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570)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571화(57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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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화 유희(遊戲)
“가가!?”
“낭군님!?”
“노공!?”
아내들의 부름과 함께 뜨끈해지는 뒤통수.
아내들의 강렬한 시선이 뒤통수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그뿐인가?
아내들을 제외하고도 천마와 나를 뺀 어머니와 옥소교의 입에서도 놀라고 분노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처, 청운아, 그게 무슨 말인가요? 성화께 이, 이모라니.”
“저놈이 감히 방자하게 성화의 입맛을 한번 만족시켰다 하여 무슨 망발을!”
난데없이 내가 천마에게 이모가 되어달라고 했으니 놀랄 수밖에.
하지만 소란은 이내 잦아들었다.
천마가 손을 슬쩍 들어 다른 이들의 시선을 모은 후,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느낌의 말투로 말했으니까.
“나와 그가 이야기 중이다. 그리고 너희들도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자 삽시간에 정리되는 분위기.
조용해진 정자에서 천마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내가 생각하는 이모라면 네 어미의 여자 형제를 말하는 것인데, 그 말이 맞더냐?”
“예, 천마님.”
“무슨 뜻으로 한 말이지?”
태연한 목소리로 묻고 있었지만, 눈빛에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이 비치는 느낌.
미소를 지으며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아내들은 놀라서 가슴을 졸이고 있었지만, 내가 생각한 이 방법이 가장 좋았으니까 말이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어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니, 천마께서 이곳 복주를 찾은 이유가 저를 보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제 요리도 먹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보고 싶어서라고.”
“그래, 여러모로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예, 조금 놀라긴 했지만, 마침 제가 혼례를 앞두고 있는지라. 경사스러운 잔치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시는 것은 저에게도 기쁜 일. 그렇기에 천마님을 제 혼례에 손님으로 맞는다 그리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래, 기억한다.”
“예. 헌데 약간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말입니다.”
“걱정?”
“예.”
“계속 이야기해보도록.”
내 걱정된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천마.
천마의 금안을 마주한 채 말을 이었다.
“천마님을 모시기로 했으나 걱정이 되는 이유는.
제 처가들의 가문이 가문인지라. 오실 손님들은 아마도 구대문파의 문주 또는 장로 그 외에 무림맹과 무림의 어른들.
허니 무림의 어른들과 천마께서 한자리에 하시게 된다면 혼례식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혼례의 주인으로 손님들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일.
그렇기에 정말 제 이모님이 되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제 손님으로 머무시는 시간만큼은 어머니의 형제인 이모님이 되어달라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경사스러운 날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까 그런 것이니, 부디 제 부탁을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내들이 갑자기 천마에게 이모가 되어달라고 말했다고 놀란 모양이어지만, 다 나도 생각이 있었다.
어머니가 혼례에 참석하려면 복주로 가셔야 할 테고, 그러자면 상사인 천마도 초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우리가 천마를 데려가지 않으려 하면 할수록 재미있을 것 같다며 참석한다고 할 수도 있기에 그렇기에 나도 이미 천마를 초대한 상태.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문제가 심각했다.
결국 양대 무림의 거두들이 한자리에 하게 된다는 것인데, 천마 성격에 신분을 숨길 것 같지는 않고.
첫 만남의 자리에서 ‘나 천마다.’ 한마디 해버리면 바로 내 혼례는 풍비박산이 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피의 결혼식이 될 것이 분명했던 것.
백도 무림의 깡통들에게도 내 혼례식이니 참아달라고 한다고 그걸 참겠는가?
대답 대신 검이 뽑힐 것은 당연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고수인 천마가 자기 실력과 신분을 숨기는 것만이 내 혼례가 부드럽게 진행될 방법이었던 것이었다.
현경의 고수이니 범인으로 위장할 수도 있을 테니까.
‘이거 엄청나게 고민한 거라고.’
내 말이 끝나자 천마가 소반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 경사스러운 혼례에 피를 볼 사람이라 생각되었던가?”
뭔가 탐탁지 않다는 반응.
얼른 그녀의 물음에 대꾸했다.
기분이 나쁘다는 기색이 역력했으니까 말이다.
