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469)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69화(1469/1473)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469화
뉴블랙이 스칼렛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바로 근처 테이블에 앉아 있던 국악 연주자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었다.
아니.
떠드는 척을 하면서 열심히 곁눈질을 하고 있었다.
“와. 미친.”
“뉴블랙 님들이야.”
“나 지금 브이로그 찍는 중인데 이거 나가도 되나? 허락 받아야 되겠지? 와 미쳤다….”
현재 북미에서 큰 반응을 얻으면서 상승세에 있는 걸그룹 스칼렛.
K팝 최고의 걸그룹 중 하나로 꼽히는 이들과 지난 몇 주간 합을 맞추긴 했지만….
‘뉴블랙이야.’
눈앞에 있는 이들은 격이 다른 존재였다.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꿀꺽-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척하고 있긴 하지만 계속해서 시선은 뉴블랙에게로 향했다.
남매처럼 스칼렛과 티격태격하는 뉴블랙.
‘인사해야 되는데. 어느 타이밍에 인사하지?’
인사 각을 재고 있던 이들을 눈치챘는지, 메인댄서인 리나가 머리칼을 넘기며 그들을 소개했다.
“국악 연주자 선생님들이셔.”
“흠흠.”
선생님(?)이라는 낯부끄러운 호칭을 받긴 했지만, 이 자리의 가수들과 그리 나이가 많이 차이 나지 않는 연배였다.
그들이 일어나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어, 안녕하세요.”
그리고 뉴블랙 멤버들은 연주자들 중 몇몇을 알아보았다.
“어? 여기 계셨네요? 오랜만이에요!”
“저 기억하세요?”
“그럼요. <도깨비> 때 세션 해 주셨잖아요. 앨런 데일 쇼에서 같이 무대도 섰는데….”
당연히 기억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에 왠지 모를 감동을 느꼈다.
리혁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랑 님은 안 계시나요?”
“지금 신혼여행 중이라서.”
“아~”
당시 연주자들 중 핵심이었던 홍아랑까지, 그때의 인연들을 떠올리며 챙기는 훈훈한 대화들이 오가고 있을 때.
‘음?’
발랄하게 수다를 떨고 있는 멤버 뒤로 우주를 본 국악인들이 눈을 깜빡였다.
“콜록! 콜록!”
사레가 들렸는지 계속 기침을 하는 우주.
“괜찮으세요?”
“네, 네! 괜찮아요.”
티슈로 입가를 닦는 우주를 바라보며 국악인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홀리하다.’
‘입가에 묻은 물방울까지 영롱해….’
그냥 사레가 들린 것 때문인데도 미모 때문인지, 마치 물방울을 흩날리는 청춘물의 남자 주인공 같다.
‘그나저나….’
요즘 가장 화제의 주인공인 우주를 바라보는 국악인들은 의아함을 느꼈다.
왠지 모르게 상대의 눈가가 촉촉해졌기 때문이었다.
아련한 얼굴로 물을 들이켜는 모습에 연주자 중 하나가 스칼렛의 막내에게 물었다.
“나윤 씨.”
“네?”
“우주 씨, 혹시 무슨 일 있나요?”
“음? 그러게요?”
딱히 티가 나는 건 아니었지만 묘하게 슬퍼 보이는 분위기.
나윤이 멤버들에게 물었다.
“저 오빠 왜 저럼?”
“복잡한 사정이 좀 있어.”
“음.”
뭔가 일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 슬퍼 보이는 표정은 잠시뿐, 금세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우주가 사람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고기와 음료.
기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스칼렛 멤버들과 뉴블랙이 무대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다음 활동이나 최근 연예계 소식 등을 공유하고 있을 때.
“저희 혹시 이따가 사진 찍어도 되나요?”
“그럼요. 지금 찍을까요?”
“…!”
흔쾌히 응한 뉴블랙 멤버들의 말에 그들이 핸드폰을 꺼냈다.
스칼렛과 뉴블랙 멤버들이 물었다.
“근데 용도가 뭐예요?”
“인스타요.”
“잠시만요.”
인스타에 자랑하기 좋은 구도로 포즈를 취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에 그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대표로 핸드폰을 찍은 태평소 연주자가 캬아 하며 사진을 톡방에 공유했다.
“성공했다. 이렇게 뉴블랙이랑 사진도 찍고.”
“진짜.”
“저 솔직히 아직도 안 믿겨요.”
누군가 말했다.
