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387)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388화(388/605)
모두부(毛豆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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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이와 미미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멘트였지만 그래도 청이가 누구인가.
자신이 가진 정보 속에서 비슷한 것을 떠올린 청이.
“아, 설마 저번에 두부에 꽃을 피우신 것처럼 그런 의미입니까?”
예전에 거지들에게 만들어준 요리.
칼을 쓰는 법 중 편과 사를 극한까지 펼치는 요리인 문사두부(文思豆腐)를 만들어준 기억을 떠올리고, 그런 식의 요리가 아니냐고 청이가 물어왔던 것.
하지만 이번 요리는 그것과는 좀 달랐다.
“아니요. 말 그대로 이 두부에서 털이 쑥쑥 자라나게 하는 것이오.”
“두부에서 털이 자라난다니, 잘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두부에서 어찌 털이 나지요? 살아있는 것도 아닌데요?”
아내들은 자기들이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두부에서 털이 쑥쑥 자라나게 한다니, 이해하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른 문제점도 생각났는지 의문을 띄우며 물어왔다.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두부는 천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맞아요. 낭군님. 두부는 맛있는 음식이지 천하지 않잖아요.”
“아, 걱정하지 마시오. 천한 것으로 만들 테니.”
“천한 것으로 만든다고요?”
“천한 것으로?”
다시 한번 귀엽게 눈을 깜빡이는 미미와 청이.
둘에게 미소를 지어준 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자 이건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빠르니 한번 만들어봅시다.”
“네, 낭군님.”
“네, 노공. 기대됩니다.”
두부가 준비되는 사이 깨끗하게 씻어 말린 틀을 준비하고, 그 틀에 대나무 발을 올리고, 그 위에 지푸라기를 깔았다.
그리고 만들어진 두부를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잘라 지푸라기 깔린 두부 틀 위에 올렸다.
이러면 준비는 끝.
마지막으로 쓰지 않는 이불을 가져와 틀을 덮어두고 이틀 정도 기다리기로 했다.
“자, 이러면 충분하오. 이제 이틀만 기다립시다.”
“이게 끝이란 말입니까? 하지만 이건···.”
“낭군님 날이 더워서 이러면 두부가 상해버려요.”
이런 더운 날씨에 상온에서 이틀이나 두부를 둔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
한나절이면 쉰내가 날 것인데 이걸 이불까지 뒤집어씌워 그대로 이틀이나 둔다니, 둘은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당연히 상하는 것은 확정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떠올린 요리를 만드는 방법.
내가 만들 것이 그 무엇도 아닌 모두부(毛豆腐)이기 때문이었다.
모두부(毛豆腐).
털 모(毛)자를 써서 털이 난 두부를 가리키는 말인데, 모두부란 긴 털이 난 곰팡이를 두부에 피어오르게 해 그것을 튀기거나 구워서 먹는 요리이다.
천(賤)하다는 것은 신분이 낮고, 가치가 낮고, 더럽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
그러니 곰팡이가 나서 상해버린 두부는 천한 것이 되는 것이고, 곰팡이로 털까지 솟아오르면 황제의 문제에 완벽하게 부합되는 요리가 바로 이 모두부.
곰팡이의 털까지 피어오른 상한 두부를 먹는다니, 처음 이 요리를 접하는 사람들은 중원 최고의 악취 식품인 취두부와 함께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 모두부의 원리를 들어보면 다들 고개를 자연스럽게 끄덕이게 된다.
알다시피 콩에는 단백질이 사십 퍼센트 정도 함유되어 있고, 그 콩 단백질에는 글루탐산이 이십 퍼센트 정도 존재한다.
요리의 감칠맛을 좌우하는 글루탐산이 이렇게 많이 들어있기에, 콩은 조미료로 상당히 인기가 많은 식품이라 할 수 있는데.
콩에서 이 글루탐산을 뽑아내기 가장 좋은 조리법이 알다시피 가열과 발효.
그렇기에 고대에서부터 우리 선조들은 콩으로 메주를 담아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그럼 모두부와 이런 글루탐산이 무슨 상관이 있냐 하겠지만, 알다시피 두부는 콩으로 만드는 음식.
콩을 가열해 글루탐산을 활성화한 콩 국물로 두부를 만드니 두부가 고소하고 맛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두부를 다시 굽거나 튀겨먹는다?
두부를 만들 때 한번, 그리고 구울 때 다시 한번.
두부구이는 글루탐산을 두 번이나 활성화한 이연타 요리라 할 수 있는 것.
자 그러면 여기서 모두부는 그럼 무엇인가?