“그, 그럴 리가요. 며칠 모시지는 않았지만, 그러지 않을 분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안다?”
“예, 힘을 드러내실 때도 저 같은 범인에게는 그 힘이 미치지 않게 하시는 데다가 옥장로께서 명을 어길 때도 귀찮아하실지언정 진심으로 벌하지 않으시니까요.
더군다나 이건 천마님이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까 봐 그러는 것이 아니라. 무림의 다른 어르신들 때문입니다.
괜히 천마가 나타났다 하여 불나방처럼 달려드실까 봐···.”
“불나방?”
“예, 나방이 자기 몸이 불타는지도 모르고 불길에 달려드는 것처럼···.”
그러자 천마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내 표현이 중원 무림의 오대세가 데릴사위인 내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되었던 모양이었다.
“너는 이 내가 그 누구와 싸워도 당연히 지지 않으리라 생각하는구나? 어째서지? 비록 무공을 익히지는 않았다지만 너도 중원 무림의 사람.
내 무위를 보았어도 다른 모두가 모인다면 당연히 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법도 한데?
네 의념은 정말 한 점도 그것을 의심하고 있지 않으니 당황스러울 정도군.”
왜긴 왜겠는가?
보통 무협 설정에는 로우파워가 있고 하이파워가있다.
로우파워란 대부분 무림인의 경지가 낮고, 초절정도 무림에 하나둘 정도만이 등장하는 설정으로 팔왕이신 장인들 급만 되어도 중원 무림의 절대자가 되는 설정.
시장바닥에서 흑도 무뢰배들과 드잡이질하고 나려타곤이 난무하는 것이 바로 이 로우파워 무협의 세계.
반면 하이파워는 무림에 청이가 도달한 화경(化境)이 즐비하고, 천마가 도달한 현경(玄境) 또한 즐비하게 등장하는 설정으로, 반로환동한 고수가 발에 채며 팔왕이신 장인들 급의 고수인 초절정이 현경 고수의 딱까리를 하는 그런 설정이라 할 수 있다.
반로환동한 어린애가 늙은 고수들에게 ‘하, 라떼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를 외치는 그런 설정 말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있는 이 시대의 설정은 아마도 로우파워에서 하이파워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보이는 상태.
그도 그럴 것이 중원 최고의 고수였던 팔왕 장인들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혜성처럼 화경에 오른 청이가 등장한 데다가 현경에 오른 천마까지 등장했으니까 말이다.
하나둘 현경, 화경이 등장하고 그들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다른 이들도 자극받아 수련에 매진해 하이파워에 도달하게 되는 그런 중간 과정쯤의 느낌으로 보였던 것.
하지만 현경이 뭐 딱지치기로 따는 것도 아니고, 현경이 등장했다고 우후죽순으로 환골탈태를 마친 고수들이 막 등장하고, 또 그 위의 경지를 막 넘어서겠는가?
그러니 당분간 흑도, 백도, 중원 새외를 통틀어 최고 고수는 천마.
세계관 최강자이니 질 리가 없었던 것.
청이가 천마에게 자극받아서 수련해 매진해 현경에 오른다 해도 이미 먼저 현경에 도달한 천마의 우위는 변하지 않을 터였기에 당분간 그녀는 절대 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었다.
아무리 쩌리급이 많아도 천마 앞에서는 순살이 될 뿐이니까 말이다.
천마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천하제일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무공수위를 지니셨으니까요. 제 처가 다음 경지에 들어선다면 어찌 상대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그러자 내 대답에 두 눈이 동그랗게 된 천마가 잠시 후 어깨를 들썩거리더니, 고개까지 젖히며 크게 웃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천마의 감정 중 가장 격한 반응.
“천하제일인이라···. 아하하하하. 내 너 때문에 여러 번 웃게 되는구나. 중원인인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정말 한치도 그리 생각한다고 의심하지 않는 것이 더 재미있구나. 그래, 네, 처 같은 고수가 여섯은 되어야 최소한 나와 동수를 이룰 것이다.”
한참 웃음을 참지 못하고 즐거워 하던 천마가 청이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하지만 네 말에 네 처가 서운해하겠구나.”
