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407)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07화(1407/142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07화
철썩-
파도가 출렁이는 요트 위에서 한 남자가 눈매를 좁혔다.
‘기상 상황이 최악이군.’
북유럽의 바이킹을 연상시키는 외모에 건장한 체격.
그는 바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인 잭 브레이디였다.
요트 안에 있던 스타들이 그를 불렀다.
“잭, 뭐래? 아직 연락 없어?”
“잠시 기다려 봐. 연락이 오겠지.”
그의 일행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배의 선장이 밝은 얼굴로 선실에 들어왔다.
“무전이 왔습니다. 정박을 허락하겠다는군요.”
“휴우.”
“다행이다.”
다들 안도하는 동안 잭 브레이디가 선장에게 물었다.
“어디서 연락이 온 거죠? 콜드의 섬인가요?”
“예, 그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만….”
선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더 이상 콜드 브라운의 섬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잭.”
“음? 또 주인이 바뀌었습니까?”
“지금의 주인은 뉴블랙이라고 합니다.”
“뉴블랙…!”
뉴블랙이라는 말에 요트에 타고 있던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섬을 샀다고 그랬는데… 그게 콜드의 섬이었어?”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스타들의 이름이 나오면서 그들이 술렁였다.
선장이 말했다.
“현재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중이라고 합니다.”
“음, 최대한 조용히 있다 가야겠군.”
그때까지만 해도 풍랑을 피해 잠시 해변에 정박했다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휘이이이이잉-!!
뉴블랙 아일랜드에 도착해서 배를 정박했을 무렵.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어어….”
“어….”
배를 정박했는데도 불구하고 살짝 흔들리는 요트에서 사람들이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였다.
똑똑-
누군가 선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섬의 경비원들인 듯했다.
“누구시죠?”
훤칠한 키에 탄탄한 근육, 훈훈한 얼굴을 지닌 남성이 등장하면서 몇몇 스타들이 속으로 감탄했다.
잭 브레이디에게 경비원이 영어로 말했다.
“바람이 불어서 많이 위험할 것 같더군요. 저택으로 모셔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그렇게 우산과 짐을 챙겨든 승무원들과 스타들이 저택으로 향했다.
‘우와.’
멀찍이 리조트 급의 규모를 자랑하는 저택이 보인다.
저 안에서 따스한 코코아를 한 잔 마시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기분.
비를 맞으며 걷던 잭 브레이디에게 그의 경호원이 말했다.
“이 친구들 대단한데요.”
“뉴블랙의 경호원들?”
“예, 그냥 경호원들이 아니에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잭 브레이디가 고개를 돌렸다.
세 남성.
연배가 제각각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우람한 근육, 날카로운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빈틈이 없군.’
그 역시 파병 경험이 있는 군인이면서, 무수한 액션을 익힌 무술 유단자로서 잘 알고 있었다.
“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그렸다.
지금 상태에서 기습을 한다고 해도 승률이 5% 남짓하다고 할까.
처음 만난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상상을 하는 건 굉장히 독특한 행동이었지만, 그는 액션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나마 노인 쪽이…….’
노인 쪽이 승산이 있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저기가 제일 강하군.’
허허 웃고 있는 노년의 경호원이 저 셋 중 최강자였다.
마치 무술의 고수처럼 이파리와 나뭇가지를 밟고 걷는데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동시에 귀가 계속 쫑긋거리는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캐치하는 듯했다.
그의 경호원이 그에게 속삭였다.
“역시 뉴블랙이군요. 수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확실히… 대단하군.”
이따가 뉴블랙의 별장에 도착하면 대체 이 경호원들을 어디서 구한 것인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저택에 도달한 잭 브레이디 일행이 미소를 지었다.
“와아.”
“여기가 콜드… 아니, 이제 뉴블랙의 별장이구나.”
“이렇게 큰 집은 처음 봐요.”
따스한 실내로 들어온 그들에게 뉴블랙 멤버들과 가족들이 그들을 반겼다.
“어서 오세요.”
“써니, 환대해 줘서 고마워요.”
잭 브레이디가 씩 웃으며 리더에게 악수를 청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덕분에 한시름 덜었네요.”
“뭘요. 편하게 지내세요.”
“조금만 있다가 가야죠. 휴가를 방해해서 미안합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중현이네 가족이 그러는데 오늘 하루 정도는 날씨가 거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들은 놀라운 감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주가 누군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잭 브레이디 일행이 눈을 깜빡였다.
‘음?’
그가 가리킨 곳에 뉴블랙의 경호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구요?”
“저기 중현이네 가족이요.”
