폰을 들어 보이는 가족들을 보며 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우리 가족들이네요.’
정말이지 누가 봐도 우리의 가족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