“지금 우주 씨가 뭐 하나 할 때마다 세계가 들썩이고 있잖아요. 락 붐이 불고, 뮤지컬 트레일러 조회수가 폭발하고.”
멋쩍게 웃는 우주를 향해 국악인들이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섰다.
“모쪼록 저희도 잘 부탁드립니다. 우주 님.”
“국악도 좋아해 주세요. 아, 아니지. 이미 좋아하시는구나.”
이미 국악 관련해서 수많은 활동을 한 뉴블랙.
한국풍인 <낙화>와 국악을 베이스로 하는 <도깨비>를 비롯해, 얼마 전에는 선우주가 뉴니버스의 선거 예능에서 기호 1번 전통당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잘 보여서 나쁠 건 없지!’
그런 마음으로 가볍게 우주에게 인사를 한 것인데.
“그…….”
상대의 표정은 굉장히 진지했다.
“저에게도 국악은 굉장히 소중한 음악이어서요. 제가 비록 다양한 프로젝트 때문에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
“정말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
당장이라도 관련 부서를 소집해 정책을 수립할 듯한 표정에 국악인들이 눈을 깜빡였다.
‘어?’
‘뭐지?’
가볍게 당부만 한 것인데, 상대의 태도가 너무 진지했기 때문이었다.
그 뒤에 서 있던 뉴블랙 멤버들이 키득거리는 동안 리혁이 입모양으로 그들에게 말했다.
‘많은 일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이번 해외 투어에서 무슨 일들이 있던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웃으며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모두가 SNS에 올릴 사진을 선별하고 있을 때, 뉴블랙 멤버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이거 사진 올려야지~”
“저두요. 음?”
뭔가를 발견한 듯 지호가 말했다.
“형? 폴이 지금 사진 올렸나 봐요.”
“그래?”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대화를 듣고 있던 국악 연주자와 스칼렛 멤버들.
그때.
“흐어…!”
리더인 아라가 식겁하는 소리를 내면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드륵!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나더니 입을 틀어막은 아라가 손가락으로 우주의 폰을 가리켰다.
“야, 너 뭐야? 뭐… 뭐 이거 어떻게……?”
“엥? 누나도 이분 알아여?”
“야 이걸 어떻게 몰라?! 상식인데.”
뉴블랙의 막내가 입을 비죽이는 동안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뭐지?’
‘누구랑 찍은 사진인데 그래?’
여기 이미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 중 하나가 있는데 더 놀랄 일이 뭐가 있겠는가.
“아, 그냥 같이 식사하면서 찍은 사진인데….”
하지만 우주가 사진을 공개한 순간.
“…….”
“…….”
고깃집에는 그야말로 침묵이 감돌았다.
* * *
최근 들어 영국의 음악 관계자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분하다.’
잠을 자려고 침대에 딱 누우면 눈이 번쩍 뜨였다.
-깔깔깔! 아하하핫!
써니가 비웃는 듯한 소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고 할까.
침대에서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난 이들이 홍차를 홀짝이며 우중충한 런던의 새벽하늘을 바라보았다.
‘다시 생각해도 굴욕적이군.’
‘으으으으음.’
바로 얼마 전의 일 때문이었다.
끝내주는 뮤지컬 음악을 공개하면서 삽시간에 이슈를 바꿔 버리는 써니에게 그들이 항복했던 일.
어쩔 수 없이 굴복하긴 했지만 자존심이 상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다가 저런 K팝 가수 따위한테…….’
단순하게 인종과 관련된 문제는 아니었다.
물론 아시아인이 락을 이끈다니…! 하며 불만을 품는 이들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것이었다.
-평단 권력.
평단에는 권력이라는 말이 붙는다.
즉, 그들에게는 어떤 음악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권력이 있다는 뜻이었다.
아무리 대중들이 ‘이게 최고야!’ 라고 하며 인기를 끈다 한들, 평론가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작품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특히나 이들에게 권력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자본이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자본주의로 돌아가는 시장 질서와 달리 문화계 내부에는 그들만의 룰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 룰을 만드는 것이 그들이었다.
-락? 정말 뛰어난 음악이지.
-힙합? 글쎄, 돈 자랑하는 저 음악들은 잘 모르겠군. 뭐 몇몇 곡은 가치가 뛰어나지만 말이야.
-K팝? 얼른 저 친구 내보내. 그런 잡탕 음악은 취급 안 한다고.
