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leashed and Talent Explosion RAW novel - Chapter 133
방출되고 재능폭발 133화
1월이 되면서 정우는 훈련에 박차를 가했다.
“훅! 훅!!”
“오케이! 다음!!”
스트렝스 훈련의 무게는 이제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
보디빌더가 될 것이 아니었기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가 원하는 근육은 강하고 내구력이 긴 근육이었다.
그 두 개를 혼합된 근육은 굳이 클 필요가 없었다.
압축된 근육 형태로 효율적인 힘을 내는 것으로 충분했다.
물론 그렇다고 정우의 몸이 이전과 같다는 건 아니었다.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자 그의 근육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
“저 체격에 저런 근육을 숨기고 있었다고?”
그걸 본 훈련생들은 감탄을 터뜨렸다.
이곳은 정우 혼자 이용하는 곳이 아니었기에 다른 레슨생들도 있었다.
그들 모두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었기에 엘리트 훈련을 받았다.
그렇기에 정우의 몸이 얼마나 잘 발달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의 근육에 감탄하는 건 아니었다.
“저런 근육은 그냥 패션근육이야.”
올슨은 자신의 팔근육을 뽐내며 말을 이어나갔다.
“바로 이런 게 실전근육이지. 저런 팔로 던지는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려버리는 근육이지.”
“올슨, 네가 100마일의 공을 때릴 수 있다고?”
“물론이지. 내가 작년에 트리플A에서 때렸던 홈런 36개 중 백 마일짜리 공이 11개나 됐다고.”
올슨은 밀워키 스페이스 산하 트리플A팀인 올랜도 스페이스에서 2028시즌을 보냈다.
거기에서 때려낸 36개의 홈런은 그의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메이저리그에서 엄청난 업적을 남긴 정우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김중호가 어이없단 얼굴로 말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녀석이 또 있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알렉스가 물어보자 김중호는 자신의 말을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제 분수를 모르는 녀석이라고요.”
“하하, 그렇군요. 물론 올슨이 한의 상대가 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정도라고요? 저 애송이가?”
“애송이는 아닙니다. 그는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번째로 지명됐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입니다.”
“오…….”
“거기다 지금은 유망주 순위 5위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많이 올라와 있고요.”
저런 건방진 말을 한 것도 이해가 됐다.
“물론 아직 한에게는 안 될 테지만요.”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다.
아무리 재능을 갖춘 유망주라 하더라도 정우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본인이 그걸 모르는 듯했다.
“코치! 저 녀석과 한판 붙게 해주십시오!”
그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알렉스가 거절하려는 찰나.
“저랑 한판 붙는다고요?”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흥미를 느낀 정우가 다가와 물었다.
“그래! 나랑 한판 붙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그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정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예상치 못한 대답에 두 사람의 눈이 커졌다.
반면 자신의 뜻을 이룬 올슨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의 근육을 뽐내며 말했다.
“네 공이 빠르기만 한 물공이라는 걸 내가 증명해주지.”
올슨이 멀어지자 김중호가 정우에게 말했다.
“아니, 이런 쓸데없는 승부를 왜 받아들였어?”
“데이터는 충분히 수집했고 어느 정도 교정도 이루어진 상황이니. 이제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야죠.”
“다음 스텝?”
“실전이요. 스스로 타석에 서준다니까, 가장 베스트한 상황이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우의 시선이 올슨에게 향했다.
“대놓고 무시하는 발언을 듣고 가만있을 정도로 저도 성격이 좋은 건 아니거든요.”
정우의 승부욕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김중호였다.
* * *
볼거리가 생겼다.
양 PD는 그렇게 생각하며 카메라 세팅에 열심이었다.
‘설마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에 한정우 선수의 본격적인 피칭을 볼 수 있을 줄이야.’
이런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두면 분명 다큐멘터리에 써먹을 수 있었다.
거기에 상황 역시 무척이나 좋았다.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가 내민 도전장, 그리고 그걸 받아든 전년도 신인왕의 대결이라.’
예능이라면 어떻게 이 장면을 살릴지 이미 그림이 그려졌다.
