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ng My Cooking Skills in a Murim World RAW novel - Chapter (587)
짜장 한 그릇에 제갈세가 데릴사위 588화(588/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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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화 시한부
“그렇군. 첩이라.”
옥소교의 말에 천마가 속으로 크게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약간은 위험하게 번들거리는 안광을 폭사하며 설명하는 옥소교.
“예. 그렇게 하시면 모든 문제가 해결됨은 물론이거니와 여러모로 좋을 것이에요.”
“여러모로 좋다?”
청운이의 부인들을 첩실로 만드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옥소교의 설명에 천마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여러모로 좋다니 무슨 말인지 감이 오지 않았던 것.
그러자 옥소교가 잘 들어보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예, 생각해보세요. 청운이의···.”
“잠깐!”
“예?”
하지만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곧바로 천마에 의해서 멈추어지는 옥소교의 설명.
천마가 엄한 눈을 한 채 약간은 부끄러운 느낌으로 옥소교의 말을 지적했다.
“아, 앞으로···. 처, 청운님이라고 부르거라.”
“에?”
천마의 지적에 약간 놀란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던 옥소교.
하지만 옥소교의 놀란 표정은 이내 다른 표정으로 변했다.
옥소교의 얼굴에서 입꼬리가 살짝 솟아오르며 참을 수 없는 미소가 떠오른 것.
옥소교가 간신히 웃음을 참아내는 표정으로 얼른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성화님의 이런 약간 부끄러워하는 느낌 너무 귀한 것이고 재미있긴 하지만, 성화님의 말씀대로 확실히 실수한 것이 맞으니까 말이다.
성화님의 짝이 되실 분인데 함부로 이름을 부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 맞았다.
“죄송해요. 성화시여.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확실히···. 청운님이라고 불러야죠. 그래, 그래야죠. 당연히 그래야죠. 호호.”
“그래, 알았다면 되었다. 네 잘못을 요, 용서하겠다.”
지금까지는 은소화 장로의 양아들 느낌인지라 배분에 따라 아이 대하듯 했지만, 확실히 성화님의 말씀대로 앞으로는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되는 이름.
옥소교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름을 언급하는 것 또한 불경스러운 일이니, 그분께 다른 호칭을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그리고 그런 짧은 생각 속 꽤 괜찮은 이름이 번뜩였다.
성화님을 영원히 타오르게 채워주실 분이니, 이런 이름은 어떨까?
성유(聖油).
성화에 채워지는 하얗고 성스러운 기름 같은 의미로 성유(聖油)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았던 것.
옥소교가 얼른 자기의 생각을 천마에게 말했다.
설명하려면 청운님이라고 이름을 언급해야 했는데, 그런 불경을 다시 저지를 수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성화께서도 아니고 저희가 이름을 부르는 것도 불경스러운 일. 그러면 앞으로 성유라고 하면 어떨까요? 성화시여?”
“성유?”
“예, 성스러운 기름이라는 뜻으로. 성화께서 활활 타오르실 수 있게 채워주신다는 의미로다가···.”
옥소교 설명에 살짝 붉어진 천마의 얼굴.
천마가 괜히 먼 산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가 아기씨를 채워줄 사람이 맞긴 맞으니까 말이다.
“뭐, 너 조, 좋을 대로 하거라.”
“알겠습니다. 성화시여. 제가 자른 이들에게도 그리 부르라 단단히 이르겠어요. 아, 그리고 왜 여러모로 좋을 것이라 대답했는지 설명해 드릴게요.”
“그래.”
호칭에 대한 지적이 끝나고 설명을 다시 시작하는 옥소교.
옥소교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유님의 다른 부인들은 출신은 제갈, 남궁, 황보, 모용, 당가 거기에 남만 야수궁까지. 그뿐인가요? 제갈가의 여식은 북해빙궁주의 핏줄이니, 이들을 교로 데려가기만 하시면 중원 정벌은 언제 하는 것이냐고 징징거리던 다른 장로들의 입도 꾹 다물어질 것이에요.
왜냐하면 중원 무림 세력의 삼분의 일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자들의 딸을 인질로 잡아 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호오···.”
