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419)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19화(1419/1421)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19화
최근 들어 수플레들은 인터넷상에서 무언가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뭐지?’
선우주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게시글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략적으로 올해 1월 달부터 확연히 느껴졌다.
특히 그래미 어워드를 전후로 그런 경향이 강해졌다.
[솔직히 말해서 다이아수저 끝판왕](우주가 잘 못 나온 화보 사진.jpg)
부모님 유전자+작곡 재능ㅋㅋㅋㅋㅋㅋㅋ
tv에서 맨날 노력의 화신처럼 나오는데 실제로는 누구보다 수저 끝판왕인 분임
-이제 ‘그 팬‘들 몰려오노ㅋㅋㅋㅋ
-캬 감히 그분을 건드리네~~ 잘가라
-팩트지 뭐ㅋㅋㅋㅋ 솔직히 저렇게 다 물려받았으면 나같아도 노력할맛 남
-야 너 괜찮냐 팬들 몰려올텐데ㅋㅋ
-그분에 대해 별 생각 없긴 하지만 솔까 TV에서 노력의 끝판왕인것처럼 나오면 킹받긴해ㅋ.ㅋ
몇몇 커뮤니티 등에서 은은하게 비아냥거리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그때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바로….
-질투심.
아주 극심한 질투였다.
만약 안티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별로 신경이 안 쓰였겠지만, 문제는 이들이 기존의 뉴블랙 안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상해.’
수플레들에게는 의문이었다.
왜냐하면 최근 들어 이런 글들이 올라오는 커뮤니티들의 몇 달 전 글만 보아도 전혀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속보) 뉴블랙 AMA ‘올해의 아티스트상’ 수상]-크으ㅋㅋㅋㅋ 이거지
-국격 올라간다
-진정한 문화승리
-뉴블랙은 신이야! 뉴블랙은 신이야! 뉴블랙은 신이야! 뉴블랙은 신이야! 뉴블랙은 신이야! 뉴블랙은 신이야!
-미국에서 대학교 다니는데 진짜 뉴블랙 덕 많이 봄ㅋㅋㅋㅋ
분명 국위선양을 했다며 좋아하는 분위기였는데, 몇 달 뒤인 지금은 뉴블랙의 리더에게 악플을 다는 몇몇 네티즌들.
‘…우리가 모르는 일이 있었나?’
이렇게 여론이 바뀌려면 계기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톱스타라고 해도 항상 여론이 좋은 건 아니지만, 우주처럼 긍정적인 이미지 일색인 연예인에게 이런 부정적인 말이 나오려면 뭔가 계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곰곰이 떠올려 봤지만 딱히 걸리는 게 없었다.
‘…섬을 사서 그런가?’
수플레들이 글을 빠르게 검색했다.
(기사 링크)
얼굴빨로 500억ㅋㅋㅋㅋ
나는 당장 5천원도 없는데 ㅅㅂ
일단 섬이 어느 정도 계기가 되었다는 건 맞는 듯했다.
그런 글에 달린 댓글들의 분위기가 반반이었으니까.
-뭐야 얘 왤케 열폭함?ㅋㅋㅋㅋ
-머 힘든 일있으면 그럴 수 있지 토닥토닥
-사실 존나 부럽긴 해ㅋㅋㅋㅋ우리 같은 사람들은 저 섬 구경이나 하겠냐ㅋㅋㅋㅋㅋ
하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다른 데에 있었다.
‘이런 게 계기일 리가 없는데?’
수플레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찾아낸 이유가 납득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우주에 대해 본격적으로 음해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건 그래미 어워드와 인도 방문 즈음이었다.
그중 수플레들이 보았을 때 계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은….
[바신 그룹 일가와 뉴블랙 우주의 기막힌 인연]인도 언론에 바신 그룹 회장의 딸이자 배우인 타냐 바신과 선우주의 사연이 언급되면서였다.
어릴 적에 펜팔 친구였다는 사연.
-소꿉친구 클라쓰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될놈은 뒤로 넘어져도 되는구나ㅋㅋㅋ 대박
-ㅈㄴ 예쁘네
-세상 불공평하다 ㅅㅣㅂ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 진짜 이런 인생 한번 살아보고 싶다. 뭔 엮이는 사람마다 다 이러냐ㅋㅋㅋㅋㅋ
여기에 최근 들어서 그래미 시상식장에서 켈리 넬슨, 헤일리 블루가 우주를 사이에 두고 친밀하게 굴었던 장면들 등등.
정확하게 언제부터라고 가늠할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서 선우주와 미인들과 함께 찍힌 사진들이 연달아 올라온 이후로 여론이 안 좋아졌다는 건 확실했다.
