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294)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295화(295/605)
군자(君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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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의 통역이 끝나고 숙부님께서 다시 그 후의 상황을 설명하셨는데, 아미파 장문인과 보타암주의 싸움의 결과는 결국 무승부.
맹에 있던 다른 장문인들조차 생사결(生死決)인 듯 둘이 뿜어내는 검기와 살기에 압도되어 쉽게 끼어들 수 없었지만, 둘이 격돌했다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어떻게든 뜯어말렸다고.
하지만 물리적 싸움은 곧 말싸움으로 이어졌다고 하셨다.
“분명 오늘은 몸이 좋다고 하셨는데 이상합니다? 설마 이것이 좋은 상태?”
“설마요. 제힘의 오 할 정도일 뿐이지요.”
“저런. 저는 사 할 인데 말입니다.”
“걸려드셨군요? 저는 원래 일할 이랍니다.”
“큭.”
둘의 치졸한 말싸움이 한참을 이어지다가 아미파의 장문인이 다른 장문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기 자리하신 여러 장문인께 묻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저에게 이미 한번 진 보타암에서 검후(劍后)라는 별호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검후는 무림의 여인 중 검의 최고봉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별호. 보타암에서 전통을 근거로 검후라는 별호를 독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저에게 한번 졌으니까요.”
“뭐라고요!? 끝까지 해보자는 것인가요?”
“그리 분하시면 이기고 당당해지시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번 해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한번 지고, 지금은 아무래도 결말이 나지 않은 것 같은데? 후후”
“좋습니다! 누군가 하나 졌다고 말할 때까지 해보시지요.”
하지만 다시금 격돌하려던 둘은 다른 장문인들에 의해서 뜯어말려질 수밖에 없었고, 둘이 떠나기 전까지 계속해서 싸우려 드는 통에 결국 싸움의 중재를 장인에게 부탁하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장인이 검에서는 전 중원 제일이니, 둘의 싸움의 중재로는 가장 알맞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미와 보타암의 장문인 둘이 중원에서 가장 검을 잘 쓰는 여자 중 손가락에 꼽는다지만, 장인 앞에서는 분명 족보로나 이름값으로나 한참 아래일 테니까.
“아버지, 그렇다면 결국 십오 년 전 앙금으로 둘이 싸우게 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군요?”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구나. 소소야. 아마도 아미파 장문인의 호승심이 좀 높은 모양이구나.”
장인이 소소의 질문에 대답하고 나와 비연에게 각자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위 고맙네. 많은 도움이 되었네. 역시 우리 사위군. 아, 그리고 그쪽의 기녀도 감사하오. 이 검왕이 직접 감사를 표하겠소.”
“거, 검왕! 처, 처음 뵙겠습니다. 어르신. 신첩 비연이라 합니다. 소소 언니를 통해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청운님! 누구신지부터 말씀을 해주셔야죠! 노, 놀랬잖아요!]비연이 놀랐든 어쨌든 지금 따로 장인 앞에서 기녀에게 귓속말할 수는 없는 일.
약간 의심스러웠다고 했던 둘이 싸우는 이유는 이제 명확해졌기에 비연의 말을 들은 척, 만 척하며 장인에게 물었다.
“그러면 보타암으로 가시기 전에 저희에게 잠시 들르신 것입니까? 아무래도 돌아가는 길일 텐데 먼 걸음을 하시게 한 것 같습니다.”
내가 장인에게 저런 말을 한 이유는, 원래 남궁세가가 있는 황산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절강(浙江)이고, 바로 근처에 있는 항주(杭州)에서 배를 타고 보타암이 있는 주산군도(舟山群島)로 들어갈 수 있는데, 굳이 우리를 보려고 이쪽으로 발걸음을 하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보타암부터 들르고 아미가 있는 사천으로 가시려나?’
중재하자면 둘 다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 테니, 장인어른이 중원을 가로지르는 힘든 일을 맡았다고 생각할 때였다.
장인이 그게 무슨 소리냐며 되물은 것.
“그게 무슨 소린가? 내가 보타암을 왜 가나?”
장인의 영문을 모르겠다는 질문.
둘을 화해시키려면 둘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뭐 그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물은 것이었는데 말이다.
“아니, 두 문파 간의 싸움을 중재하시려면 만나서···.”
그렇기에 내 생각을 말씀드리자 장인이 고개를 저었다.
“만나긴 만나야지 하지만 이 내가 어찌 직접 둘을 만나러 가겠는가? 둘이 나를 찾아와야지.”
약간 ‘어른인 내가 거길 왜가? 걔들이 와야지.’라고 말씀하신 느낌.