옥소교의 말에 천마가 그럴듯하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솔직히 언제 중원 정벌하러 가냐고 징징거리던 장로들이 류청운의 다른 부인들을 데려가면 환호할 것이 분명했던 것.
저희끼리 알아서 싸우고 숫자를 줄이게 두었는데, 요즘에는 그것도 뜸해서 슬슬 중원 정벌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있었으니까.
천마가 옥소교의 설명에 자기 턱을 살짝 쥐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어서 옥소교를 ‘칭찬’했다.
“옥소교. 네 지혜를 칭찬하마.”
“네!? 치, 칭찬!?”
천마의 칭찬에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리는 옥소교.
지금까지 십 년 넘게 모시면서 한 번도 이런 칭찬을 받아보지 못했으니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래, 잘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다.
“여, 영광이어요. 성화시여. 아아···. 성화님의 칭찬이라니.”
천마의 칭찬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감격하는 옥소교.
눈물을 글썽이던 옥소교에게 천마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나저나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자 옥소교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청운, 아니 성유님이 부인들과 혼례를 올리려 한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래, 그것은 너도나도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더냐?”
“모름지기 첩실이 정실보다 먼저 혼례를 치르는 법은 없는 것. 제게 맡겨주시면 이 옥소교가 이 모두 처리하겠어요!”
확실히 자신이 정실이 된다면 누구보다 혼례를 먼저 치르는 것이 당연한 일.
천마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허한다!”
***
눈을 뜨자 마음이 공허했다.
아니, 마음이 아니라 몸이 공허했다.
‘인생사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니 그것이 인생이로구나. 어젯밤 일로 나는 빈털터리가 되어버렸어···.’
어제 회생환을 두 알이나 빨았더니 그 반동이 장난 아니었던 것.
마치 탈수기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것같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몸이 아니라 정신이 뭔가에 홀딱 빨린 느낌이랄까?
하지만 오늘은 카운터로 출근도 하지 않고 옆에서 오일팩이라도 한 것처럼 반들거리는 얼굴로 나를 끌어안고 행복해하고 있는 청이를 보니 후회는 없었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뭐 뚜렷한 목적도 있었으니 당분간 무조건 기운을 내야 하기도 했고.
바로 아기 말이다.
혼례식에 배부른 상태로 가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허무할 정도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거의 반년간 생기지 않았던 아기.
하지만 명줄이 경각에 달했으니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했던 것.
내가 이러고 죽어버리면 몇가문의 대가 끊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특히나 우리 제갈가는 나 아니면 대안이 없으니 다른 누구보다 청이를 빨리 임신시켜야 했다.
‘이정도면 생기겠지?’
어제는 그래도 최대한 노력했지만 안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청이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나를 끌어안고 있던 청이가 고개를 살짝 들어 호수같이 푸른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노공, 일어나셨습니까?”
아마 내가 일어난 것을 기척으로 알아챈 모양이었다.
청이도 천마 급은 아니더라도 안고 있는 누군가가 잠을 깨었는지 정도는 당연히 알아챌 수 있는 고수니까 말이다.
“부인, 오늘은 안 내려갔소?”
“예. 같이 내려가려고 말입니다.”
출근도 하지 않고 아직 왜 누워있냐고 묻자, 내 물음에 손을 꼭 잡아 오며 미소 짓는 청이.
‘그래. 뭐 사모님이 쉴 수도 있지. 직원들도 많은데.’
청이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좀 늦은 듯한데 그럼, 같이 내려가서 아침이나 먹읍시다.”
“네. 노공.”
청이와 둘이 누군가 가져다 둔 물에 세수를 했다.
찬물로 정신이 들게 얼굴을 문지르고 하자 건네지는 흰 수건.
물이 떨어지는 얼굴로 수건이 건네진 방향을 바라보자, 청이가 수건을 건네며 나에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맙소.”
뭔가 풋풋한 신혼 분위기 물씬 풍기는 그런 순간.
고맙다고 말하자 청이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아닙니다. 부인이 당연히 할 일입니다.”
영원히 멈춰버렸으면 좋을 것 같은 시간.
