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362)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363화(363/605)
현월문(玄月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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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밤낮을 고통받던 놈은 나흘째 결국 숨이 넘어가 복주의 공당으로 옮겨졌다.
놈은 고통에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이가 다 빠져버리고, 흘린 땀으로 인해 몸은 마치 중원 미라인 목내이(木乃伊)가 된 것처럼 쪼글쪼글했다.
처참한 모습.
하지만 놈이 전혀 불쌍하진 않았다.
놈은 가련이의 부모님을 처참히 살해하고, 지금도 가련이를 죽어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 가련이가 쓰러진 그 날 이후 가련이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큰 심마에 빠져 정신을 차리고 있지 못했던 것.
권왕과 약왕이 돌보고는 있는데, 마음이 연약한 가련이에게 남겨졌던 마음의 고통이 무공을 익히면서 심마가 되어 이젠 가련이를 찌르고 있다고 했다.
“그런 곳에 있었단 말인가!? 아니, 내 아우도 찾아내는 것을 너희들은 대체 뭘 한 것이야!”
옮겨온 놈의 시체를 보고 놈이 양밀방에 숨이었었다는 말에 분노하는 형님.
형님이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한 지휘사들을 매서운 눈으로 쏘아보았지만, 일단 형님을 진정시켰다.
“형님, 진정하십시오. 작정하고 숨은 놈을 지휘사들이 어찌 찾아내겠습니까? 저도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에잉! 아우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내 아우의 얼굴을 보아 참겠네.”
감사의 눈빛을 보내는 지휘사들.
그들의 눈빛을 받으며 형님에게 일단 사과했다.
“그나저나 한 놈이 죽어버려 죄송합니다. 국법이 그러니까···.”
“어허, 죄송하긴! 그리고 어차피 뒈질 놈 먼저 뒈진 것뿐이니 신경 쓰지 말게. 어차피 우리 손에 들어왔어도 뒈질 놈이었으니까 말이야. 이놈은 다른 놈의 이름을 불다가 문초를 못 견디고 죽은 것으로 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게. 아니 그런가?”
형님이 도열한 지휘사들을 보며 미소를 짓자 지휘사들이 앞다투어 대답했다.
“여, 여부가 있겠습니까? 질긴 놈이 끝까지 이름을 말하지 않으려고 해. 매질과 문초를 못 견뎌 죽은 것이 확실합니다!”
“예, 저희가 모두 입회하였으니 확실합니다!”
“물론입니다. 지휘사 어른. 하도 두르려 팼더니 팔이 다 아프네···.”
뭐 시체는 형님이 그렇게 잘 처리해주시려는 모양.
안심하고 형님께 다른 죄인들의 정체를 알리고 놈들을 잡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형님을 찾은 것은 놈들을 법대로 처리하기 위해서.
권왕인 장인의 방법대로 다 잡아다가 그냥 쓱싹 해버릴 수도 있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게 하고 싶었기에 형님을 이용하기로 한 것.
그냥 끌어다 몰래 죽이는 것은 아무래도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가련이의 소망대로 모진 매질과 고문을 받고, 요참형에 허리가 끊긴 채 숨이 끊어질 때까지 처참하게 울부짖다가, 죽어서도 도성밖에 목이 매달리는 꼴을 봐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형님, 다른 세 놈의 정체를 알아냈는데 잡아들일 수 있을까요?”
“그럼! 당연하지. 잡아들일 수 있을까가 아니라 잡아들여야지! 그래, 어떤 놈들인가!? 내 이놈들 때문에 한직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면, 반드시 잡아들여 허리를 끊어낼 것이니 걱정하지 말게!”
든든한 형님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
형님에게 남은 놈들의 정체를 하나하나 호명했다.
“사천 금적상단(金迪商團)의 막내아들. 죽은 이놈입니다.”
“아, 금적상단? 이놈이 그 집 막내였구만? 그리고?”
“사천 현월문(玄月門)의 셋째 아들이 그중 한 놈입니다.”
“사천 현월문이면 무림 문파가 아닌가?”
잠시 형님이 뭔가를 생각하더니 나에게 부탁했다.
“이건 자네가 날 좀 도와줘야겠네. 무림인 놈들은 관이라면 또 발작해대는지라···. 자네의 처가 어르신 중 한 분에게 도움을 부탁드릴 수 있겠나?”
형님은 조금 걱정하는 얼굴이었지만, 이놈은 청이가 생각이 있다고 했으니 상관없었다.
“아 그놈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청이가 생각이 있다고 했으니까요.”
“오, 제갈 제식이? 그러면 상관없지. 그리고 또?”