수플레들이 눈을 깜빡였다.
‘엥? 꼴랑 이딴…….’
‘주변에 존예들이랑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음? 사귀는 것도 아닌데 왜 질투를??’
바하마의 거대한 섬을 구매할 수 있는 재력.
주변에 친구와 지인들로 가득한 핫한 스타들.
여기에 전세계적인 팬덤까지.
‘…우주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된 과정은 안 보이는 건가?’
우주가 현재의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안 보고, 결과에 질투를 느끼고 있었다.
예컨대 지금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팽을 보자.
아마 대중들은 잘 모르겠지만 수플레들은 선우주가 <가디언즈 2>의 빌런이 되기까지 얼마나 험난했는지를 알고 있었다.
[써니를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액션에 대한 감각이었죠. 그가 과거 한국에서 특공대를 방문한 예능에 나왔던 장면이 뇌리에 깊게 남아 있었어요.]존 에드워즈 감독이 언급한 <사나이가 간다> 편에서 신인 시절 몸을 불사르며 흙바닥을 뒹굴고.
마찬가지로 15년도에 존 에드워즈 감독과 뮤지컬 넘버 작업을 하면서 자신을 열심히 어필했고.
[…팽을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저의 짧았던 연기 경험을 모두 동원해야 했죠.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매일 체중이 빠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죠.]시트콤 <우리 가족은 외계인>부터 시작해서 독립군 카메오 배역 등을 맡으며 쌓아온 연기 경험.
연기에 대한 걱정으로 새벽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고심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연기 연습 노트를 끼적거리며 팬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는 했다.
여기에 본업인 뉴블랙의 인기를 얻기 위해 한 노력들까지.
[솔직히 그의 인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가디언즈 2의 감독과 제작 스탭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만큼, 뉴블랙의 북미 인기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그게 아니었다면 아무리 연기력이 뛰어나도 한국 배우를 할리우드의 히어로 프랜차이즈에 메인 빌런으로 넣어주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이렇게 미국 시장을 뚫기 위해 뉴블랙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는 팬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인생 ㅈㄴ 부럽다ㅋㅋㅋㅋ 그냥 타고난걸로 평생 먹고 사네
-인생 이지모드
-선우주 옆에서 같이 웃고 있는 연예인들 특) 우리가 말걸면 개정색함ㅋㅋㅋㅋㅋ
-???: 저희 지금 진지한 이야기 중이거든요
-아 트라우마 올거 같다ㅅㅂㅋㅋㅋ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질투하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그저 멍할 따름이었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어느 순간부터는 뉴블랙의 리더를 미워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점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우주를 ‘그분’, 수플레들을 ‘그팬들’이라고 지칭하면서 비아냥거리는 글도 많이 보였다.
‘전형적인 방식이네.’
무서워하는 척하면서 비아냥거리는 공격 방식이었다.
-헉~! 그분들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 돼!
-야. 너 이제 큰일났다~!
-헉, 야. 이런 거 말하면 매장 당한다고~
사실 매장 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누구보다 자신 있게 나오는 것.
물론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었다.
‘얘네도 어차피 안티랑 똑같아.’
뉴블랙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오~ 호감이야~’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무시하고 제 갈 길을 가면 되는데.
‘…글을 몇 개를 쓰는 거야?’
이들이 온라인에서 글을 굉장히 많이 쓴다는 점이 문제였다.
최근 들어 교묘하면서도 은은하게 까는 글을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퍼뜨리고 있었다.
거기다가 불쾌한 내용의 글에 우주의 사진을 댓글로 다는 이도 있고.
물론 대중들이 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꾸 글 내용이랑 상관도 없는데 선우주 사진 쓰는데 뭐임??
-이게 재미있나;
-어디 커뮤에서 왔는진 모르겠는데 돌아가.. 물 흐리지 말고
-요새 어디서 은은하게 ㅅㅇㅈ 까플 조장하는 글 가져오는 새기들 있는데 얘네 뭐임??
일단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되는 상황.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이런 일들이 반복해서 벌어지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 터였다.
문제는….
‘이거 뭐 어떻게 대처가 힘든데.’
아예 악플이나 루머라면 대처가 가능하다.
수플레들이 대거 포진한 레몬 엔터의 법무팀에 제보해서 ‘허위 사실 대처 좀 해줘요’ 하면 되니까.
그러나 이런 걸 제보해서 ‘요새 이런 애들이 늘어났는데 대처 좀 해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수플레들이 딱히 대처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지는 아니었다.
큰 싸움이 벌어지면 오히려 주목도가 높아지니까.
