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424)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425화(425/605)
사내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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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계단식으로 설치되어 있는 도자기 굽는 가마 뒤쪽.
내 뒤로 청이, 영영이, 미미가 차례대로 앞사람의 어깨에 머리를 올리고 몸을 숨겼다.
다 같이 청이가 제안한 웅후와 나의 내기의 결과를 보기 위해, 노인의 집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가마 반대편 등잔불의 불빛이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허름한 처소.
웅후가 처소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하, 할아버님!”
-끼이익.
곧이어 웅후의 목소리와 함께 오래된 나무 경첩에서 흔하게 들리는 몸서리쳐지게 하는 마찰음이 들려오고, 꼬장꼬장한 노인네의 목소리가 그 뒤를 따랐다.
“어, 그래 웅후더냐? 이 늦은 시진에 무슨 일이더냐? 응? 그리고 그건 무엇이더냐?”
등잔불을 등져 보이지 않는 노인의 얼굴.
웅후가 떨리는 목소리로 노인의 물음에 대답했다.
“야, 약속을, 사내들만의 약속을 지키려고 왔습니다.”
웅후의 대답은 비장했다.
자기가 만든 요리가 아니더라도 사나이 약속을 지킨다는 말에 떨리는 모양이었다.
“응? 약속?”
하지만 목소리를 들어보니, 웅후의 비장한 말에도 마치 처음 듣는다는 것 같은 반응.
그 목소리에 영영이가 어처구니없다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 노인 웅후 소협의 약속 기억도 못 하나 봐요. 가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구나.] [웅후 소협이 마음이 좋지 않겠어요.]웅후는 사나이들의 약속이라고, 자기 사랑하는 부인을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노인네가 기억도 못 하는 상황.
약간 떨리는 웅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 제가 약속드리지 않았습니까? 바, 반드시 할아버지께 인정받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하랑이가 제 배필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해드리겠다고···.”
웅후의 말에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제야 노인네가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
“하! 아···. 그랬지? 약속···. 그래. 그럼 이 늦은 시진에 찾아온 것이, 네가 만든 요리를 내게 보여주기 위해서란 말이구나? 손에 든 것은 그 요리겠고?”
“예, 할아버님.”
“그래, 그럼 안에 들어와 한번 내려놔 보거라.”
싸가지 없는 반응과는 다르게 순순히 요리의 맛을 봐주겠다는 노인.
웅후가 노인을 따라 처소 안으로 사라지고, 곧이어 접시를 내려두는 소리가 들려왔다.
-달그락.
그리고 잠시 후.
청이가 기감으로 살핀 방 안의 상황을 중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기감으로 살핀 방 안의 상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노공.] [알겠소.] [아! 지금 노인이 요리를 먹고 있습니다. 웅후 소협이 무척이나 긴장한 것 같습니다. 가슴이 막 뛰는 것이 느껴집니다.]인텔리한 아나운서 같은 청이의 목소리.
청이의 중계 끝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이걸 요리라 가져온 것이더냐?”
“예?”
노인의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이어 웅후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노인의 비하가 이어졌다.
“도자기란 말이다. 평생을 걸려 자기의 기술을 갈고 닦아도 죽기 전에 만족스러운 도자기를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는 일.
뭐 요리야 그리 심오한 것이 아니니. 뭐 이리 대충 모양이나 내서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네 실력을 갈고닦은 기간이 부족한데 좋은 요리가 나올 수 있겠느냐?
이런 모양만 낸 요리 말고 좀 그럴듯한 요리가 되려면 못해도 십 년은 연마해야 하지 않겠느냐? 다음에 요리를 가져오려거든 좀 더 연습해서 가져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에이 입맛만 버렸구나. 뭐 이런 것을 요리라고···.”
악평.
더군다나 맛이나 요리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그저 수련 기간이 부족하니 맛이 없다는 듯한 대답.
노인의 말대로라면 이 세상에 천재는 없을 것이고, 무조건 노력만 하면 누구나 장인이 되지 않겠나?
누가 봐도 억지 주장이라는 것을 알만한 상황.
그런데 노인의 말이 분명 웅후에게 한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에 분노가 타올랐다.
요리는 내 것이니까 말이다.
싸가지 없는 노인이 감히 내 요리를 평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아니, 그런데 저 늙은이가 생각해보니까 열받네.]그렇기에 노망난 노인과 드잡이질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가려고 하자, 덮쳐오는 아내들.
양팔과 다리에 매달린 아내들이 나를 제지하며 속삭였다.