만약 자본만으로 이런 비평을 좌우할 수 있다면, 진즉에 북미의 대중음악을 지배하고 있던 힙합이 그래미를 휩쓸어 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 넘게 이곳의 룰을 정하는 이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니까.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웬 한국의 가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아니야.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야.’
곰곰이 생각하던 몇몇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평론은 그래서는 안 돼.’
락붐의 목줄을 잡고 있는 써니에게 잘 보이겠다고, K팝을 베이스로 한 팝을 호평할 생각을 하다니.
얼마 전까지는 당장의 위기감에 몰려서 사과하긴 했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
다시금 스멀스멀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돼?
물론 그렇다고 갑자기 말을 바꿔서 써니를 저격하거나 할 순 없었다.
-야야야야! 락 붐 날아간다!!
락팬들이 ‘써니를 공격하지 마라!’ 하면서 나서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금의 써니에겐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었다.
바로 엘리멘탈스의 멤버들이었다.
영국 음악계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지닌 아티 스튜어트를 비롯해 글렌 데이비스도 최근에 불을 뿜어댔으니까.
요약하자면 대강 그런 반응이었다.
-우우우우! 뉴블랙 음악 쓰레기. 그러니까 써니는 하고 있던 락이나 마저 ㅎ….
-아가리.
-예.
그렇기 때문에 직접 건드릴 수는 없겠지만….
‘방법이야 많지.’
말과 글로 업계의 평을 쥐락펴락하는 이들인 만큼 방법은 많았다.
그러하기에 어떤 식으로 해야 최대한 엿을 먹일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지이잉-
홍차를 음미하고 있던 그들에게 연락이 왔다.
“어, 나야. 새벽부터 무슨….”
-!#%!
“응? 뭐라고?”
-폴 로랑의 SNS를 보라고!
통화를 종료한 이들이 조용히 핸드폰을 꺼냈다.
‘폴 로랑이면 클래식 피아니스트 아닌가?’
뜬금없는 이름에 의아해하는 것도 잠시.
폴 로랑의 SNS 계정에 들어간 이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Paul_Laurent
(우주가 클래식의 거장들, 폴 로랑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jpg)
wonderful night!
멋진 밤이라는 문구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어 즐거웠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진을 본 그들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다.
‘에밀 파시오….’
현대 클래식 최고의 작곡가라 불리는 핀란드의 거장도 거장이지만.
그 옆에서 희끗희끗한 머리를 자랑하고 있는 작은 키의 노인을 본 순간 생각이 정지했다.
“베르너 하르트만….”
충격 그 자체였다.
-현대 클래식의 거인.
거장이 아니라 거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20세기부터 지금까지 흔히 현대 클래식이라 불리는 것들의 기반을 쌓아 올린 인물이었으니까.
거인이라는 건 그의 위상을 수식하는 완벽한 단어였다.
대중들에게는 레전드 지휘자 정도로 여겨지고 있지만, 유럽을 비롯해 순수 예술계에서는 살아 있는 신격 같은 존재.
‘이, 이분이 왜 뉴블랙이랑 만난…?’
도무지 머리가 굴러가지 않았다.
그런 혼란 속에서 인터뷰 하나가 올라왔다.
써니와 만난 것을 두고 궁금해하는 언론들에게 베르너 하르트만 측이 보도자료를 내보냈다는 모양이었다.
아주 짤막한 두 문장.
[나 베르너 하르트만은 새로운 시대의 천재가 누군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는 나의 예상대로 흥미로운 인물이었다.]그들이 침을 삼켰다.
“…….”
“…….”
베르너 하르트만은 순수 예술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아무리 대중음악의 예술성을 논하는 이들이라고 해도, 저 인물 앞에 서면 거인 앞의 개미와 같다는 뜻이었다.
저 거장이 써니를 보고 천재라고 하면 그런 거였다.
반박은 절대 불가.
‘대체 어떻게…….’
어떻게 저 거장에게 저런 말을 나오게 만든 건지 궁금했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이들을 떠올린 이들은 진상을 알아차렸다.
사진 속에서 써니 곁에서 웃는 두 노인이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계약 체결 완료 ^^
어떤 식으로 되치기를 해야 좋을지 고심하고 있던 영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조용히 차를 들이켰다.
‘하하, 왜 눈물이…….’
창밖에서 내리는 비가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
그렇게 그들이 눈물을 삼키며 좌절하고 있을 때, 아주 먼 동쪽의 나라에서는 축배를 들고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꺄르르 웃는 한국인들.