“???”
허허 웃으며 중현을 아기새처럼 바라보는 삼인방을 바라보며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가족이었어?’
첫 인상부터 정말 범상치 않다는 느낌을 주는 뉴블랙 가족이었다.
* * *
“와, 비가 진짜 장난 아니게 내리네.”
“밖에 파도 봤어? 저기 배가 막 흔들려.”
바깥의 비바람을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이 한두 마디씩 이야기하는 게 들려온다.
뜨끈한 생강차를 마시며 창밖을 보던 할머니가 말했다.
“섬 날씨가 요상망측하네.”
“가끔 이럴 때가 있대.”
원래 이럴 시기가 아닌데, 온난화 이슈로 날씨가 가끔 변덕을 부린다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다과실에서 음료를 홀짝일 때.
지호가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왜?”
“뭔가 웃겨서요.”
지호가 가리킨 광경을 본 우리도 작게 웃었다.
“Here, here.”
우리 가족들이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종이를 내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잭 브레이디와 함께 놀러 온 이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대부분 얼굴과 이름을 알 만큼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Dear Jong-su. Happy new year…….”
‘종수 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사인지들을 쓰고 있으니 웃음이 나오는 듯했다.
마치 우리 가족들의 눈빛에서 느껴진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헐리웃 연예인들을 보냐!’
‘절호의 찬스!’
하지만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는 것도 잠시.
이 사람들이 도착하고 나서 몇 시간 정도 지나니 가족들도 대부분 적응을 한 듯했다.
비주가 일정표를 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계획 열심히 짜 놨는데.”
“에구.”
“야외 레크리에이션 계획을 다 짜놨거든요. 실내 액티비티로 준비한 것도 이 날씨에는 분위기가 안 맞고.”
리혁이가 비주를 토닥이며 말했다.
“계획을 짤 때는 변수까지 다 고려해서 짜야죠.”
“내 잘못인가…….”
“어어어…! 그런 뜻이 아니에요! 미안해요! 나는 쓰레기예요! 어어….”
눈가가 축축해지는 비주의 모습에 리혁이가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다.
리혁이를 당황하게 하고 싶으면 눈가를 촉촉하게 하기… 메모 완료….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눈물 연기를 준비하던 지호가 바로 한쪽 눈으로 눈물을 흘렸다.
‘녀석. 훌륭하구나.’
‘어때요, 후후후.’
우리를 지켜보던 김덕순 여사가 조용히 차를 홀짝였다.
“옘병들 하고 자빠졌네. 하여튼 둘이 제일 쿵짝이 잘 맞아.”
“할머님, 그래도 제가 우주 형보다 다섯 살이나 어리니까 제가 더 나은 거 아닐까요?”
“지호.”
“네.”
“과자 부스러기나 털고 말혀.”
입가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턴 지호가 입을 비죽였다.
할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할머니?”
“조용한 데 가서 좀 쉬려고 그런다.”
“나 조용히 할 수 있는데.”
김덕순 여사가 조용한 장소를 찾아 떠나는 동안 집안에 있는 사람들도 휴식을 취하러 떠났다.
중현이가 말했다.
“어제 일정이 좀 무리긴 했나 봐요.”
“다들 달리긴 했지.”
첫날부터 밤을 새서 놀아서 그런지 다들 방전 상태인 듯했다.
하긴.
휴가란 게 원래 휴식을 취하는 게 목적이니까.
하루 정도는 이렇게 실내에서 푹 쉬는 것도 좋을 듯했다.
「조용하구만.」
「휴식을 방해하지 말자고.」
우리의 손님들도 장소를 옮기고 대화를 나누려는 듯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이들이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Hi.”
그렇게 빗소리를 제외하면 집이 고요해졌을 때.
“……음.”
지호가 손에 든 게임기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새로 할 게임이 없어서 그런가. 아님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 뭔가 게임도 시들시들하네요. 한창 활동 바쁠 때는 엄청 놀고 싶었거든요.”
“원래 사람 마음이 다 그렇지.”
시험 기간에 국어사전만 읽어도 재미있는 것처럼.
“쉬어야 하는데….”
“그니까. 쉬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휴식을 취하려고 했지만 쉬는 느낌이 아니었다.
뭐라도 소일거리가 없나 생각하던 중 뭔가 번뜩 떠올랐다.
“악보나 좀 볼까?”
“그 미스터리 악보요?”
“응.”
지하실에서 발견했던 괴이한 악보를 다시 살펴보기 위해 상자를 가져왔다.
시간을 때울 거리가 등장해서 그런지 동생들도 테이블에 모였다.