[가가, 참으세요! 노인이 노망이 나서 그래요!] [나, 낭군님 웅후 소협이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하는 이야기잖아요.] [저 노인 너무 치졸해서 내 가서 혼 좀 내줘야겠소.] [가가, 그런데 가가가 질 것 같아요. 마치 노인네 팔뚝이 무림인 같았어요.]그렇게 가마 옆에서 넷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을 때 였다.
느껴지는 인기척.
어느새 다가온 웅후가 시커멓게 죽은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아···.] [음···.]다 같이 어색한 얼굴로 웅후를 바라보자 들려오는 침울한 웅후의 목소리.
녀석이 가마를 등지며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류 대인, 가시지요. 제가 내기에 진 것 같습니다. 정말 류대인 부인의 말씀 대로군요···.”
자기 여자에게 존경받는 사내가 되고 싶다는 것은, 모든 사내의 로망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런 성스러운 약속을 노인이 모욕했으니 기운이 빠지는 모양이었다.
치졸한 노인은 사나이끼리 한 약속의 중요성을 모르는 모양이지만, 그러나 비슷한 처지인 나는 웅후를 이해할 수 있었으니 녀석을 좀 위로해주기로 했다.
나도 청이 때문에 억만금 갚아야 할 때 비슷한 마음이었으니까 말이다.
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안다고 데릴사위 마음은 또 통합 데릴사위가 이는 것 아니겠나.
“너무 침울해하지 말게. 노인은 사내가 한 약속의 중요함을 모르는 사람이라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내 앞으로 자네의 요리를 봐줘. 자네의 처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요리사가 될 수 있도록 도울 테니까 말이야.
자네 진짜 목적은 노인 따위가 아니라. 아내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닌가?”
그러자 어둠속에서 웅후의 눈망울이 일렁거리며 녀석이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대인. 크흑.”
“그래, 그래.”
녀석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녀석을 잠시 달랜 후.
조금 떨어진 웅후의 집에 도착하자, 웅우가 조금 밝아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고개를 숙였다.
“제 어리숙한 눈을 뜨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가서 짐을 싸서 나오겠습니다.”
“그러게.”
그렇게 웅후가 안으로 뛰어 들어가자 안에서 들려오는 하랑이라는 여자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눈치껏 따라 나와야지! 얼른 짐 싸는 거 거들지 못해!?”
“아, 알겠소!”
“아니, 늦게 와놓고 왜 이렇게 웃기만 해! 아니, 왜 갑자기 안고 그래···.”
“그냥 고마워서 그렇소.”
“어멋···.”
땍땍거리는 여자의 목소리가 천천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변하고···.
그 부드러운 목소리가 갑자기 성격을 바꿔 끈적한 목소리로 변해 밖으로 흘러나왔다.
“웅후, 짐···. 조금 있다 쌀까?”
“아, 아니오. 지금 밖에···. 커흡.”
“괜찮아···.”
-훅.
바람 소리와 함께 어두워지는 방안.
저 모습을 보아하니, 웅후 녀석이 선을 넘은 것이 아니라.
선을 넘게 유도된 것은 아닐까 하는 조금 그런 의심이 조금씩 솟아올랐다.
아무래도 저런 심약한 바른생활 사나이 같은 녀석이, 속도위반 같은 큰 사고를 자의로 쳤을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동생으로 보이는 소저가 애를 업고, 허구한 날 저런다고 짜증을 내며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
「노인, 복주의 류청운이 노인의 손녀와 손녀사위를 데려가니 그렇게 아시오. 노인의 손녀 생각보다 대단하더라고. 후후···.」
일단 노인의 집 앞에 서찰을 한 통 써두고, 객잔의 주인에게 연리하 레시피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객잔 식당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요리의 연원을 써서 붙여두었다.
연씨와 리씨 부부의 금슬을 칭찬하며 복주의 류청운이라는 요리사가 만들어준 요리라 하는 것을 말이다.
여기가 이 마을 유일한 외식장소였으니, 노인네 술이라도 마시러 오면 열받으라고.
그렇게 요리사의 소심한 복수 장치들을 이곳저곳 마련해두고, 이번 여행의 최대 수확.
가마 기술자이며 가마구이 담당 하랑이 가족을 데리고 복주 류가 반점에 도착했다.
“여, 여기가 류가 반점!”
“이곳이 내가 일할 곳이구나.”
오 층짜리 전각에 압도되는 둘.
웅후는 바로 주방보조로 일을 시키기로 하고, 곧바로 가마 제작을 서둘렀다.
둘의 거처로는 우리 류가 반점 근처에 민가를 하나 사서 마련해주기로 하고 말이다.
“어르신, 반점의 입구 왼쪽에 말인가요?”
“그렇소. 거기에 두 개 정도 놓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미리 생각해둔 가마를 두는 장소는 우리 반점의 입구.