‘이거….’
뮤지컬 트레일러를 비롯해 클래식 거장들과의 만남까지.
직접 언급한 건 아니지만 선우주의 행보에서 뭔가가 읽히는 느낌이었으니까.
[???: 후우.. 100년 만인가](저녁 메뉴를 두고 고뇌하는 우주의 사진.jpg)
거문도 사건의 복수를 할 때가 됐군
조선 시대 때 영국의 거문도 점령 사건을 언급하며 드립을 치는 한국인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개를 들어라 영국. 강팀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핫씨 진짜 얄미워ㅋㅋㄱㅋㅋㅋㅋㅋㅋㅋ
-(영국의 유명 정치인과 악수를 나누는 우주의 사진.jpg) 내 생각보다 젊군요. 흥선대원군
-흥sun대원군
-보이시나요 대원군.. 마침내 저희가 제국주의 열강을 침략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 갬덩
-다들 미쳣냐고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서 떠들썩하게 터져 나오는 웃음.
최근 들어 매일매일 순도 100%의 도파민을 찍고 있는 한국인들이었다.
* * *
“허허. 시끌시끌하구만.”
“그러게요.”
태블릿으로 베르너 하르트만의 인터뷰를 보며 미소를 짓는 중년인.
뉴블랙의 팬들로부터 [직사광선의 박규호]라는 이명을 얻은 인물이 미소를 지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에 그가 반짝이면서 조규환 이사가 조용히 커튼을 드르륵 내렸다.
“이게 뭔 일인지 참…….”
“저도 요즘에는 자고 일어나면 이게 꿈인가 한다니까요. 와이프한테 꼬집어 달라고 했더니 멱살을 잡더라고요.”
“허허허.”
본부장의 말에 박규호 대표가 공감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티타임을 가지고 있는 레몬 엔터의 3인방.
최근 들어 각자의 일이 너무 바빠 회동하지 못한 이들이 지금 모인 이유는 바로….
“슬슬 올 때가 됐나?”
“예.”
지금 찾아올 이들과 중요한 안건을 논의해야 되기 때문이었다.
본부장이 말했다.
“신곡 프로모션 관련해서 이야기할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구만.”
무슨 용건이 나오든 어차피 OK를 할 것이기에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대표 사무실로 쳐들어… 아니, 들어온 뉴블랙 멤버들이 자신들의 용건을 꺼내기 전까지.
“저희가 뮤비를 다 찍고 녹음도 다 했잖아요.”
“응.”
“다시 하려구요.”
“응?”
박규호 대표가 길쭉한 속눈썹을 깜빡이고 있을 때.
우주가 재차 말했다.
“저희 뮤비를 다시 찍고 싶어요. 대표님.”
“…….”
뉴블랙 정도 되는 가수들은 보통 뮤비에도 굉장한 예산이 들어간다.
기본이 수십억.
물론 뉴블랙이 가져오는 수익을 계산하면 이런 비용들은 사소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음.”
조규환 이사가 말했다.
“일단 그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지금 내가 보기에는 모든 게 완벽하거든.”
레몬 엔터의 3인방은 이미 라는 명곡을 들었고, 그 뮤비도 감상했다.
그리고 그 수준은….
‘완벽해.’
더 이상 뭘 어떻게 더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완벽했다.
따라서 그들이 생각한 것은 바로 뉴블랙 멤버들의 최근 심리 상태였다.
-부담감.
조급함이라는 키워드일 수도 있고, 완벽에 대한 집착이라고도 할 수도 있었다.
조규환 이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종종 있는 일이지.’
훌륭한 노래를 만들어 놓고, 막판에 ‘이대론 안 될 거 같아’ 하며 걱정에 휩싸이는 가수들.
어쩌면 지금 뉴블랙도 그런 상태가 아닐까 했다.
대체로 리더인 우주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곤 했지만 가끔씩 그들이 도움을 줘야 할 때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굳이 회사를 장악한 둘리를 자극할 생각은 없기에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조 이사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한걸. 다른 분들이 뭐라고 했니?”
프로듀싱팀이나 매니지먼트팀 등에서 만류 의견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 뉴블랙의 리더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말씀드렸죠.”
“그래서 뭐라고들 하니?”
“다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가 테이블 위로 핸드폰을 올리며 말했다.
“새롭게 탄생한 를 들려 드리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