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414)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415화(415/605)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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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이 언니의 물음에 비연은 좀 서운했다.
그간 그렇게 청운님과 언니들의 일을 그렇게 도와드렸었는데, 목숨을 건다는 자기 말을 의심하다니.
서운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하오문에 속해있고 기녀라 해도 자신은 애(愛) 아니, 신뢰를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되물음이라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언니, 너무 서운해요. 저는 그간 언니들과 청운님을 도와드리려고 애썼는데, 두 분은 아직도 저를 못 믿겠다고 하시니···. 제가 천한 기녀라서 그런 것인가요? 아니면 하오문에 몸담고 있어서?”
그러자 실제로는 나이가 비연보다 두 살 어린 청이 언니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비연, 그런 것이 아니니 서운해하지 마세요. 저희가 언제 비연을 출신이나 신분으로 서운하게 한 적 있습니까? 다 비연을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저를 위해서요?”
청이 언니의 말은 뭔가 이상했다.
자신을 위해서 자신을 의심한다니 뭔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던 것.
그냥 자신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그런 의미가 분명했으니까.
그러나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공덕을 쌓으려면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서운함을 팍팍 담아 청이 언니에게 떼를 썼다.
“저는 지금까지 언니들은 친언니라 생각하고, 저희는 한 가족이라 생각했는데. 저를 의심하는 것이 저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니 이해할 수가 없어요.”
비연이 이렇게 절박해진 것은 모두 얼마 전 비연에게 떠 오른 한가지 생각 때문이었다.
마냥 기다리며 청운님이 부탁하는 일을 하면서 조금씩 보필에 대한 공덕을 쌓기보다는, 청운님의 일을 적극적으로 맡아 공덕을 쌓으려는 것.
그렇기에 비연의 처지에서는 본가의 관리는 꼭 맡아야 하는 일이었다.
본가의 관리를 해주면 공덕 빠르게 쌓일 테니까.
청운님의 본가는 공덕이 쌓이는 각점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비연의 말에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청이 언니.
“난처합니다. 노공. 다 비연을 위해서 하는 말인데. 이리 떼를 쓰니.
비연,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정말 그리해주면 좋겠습니까? 본가를 맡으려면 큰 비밀을 몇 가지나 들어야 하고, 그러면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청이 언니의 대답.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그 말에 비연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목숨이라면 역시 미미 언니의 비밀이겠지? 그거 말고 또 무슨 비밀이 있으려고. 그냥 겁주려고 하시는 것이겠지.’
그러나 결론은 자신을 포기하게 하거나 그냥 겁을 주려는 느낌.
아니면 미미 언니의 일 정도가 고작이리라는, 그런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명문세가의 자제들만으로 이루어진 류가장에 무슨 큰 비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던 것.
더군다나 청이 언니의 눈빛 왠지 웃고 있는 듯도 했으니까.
그렇기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청이 언니. 이 비연의 목숨 걸 수 있습니다.”
비연의 대답과 함께 청운님이 조금 딱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지만, 왜 그랬는지를 생각할 새도 없이 청이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겠습니다. 정 그렇다면. 그렇게 소원이라면 들어주어야겠습니다.”
“저, 정말요!? 감사해요. 언니!”
겁준 것과는 다르게 빠르게 허락해주는 언니.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객실의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안으로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청아, 어떻게 부른 거야? 신기하네? 전음이 이렇게도 되었나? 응? 가가랑 비연이도 있었네?”
“청, 이 전음은 무엇인가요? 여기서 보낸 것인가요? 신기하군요.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는 대체 뭔가요?”
객실 안으로 들어선 사람은 미미, 소소, 영영, 가련 언니.
넷은 청이 언니를 향해 이상하게도 전음이 신기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전음이 뭐가 신기하지? 잠깐. 청이 언니는 나랑 계속 같이 있었는데? 어!? 보이지 않는 곳에 전음을 보냈다고?’
비연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전음을 보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을 때.
그녀들의 물음에 청이 언니가 미소를 지으며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게 천리전음(千里傳音)입니다. 이제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 이게 천리전음? 천리까지 간다더니 눈에 보이지 않아도 되는가 보구나? 대단해 청아.”
“아하, 이게 천리전음이었구나. 후원의 꽃들에 물을 주고 있는데, 청이의 전음이 들려와서 깜짝 놀랐지 뭐야.”
‘처, 천리전음!?’
청이 언니의 대답에 머리에 벼락처럼 떨어지는 충격.
