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450)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451화(451/605)
한밤의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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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왕들이 하나둘씩 도착하고.
다음 날 해가 지고 찾아온 것은, 두 여인이었다.
술안주에 쓸 몇 가지 신선한 재료들을 정리하고 올라가려는데, 반점의 문을 두드린 두 분.
얼굴에 긴 칼자국과 허리에 대도를 찬 누님과 또 다른 누님이셨다.
‘저분들은?’
하인이 문을 열자, 죽립을 뒤집어쓰고 사방을 살피며 반점 안에 들어선 누님이,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하필 왜 성안에서 만나자고 한 거야. 관병 놈들이 얼굴 알아볼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던지. 그냥 우리 산채에서 만나자니까. 주인 어디 있냐?”
그녀의 말에, 그녀를 뒤따라 들어온, 긴 창을 등에 비켜 멘 여인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 애초에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으면, 관병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아니, 내가 관병을 두려워하겠냐? 혹시나 잘못해서 죽이게 될까 봐 그러지?”
“관병을 죽이다뇨! 제가 옆에서 그 꼴을 두고 볼 것 같습니까?”
한 명은 약간 껄렁껄렁한 누님이라면, 한 명은 안경이 어울릴 것 같은 비서 타입의 누님.
얼른 달려가 공손히 포권 했다.
사십 대 누님이라는데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시는 누님들이셨지만, 딱 봐도 도와 창을 멘 것이, 저들이 도왕과 창왕일 테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도왕(刀王), 창왕(槍王) 두 분. 제가 이, 류가 반점의 주인 류청운입니다.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러자 두 누님 중 도왕으로 보이는 누님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여기 주인이라고? 늙은이들 사위라고 해서 나이 많은 사람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젊구나? 나 도왕 육소유라고 한다. 그냥 육 누나라고 불러. 늙은이들 사위면 뭐 나한테는 동생이지.”
“또 또. 아무한테나. 아, 여기 주인이라니 반갑군요. 창왕이라는 거창한 별호로 불리고 있는 양예지라고 해요. 이렇게 좋은 곳을 빌려주셔서 감사하군요.”
한 명은 산적의 수괴이고 한 명은 관부 무가의 딸이라고 했는데, 의외로 아닌 것 같으면서도 친해 보이는 모습.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어울리는 조합에 의아함을 느끼며, 하인들에게 다른 팔왕들께 두 분의 도착을 알리라 전했다.
“삼 층의 다른 분들께 두 분이 도착하셨다 알리거라.”
“예. 청운님.”
각자의 객실도 아니고, 삼 층에 도착 사실을 알리라고 한 것은, 미리 도착하신 분들이 매일 술판을 벌이고 계시기 때문.
어떤 날은 술판이 밤새 벌어져, 정화를 따라온 두 요리사 중 하나가 번갈아 가며 당번을 서며 요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늦은 시간까지 해산물을 다듬고 있던 이유이기도 했고.
“그나저나 동생, 오늘 장사 끝난 것 같은데, 혹시 뭣 좀 먹을 수 있나?”
호형호제를 허락하지 않은 것 같은데, 배고픈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물어오는 도왕.
도왕의 물음에 영업인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삼 층에 합석하시면 요리를 내가라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오랜만에 노친네들 얼굴이나 볼까? 노괴들 관짝에 들어갈 날이 얼마나 남았으려나···.”
“어르신들께 그 무슨 실례되는 말씀입니까?”
“뭐 어때서 면전에서 그런 것도 아닌데.”
“어차피 면전에서도 그리도 할 것이잖아요?”
“에이. 괜찮다니까?”
투덕거리며 나를 따라 삼 층으로 향하는 둘.
이미 삼 층 룸의 문이 열려있었는데.
둘이 안으로 들어서자, 다른 팔왕들이 반가운 표정으로 둘을 맞았다.
“이게 누구야. 도왕, 창왕 아닌가?”
“냄새나는 사내와 늙은이들밖에 없는 방에, 아리따운 여인 둘이 들어오니 술맛 좀 나겠군! 어서들 들어오게. 이게 몇 년 만인가?”
“어휴 늙은이 냄새. 늙은이들 잘 있었수?”
“양예지가 무림의 선배님들을 뵈어요.”
“크하하. 도왕은 여전하구먼?”
“그러게나 말이야. 저 입담은 여전해. 창왕도 여전하고. 그래, 자 다들 앉지. 저녁들은 먹었나?”
“그렇지 않아도 배고파 죽겠수. 아니 왜 하필이면 이 먼 데서 모이자고···.”
자기들끼리 이야기가 이어지기에, 도왕과 창왕이 먹을 음식이나 준비해야겠다 생각하며 자리를 뜨려 하자, 뒤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위.”
검왕 장인의 목소리였다.
“예, 장인어른.”
“뭐 좀 일찍 모이긴 했는데, 장의문에 사람을 보내 약왕 어른 좀 불러다 주겠나?”