‘아, 그러고 보니···.’
생각해보니 장인의 말씀이 맞았다.
장인이 칠대 아니, 육대세가의 일원이긴 해도, 팔왕(八王)이라는 중원 조폭 족보에서 가장 꼭대기를 차지한 여덟 명 중 일인.
아미나 보타암의 장문인이 아무리 전국구 보스이고 숨겨진 비밀조직의 보스라해도 오라면 올 수밖에 없는 것.
중원 암흑가 흑막 팔인 중 하나의 부름이면, 놀라 속옷 바람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통이니까 말이다.
생각해보니 장인의 가오가 있지 직접 만나러 갈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면 다시 황산(黃山)으로 되돌아가십니까?”
그러면 둘을 만나기 전에 굳이 시간을 내 우리를 만나러 들리신 것은 아닌가 싶어 물었더니, 장인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아닐세 내 사위가 신개장을 했는데, 그냥 있을 수 있겠나? 손님들을 끌고 온 것이지. 세가로 부를까도 생각해봤지만, 둘이 싸우는 통에 나만 귀찮아졌는데, 굳이 불러서 공짜로 밥을 먹일 필요가 있는가?”
‘아하!’
인제 보니 장인은 아미와 보타암이 벌인 싸움의 중재 장소로 우리 류가반점을 택하신 모양이었다.
이것은 사위를 위해서 VIP 손님을 유치해 주시겠다는 생각이신 것이 분명했다.
아미와 보타암의 사람들이 찾아온다면 금방 소문이 날 테고, 그러면 또 이게 광고 효과로는 더할 나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세인들은 싸움이 난 것을 알지 못하니, 여간해서 보기 힘든 보타암과 아미의 여승들을 보려고 몰려들 것이 뻔했다.
더군다나 싸움의 중재까지는 시간이 걸릴 테니, 우리 반점 장기 숙박 손님도 생기고 말이다.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나에게 아주 좋은 이야기였던 것.
“아! 그러면 저희를 위해서?”
“그렇지. 하하. 내 신개장 선물이 마음에 드나? 사위.”
“무, 물론입니다! 장인어른! 감사합니다!”
‘캬. 역시 중원은 혈연, 동문, 꽌연이라더니 역시 든든하구나! 팍팍 뜯어 내주마! 자, 잠깐? 아니지. 이거 잘못하면 류가반점 개 박살 나는 거 아니야?’
그렇게 장인의 사위 사랑에 기뻐할 때 밀려오는 불안감.
생각해보니 이것은 싸움 중재.
객잔에서 싸움판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생각할 때는 이 사람들이 우리 객잔에 오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그런 것이고,
맹의 접객당도 반파시켰다는데, 우리 반점이 또 영업 며칠 만에 결딴이 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리고 설마 이것도 일종의 여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에이 설마···. 여난 이라고 해도 삼십 대 비구니는···. 에이···. 아니죠? 형님?’
거기에 설마 뭔가 여난이 더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그런 이유로 장인에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저, 장인어른?”
“왜 그러는가 사위?”
“혹시 객잔 안에서 그 두 분이 싸움을 벌이지는 않으시겠죠? 아무래도 새로 단장을 한지라···. 맹의 접객당도 반파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러자 장인이 눈을 부라리며 말씀하셨다.
“감히 내 사위와 딸의 집을 부수면 내 가만 있겠는가? 걱정하지 말게. 검을 뽑기도 전에 혼쭐을 내줄 테니.”
그 누구도 아닌 검왕이 보증해준다는 이야기.
정말 든든한 장인이셨다.
검을 뽑아서 반점을 부수기 전에 손모가지를 날려버리실 테니 든든할 수밖에 없었던 것.
‘장인이 많은 게 꼭 나쁜 건 아니었어. 아무렴.’
세 가문 통합 데릴사위로 등극하고 처음으로 혼례를 잘 치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삼십 대 여난은 좀 심각히 생각해볼 문제였지만.
***
당(唐) 시대 옛 지명 승주(昇州), 현 지명 건강부(建康府 남경).
그 건강부 외각의 거대한 집성촌 한가운데, 으리으리한 전각 앞 구진문에 내걸린 편액이 이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편액에는 쓰여있는 것은 다름 아닌 모용세가(慕容世家), 네 글자.
요(遼)의 세가 가맹해짐에 따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북쪽의 근거지를 버리고 남하한 모용세가가 새로 자리를 잡은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자리를 잡은 지 오십 년도 안 되어 이곳 건강부의 가장 유력한 가문이 된 모용세가.