‘음…….’
최근 들어 이런 여론이 서서히 힘을 얻어가는 상황에서 수플레들 차원에서 대응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회사에 제보하기도 애매한 사안.
수플레들이 턱을 쓰다듬었다.
‘이걸 어떡하면 좋지.’
‘관계자 중에 수플레 없나. 이거 좀 알았으면 하는데… 대처해야 한다고.’
그리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뉴블랙의 관계자 중에서는 아주 오랜 수플레가 있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바로 2014년도에 가입한 수플레이자, 현생에서는 뉴블랙의 멤버라는 타이틀을 가진 인물이었다.
‘내가 대처해야 해!’
***
“…그런 일이 있었던 모양이야.”
비주의 말이 끝나면서 나머지 멤버들이 으으음 했다.
“별 이상한 논란이 다 있네요. 이건 논란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지만….”
“네가 회의하자고 할 만하긴 했네.”
다들 그런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동안, 리혁이 물었다.
“그런데 형은 어떻게 이런 일을 알고 있었던 거예요? 온라인상에서 크게 이슈가 된 일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말에 중현과 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얘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비주 형 컴퓨터도 잘 못하는데.’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신기술을 낯설어하기도 하고, 유명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서도 ‘그게 뭐예요?’ 할 만큼 문외한인 인물.
그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머글돌이라는 별칭으로까지 불리는 비주였다.
그런 인물이 온라인 반응을 소상하게 꿰고 있으니 이상할 만도 했다.
“에이~”
뒤통수에 양손을 대고 있던 지호가 너스레를 떨었다.
“비주 형이면 당연히 알 만도 하죠. 우주 형 1호 팬인데~”
“1호 팬?”
그 말에 비주의 웃음이 멈췄다.
“지호야?”
“네?”
“왜 그런 말을…?”
“……그냥 농담한 건데요?”
굉장히 뜨끔해하며 정색하는 비주의 모습에 지호가 눈을 깜빡였다.
‘뭐지. 이 형.’
항상 햇살처럼 방긋거리며 웃던 둘째 형이 그런 표정을 하니 뭔가 이상했다.
하지만.
“농담이었구나~”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형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혁이 말했다.
“뭐, 확실히 대처를 하긴 해야겠네요.”
“그치?”
“그런데 이런 건 방법이 뭐 있나요? 딱히 대처할 만한 방법이 떠오르지가 않는데…….”
비주가 긍정했다.
“맞아. 나도 고민을 좀 해봤는데 특별하게 떠오르는 건 없었어. 하지만 그래도 우리끼리 조금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았으면 해.”
그가 다른 멤버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한테 무슨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항상 우주 형이 도와줬잖아. 아주 사소한 논란이라도 생길까 싶어서 우리에게 매번 조언을 해줬고.”
그들의 머릿속에 지나가는 수많은 기억들.
-지호야. 아까 인터뷰에서 했던 말 있잖아. 크게 문제될 부분은 없는데, 나중에 혹시 말 나올 수 있으니까 SNS에 글 하나 좀 쓰자. 기왕이면 인증샷도 하나 찍어두고.
-얘들아. 피곤해도 오늘 일정에서 에너지를 끌어올려놔야 해. 지금 타이밍에 표정 안 좋으면 초심 잃었다는 말 나온다. (그치만 안 잃었잖아요!) 안 잃었어도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한 거야.
-리혁아. 오늘 사진 조심해야 돼.
비주가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렇게 우리 일을 신경 쓰는 거랑 달리 우주 형이 또 자기 일은 크게 신경을 안 쓰잖아.”
“…우주 형이 그런 면이 좀 있지.”
그룹 이미지랑 동생들은 엄청 챙기는 것에 비해 자기 일은 덜 신경 쓰는 분위기.
그랬기에 비주의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우리 리더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그런 공감대 속에서 중현이 턱을 매만졌다.
“근데 뭐 어떻게 해야 되지. 우리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맞아요. 사실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별로 중요한 부분도 아니고요.”
지호가 말했다.
“우주 형이 그랬잖아요.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고. 중요한 건 싫어하는 사람들의 말에 넘어가지 않도록,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거라고.”
안티들을 비롯해 싫어하는 이들은 내버려두고, 중립지대의 사람들을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최근 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리더를 음해하려는 이들에게 어찌 대처를 해야 할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지만 특별한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진짜.”
인터넷 반응을 모니터링하던 리혁이 혀를 끌끌 찼다.
“이 형 옆에서 보면 부럽다는 말도 안 나올 텐데.”
“그니까여.”