옷을 입고 서로의 머리를 묶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약간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향하려 문을 연 순간이었다.
문을 열고 나서자 문밖에 기다리고 있는 초빈.
초빈이 아무래도 내 수발을 들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인지, 문이 열리자마자 우리에게 고개를 숙였다.
“청운님.”
“어, 그래 초빈. 오늘은 청이가 도와서 초빈의 도움이 필요 없었소. 이만 물러가도 좋소.”
초빈에게 오늘은 청이가 도와줘 돌아가서 쉬어도 좋다고 말했을 때, 고개를 저으며 나에게 할 말이 있다는 초빈.
“예, 늦으시기에 그러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기다린 것은 드릴 말씀이 있어서에요.”
“나에게?”
“예. 청운님.”
나에게 할 말이 있다는 이야기에 청이와 둘이 서로를 바라봤다가 초빈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초빈이 어머니의 부탁을 전하러 왔다는 말을 해왔다.
“식사를 마치시면 삼 층으로 와달라는 소화님의 말씀이십니다.”
“어머니가?”
“예.”
삼 층이라면 장인들과 함께 계신다는 이야기.
어른들께서 나에게 무슨 하실 말이라도 있나 싶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혼례 전에 양가 아니, 일곱 가에서 모였으니 하실 말씀 많을 수 있으니까.
“알겠소. 청이와 아침만 먹고 내 바로 가리다.”
“예. 청운님. 그럼 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초빈의 이야기는 들었으니 청이와 일단 일층으로 내려가 아침으로 먹을 식사를 부탁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았는데도 보이지 않는 아내들.
보통 이 시간이면 반점 일 층에 누구 하나라도 보여야 했는데, 아내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내가 늦게 내려오는 날에는 보통 일 층에서 다들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명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던 것.
“다들 어디 갔나?”
“그러게요. 영영 언니나 맹희 언니도 안 보입니다.”
영영이나 맹희 누님은 사람을 좋아해서 보통 일 층에서 손님 오고 나가는 걸 구경하는데, 둘마저도 보이지 않는 모습.
고개를 갸웃하며 식사를 가져온 월희에게 물었다.
월희라면 아내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월희야, 다른 아내들 보지 못했느냐? 영영이나 맹희 누님까지 보이지 않는데, 보지 못했느냐?”
“아, 두 분이요?”
“그래, 이상하게 보이지 않아서 말이다.”
“두 분뿐만 아니라 소소님도 부엌에 계시지 않아요. 은 부인께서 하실 말이 있다고 모두 삼 층으로 부르셨거든요.”
“그래?”
“예, 아침 보고를 위해 오셨던 비연님과 옥령 아가씨도 같이 계세요.”
“비연과 옥령이까지?”
식구들만 부르신 줄 알았더니, 옥령이는 그렇다 치고 비연까지 불렀다는 이야기.
청이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대체 무슨 일이시지?”
“그러게요.”
어머니가 혼례전에 며느리들 군기를 잡으실리는 없고.
거기다 내 비서인 비연과 옥령이까지.
신기한 일이라 생각하며 식사를 마치고 삼 층에 올랐을 때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를 바라봤다.
‘뭐지?’
모이라 이야기하셨다는 어머니 쪽을 바라보자 눈을 지그시 감고 계시는 어머니.
뒤쪽에 천마와 옥소교가 자리를 잡고 있다가 옥소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어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리 모두를 모이라 말씀드린 것은 아까 말씀드린 데로. 청운님의 몸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위해서예요.”
‘허억!’
며칠 전 내가 쓰러졌을 때의 일을 청이에게 물었었는데, 청이의 말로는 옥소교가 천마신교에서 가장 의술이 높은 여인이라는 것을 어머니께서 보증하셨다고.
그런데 그녀가 나의 몸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보니, 이거 아무래도 그거 같았다.
의사가 보호자들 다 모아두고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이거 분명 시한부 선고가 분명했다.
‘크흑 젠장···. 시한부 선고라니! 내가 시한부라니!’
살짝 겁이 나 옆에 선 청이의 손을 꾹 잡았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정말 오래 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