“흑도 문파인 혈귀방(血鬼幇)의 방주라는 자가 있는데, 이놈도 저희가 잡아들일 테니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흑도 놈이면 그러는 게 빠르겠군. 내 관병을 딸려 보낼 테니 걱정하지 말게! 그러고 마지막 놈은 누군가?”
이제 마지막은 대망의 전 절도사의 손자.
형님은 어찌 반응할지 궁금해하며 그의 정체를 알렸다.
‘설마 정체를 듣고 빼지는 않으시겠지?’
“이놈이 제일 문제일 것 같은데···. 전 성도절도사(成都節度使) 범경 어른의 손주라고 하더군요. 혹시 들어는 보셨습니···.”
“뭐어!? 저, 절도사 버, 범겸 어른!?”
“저, 전 절도사 범경 어른 말씀입니까?”
“버버버, 범경!”
“절도사!”
내 입에서 들려온 마지막 놈의 정체를 듣고 놀라 까무러치기 직전이 된 형님과 지휘사들.
형님이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되물으셨다.
그런 높은 집안의 자제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이 믿기 힘드신 모양이었다.
“그, 그게 진짠가? 아, 아니 자네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고. 이게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런 사대부 가문에서 어찌···.”
“예, 형님. 확실합니다. 놈의 자백과 하오문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 확실합니다.”
“하, 하긴 자네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지. 허어···. 이 무슨···. 범경 어른의 집안에 마, 망조가 들었구나!”
탄식을 흘린 형님에게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래도 형님이 껄끄러워하고 계시는 느낌이었으니까 말이다.
놀랐는지 말도 심하게 더듬으시고···.
“형님, 그런데 전 절도사의 손자라면 아무래도 형님이 잡아들이기 힘들겠죠? 저쪽의 권세가 만만치 않으니? 아무래도 형님에게 폐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아우 마음이···.”
그러자 형님이 정색하며 대답하셨다.
“허어! 그 무슨 소, 소린가! 나 포, 포 씨 가문의 후손이네! 추밀부사조산대부급사중상경거도위동해군개국후식읍일천팔백호실봉사백호사자금어대증예부상서(樞密副使朝散大夫給事中上輕車都尉東海郡開國侯食邑一千八百戶實封四百戶賜紫金魚袋贈禮部尙書) 어른의 가문이란 말이네!”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상천갑자동방삭을 말하듯 포청천의 관직명을 풀 네임으로 읊는 형님.
포청천의 가문임을 강조한 형님이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어찌 포, 포 씨 가문의 후손으로 저, 절도사의 손주가 죄를 저지른 것을 눈감아 주겠는가!? 거, 걱정하지 말게! 우리 포 씨 가문이 원래 권세 높은 가문의 죄를 다스리는 일에 정통하니.”
확실히 포청천이라면 꽌시나 고관대작의 권세에 눌리지 않고 처벌하기로 이름 높은 관리였던 분.
형님의 그 후손을 강조하니 약간 믿음이 상승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심하게 떨리는 형님의 목소리.
조용히 다가가 형님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사람들 앞이라서 큰소리를 빵빵 치셨지만, 아무래도 후달리고 계신 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형님, 크흠···. 그···. 연성공 형님께 서찰 한 통 쓸까요?]그러자 포 형님께서 환해진 얼굴로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주면 내가 마음이 든든할 듯 허이···.]***
열흘 뒤 사천 현월문(玄月門) 입구.
-꽈광!
엄청난 소리와 함께 현월문의 대문이 현판과 함께 박살이 났다.
번을 서던 현월문의 제자들이 반응하기도 전, 현월문의 입구에 나타난 한 여인의 손에서 펼쳐진 일권(一拳)에 일어난 일이었다.
“스, 습격이다!”
“스, 습격!?”
대낮에 일어난 습격에 현월문의 모든 사람이 병장기를 쥐고 입구로 뛰어나왔다.
그리고 거기서 마주한 것은 백발과 푸른 눈의 여인.
문 앞에 서서 두루마리 한 장을 들고 서 있는 여인에게서 뿜어지는 거력과 싸늘한 냉기 그 압도적인 기세에, 모든 현월문의 제자들이 감히 나설 생각을 못 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현월문의 문주가 뿜어지는 거력속에서 여인을 향해 간신히 입을 열었다.
“고, 고인은 누구시기에 본, 혀, 현월문에 차, 찾아와 이리 행패를 부리시는 것이오!?”
그러자 뿜어지던 거력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여인이 현월문의 문주를 향해 되물었다.
“현월문의 문주이십니까?”
“그, 그렇소만?”
“권왕께서 현월문의 문주 앞으로 보낸 전갈이 있어 가지고 왔으니 들으십시오.”
“궈, 권왕!? 그, 그런데 어찌 그분이? 저희 현월문을?”
