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355)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356화(356/605)
외매(外賣)
.
어른들에게 가련이와 일을 설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천검자 어르신을 팔아먹는 것이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하면, 가, 가련이와 저는 원래 부부의 연으로 정해져 있기에 부부가 아닌 사제관계가 되면 둘 다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천검자 어르신의 말씀이···.”
식사가 끝나고 동시에 나를 붙잡아오는 세 분.
결국 방으로 끌려가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는데, 천검자 어르신을 팔며 이야기하자 생각보다 이야기가 잘 먹혔다.
아무래도 중원 최고의 점쟁이 천검자라는 이름값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게 정말인가? 사위?”
“어머. 그런 일이 있었군요?”
“허허, 천검자 어르신이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인가?”
그렇기에 내가 알린 사실에 놀란 어른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나의 결백에 대해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 류청운 하늘을 부끄러 한 점 우러름이 없는 사람이라고.
“예, 그리고 또 천검자 어르신의 말씀으로는, 저희가 고작 요리나 가르쳐주고 배우는 사이인데 도를 배우는 도인이나 무인이 쓰는 스승과 제자라는 말을 쓰는 것은 맞지 않는 것이라고···.
그리고 설마 제가 제자를 마음에 품어 부인으로 삼고 싶어,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처조부께 천검자 어르신까지 팔아가며 거짓을 아뢰겠습니까? 저 류청운 하늘···. 하늘?”
“““···.”””
그러나 나의 그런 결백을 주장하는 말에 멈칫하는 세분.
앞에 우리가 천검자 어르신이 화화루에서 해주었던 이야기를 풀이해드렸는데 아마 변명처럼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인간 보증수표인 나를 못 믿는 것같은 침묵에 당황해, 셋을 어쩜 그럴 수 있느냐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자, 장인어른? 장모님? 처조부님?”
그러자 마지못해 나오는 대답.
“그, 그래 사위. 그럼 믿지. 믿어 믿고말고.”
“그럼요. 사, 사위님 믿는다니까요.”
“그래, 청운아 우리가 안 믿으면 누가 믿겠느냐.”
뭔가 조금 걸쩍지근한 대답.
그래도 생각보다 이야기는 잘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뭐,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말과 천검자(?) 어르신의 이야기도 틀린 것도 아닙니다. 사승(師承) 관계는 도를 수행하거나 학문, 무공을 배우는 자들에게나 해당하는 것이지. 요리를 배우는 관계를 스승과 제자로 하기에는 좀 그렇지요.
아이들이 몰라 그렇게 부른 것 같으니 굳이 문제 삼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청운이가 뭐 작정하고 ‘그럴’ 리도 없고.”
“그래요. 요리 재주를 가르쳐주고 배우는 관계를 스승과 제자라 하기에는 좀 그렇지요. 사위님 ‘무슨’ 말인지 잘 알았어요.”
“뭐 따지고 보면 그 말이 맞긴 하지. 그럼 뭐 굳이 이 문제는 권왕의 말대로 다시 언급하지 맙시다.”
“그러시지요. 어르신.”
“예, 독왕 어른.”
그렇게 대화가 잘 마무리되고 내 처소를 나가시던 세분.
그런데 처조부인 독왕이 문밖으로 나서다 말고는 갑자기 몸을 돌려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으셨다.
“청운아, 오해하지 말고 듣거라. 혹시나 해서 묻는 것이니까 말이야.”
“예?”
“그, 내 영영이의 말을 들어보니, 지금은 친정에 가 계신 무척 ‘젊은’ 새어머니가 계신다던데. 그, 그분과 그 뭐랄까? 크흠! 뭐 그런 것은 아니지?”
“예에?”
그 물음에 장인 장모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향한 세분의 눈빛 속에는, 사위가 금단의 것만을 탐하는 특이한 취향을 가진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
“커허억!”
잠결에 찾아온 질식할 것 같은 숨 막힘.
숨 막히는 어둠 속에서 숨을 트기 위해 팔을 휘젓자 포근한 무엇인가가 손이 잡혔다.
그리고 그 포근함과 숨 막힘에 잠에서 깨자 가련이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허억. 허억. 뒈, 뒈질뻔했구나.”
아무래도 앞으로 가련이와 잘 때는 여러모로 신경을 쓰면서 자야 할 것 같은 느낌.
중원 무림에서 사느라 여러 번 죽음의 위기를 겪었지만, 이런 과유치사(過乳致死)에 의한 목숨의 위협이라니.
무림에서 가장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뻔한 남자가 될뻔한 사실에 이마에 땀을 훔치고는 창 쪽을 바라봤다.