천마는 내 말에 청이가 서운할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천하 제일인이었다가 천마 나오면서 타이틀 빼앗겨 버렸으니 서운하지 않겠냐는 물음이었으니까.
하지만 청이는 애초에 무공의 수위나 천하제일인 같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아이.
천마의 그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제 처는 무공의 고강함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저와 아이를 낳고 평범하면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있으니 괘념치 않을 것입니다.”
대답을 마치고 청이를 바라보자 내게 미소를 지어주는 청이.
-톡톡.
내 대답이 끝나자 천마가 앞에 놓은 소반을 다시금 두드렸다.
그리고 잠시 후 내키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다.
“내 분명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지만, 이 내가 신분을 숨겨야 한다니 흐음···. 거짓이나 남을 속이는 것은 약자들이나 하는 것인데···.”
강한 자신이 신분까지 속여야 한다니 거부감이 드는 모양.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다? 분명 나에게 네 이모인 척해달라 하면서 아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분명 신분을 숨기고 다른 이들을 속이는 것인데,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는 내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그 물음에 눈을 찡긋거리며 말했다.
“후후. 단순히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말한다면 자신을 속이는 것일까?
만약 천마께서 그리하고자 하신다면, 저는 천마께서 이곳에 있는 동안 정말 이모님을 모시듯 모실 것입니다. 단순히 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요.
또한 제 처들도 이모님처럼 모실 것이고요. 일종의 유희(遊戲)라고 할까요? 정말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이 순간만큼은.”
원래 세계관 절대자들의 지루함과 나태함은 장신구처럼 따라다니는 것.
뭐 절대자들은 자연적으로 긴 시간을 살게 되니 거기에 따라오는 부가적인 설정인데, 천마는 아직 그리 나이가 많지 않아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세계관의 천마와 비슷한 설정을 가진 것은 역시나 누가 뭐래도 드래곤.
그런 드래들이 환장하는 유희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말하자 천마의 눈이 약간 반짝이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을 속이고 진짜 이 순간만큼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예.”
‘흥미 보이나?’
이미 채반을 두드리던 손가락은 멈춘 상태.
천마가 나의 의도대로 반쯤 넘어왔다는 대답을 해왔다.
“나와 너야 그렇다고 치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당연히 나는 그리할 수 있을 것이지만 다른 아이들도 정말 그렇게 할 수 있겠다는 물음.
그 물음에 어머니와 영영이를 우리 쪽으로 불렀다.
“그런 걱정을 하실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내들은 잘 해낼 테니까요. 뭐 걱정되는 사람이 하나 있긴 하지만 그건 지금 처리하면 될 일입니다. 어머니? 영영아? 잠깐 쪽으로 와주시겠습니까?”
갑작스러운 호출에 눈을 깜빡이는 영영이와 어머니.
“나, 나를?”
“저요? 가가?”
둘이 내 근처로 다가왔을 때 둘에게 물었다.
“제 이야기는 끝까지 들으셨지요? 둘 다?”
“그, 그래 청운아.”
“네, 가가.”
“자신 있습니까?”
“그야, 뭐 이, 어미는 예전에 청운이 너의 어미 역할을 하기 위해서 연습을 한 적이 있었으니···.”
어머니의 말씀처럼 어머니는 연기 경력자.
우리 집에서 위장 어머니 역할을 하셨던 분이었기에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영영이의 입에서는 난처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는 자신 없어요. 가가. 저는 이런 것 잘 못하니까요. 분명 저 때문에 들키고 말 거에요.”
내가 예상하고 기다렸던 대답.
영영이는 이미 몇 번 비슷한 상황에서 발 연기를 보여줬던 아이였으니까 말이다.
“걱정하지 말거라 영영아. 어머니께서 너를 도와주실 테니까 말이야.”
“내가?”
“어머니가요?”
눈을 동그랗게 뜨는 둘에게 말했다.
“어머니, 영영이에게 섭혼술(攝魂術)을 걸어 천마님을 이모님으로 생각하게 할 수는 있겠지요?”
그 말에 천마도, 어머니도, 영영이도 그리고 여기 모인 모든 사람도 벼락을 맞은 듯 눈을 크게 떴다.
완벽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