그 모용세가의 주인인 모용승겸이 기거하는 가주전 앞, 한밤중 누군가가 급한 목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드, 드디어 움직였습니다!”
-벌컥!
“드디어 움직였다는 말이더냐!?”
장남인 모용후의 목소리에 자다 말고 뛰쳐나온 모용승겸.
아들의 보고를 들은 그가 대충 옷을 걸친 흐트러진 모습으로 다급하게 물었다.
“어디, 대체 어디로 움직이고 있다더냐?”
“이번에도 복주라 합니다.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래? 역시 우리 생각이 맞았구나!”
모용승겸이 황산의 남궁세가로부터 되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삼합회에 입회 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세 가문의 가주를 감시하는 일.
육대세가회가 끝나고도 남궁가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있는 세 가문의 가주에게 세작을 붙여 그들의 서찰이나 사람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살핀 것이었다.
모용승겸이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딸이 없어서 입회할 수 없다는 남궁 가주의 이야기는 자기를 따돌리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
딸이야 정략혼 외에는 쓸모가 없는데, 아들을 바친다는 자기의 말에 펄쩍 뛴 것을 보아도 그것이 핑계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말이 안 되는 행동이니까 말이다.
분명히 모용이라는 성 때문에 알게 모르게 자신이 따돌림당하는 것이 분명했던 것.
대연(大燕) 출신인 자신들의 근본이 선비 오랑캐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차별받고 있었고, 한족의 주류에 스며들기는 했지만, 오랑캐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항상 모용이라는 성과 함께 따라다니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오랑캐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이인자.
그 때문에 중원에 더욱더 스며들기 위해 모용가는 무척이나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가훈(家訓)도 유교의 가르침에 따라 군자(君子)가 되자는 것으로 바꾸었으니 말이다.
성품이 어질고 학식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군자가 되어 무식한 오랑캐라는 편견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
그러니 이 거대한 회에는 반드시 입회해야 했다.
오랑캐 출신이라는 지긋지긋한 편견에서 벗어나려면, 중원 주류들만 입회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 거대한 회에는 어떻게든 끼어야 했으니까.
“복주라. 제갈세가의 가주와 당가의 가주가 보낸 서찰들도 복주로 향했었지?”
“맞습니다. 세 가문의 서찰이 향한 곳이 복주이고, 검왕께서 직접 복주로 향했으니 아버님의 말씀대로라면, 회의 우두머리에게 보고하려 함이 아니겠습니까? 아미와 보타암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인데 굳이 복주에 들릴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렇지. 그것이 합당한 결론이겠지.”
“아버님, 가시지요. 건곤대(乾坤隊)에서 몇몇 날래고 입이 무거운 자들을 뽑아두었습니다.”
모용승겸은 아들의 말에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이미 마음으로 결정은 하였지만, 마지막 순간이 오자 아무래도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던 것.
그러자 자신의 마음을 눈치챘던지 장남인 모용후가 결심을 다진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이 모용후 가문을 위해서라면 이 목숨도 아깝지 않으니, 모용가의 가주로서의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남궁가에 돌아와 장남인 모용후와는 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눠둔 상태.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회에 입회하기 힘든 것으로 보이니, 회의 우두머리를 직접 만나 장남인 모용후를 직접 바치는 것으로 모용가의 결심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만약 입회가 허락된다면 장남인 모용후는 가문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볼모로 잡혀있게 될 테니, 별일이 없다면 모용승겸의 뒤를 이어 가주가 될 모용후에게는 못 할 짓이었던지라 마지막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괜찮겠더냐?”
모용후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가라앉았다.
그러자 조용히 자신에게 절을 하는 모용후.
꿇어 엎드린 모용후가 모용승겸을 향해 입을 열었다.
“가문과 동생들이 완벽한 중원인이 된다면, 이 모용후 어찌 두렵겠습니까? 가문의 오랜 비원을 이루는 것이니 이 모용후 맡겨진 일에 모든 것을 다할 것입니다.”
아들의 결단.
아버지로서 보여주어야 했다.
모용승겸은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아들아 너의 희생 우리 모용가가 잊지 않을 것이니라. 건곤대를 준비시키거라! 이 일이 끝나면 중원인들도 더 이상 우리를 오랑캐라 하지 못할 것이며, 우리도 중원의 군자로 거듭날 것이니라!”
한밤중 가주 직속의 은밀한 일만을 한다는 건곤대 넷과 모용승겸과 그의 아들이 죽립을 눌러쓰고 복주로 빠르게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중원 군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삼합회에 입회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