이 시대에 집안에 비치하는 시계 따위가 있을 리 없으니, 창밖을 확인해 지금 시간이 얼마쯤 되었는지 살피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창 쪽을 바라보자, 종이로 바른 창문 너머로 보이는 어슴푸레한 빛.
초여름에 접어들자 해가 빨리 뜨기 때문인지 이른 새벽이 분명했는데 미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다시 잠들기는 시간이 애매할 것 같고.
며칠 장의문에 누워있느라 며칠 반점에 신경을 쓰지 못했기에, 깬 김에 청이가 정리해 둔 장부와 반점의 장사는 잘 준비되고 있는지를 살피기로 했다.
뭐 워낙 청이가 꼼꼼하게 잘하고 있고, 특별히 매출이 늘거나 이상이 있으면 꼭 알려주는 터라 장부 점검은 가끔 하는 편인데, 수석 쉐프가 며칠 자리를 비웠으니 장부 점검은 당연했다.
그렇기에 제일 먼저 한 일은 장부를 확인하기 위해 장부를 찾는 일.
항상 장부가 있는 곳을 살폈다.
청이는 매일 매일 카운터를 보며 장부를 정리하는데, 장사가 끝나면 그것을 내방 탁자 위에 올려다 놓기에 어슴푸레 밝아오는 창을 열자 역시나 탁자 위에 보이는 장부.
아직 글을 읽을 정도로 밝지는 않아 등잔에 불을 붙여 요 며칠간의 매출을 확인했다.
-팔락팔락.
‘어디 보자···. 내가 없어도 매출은 크게···. 응? 이상한 일이네. 왜 매출이 줄고 있지?’
그렇게 장부를 살피다 보니 확인된 것은 매출이 조금씩 미세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
매일 매일 확인하면 하루에 두세 그릇 정도 차이이니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장부를 확인한 나에게 눈에 확 들어 온 것.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는데 좀 이상한 일이었다.
‘설마 가련이 이슈 때문인가?’
일단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가련이가 잡혀간 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이유 때문인지는 아닌가 하는 느낌.
아무래도 가련이가 이 류가 반점 나의 학생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으니, 그 때문에 매출이 줄었나 싶었던 것.
그래서 가련이가 잡혀간 날부터의 매출을 확인했는데, 그런데 매출은 이미 그 전부터 아주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무슨 일이지?’
딱히 가련이의 일로 매출이 감소 되지는 않은 느낌.
원인을 찾아야 했다.
옥에서 편히 있었다지만 편할 리가 없었고, 장의문에서도 바닥에 이불 한창 깔고 자느라고 고생한 가련이.
피로가 쌓인 것 때문인지 이 시간이면 일어나야 할 가련이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너무 곤히 자는 통에 오르내리는 가슴만이 가련이가 잠든 것을 알게 해주는 상황.
이불을 잘 덮어주고 조용히 볼에 입을 맞춘 후, 하인들이 가져다 둔 물로 세수를 하고 급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렇게 이 층에 도착하자 밤에 번을 서는 하인 하나가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서 위층으로 향하다 나와 마주쳤다.
“아, 류대인.”
주인공은 월희.
가련이의 친구가 되었다는 월희였다.
“아, 그래 사람들을 깨우러 가더냐?”
“예.”
“부엌은?”
“아, 식모와 남궁현 대협께서 이미 나와계셔요.”
이미 나와 있다는 형님과 식모.
“그래, 그럼 수고하거라.”
“예, 류 대인.”
그렇게 월희를 지나치려 할 때였다.
“아, 류대인.”
“응? 할 말이 남았더냐?”
뒤에서 들려오는 부름에 고개를 돌리자 씨익 웃어오는 월희.
“축하드려요. 후후”
아무래도 가련이의 일로 축하한다고 하는 느낌.
머리를 어색하게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그, 그래. 고, 고맙구나.”
그러자 월희가 미소 지은 얼굴로 놀리듯 내가 공당에서 했던 말을 따라 했다.
마치 경극 배우 같은 목소리로 말이다.
“후후. ‘또 저 아이의 스승을 자처했으나 마땅히 해야 할 스승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여 제자가 국법을 어기게 하였으니, 감히 스승이라 칭하기 부끄러운 이 하찮은 선생이 저 아이의 죄를 대신함이 마땅하다 할 것입니다.’
하아···. 정말 멋있었어요. 류 대인. 사람들 앞에서 선생과 제자라고 딱 못 박아두고, 바로 아내들이 없는 장의문에서 그냥!”
-할짝.
자기 혀로 윗입술을 요란하게 핥은 월희.
이젠 자기 가슴을 끌어안고는 못 참겠다는 듯 말했다.
