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476)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477화(477/605)
주거니 받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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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 청룡전 내부.
맹주를 가운데로 두고 양쪽으로 나눠진 탁자들.
그 탁자에 각파와 세가의 어른들이 양쪽으로 나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들이 앉은 탁자 뒤에 각파의 제자들이 시립하고 있었다.
그 숫자만 해도 상당한 인원.
“우선 발고 문제부터 다루겠소. 점창파의 장문인 나서 왜 발고했는지 한번 말씀해보시오.”
고소인의 발언으로 시작된 무림 재판.
맹주의 옆자리, 자리에서 일어난 무림맹의 군사가 다시 좌중을 향해 외치자, 아까 기죽은 모습으로 자리를 떴던 점창파의 장문인이 언제 기가 죽었냐는 얼굴로 좌중을 향해 말했다.
자기 편이 있어서 그런지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말이다.
“감사합니다. 군사.
점창의 장문인 노청풍 이외다. 내 이리 무림의 동도들을 불러 모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평화로운 무림에 이십 년 전 새외혈사를 일으켰던 새외무림의 무리를 끌어들이려는 자가 있기 때문이외다.
누군지 다들 아시겠지만, 그렇소! 모두 아시다시피 류가장의 류청운이라는 자요!
아직 새외혈사를 겪은 무림 동도들의 고통 어린 신음이 채 가지시지 않았는데, 요녀를 중원으로 들이다니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남만야수궁과 직접적인 은원관계를 가진 우리 점창의 체면을 무시하는 행위요!
그렇기에 우리 점창의 원한을 풀기 위해. 요녀를 우리 점창에게 내어주고, 류가장주 류청운에게 무림의 법도에 맞는 지엄한 처벌을 원하오!”
‘식상하다. 식상해.’
점창파의 장문인이 침을 튀기며 분노한 목소리로 외쳤지만, 뭐 생각했던 정도의 멘트.
구대문파나 다른 세가들의 어른들도 알고 있는 내용이니 다들 별 반응이 없었다.
나처럼 다들 식상하다고 느끼시는 모양.
그리고 이어지는 군사의 말.
“잘 들었소이다. 그럼 류가장주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겠소. 류가장주 나와서 이야기해주시오.”
군사의 호출에 제갈 장인 뒤에 서 있다가 앞으로 나섰다.
약간 두근거리는 감정으로 말이다.
전생에 법정 드라마 같은 것 많이 봤는데, 내가 그런 자리에 서니 은근히 두근거렸기 때문이었다.
포형님의 공당에서 열렸던 재판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으니까.
‘여기서는 역시 이런 멘트겠지?’
일단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멘트를 정리해 좌중을 향해 포권하며 말했다.
법정 드라마에서는 이런 멘트가 국룰이니까 말이다.
“존경하는 무림 맹주님, 그리고 친애하는 구대문파와 세가의 가주님들. 저 류청운은 지금 이 자리에 아주 슬픈 마음으로 서 있습니다.
왜 슬프냐? 무엇이 슬프냐!?
제가 죄인이기 때문에? 아닙니다.
제가 슬픈 이유. 그것은 점창파가 파렴치하게도 제 부인을 내어놓으라 하기 때문입니다!”
“뭐라 파렴치(破廉恥)!? 파렴치라니!”
이제 말 시작했는데, 내 발언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삿대질하는 점창의 문주.
뒤에 그의 제자들도 분노한 표정으로 나를 쏘아봤다.
파렴치하다는 말이 듣기 거북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와이프 내어놓으라는 놈들이 제정신은 아닌데 어쩌겠는가?
파렴치 외에는 그걸 설명할 단어가 없는데.
그러나 발언이 좀 센 모양인지 군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탁했다.
“류가장주 말씀을 좀 가려서 해주시겠소? 류가장주가 어떤 마음인지는 알지만, 점창파를 자극하는 말씀은 좀 삼가해주시오. 여기 말싸움을 하러 온 것은 아니지 않소이까.”
“알겠습니다. 군사님. 그럼, 파렴치가 아니고 불의(不義) 한으로 바꾸겠습니다.”
“크흠···. 그, 그러시오.”
내 바뀐 멘트에 군사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열받기는 다 비슷한 말이니까 말이다.
“군사! 그걸 허락한다는 말이오!?”
그렇기에 점창의 문주가 다시 군사를 향해 소리쳤지만, 군사가 그의 말을 단칼에 자르며 대꾸했다.