“너희도 몇 개씩 가져가서 살펴볼래? 뭔가 특이한 점이 눈에 띌 수도 있으니까.”
“넹.”
한동안 부스럭 소리만 들려왔다.
리혁이가 악보를 살펴보면서 펜을 굴렸다.
“악보가 너무 엉망이라 규칙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음을 이용해서 암호를 숨긴 건가 했는데… 카이사르 사이퍼를 비롯해서 역사적으로 자주 쓰였던 암호 생성 방식을 사용해도 맞지 않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저두.”
중현이와 지호도 난색을 표했다.
“형은요?”
“나도 잘 모르겠네. 규칙성이 안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정한 흐름이 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한데…….”
여전히 모르겠다.
풀리지 않는 퍼즐을 보는 것처럼 애매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 때, 우리는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한 인물을 바라보았다.
“비주야?”
“…….”
“비주야?”
“아? 네.”
한참을 집중했는지 비주는 멍한 표정이었다.
왠지 기대감이 들었다.
“왜 그래, 뭔가 보여?”
“아… 저는 아무래도 악보를 볼 때 음보다는 박자를 더 많이 신경 쓰거든요. 안무를 구상해야 하니까. 근데…….”
비주가 우리에게 악보를 보여 주며 말했다.
“뭔가 놀라울 만큼 잘 짜여져 있어요.”
“음?”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래? 박자가 이상하지 않아?”
“그러니까 이걸 몸으로 하면 이런 느낌이거든요.”
설명이 어려운지 비주가 악보에 나온 박자를 이용해 간단한 안무를 보여 주었다.
압도적인 실력을 지닌 우리의 메인댄서가 춰서 나쁘진 않았지만, 박자가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각기춤을 추는 귀신같은 느낌.
“아무튼 이러면 뭔가 이상하잖아요?”
“응.”
“그래서 동작에 맞게 박자를 좀 바꿔 봤어요. 조금 더 자연스럽게… 그렇게 박자를 제가 바꾸니까 놀라울 만큼 좋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16분 쉼표를 8분 쉼표로 바꾸는 식으로.”
“엇…….”
비주의 말에 다시 악보를 들여다보았다.
그 말대로 엉망진창이었던 음표의 길이를 공식을 대입해 바꾸자 놀라울 만큼 완성도가 높은 비트가 나왔다.
리혁이가 자신의 추론을 말했다.
“엉망진창인 것처럼 보이지만 철저하게 계산된 거 아닐까요? 일부러 엉망으로 만든 거죠.”
“음…….”
일리가 있지만 나는 아닐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건 아닌 거 같아. 곡을 들으면 보통 의도가 느껴지는데, 이건 그런 의도는 아닌 거 같아.”
정말 이걸 괜찮다고 생각해서 작곡한 느낌이 강하긴 했다.
하지만 비주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음.”
중현이가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 뭔가 기준 자체가 이상한 사람 아니었을까요? 자기한테만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런 거라든가.”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일단 이 악보의 주인이 누군지를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E.M.]아무래도 음악에 대한 일이다 보니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그렇게 한동안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정말 뜻밖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점심 식사 자리.
「꽤나 리모델링이 많이 되었군요. 과연 에디 먼로 박사의 집은 어떨지 궁금했거든요.」
배우 잭 브레이디가 스파게티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에디 먼로요?」
「이 저택을 지은 사람 말입니다.」
「???」
* * *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랬다.
-나도 건너건너 전해 들은 이야기지만, 그가 이 저택을 지은 사람이었다고 하더군요.
유명한 사람인가 했지만 다른 미국인들은 물론이고, 저택의 직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게 누군데요?
-발명가입니다.
잭 브레이디가 설명해 주었다.
-영화계에 괴짜 감독으로 유명한 에드 우드가 있다면 발명계에는 에디 먼로가 있다고 할 수 있죠. 그가 말년에 샀던 섬이 바로 이 섬일 겁니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듣는 우리와 가족들에게 할리우드의 배우가 말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사람이지만 독특한 일화로 유명하죠. 그리 성공한 다큐멘터리는 아닙니다만… 넷플러스에 관련 컨텐츠가 있습니다. <에디 먼로, 괴짜와 천재 사이>라고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오호.
-그런데 왜 다들 관심을 이렇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와 가족들 모두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어찌 됐든 점심 식사 후의 일과는 다큐멘터리 시청으로 결정됐다.
“팝콘?”
“준비 완료.”
지호의 물음에 지호네 누나들이 예이~ 하며 팝콘통을 들었다.
촤악-
민준이가 커튼을 치며 후후 웃는 모습에 우리가 박수를 쳤다.