“그게 그런 포석이었다니. 청운님, 정말 과감하세요. 금지된 사랑을 지혜를 통해 극복! 하아. 나도 그런 사랑 하고 싶다아···.”
기녀 출신이라 그런지 음란 마귀가 머릿속에 그득해서 이상한 오해를 하는 월희.
내가 가련이와 금단의 사랑을 위해서 머리를 굴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뭐 금단도 맞고 머리를 굴린 것도 맞는데, 머리를 굴린 것은 내가 아니고 청이지만 말이다.
“그, 그런 게 아니고···.”
“후후, 가련이도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왜 다들 물으면 맞는 데 아니라고 할까요? 정말 이상한 일이라니까요? 부끄러워 그럴까요?”
“아니···.”
“어머 내 정신 좀 봐 다른 아이들 깨워야지. 류 대인 가련이 아껴주세요. 후훗.”
그렇게 월희는 자기가 할 말만 늘어놓더니, 내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는 위층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집안 내부에서 장인, 장모나 하인들에게 계속해서 시달릴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인간쓰레기 취급이 아니라 다행이다 생각하며 부엌으로 들어섰다.
-부글부글.
부엌으로 들어서자 이제는 없으면 서운한 우육면의 육수가 끓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그것과 함께 오향의 진한 향이 솥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우육면을 살피던 형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자네 왔나? 며칠 쉬지, 그러나? 장의문에서 돌아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이리 이른 시진에. 내가 미덥지 못한 것인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형님. 그냥 며칠 반점을 비워 나온 것입니다. 아무래도 세인들의 눈을 피해야 하니 잠깐 둘러보다 가려고요.”
형님의 걱정 어린 말과 괜한 농.
마주 웃으며 대답하고 나서, 국물을 떠서 맛을 보고 준비해 둔 반죽의 상태도 확인했다.
그리고 다른 재료의 준비 상태나 다른 사소한 위생 상태 같은 것도 모두 살펴봤다.
그러나 주방은 전혀 문제가 없었고, 원인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뭐지? 자꾸 미세하게 손님이 줄고 있는 이유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를 듬뿍 넣은 고기 폭탄 우육면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염려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류 대인 나오셨나요? 몸이 편찮으시다 들었는데, 부엌은 저희에게 맡기고 쉬시지요.”
그때 밖에서 채소를 씻어서 들어오던 식모가 나를 보고 인사를 해왔다.
‘아, 그래 식모는 알지도 모르겠군.’
“아, 잠깐 물어볼 것이 있어 나왔소.”
“저에게 말인가요?”
“그렇소.”
형님이야 이런 가게요리사 출신이 아니라 잘 모르실 수 있지만, 객잔을 돌려본 식모는 원인을 알까 싶었던 것.
장사 경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아, 최근들에 계속 손님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느낌인데, 부엌에서는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소?”
“아, 그렇지 않아도 어제 남궁현 대인과 이야기를 나눴었어요. 매일 반죽이 한두 덩이씩 남더라고요?”
역시나 문제점을 알고 있는 식모.
그녀에게 되물었다.
“짐작 가는 것 없소?”
“예, 남는 반죽이 조금씩 늘고 있어서 저희도 원인을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식모도 원인을 모른다는 이야기.
심각한 표정으로 원인을 생각해보고 있을 때였다.
“어르신들 조식(早食) 언제쯤 준비될까요?”
아까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졌던 월희가 부엌에 얼굴을 내밀과 물어왔다.
아침 장사 시작 전에 아침들을 먹거나 장사를 시작하고 돌아가면서 아침을 먹거나 하는데, 오늘은 날이 밝으니 다들 아침을 먹고 시작하려는 모양이었다.
“아, 면이 질린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오늘은 밥을 했어요. 우육면 국물에 말아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아서요. 바로 준비해 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요.”
“아, 오랜만에 밥이네요. 우육면 이나 황어면, 칠성어환 맛있긴 한데 가끔 다른 것도 먹고 싶다니까요. 응? 그런데 다들 왜 그리 심각한 표정이세요?”
눈치 빠른 기녀 출신답게 우리 표정만 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오는 월희.
그녀의 물음에 식모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아, 요즘 손님이 조금씩 줄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것을 이야기 중이었어요. 이유를 몰라서요.”
“응? 왜 그런지 모르셨어요?”
그러자 왜 그걸 모르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월희의 대답.
그녀가 뭔가를 아는 것 같기에 월희에게 되물었다.
“뭘 아느냐 월희야?”
“아···. 세 분 다 복주분이 아니셨지. 여름이 다가와 외매(外賣) 때문이잖아요.”
“외매?”
외매라면 테이크 아웃 또는 배달을 지칭하는 말.
월희의 말에 우리 셋의 시선이 월희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