“점창의 문주. 자신의 차례에 이야기하시오. 좀 전에는 너무 과한 말이다 싶어 제가 중재했으나 부인을 내어달라는 요구에 당연히 그리 생각할 수도 있는 법. 항의는 여기까지 받겠소. 그리고 앞으로 발언권이 없을 때 나서는 것을 금하겠소.
여긴 무림맹. 다들 무림맹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맹세하지 않았소이까?”
“큭!”
군사의 단호박 같은 멘트에 슬쩍 눈빛으로 고맙다는 감정을 실어 보냈다.
무림맹의 군사가 나에게 호의적인 이유.
그것은 그도 나의 꽌시이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웬 무림맹 군사 꽌시인가 싶지만.
무협에 무림맹이 등장하고 군사라는 직책이 있다면, 그 무림맹의 군사는 과연 누가 보겠는가?
그래, 딱 두 가문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제갈 아니면 사마.
무림맹 군사라는 자리는 우리 제갈가문 아니면, 역적 집안 사마 가문이 돌아가면서 해 먹는 꿀 같은 자리니까 말이다.
중원의 브레인 두 가문이 있으니 다른 가문은 꿈도 꿀 수 없는 자리인 것.
감히 누가 제갈 사마 양대 산맥을 넘어 군사 자리를 꿈꾸겠는가?
그건 정말 허황한 꿈.
그래서 그럼, 지금 저 군사는 누구냐?
우리 제갈 가문의 윗대는 장인어른과 그 형제 제갈각 숙부님 두 분.
한 분은 가문을 지켜야 하고 한 분은 관에 진출했으니, 무림맹 군사를 할 수 없었다.
그럼 남은 것은 누구?
그래, 저 사람은 바로 사마곽.
사마결의 숙부인 것이었다.
그러니 그가 은근히 내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
내가 조카의 절친이니까 말이다.
‘꽌시 뭐 다 그런 것 아니겠어? 한 다리 건너 한 다리.’
내 고맙다는 눈빛에 화답하듯 눈썹을 꿈틀하는 그의 표정을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
“아, 어디까지 했지. 아, 그렇지. 그것은 점창파가 불의하게도 제 부인을 내어놓으라 하기 때문입니다!
본디 무림인이라도 대 송의 법도를 따르는 중원인.
대 송은 유교를 나라의 근본으로 두는데, 어찌 부인을 내어달라는 요구에 순순히 응할 수 있겠소이까!
그리고 제가 부인을 얻은 것은 범인의 사사로운 집안일.
더군다나 저는 무림인도 아니니 점창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없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 고개를 주억거리는 우리 측 사람들.
내 말이 틀린 것이 없으니 다들 틀린 것이 없다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각자 발언이 끝나자 좌중을 향해 말씀하시는 군사.
“다들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이오. 이에 혹시 의견들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하셔도 좋소.”
‘요건 좀 다르군.’
전생과는 약간 다른 재판 진행이었다.
뭔가 공방이 이어지리라고 생각했으나 점창이나 우리가 아니라 다른 구대문파나 세가들에게 발언권을 주는 특이한 진행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자 군사의 말에 푸른 도복을 입은 도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물었다.
“청성파(靑城派)의 청진이라 하오. 류가장주에게 궁금한 것이 있소.”
청진이라는 사람은 청성파의 장로인 모양이었는데, 예상외의 질문에 독왕 처조부를 바라보자 그의 전음이 들려왔다.
[이런 이야기는 없었는데···.]청성은 독왕 처조부의 본가인 사천 당가가 위치한 사천에 있는 문파.
독왕 처조부께서 친분이 있어, 재판 전에 이미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조용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질문이라니.
청성도 우리의 편을 들지는 않아도 관망하기로 했는데, 이상한 일이라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저, 류청운 청성의 장로께서 물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할 것입니다.”
“아, 다른 것이 아니라. 이해가 안 돼서 말이오.
아까 송의 근본 유교 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내 분명 류가장주의 혼례식에 참석했었단 말이지?”
“제, 혼례식에 말입니까?”
혼례식이라는 말에 스치는 불안감.
역시나 그의 입에서 내가 예상했던 말이 들려왔다.
“그렇소. 제갈 가주의 딸과.”
아뿔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 그냥 넘어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청성파의 장로.
가만히만 있어도 중간을 가는데, 난데없는 디스라니.