천리전음이라면 무림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상승의 전음법으로, 고강한 내공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흉내도 못 낸다는 대단한 기예니까 말이다.
풍문으로 최소한 화경(化境)의 경지에는 올라야 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뭔가 그동안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그렇구나. 청이 언니가 신공절학을 익혔어도, 영영 언니를 제외하고 다른 언니들에 비해 무공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청이 언니가 제, 제일 고수였구나!’
그래, 그동안 비연은 검후의 별호를 얻은 소소 언니나 투왕인 미미 언니 또 권왕의 딸이 된 가련 언니가 청이 언니를 존중해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첫 부인이라고는 하지만, 무림은 곧 힘.
청운님이 집안의 평안을 애타게 원한다 해도 무림의 여인들이 어디 그런가?
여자들만의 기싸움은 당연히 피할 수 없는 것인데, 그런데도 쟁쟁한 언니들, 팔왕 중 하나에 검후라는 별호까지 가진 언니들이 묘하게 청이 언니의 말이나 행동을 존중해 주는 장면을 비연은 이해할 수 없었던 것.
하지만 청이 언니가 화경에 오른 대단한 무인이라면 그 모든 것이 이해되는 부분이었다.
온순한 성격의 청이 언니가 압도적 무공을 가지고 존재함으로, 이 대단한 언니들이 쉽사리 경거망동하지 못하는 이유로 작용하는 듯해 보였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뜻밖의 엄청난 사실에 전율할 때 들려오는 영영 언니의 물음.
“그런데 우리 왜 부른 거야? 할 이야기가 뭔데 청아?”
영영 언니의 물음에 다른 언니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언니들의 시선에 청이 언니가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대답했다.
“연이가 저희와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싶다고 해서 말입니다. 목숨까지 걸 수 있다니 다른 언니들의 생각은 어떤가 싶어서 전음을 보낸 것입니다. 연이가 노공의 ‘본가’를 맡아서 관리해주고 싶다고 해서 말입니다.”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언니들.
뭔가 놀란 듯 비연을 바라보던 언니 중 미미 언니가 조심스레 다가와 비연의 어깨를 꽉 붙잡으며 말했다.
“비연, 그냥 이정도에서 만족하면 안 될까요? 어쩌면 지금이 더 좋은 사이일 수도 있어요. 여기서 한 걸음 더 가까워지면 돌아오지 못합니다. 제가 투왕이라는 사실 같은 사소한 일이 아니에요.”
-꿀꺽.
미미 언니가 투왕이라는 사실조차도 사소한 일이라는 말에 비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뭔가 정말 대단한 비밀이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곧이어 반대편에 다가온 영영 언니가 반대편 어깨를 붙잡은 채 조언했다.
“그래, 비연아. 때로는 모르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 많이 알면 머리만 더 아파진다니까?”
‘머리?’
머리가 아파질 거라는 영영 언니의 설명.
미미 언니의 조언에 바짝 긴장했던 비연이지만, 영영 언니의 설명에는 도리어 바짝 긴장했던 비연의 마음이 살짝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많이 알면 머리 아파진다는 말은 아마도 영영 언니 한정.
영영 언니는 좀 단순했으니 그리 큰일로 보이지는 않았던 것.
사람은 좋지만.
그러니 주먹을 꾹 쥐고 대답했다.
“괘, 괜찮습니다. 목숨 당연히 걸 수 있어요. 어, 언니들인걸요!”
비연의 결연한 대답에 언니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야.”
“이정도 마음가짐이라면···.”
“정 불안하면 할아버지께 고(蠱)라도 한 마리 보내달라고 할까? 애지중지하시던 거 몇 마리 있을 텐데?”
“영영 언니, 그냥 이야기가 흘러나가면 제가 다 조용히 만들면 되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믿어주기로 했으니까요. 비연이.”
비밀을 발설할까 봐 그 흉악하다는 고를 먹인다는 말이 나왔다가 화경 고수인 청이 언니가 다 때려 부순다는 말까지.
곧이어 청이 언니 앞에 있던 찻잔에서 시퍼런 얼음꽃이 피어올라 비연의 안구에 비쳤다.
황홀하게 아름다운 얼음꽃.
그리고 그제야 비밀이라는 것이 청이 언니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미미 언니가 투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을 테고. 제가 화경의 고수이며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했다는 것이 저희 류가장의 두 번째 비밀입니다. 제 머리가 그래서 하얗게 된 것입니다.”
“화, 화경···. 환골탈태!”