뉴블랙 활동을 하면서 가끔 연예계에서 그런 사람들이 만나곤 했다.
화목하게 지내는 그들이 못마땅해서 은근하게 부추기며 불화를 조장하려는 사람들.
-너네는 그러면 너네 형이 하자고 하면 시키는대로 하는 거야~? 와 갑갑하겠다~
-솔직히 가끔 막 질투나고 그럴 때 없어? 아~ 왜 정색해? 농담인데. …미안하다.
모두가 은연중에 ‘너희는 리더의 그늘 아래 있겠지! 후후후!’ 하고 있지만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한 번도 부러워한 적 없어.’
왜냐하면 옆에서 그가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체력 좋기로 유명한 중현이 고개를 저었다.
“이번 휴가 때 우주 형 스케줄을 할아버지한테 말씀드렸거든. 평소에 일정이 이렇다고.”
“그랬어요?”
“응. 그 다음부터 할아버지가 우주 형을 대하는 태도가 뭔가 더 정중해지기 시작했어.”
괴산 김가의 태상가주마저 ‘천하의 기재로다…’ 하면서 감탄했다는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보여 준다.”
“?”
“이거 괜찮은데요?”
조용히 중얼거리는 리혁의 모습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
“뭐예여, 형. 뭐 떠올랐어요?”
“방금 떠오른 건데 우리가 그랬잖아. 우주 형을 옆에서 지켜보면 부럽다는 말도 안 나올 거라고.”
“넹.”
“그럼… 보여 주면 되는 거 아닌가?”
“뭘요?”
리혁이 말했다.
“저 사람의 일상 말이야.”
“……!”
***
몇 시간 후.
작업을 하고 있다가 거실로 불려나온 나는 동생들에게 아주 특이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컨텐츠를 하나 준비하자고? 왜?”
“최근에 형이 섬 사고 그랬잖아요.”
“응.”
“그것 때문에 형을 좀 질투하는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늘어난 분위기더라고요. 와~ 운도 좋네~ 이러면서.”
“그래?”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자 동생들이 발끈했다.
“아니죠!”
“그런 반응을 어떻게 넘겨! 내 속이 터지는데!!!”
리혁이의 말이 귀에 팍! 팍! 꽂히면서 귀를 문질렀다.
아아…. 마이 프레셔스 고막….
“나는 괜찮은데….”
“안 돼요.”
뭘 이런 사소한 것까지 챙기나 싶긴 했지만, 그래도 나를 신경 써 주는 동생들의 마음이 기특했다.
대체 어떤 심각한 회의를 하나 했더니 나에 대한 것이었으니까.
“그래.”
내가 흔쾌히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한 번 얘기 들어보자. 뭘 하고 싶은 건지.”
“간단해요.”
브리핑을 하기 위해 리혁이가 프로젝터로 이미지를 띄웠다.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하얀 머리카락에 혀를 쏙 내밀고 있는 천재 박사의 얼굴.
“아인슈타인?”
“맞아요. 상대성 이론의 창시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죠.”
리혁이가 내게 물었다.
“상대성 이론에 대해 잘 알아요?”
“작곡을 하면 시간이 빨라지고, 너랑 이런 대화를 나누면 시간이 느려지는….”
“그런 거 아니에요.”
유사과학 같은 답을 한 모양이다.
후우- 하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던 리혁이가 차분하게 설명했다.
“상대성 이론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것들이 있지만… 지금 이야기하려는 부분은 바로 시간 지연이에요.”
“시간 지연.”
“움직이는 물체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거 알아요? 여기에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예시가 바로 우주선과 지구에서의 시간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지구에서 1초가 흘러갈 때, 광속의 98%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 속 시간은 0.6초가 흐르는 식이죠.”
눈앞에 수학 수식이 날아다니면서 어질어질한 느낌.
한참 동안 그런 설명을 늘어놓던 리혁이가 말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가끔 형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저 사람의 시간은 나랑 속도가 다른 것 같다고.”
다른 동생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리혁이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주일 동안 형이 살아가는 일상을 고스란히 브이로그로 녹화하고 편집해서 올리면 어떨까? 아마 다들 이 정도인 줄 모르고 깜짝 놀랄걸요.”
“호오….”
“본격 선우주의 일상 대공개 컨텐츠인 거죠. 그리고 이 컨텐츠의 제목은 바로….”
리혁이가 엔터를 딸깍하면서 슬라이드가 넘어갔다.
두둥!
우주선 로고 아래 나오는 자체 컨텐츠의 제목.
[우주선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동시에 흘러나오는 웅장한 우주 영화의 BGM.
나도 모르게 그만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