“이 밤중에 말입니까?”
“그럼, 사람 다 모였으니 시작해야지.”
장인의 부름에 얼른 뒤돌아 고개를 숙이자 들려온 이야기는, 갑자기 뭔가를 시작한다는 말.
거기에 약왕까지 불러달라는 이야기.
그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하자, 장인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뭐긴 뭐겠나. 우리 연회지.”
갑자기 이 오밤중에 연회를 시작하겠다는 말.
당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뭐 전생으로 치면 아홉 시 정도밖에 안 된 시간이긴 했지만, 여기서는 한밤중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원래 이 시대는 해가 지면 잠자는 것이 보통인 것.
동경이야 불야성(不夜城)이라 해서 밤새 등불을 켜두고 노는 사람이 많지만 말이다.
“이, 오밤중에 말입니까?”
그러자 다른 팔왕들이 나를 바라보더니 당연하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가 이리 다 모였으니 시작이지.”
“분명 사흘 후라고?”
“그거야 그냥 그때쯤이라는 것이고, 일단 모였으니 시작이네.”
“그럼. 뭐 모이면 시작이지. 아니 그런가?”
아, 이거 생각해보니 이 손님들은 그러니까 중원 전국구 조폭 연합회 대가리들.
더군다나 팔왕이라는 거창한 별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 한마디에 죽으라면 죽을 사람이 줄을 서 있는 상태.
항상 지시와 명령 그리고 왕으로 떠받들어지던 사람들이니, 쌍 마이웨이인 모양이었다.
모두 모였으니 일단 시작. 아 몰라 아무튼 시작.
내가 시작한다는데 어쩔 건데?
뭐 그런 느낌이랄까?
‘맙소사.’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사정을 봐준다는 정도.
장인 두 분에 처조부까지 계시니, 세분이 내 사정을 봐주시는 것이다.
“청운아, 여긴 걱정 말거라.”
“그래, 독왕 어른 말대로 신경 쓰지 말게. 사위. 그냥 음식은 어제와 같이 준비해서 주면 되니까.”
“그럼, 자네는 좀 있다 가련이랑 와서 정식으로 인사나 한번 하게. 범인들은 자야지. 피곤해서 안 되지. 아, 사위. 연회 요리를 준비하는 것 같던데. 그건 그냥 내일 아무 때나 내게.”
“아, 알겠습니다. 어르신들.”
어제 같은 요리가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지도 모르면서, 어제 같은 요리를 준비해달라는 이야기.
일단 VIP 손님에 금두꺼비도 받았으니, 어쩌겠나 해달라면 해줘야지.
그렇게 막 인사를 하고 돌아 나오려던 때였다.
이 모임을 주최한 전대 투왕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불러세웠다.
“그나저나 자네. 우리 여덟을 위한 ‘특별한 요리’를 준비했다면서?”
“우리 여덟을 위한 요리?”
“저희 여덟을 위한 요리 말인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사위 그런 걸 준비했었나?”
“아니, 그건 또 어디서···.”
내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답하자, 투왕이 미미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말했다.
“사부님, 저희 낭군님이 만든 요리 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이번에 여덟 분을 위한 대단한 요리를 만들어 올린다고 하셨거든요. 저희 낭군님의 대단함 한번 느껴보시라고요. 이 미미가 왜 그분을 선택했는지 단번에 알게 되실 테니까.”
아마 미미가 전대 투왕에게 자랑을 한 모양이었다.
“아무튼. 혹시 지금 그게 되면 그거나 먹어볼 수 있겠나?”
이미 다 같이 나를 기대하는 눈빛으로 보면서 의향을 묻는 일곱의 팔왕.
관으로 가면 황제가, 무림으로 가면 팔왕이 떡 버티고 있는 망할 세상.
국공이 되면 뭘 하나? 모시는 분들이 더 높은 분들인데, 어딜 가나 나는 누군가의 아래라는 사실에 한숨만 나왔고, 일단 재료는 반점에 모두 준비되어 있으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리 오래 걸리는 요리가 아니니, 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그럼, 기다리고, 말고.”
“그래, 우리는 여기 이 안주들과 술 한잔하고 있을 테니 천천히 만들어 오게.”
“알겠습니다.”
일단 삼 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요리사에게, 있는 재료로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요리들을 만들어 올리라 지시했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불침번을 서려는 하인에게 부탁했다.
“부엌에 등잔을 밝혀주겠느냐? 그리고 형님과 정화, 식모 방에 들러 손님들이 연회를 이 밤중에 시작하려 한다고 알려주거라. 다 내려올 필요는 없는데, 내가 준비한 요리 만드는 것 보고 싶으면 내려오라고 전하고.
아, 부인들에게도 귀띔해주고. 장의문에도 사람을 하나 보내 약왕 어르신께 다른분들이 모두 도착했음을 알리게.”
“예, 류대인.”