중원 팔왕들이 초절정 끝이라고 했으니, 청이 언니가 화경의 무인이라면 백도 무림의 가장 강한 무림인은 청이 언니.
자기의 입으로 자신이 중원무림 최강이라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청이 언니.
찻잔에서 냉기를 뿌리는 얼음꽃을 보니, 비연의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렇기에 비연은 다시 한번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했다.
“저, 비연 바, 반드시 비밀을 지킬 것이에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천천히 고개를 젓는 청이 언니.
청이 언니가 미미 언니와 영영 언니를 뒤로 무르게 하더니, 의자에 앉아있는 자신의 옆으로 다가와 몸을 낮춰 자신과 눈을 맞추었다.
그리고 비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알려도 좋아요.”
“네!? 알려도 좋다고요!?”
이런 중요한 사실을 알려도 좋다니.
비연이 청이 언니의 말에 당황할 때 믿기 힘든 이야기가 청이 언니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다른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버리는 패로 사용해도 좋다는 말입니다.”
“네!?”
무림 최고 고수가 청이 언니라는 말을 버리는 패로 사용하다니, 영영 언니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 조금 불안해지고.
그런 불안한 비연의 눈동자에 청이 언니의 입이 다시금 열리는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네가 원했으니 중간에 멈추지 않는다는 듯이.
“류가장의 세 번째 비밀. 이건 어차피 곧 알려질 테지만. 이번에 노공께서 동경에서 공을 쌓으셔서 국공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내년쯤 아마 제서가 내려고 올 것이라고 하더군요.”
“구, 국공!”
황실에 요리하러 갔다고 들었기는 했는데, 국공?
화들짝 놀라 청운님을 바라보자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는 청운님.
비연은 그 모습을 보며 아 역시 내가 반한 남자다 싶었다.
대단한 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국공?
자신도 국공의 첩실이 될 테니, 이건 도리어 좋은 비밀.
청운님 왠지 더 잘생기셔 보이는 것도 같고, 역시 자기의 남자 보는 눈은 확실하다는 자신감 까지.
“축하드립니다. 언니들! 축하드려요. 청운님! 대단하셔요.”
그렇게 비연이 기쁜 마음으로 모두를 축하하자 어깨에 느껴지는 힘.
청이 언니가 비연의 어깨를 꾹 내리 누리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기뻐하긴 일러요. 이게 류가장의 마지막 비밀. 이건 목숨을 다해서 지켜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또, 또 있어요?”
하나가 더 있다는 말에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청운님이 국공이 되었다는 사실처럼 좋은 비밀일 수도 있는 법.
비연이 마음을 붙잡고 결연한 눈빛으로 청이 언니의 푸른 눈을 마주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청이 언니의 목소리.
“노공의 어머니께서 천@#$의 분이십니다.”
“네?”
“천마#$의 분이시라고요.”
듣긴 했는데 머리까지 전달되지 않는 청이 언니의 목소리.
멍한 머리로 눈을 깜빡이자 영영 언니와 다른 언니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얘 놀랐네. 내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까. 그냥 이전처럼 지내자니까요. 그래도 기절하지 않은 것이 용하네요. 저는 그때 기절해서···.”
“저는 잘 몰라 그냥 비밀로 지키라고만 들었는데···.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요? 천마신@가?”
“무림에서는 놀랄 일이에요. 가련. 천마신교라는 말만 들어도.”
그리고 그제야 청이 언니가 한 말이 머릿속에 이해되기 시작했다.
‘노공의 어머니께서 천마신교의 분이십니다.’
“마! 마교!?”
그리고 그 사실에 놀라 눈을 부릅뜨자 언니들이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비연을 윽박질렀다.
“어허! 비연이, 마교라니! 천마신교!”
“그래요. 비연, 마교라뇨! 천마신교!”
“앞으로 마교라는 말은 금지에요!”
언니들의 이해가 안 되는 말과 행동들.
비연이 정신을 차리고 되물었다.
저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 청운님의 어머니라는 분이 높은 분 같았으니까.
-꿀꺽.
“처, 청운님의 어머니께서 어, 어떤 분이시기에?”
그러자 여태 침묵을 지키고 계시던 한쪽에서 청운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마신교 마혈대의 대주이자 삼장로(三長老) 혈화마녀 은소화(殷笑花). 그분이 내 어머니네.”
청운님의 미소와 함께.
비연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에···.”
그리고 하얗게 물드는 머릿속 역시 영영 언니구나 싶었다.
이런 큰일에 고작 머리가 아픈 정도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