“훌륭하다. 자, 얼른 이리 와서 형들 사이에 앉으렴.”
“네!”
민준이를 나와 비주 사이에 앉혀 두고는 리모컨을 들었다.
그나저나…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민준이가 중학교 1학년이 그런지 지금은 몸이 상당히 크다.
“…….”
시간의 흐름 때문인 걸까.
왠지 모르게 미묘한 기분을 느낀 나와 비주가 동시에 눈을 마주치고는 조용히 웃었다.
“자, 그럼 볼까요??”
“네!”
재미있는 영화를 앞둔 것처럼 기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TV를 재생했다.
마치 명절날 재미있는 특선 영화를 보듯이.
[Netplus Original Series]두둥!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소리와 함께 ‘N’ 로고가 반짝이면서 다큐멘터리가 재생됐다.
염색을 하고 코에 피어싱을 한 여성의 인터뷰가 흘러나왔다.
[저는 에디 먼로의 광팬이에요. 그에 대해서라면 뭐든지 알고 있죠.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저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소위 ‘에디 먼로 연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수많은 사람들.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 남성, 바이커 갱단원처럼 문신을 하고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 등등.
[사람들은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를 최고의 발명가라 하겠지만 내겐 에디 먼로야.] [그는 세계 최고의 천재거든.]그렇게 비범한 인터뷰로 시작하는 것도 잠시, 다큐멘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리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잭 브레이디가 이야기를 해 줬을 때 우리는 눈치챘어야 했다.
-그리 성공한 다큐멘터리는 아닙니다만… 넷플러스에 관련 컨텐츠가 있습니다.
왜 성공을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와… 진짜 졸린데요…….”
“어….”
이렇게 못 만든 다큐멘터리는 처음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들은 10분이 지나기 무섭게 소파에서 드러누워 잠을 청하고 있을 정도.
리혁이가 말했다.
“IMDB에서 평점이 4.8점이에요. 불면증 치료제로 딱이라고.”
“와… 진짜 대박이긴 하다.”
사람을 정신없게 만드는 인터뷰 컷 편집,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나오는 진지한 음악 등등.
괴짜 발명가를 다룬 다큐답게 정말이지 괴짜스러운 B급 영화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런 연출과는 별개로 발명가의 삶은 꽤나 흥미진진하긴 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나는 천재야.’라고 말을 하곤 했죠.] [실제로 그의 성적은 바닥이었지만 말입니다.]보통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던 어린 시절이 나와야 하는데.
[그는 학창 시절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습니다. 그의 잘생긴 외모 덕분이었죠.]우리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흑백 사진 속에서 훤칠하게 생긴 미남의 사진이 나왔다.
[졸업을 하고 나서는 발명에 빠져들었습니다.]하지만 발명에 재능이 그닥이었는지 발명품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대부분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수려한 외모와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그에게 홀린 사람들이 연구비를 대주었지만 결과물은 전부 다 꽝.
[그는 생활고에….]역시.
그랬군요… 먼로 박사님.
“근데 박사 학위가 없는데 어떻게 박사님이야?”
“주변 사람들이 지어 준 별명이었대요. 아까 안 봤어요?”
“그때 졸았나 봐….”
그렇게 다큐멘터리에서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을 때.
[정말이지 우연한 잭팟이 터진 거예요.]그의 발명 중 하나가 특허를 얻으면서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게 됐다는 내용이 나왔다.
[그의 발명은 정말 획기적이었습니다. 본인조차 놀랐죠.]보통 이쯤에서 좌절이 나올 타이밍이 아닌가 싶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발명이 인기를 얻다니! 모든 걸 버리겠어! 정말이지 위대한 발명을 보여 주지.
과연 우리의 에디 먼로 박사님은….
[그는 정말 행복해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을 수 있었고, 부인과 사치를 부리며 행복한 삶을 누렸죠.]…역시 그랬군.
한결같은 모습에 우리가 작게 웃을 때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비극은 찾아왔습니다.]바로 그의 부인인 메리 먼로의 사망이었다.
그녀가 교통사고로 떠나면서….
[그는 절대 그 전과 같을 수 없었어요. 주변 사람들에겐 언제나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 주긴 했지만 그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다는 건 확실했습니다.]사교계를 제 집처럼 드나들던 이가 홀로 골똘히 생각에 잠기고, 피아노에 앉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아마 그가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게 그때쯤일 겁니다. 부인의 유품인 피아노를 연주하면서였겠죠.]아마추어 연구가의 추론이 끝나고, 다큐멘터리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선언했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