어차피 한번은 다시 만들 테지만, 또 이야기해주지 않고 혼자 만들었다면 서운해할 터.
다른 사람들을 모두 불러 내리라 한 후, 하인이 등잔을 밝히는 것을 잠시 기다렸다 부엌에 들어서, 바로 요리를 시작했다.
항상 우육면의 국물을 삶고 있기에 타고 있는 불씨를 옮겨 화구에 불을 올리고, 윅에 기름을 가득 채워 튀김을 준비했다.
그리고 저녁에 혹시 몰라 사두었던 돼지고기를 꺼냈다.
부위는 지방이 없는 돼지의 뒷다릿살.
칼 두 자루를 잡고 먼저 돼지의 뒷다릿살을 다지는 과정부터 시작했다.
-타다닥! 타다닥!
박자를 맞춰 얇게 자른 고기를 다지는 말(末).
경쾌한 박자에 맞춰 돼지고기가 잘게 다져지기 시작했다.
다지는 양은 돼지 한 마리의 다리 한 개 전부.
합하면 큰 수박만 한 양이 되는 돼지 다리를, 손을 서둘러 다졌다.
“이 밤중에 대체 무슨 일인가? 지금 요리를 만든다고?”
열심히 돼지고기를 다지는데,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가장 먼저 내려오신 형님의 황당해하는 얼굴.
어색한 표정으로 웃자, 형님이 팔을 걷어붙이고 옆에 자리를 잡았다.
“팔왕 어르신들이 여간 제멋대로 아닌가 보군.”
“다 만들 필요는 없고, 제가 준비하던 요리 하나만 부탁하시는데 거절할 수가 있어야지요.”
“그러면 뭘 거들면 되겠나?”
“일단 이 돼지고기를 다져야 하니 그걸 같이 좀 해주시겠습니까?”
“내 그리하지. 아버님은 그걸 말리시지 않고 옆에서 뭘 하시는지···.”
-탁탁탁. 탁탁탁.
-타타닥. 탁탁.
투덜거리는 형님과 둘이 박자를 맞춰, 다시 돼지고기를 다질 때였다.
“류대인, 이 밤중에 무슨 일인가요?”
“연회를 지금 한다고요?”
정화와 식모가 형님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얼굴로 부엌으로 들어서 이해가 안 된다는 투로 물러왔다.
화장이 지워져서 그런지 누군지 알아볼 수 없는 얼굴로 말이다.
“뭐 어르신들이 그리하신다니 어쩌겠소. 식모는 간단한 요리 몇 가지 만들어 올리고, 정화는 이쪽을 좀 도와주시오.”
“알겠습니다. 청운님.”
“그러지요. 점주님.”
정화에게는 내가 아까 준비해 둔 선패(扇贝 가리비), 생하(生鰕 새우), 해삼(海蔘), 우어(魷魚 오징어)、방(蚌 홍합과의 조개)를 물에 대처 썰어달라 부탁하고, 죽순, 청경채, 향고(표고버섯) 또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게 준비해달라 부탁했다.
그리고 형님이 돼지고기 다지기의 막바지를 돌입하는 사이, 탕수육에 쓰려고 만들어 두었던 전분과 오리알을 꺼내 가져왔다.
형님에게 넘겨받은 다진 돼지고기에 약간의 소금 간과 후추를 넣고, 거기에 전분과 오리알을 깨 넣고 섞기.
다진 돼지고기에 점도가 생기고, 찐득한 반죽이 큰 덩어리가 되어 하나로 뭉쳐졌다.
여기에 생강과 마늘을 다져 넣고 다시 한번 치대 반죽을 완성하자,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그럼, 어떤 모양으로 빚어서 튀기면 되는가? 기름을 올려둔 것을 보니 튀김 같은데.”
이제 온도를 올리고 있는 기름과 반죽만 봐도 대충 감을 때리시는 형님.
반죽을 오목한 그릇에 담아 살살 굴리다가 형님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이렇게 튀길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고기 반죽을 곧바로 튀김 솥에 집어넣었다.
-풍!
-촤아아아아아아아!
풍 하는 소리를 내며 솥으로 빠져드는 반죽.
곧이어 돼지고기가 튀겨지는 고소한 향이 부엌 가득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전분과 마늘, 생강과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아주 고소하고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말이다.
“그, 그걸 한 번에!?”
그렇게 거대한 수박 알만한 돼지고기 반죽이 기름 속으로 쏙 빠지자, 깜짝 놀라는 형님.
형님의 반응에, 옆에서 정화와 식모도 눈을 크게 뜨고 물어왔다.
“청운님, 이, 이게 대체 무슨 음식이죠?”
“이렇게 크면 속까지 골고루 익히지 못할 텐데요?”
뜨거운 기름 속에서 익혀지는 거대한 고깃덩어리에 부엌은 경악과 놀람의 도가니.
‘역시 모든 것은 계획대로.’
예상대로 임팩트 있는 메인요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