사람들은 모두부를 그냥 곰팡이 난 두부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정말로 큰 오해이다.
모두부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 맛에 눈을 뜨면 없어서 못 먹는다는 청국장과 만드는 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청국장은 삶은 콩을 발효시켜서 만드는 것인데, 어찌 청국장과 곰팡이 난 두부가 같으냐!?’
그래, 그런 물음을 띄울 수도 있겠지만 비밀은 모두 지푸라기에 있다.
전통적인 청국장을 띄우는 방법은 삶은 콩에 지푸라기를 푹푹 꽂아두어 이불을 덮어 아랫목에 두는 것이 전부.
이것은 지푸라기에 서식하는 고초균(枯草菌), 누룩균 등을 이용해 콩을 발효하기 위함인데, 그러니 청국장이란 콩을 발효시켜 콩 안에 숨어있는 글루탐산을 끌어내 먹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청국장의 찐득한 콧물 같은 것에는 글루탐산이 아주 많이 포함되어 있고, 그래서 그 쿰쿰한 냄새 속에 묘한 감칠맛이 숨어있는 것.
모두부를 만드는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모두부를 만들기 위해 지푸라기 위에 두부를 올린 것도, 모두 지푸라기 속에 있는 고초균, 누룩균을 이용해 두부를 발효시키기 위한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청국장과 모두부는 삶은 콩을 그대로 발효시키느냐 두부로 만들어 발효시키느냐의 차이만 있지 그 발효 과정이 똑같다고 보면 되는 것.
표면에 털 곰팡이가 덮이긴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오. 생각보다 맛있는 요리가 나올 테니.”
내 대답에 미미와 청이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불로 덮어둔 두부를 바라봤다.
***
이틀 후 부엌.
이틀 전 만들어 둔 모두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노공. 궁금합니다. 얼른 열어봐요.”
“두부에 털이 자란다니.”
얼마나 털이 예쁘게 피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불을 벗겼다.
“어디 보자 얼마나 털이 자랐는지? 응? 이게···.”
“어?”
“응?”
그리고 확인한 이불 속.
분명 털이 예쁘게 자란 모두부를 기대했는데, 우리 눈앞에 나타난 것은 털이 예쁘게 자란 두부가 아니라 퍼렇고 검게 곰팡이 난 두부.
악취까지 나는 것이 뭔가 발효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발효는 균을 배양하는 것.
하지만 이 시대에 유익균과 유해균을 구분해 배양할 수 없기에 지푸라기를 깔고 그 위에 두부를 올린 것인데, 이 상태로 보아 유익균이 활성화되기 전에 유해균이 먼저 활성화된 것이 분명했다.
‘뭔가 발효 과정에 문제가 있나 싶은데?’
왜냐하면 지푸라기 속에는 유익균인 고초균이나 누룩균을 제외하고도 유해균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
포도상구균이라든지 검은 곰팡이라든지 그런 것들 말이다.
발효란 균들의 세력 싸움이라 유익균이 많이 번식하면 그것은 발효가 되지만, 유해균이 많이 번식하면 그거 부패가 되는데 지금 모습은 무엇으로 바도 부패니까.
“노공, 이건 그···.”
시커멓고 퍼렇게 변한 두부의 모습에 조심스레 뭔가를 물으려다가 말을 흐리는 청이.
청이에게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맞소. 아마도 실패한 듯하오.”
“저런. 그러면?”
“낭군님 괜찮아요. 다시 만들면 되잖아요. 아직 시진이 많이 남았잖아요?”
나도 원리만 알지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것이니 예상은 했던바.
걱정하는 청이와 미미에게 빙긋 웃어주며 대답했다.
아직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두 번 정도는 다시 만들어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도 방법만 알지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라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소.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오. 사람이 무엇이든 한 번에 성공할 수는 없는 일이지.”
둘의 걱정을 뒤로하고 다시 모두부를 만들기로 했다.
이번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방법을 다양하게 하기로 했다.
일단 지푸라기를 여러 곳에서 가져오고 발효하는 장소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기로 한 것.
발효의 메커니즘을 생각해봤을 때, 원인은 크게 두 가지.
한가지는 지푸라기에 존재하는 균에 문제가 있을 경우,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온도의 문제.
그러니 원인이 어디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온도와 지푸라기 둘 다에 변화를 주고 상태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준비한 것은, 세 종류의 지푸라기와 세 곳의 장소.
처소 안에 이불을 덮어두고 셋, 지푸라기를 바꾼 부엌에 셋, 그리고 동경 제갈가 내부에서 제일 시원한 우물 옆에 그늘을 만들어 두고 셋.
세 군데서 발효를 시켜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틀 후.