“내 분명 류가장주의 처는 제갈가의 딸이라 알고 있는데, 야수궁주의 딸이라니. 송에서는 오직 한 명의 부인만을 허락하지 않소?
내 류가장주에게 다른 감정은 없으나 뭔가 이해가 안 된달까?”
“그, 그것이···.”
아직 국공 발령이 나지 않은 상태였기에 대답할 말이 궁색했다.
국공 진 상태긴 했는데 발령은 못 받아 국법을 어기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이 사람 많은 곳에서 국공 진이라고 까발릴 수는 없는 일.
“내 저럴 줄 알았소! 저 보시오! 정작 국법을 어긴 파렴치한 자는 저자가 아닌가!”
점창의 장문인이 삿대질하면서 반색하고, 장내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창의 문주와 청성의 장로가 시선을 주고받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청성은 저쪽에 서기로 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이건 점창의 공세.
“어허, 유교의 예로 부인은 하나인데. 어찌···.”
“이러면 점창파의···.”
‘하, 이걸로 공격하시겠다? 그래도 뭐 전부 계산 안이지.’
살짝 당황하긴 했으나 혹시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상태.
고개를 돌리자 나와 눈이 마주친 검왕 장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청성의 청진 장로 그건 내가 대답하리다.”
“검왕께서 말입니까?”
“그렇소. 내 ‘체면’ 아니, 우리 체면이 걸린 일이니까 말이지.”
“우리 체면?”
“그래, 우리 체면 말이야.”
권왕 장인이 나서 체면 이야기를 꺼내자 조용해진 장내.
권왕 장인이 태연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나와 독왕, 권왕 그리고 제갈가의 가주와, 모용가주 다섯은 집안 여식을 청운이에게 주기로 했지.”
“청운이라면!? 류가장주 말입니까!?”
“그렇소.”
검왕 장인의 폭탄 발언에 웅성거리는 장내.
웅성거리는 소리가 끝도 없이 이어지자 군사가 네모난 경당목(驚堂木)을 후려쳤다.
-탕!
“조용!”
그리고 이어지는 청진 장로의 물음.
“그럼, 한 명도 아니고 부인이 다섯 아니, 여섯이라는 말입니까!?”
“그렇소.”
“그, 그건···.”
장내의 혼례를 못 올리는 도인들이 나를 사회의 악이자 쓰레기를 보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자기들은 하나도 얻지 못하는데, 내 부인이 여섯이나 있다는 말에 분노가 치미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저마다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유교의 예 같은 소리를 늘어놓더니 여섯 부인이라니!”
“정말 그의 말대로 파렴치한 자가 아니오!”
“여섯이라니 무슨 황제도 아니고···.”
-쾅!
그 말에 검왕 장인이 손바닥으로 탁자를 후려치며 말씀하셨다.
“사위는 죄가 없으니 불만 있는 자는 내게 말하라!”
그러자 되묻는 청진이라는 장로.
“검왕, 송에서는 부인을 하나만 허락하는데, 어찌 죄가 없다고 하겠습니까?”
그 말에 검왕 장인이 싸늘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우리 다섯 가문과 팔왕의 딸과 손녀들이 한 사내에게 혼례를 올리는데, 송에서는 부인을 하나만을 허락하는 상태. 그럼 다른 넷은 첩이 되어야 하는데. 그걸 우리 다섯 중 누가 용납하겠는가!?
사위가 싫다 하더라도 모두 부인이어야 하는 법!
불만 있는 놈은 나와 권왕 독왕에게 직접 말하라!”
그러니까 검왕 장인의 말은, 다섯의 딸과 손녀 중 누군가는 첩인 것은 당연히 알지만, 체면상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우리끼리 부인으로 부르기로 했으니 불만 있는 놈은 나오라는 이야기.
‘이해 안 돼? 이해 안 되면 나와. 이해시켜줄게.’
강제 이해 주입을 해주겠다는 말에 청진 장로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그런 이유셨구려. 저는 이제 아주 이해가 잘 된 느낌입니다. 아무렴. 팔왕 어르신의 딸과 손녀이자 다섯 세가의 딸들이라면 첩으로 부를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검왕 장인이 점창의 장문인 쪽을 바라보며 불만 있냐는 표정을 짓자, 그가 반색했던 조금 전과는 다르게 획 고개를 돌렸다.
군사 꽌시로 한방 먹여주었더니, 약점을 잡아 비틀려는 시도.
주거니 받거니.
재판이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