연달아 이어지는 믿을 수 없는 일들.
권왕이라는 말에 현의 문의 문주와 다른 제자들이 놀라 정신이 반쯤 나가버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여인의 손에 둘린 두루마리가 펴지며, 여인을 통해 권왕의 전갈이 흘러나왔다.
-촤르륵.
“「현의 문주는 들으시오. 현월문의 셋째 아들과 내 딸이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지간이 되고 말았소.
내 전갈을 가지고 온 여인과 관병들에게 아들을 내어주면 내 모든 원한은 그것으로 잊겠지만, 만일 아들의 죄를 감싼다면 나의 독문 무공을 모두 전수받은 차기 권왕이 그 원한을 그대의 가문으로 향할 것이오.」 이것이 권왕 어르신의 전갈입니다.”
“뭐? 뭐라!?”
여인의 말에 현월문의 문주는 이제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렸다.
셋째 아들이 파락호 짓을 하고 다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권왕의 딸과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었다니 믿을 수 없었던 것.
더군다나 지금 권왕의 전갈은 만일 아들을 내어주지 않으면, 딸이 현월문을 멸문시키는 것을 막지 않겠다는 말이었으니까 말이다.
“우, 우리 성후가 궈, 권왕 어르신의 딸과 부,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었단 말입니까!?”
대답 없는 여인의 눈빛에 현월문의 문주가 펄펄 뛰며 외쳤다.
“서, 성후는 어디 있느냐!? 서, 성후를 끌고 오거라!”
“예! 문주!”
문주의 명을 받은 몇 명의 무사가 현월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잠시 후 두 무사의 손에 이끌려 자다 깬 것 같은 모습의 남자 하나가 끌려 나왔다.
“아니, 왜들 그러느냐!? 대체 자는 사람을 왜 이리 끌어낸 것이야!? 응? 아버지? 다들 여기 모여서 무엇을? 문은 어찌 저렇게?”
“서, 성후 이놈!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닌 것이더냐!?”
놈이 대체 이 난리가 누구 때문인지 알지 못하고 물어왔지만, 놈의 질문에 쏘아진 것은 벼락같은 성의 문주의 외침.
그 외침에 놈이 움찔하며 물었다.
“예?”
“어찌 권왕의 딸과 불구 대천의 원수가 되었느냐! 대체 무슨 짓을 벌인 것이야!”
“예? 궈, 권왕? 딸? 무, 무슨 말인지 소자 모르겠습니다. 권왕의 딸은 본적도 만난 적도 없는데 제가 어찌 불구대천의 원수가?”
그런 당황한 둘을 향해 쏘아지는 차가운 말.
“심우현, 추가 부부.”
현월문의 문주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을 들은 아들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쳤다.
“그, 그게 무슨···. 무, 무슨 말이오? 무슨 말인지 모,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여인이 싸늘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도박 따위에 이기기 위해 당신의 친구들과 잔인하게 살해한 심우현의 추가 부부의 딸이 권왕의 양녀가 되었습니다. 해서 그 피 값을 받으려 한다는데···.
세상사 참 재미있지 아니합니까?
벌레처럼 짓눌러 죽여버린 범인의 딸이 이제 권왕의 딸이 되었다니?”
-털썩.
뒤로 물러서려다 엉덩방아를 찧은 현월문의 셋째.
“저, 정말.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이다···.”
놈이 주저앉은 상태에서 기어 도망치려 했지만, 곧 현월문의 제자들에게 붙잡히고.
곧 현월문 문주의 셋째 아들을 둘러싼 장로들이 문주를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왔다.
아들 때문에 문파를 멸문시킬 것이냐는 무언의 압박.
곧이어 현월문 문주의 두 눈이 감기며,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말이 흘러나왔다.
“혀, 현월문의 죄인 반성후···. 단전을 폐하고 모든 지위를 박탈해 현월문에서 영원히 추방한다···.”
문파에서의 추방.
죄인이라 해도 굴욕적으로 권왕의 손에 아들을 직접 넘겨줄 수는 없으니, 현월문에서 추방하는 것으로 현월문의 마지막 체면을 살린 것.
추방한 놈이 어찌 되든 그건 이제 현월문의 사람이 아니니까 말이다.
“아, 아버지! 소, 소자 모르는 일입니다! 소, 소자가 마, 마인도 아니고 어찌 사람의 배를 갈라 간을 꺼내고 그것으로 제를 올리겠습니까!? 저,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끄아아아아!”
잠시 후 장로들의 손에 단전이 박살 난 현월문의 셋째가 문파의 문밖으로 던져지고, 곧 여인의 뒤에 대기하고 있던 관병들이 그를 끌고 멀리 성도 중심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