다시 모두부에 털이 피어올랐는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낭군님.”
“이번에는 꼭 될 것입니다. 미미 언니.”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따라온 청이와 미미가 성공을 빌 듯 두 손을 모으고 내 손끝을 주시했다.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역시나 부엌.
혹시 지푸라기가 잘못되었는지 확인하려고 따로 구한 지푸라기 세 종류로 테스트를 해봤는데, 결과는 저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퍼렇고 검은 곰팡이들이 핀 두부 세 판.
“다, 다른 것은 분명 잘 되었을 것이에요.”
“맞습니다. 여긴 저번에도 실패했으니까 말입니다.”
혹시라도 내가 실망할까 봐 걱정하는 둘에게 한번 웃어준 후, 방에 있는 녀석들도 살폈다.
그러나 역시 방에 있는 녀석들도 마찬가지인 상태.
“하, 하지만 마지막 하나가 남았잖아요. 그쵸 낭군님?”
다 썩어버린 두부를 보고 미미가 역시나 내 걱정했지만, 미미에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걱정하지 마시오. 이리 두 군데가 실패해서 알아낸 것이 있으니.”
“알아내신 것이요?”
“어떤 것을 알아내신 것입니까? 노공.”
저번의 실패와 이 두 번의 실패로 알아낸 것은 지푸라기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건 아마도 발효 온도의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왜냐하면 만약 지푸라기에 있는 누룩균이나 고쵸균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다른 유해균이 문제였다면, 지푸라기를 바꿨을 때 분명 저번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텐데, 저번과 같은 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 균의 문제가 아니라 온도의 문제일 테니까 말이다.
“두부가 저번과 같은 모습인 것을 보니 지푸라기 문제는 아닌 듯하오. 아마 날씨가 더워 그런 것 같은데, 일단 우물 쪽 그늘에 가봅시다. 거기가 집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라 만들어 둔 것이니. 아마도 거긴 괜찮을 것 같으니까 말이오.”
그렇게 도착한 우물가 옆 그늘.
이불을 벗기고 두부의 상태를 살피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와 있었다.
“응?”
“어? 이건?”
“낭군님, 이건 성공인가요? 아니면 실패인가요?”
미미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알 수 없다는 물음을 띄운 이유는 두부가 정말 실패인지 성공인지 모를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털이 나긴 했는데 짧고, 군데군데 푸르거나 검은 곰팡이도 보였던 것.
성공과 실패가 적당히 어우러진 모습.
미미의 물음에 웃으며 대답했다.
“절반의 성공으로 합시다.”
“낭군님, 그러면 이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나요?”
“아마도? 아마 내 생각대로 여름의 더위 때문인 것 같으니 말이오.”
두부의 상태를 보아하니 내가 생각했던 대로 이것은 온도가 원인.
서늘한 곳에 두었더니 그래도 털이 조금은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온도 변화 때문인 느낌.
우물 옆에 그늘을 만들어 옆에 두긴 했지만, 낮에는 더위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일 테니까.
“노공, 그런데 더위 때문에 이런 것이라면, 성공하려면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이것은 제 생각인데 노공의 말씀대로 더워서 그런 것이라면, 황제의 황명이시니 능실(凌室) 구석을 내어달라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나를 따라다니면서 결과를 확인한 청이의 의견은, 국영 얼음 창고인 능실에 자리를 빌려 모두부를 발효시키면 어떻겠냐는 물음이었다.
그러나 그러면 발효 자체가 안될 테니 다른 장소가 필요했다.
좀 더 온도가 안정적이고 서늘한 곳이.
그리고 그런 곳을 떠올리자면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발효하면 역시나 토굴 아니겠어?’
전생에 젓갈을 발효시킬 때 가장 유명한 장소가 역시나 토굴.
토굴은 한여름에도 서늘하고 그 온도 변화가 크지 않으니 뭔가를 발효시킬 때 아주 안성맞춤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완벽한 모두부를 만들려면 토굴이 안성맞춤일 터.
미안하긴 한데 가문의 무사들을 좀 고생시켜야 할 것 같았다.
“가문의 무사들에게 좀 미안한데 땅을 좀 파라고 해야겠소.”
“땅을 말입니까?”
“그렇소.”
‘어쩌겠어. 나도 시키긴 싫은데 황명이라서···.’
내 부탁에 온종일 걸려 무사들이 땅을 파내고, 사흘 후 사마결이 황제의 명으로 준비과정을 살피러 왔을 때.
나는 비로소 완벽한 모두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털이 아주 복슬복슬 탐스럽게 난 중원의 치즈라 불리는 모두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