원래 전생에도 장작 구이집 같은 곳은, 입구에 가마를 두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고기를 보여줘 홍보로 사용했었기 때문이었다.
시각적 홍보 효과와 더불어 고소한 냄새가 주변으로 흘러나가면 또 그것이 바로 향기 마케팅.
그러니 우리 반점도 오리 가마를 입구 왼쪽에 두어, 고소한 오리 기름이 떨어져 타오르는 향을 사방으로 뿜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럼 혹시 생각해둔 모양은 있으신가요?”
“이런 모양이면 어떨까 하는데?”
아랑이의 물음에 전생에 수도없이 보았던 가마의 모습을 그려둔 종이를 내밀자, 아랑이가 가마의 모습을 한참 뜯어보다 대답했다.
“불을 가운데 때는 모양이군요? 모양은 조금 다듬어야겠습니다. 이러면 안쪽까지 열이 고루 전달되지 않을 것 같거든요. 또 굴뚝을 한번 꺾어주지 않으면, 겨울에는 냉기 때문에 가마 안 상단과 하단의 뜨거움이 달라 일정한 열기를 유지하기 힘들 것 같아요.
또 철문을 다는 모양인데, 철문도 두꺼운 것으로 해야겠어요. 얇으면 열 유지가 힘들거든요.”
“그렇소? 내 자세한 건 모르니 하랑에게 다 맡기겠소. 부디 잘 부탁하오.”
“알겠어요. 류 대인 맡겨만 주세요. 제가 반드시 훌륭한 가마를 만들어 보이겠어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고기를 구워내는 방식인 것 같으니, 장작의 불이 고기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벽돌을 두껍게 사용해 뜨거운 기운을 오래 보존하도록 만들어보겠습니다.”
확실히 전문가답게 종이에 그린 모양만 보고 디자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점을 내어놓는 하랑이.
그녀의 남편 웅후는 딱 주방 보조다운 실력이었지만, 그녀는 정말 잘 데려왔다 싶었다.
말만 들어봐도 그녀에 대한 신뢰감이 팍팍 솟아오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가마에 대한 피드백이 있고 가마 제작은 열흘 정도 걸렸는데, 근처 산에 가서 하랑이라는 여자가 원하는 흙을 퍼오고, 그 흙을 물에 가라앉혀 고운 흙으로 내리는 것을 시작으로.
벽돌을 그 흙을 시멘트 삼아 쌓아 올리고, 그것을 천천히 굳혀 불을 때 완전히 가마로 만드는 과정까지.
딱 열흘만의 가마 한 개가 완성되었다.
이글이글 열기를 뿜어내는 가마 앞에서 하랑이 이마에 땀을 훔치며 말했다.
“지금 뭔가를 넣으면 갈라질 수 있으니. 한번 가마가 완전히 식은 다음. 오리를 구워 보시지요.”
“식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소?”
“이틀이면 충분할 것이에요.”
“알겠소.”
하랑이의 설명에 이틀 후 오리를 준비해 모두에게 카오야 품평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저기···.”
들려오는 쭈뼛거리는 목소리.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자, 형님이 평소의 당당한 무림인 출신 모습이 아니라, 왠지 부끄러움 가득한 모습으로 하랑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이거···.”
부끄럼 가득한 형님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천 한 장.
아마도 불을 때느라 땀을 흘린 하랑이에게 건네는 것 같았는데···.
하랑이가 그것을 받아들자 형님 얼굴의 부끄러움은 바로 두 배가 되었다.
“아, 감사해요. 어르신.”
“아. 아닙니다. 하랑 소저. 아니, 연 부인.”
‘어라!?’
처음 보는 형님의 부끄러워하는 모습.
살짝 이거 불안감이 솟아올랐다.
‘우리 형님 목석같은 분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 아니, 그런데 유부녀는 좀 아닌데···.’
솔직히 우리 반점에서 내 아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자.
거기에 그 여자들이란 비연이 뽑아 보내준 기녀 출신 여자들이니 미색이 평균 이상이었다.
그렇기에 미미의 동생이나 가련이의 조카 같은 녀석들은 기녀 출신 하녀들에게 보통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지만 형님은 그런 여자들에게 여태껏 눈길조차 주지 않았기에, 혹시 그 단전을 폐할 때 남성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혼자 생각한 적도 있었던 것.
그런데 그런 형님이 갑자기 하랑이에게?
남녀 관계에 귀신같은 나였으니, 이거 아무래도 형님 앉혀두고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잘못해서 큰 사고 터지지 않게 말이다.
사내 연애는 조심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불륜이 될 수도 있다면 이거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 하는 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