‘다큐라는 게 조금 아쉽지만, 오히려 진지한 장면을 찍어서 살리면 느낌은 확실히 나오겠어.’
양 PD가 이 장면을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사이, 캠프 내에 있는 간이 야구장의 마운드에 정우가 섰다.
“정말 여기 시설은 미쳤네요.”
“그러게 말이야.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도 규모라면 사야인들이 군침을 질질 흘리면서 예약하려고 손가락이 부러졌을 텐데.”
두 사람은 그라운드를 둘러봤다.
외야 펜스까지 90m의 거리에 그라운드에 깔린 잔디 역시 천연이었다.
이런 시설을 일개 캠프가 소유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지만, 여긴 천조국이었다.
땅은 넓었기에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실제 동네마다 야구장은 한두 개를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저번에도 밟아봤지만, 마운드의 흙도 거의 메이저리그급이네요.”
“한국에서 뛰던 애들이 이 위에서 던지려면 균형 잡는 게 쉽지 않겠어.”
“적응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리겠죠.”
그런 말을 하는 정우를 보며 김중호가 고개를 저었다.
“왜요?”
“너는 바로 적응했잖아. 그런 놈이 그런 말을 하니까, 뭔가 이상해서 말이야.”
“하하…….”
“한, 준비 다 됐습니까?”
어색하게 웃고 있을 때 알렉스가 물어봤다.
“예, 언제든지 던질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이미 설명했지만, 이 승부는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올슨이 2루타 이상을 때려내지 못하면 한의 승리로 하겠습니다.”
“2루타가 아니라 홈런으로 해도 된다니까.”
올슨이 마지막까지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알렉스는 그의 말을 간단히 무시하고는 설명을 이어갔다.
“아웃카운트는 제가 직접 판정을 내리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수비수가 잡을 수 있는 공이면 아웃카운트가 된 것으로 인정하겠습니다.”
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올슨은 마지막까지 도발을 시도했다.
“어차피 초구에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버릴 테니까, 카운트를 셀 필요도 없습니다.”
그의 도발을 들은 정우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맞습니다. 외야로 공이 날아갈 일은 없을 테니, 카운트를 셀 필요 없겠죠.”
“뭐야?!”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알렉스는 이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결국 승패가 나와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럼 승부 시작하겠습니다.”
그의 말과 함께 타석으로 올슨이 들어섰다.
193㎝의 거구에 110㎏에 달하는 체격.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니다.
근육 역시 크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의 근육은 엄청난 파워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트리플A에서 뛸 때 몇 번 만났었지.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큰 덩치가 아니었는데.’
마크는 한국에 가기 전, 트리플A의 터줏대감과 같았다.
그렇기에 올슨을 몇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올슨의 피지컬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 정도까지 근육질은 아니었단 소리다.
그런데 지금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게 타고난 재능이란 건가?’
몸을 키우는 건 무척이나 힘들다.
특히 단순히 근육을 증량시키는 것이 아니라 운동능력을 그대로 갖춘 상태로 근육을 키워야 한다.
만약 그걸 실패한다면 부피가 커진 근육 탓에 운동능력이 떨어질 테니 말이다.
‘작년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는 건. 성공적인 벌크업을 해냈다는 거겠지.’
트리플A가 마이너리그이기는 하나 메이저리그에 가기 직전의 관문이었다.
거기에선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대거 포진해 있었다.
아무리 하위리그라고는 하나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는 건 무척 힘든 곳이었다.
‘내년에는 빅리그에서 뛴다고 했지. 한의 테스트 상대로는 더할 나위 없겠어.’
그러나 마크는 올슨이 정우의 상대가 될 거라고 보지 않았다.
‘앞날이 창창한 녀석이라지만, 한은 이미 완성된 투수다. 거기에 지금은 더 진화했어.’
두 달 동안 정우의 공을 수도 없이 받아냈다.
그렇기에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가장 정확히 알고 있었다.
정우가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변화했는지.
‘자, 그러니 보여주자.’
마크가 미트를 내밀었다.
‘변한 네 모습을.’
그의 눈빛을 받은 정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 * *
올슨은 자신감이 넘쳤다.
‘올해의 루키라고? 그건 어차피 내가 올라가도 받는다. 퍼펙트게임? 대단한 업적이지. 하지만 그건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야.’
정우의 업적은 분명 대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녀석을 잡아내고 올 시즌 내가 역사상 최고의 루키로 자리를 잡을 거다.’
그가 정우와의 승부를 요청한 것은 스스로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다.
2029시즌부터 올슨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됐다.
이미 구단 내부에서도 결정이 났다는 이야기를 에이전트를 통해 전해 들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정도의 모습만 보여주면 바로 빅리그에서 데뷔하게 될 것이다.
‘자신감은 넘치지만, 미리 빅리그의 공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
사실 이는 반반이었다.
자신감이 있는 건 맞았지만, 불안감도 있었다.
빅리그는 그에게도 꿈이었으니까.
그래서 상대해 보고 싶었다.
작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정우와 말이다.
“와라!! 날려 보내줄 테니까!!”
마지막까지 도발을 아끼지 않는 올슨의 모습에 정우는 무심한 눈으로 다리를 차올렸다.
촤앗-!!
그리고 자신의 딜리버리를 통해 힘을 이동시킨 그가 정확한 릴리스포인트에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릴리스포인트에서 쏘아 보내진 공이 정확히 몸쪽을 찔러왔다.
치기 어려운 코스였지만, 올슨은 당황하지 않고 오픈 스탠스를 밟고 몸을 회전시켰다.
‘생각보다 몸이 유연하다. 거기에 공을 판단하는 속도도 빨라.’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중호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안하무인의 모습에 가려져 있었지만, 확실히 움직임이 남달랐다.
후웅!!
무엇보다 그 움직임을 해내게 만드는 그의 신체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폭발적인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윙의 묵직함이 소름을 돋게 만들었다.
하지만.
휘릭!!
그의 스윙이 무색하게 공은 뱀처럼 휘어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갔다.
그리고 미세하게 밑으로 떨어지며 올슨의 배트 아래로 지나갔다.
뻐어억-!!
부앙!!
“첫 번째 스트라이크야.”
호쾌한 헛스윙이 나왔다.
균형이 무너질 정도였다.
올슨은 인상을 찌푸리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X발…… 이게 무슨 추태야?’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었다.
‘침착하자. 저 코스로 들어오는 게 싱커라는 데이터를 얻었으니 됐어.’
첫 상대다.
데이터를 얻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작업은 계속됐다.
뻐억-!!
“스트라이크, 투.”
“이게 들어갔다고요?”
2구는 스위퍼.
몸쪽으로 붙어와서 맞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급격하게 휘어 보더라인 안쪽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올슨은 볼이 아니냐고 어필했다.
물론 통하지 않았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판정하는 게 아닌 걸 잘 알잖아.”
지금 볼카운트는 A.I프로그램이 판정하고 있었다.
심판보다 더 정확할 수밖에 없었다.
“칫…….”
올슨이 혀를 차고 다음 공을 기다렸다.
‘데이터를…….’
부앙!!
퍽!!
“스윙, 첫 번째 아웃카운트야.”
‘얻는……!’
뻐억!!
“스트라이크.”
‘거야!!’
부앙!!
퍽!
“스트라이크 투!”
데이터를 얻는다.
그 생각 하나로 연달아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데이터를 얻을수록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쐐애애액-!!
‘이번에도 같은 궤적이다.’
정우의 손을 떠난 공이 이전과 같은 코스로 날아들었다.
이미 앞에서 확인했던 코스였기에 올슨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후웅!!
‘몸쪽은 휘어 들어오겠지?’
스위퍼와 같은 궤적.
같은 변화가 일어날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휘릭!!
마치 올슨을 놀리기라도 하는 듯.
공은 밑으로 뚝 떨어지며 올슨의 배트 아래로 지나갔다.
퍽!!
부앙!!
“스윙, 두 번째 아웃카운트다.”
알렉스의 말에 올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