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02)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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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숙의 조 씨의 전각.
숙의 조 씨의 전각으로 와서 나는 숙의 조 씨에게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무릎 위에 머리를 데고 누웠다.
“전하, 힘들어 보이십니다.”
숙의 조 씨에게 올 때면 나는 아이처럼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조선의 임금이라는 것을 벗어 던지고 예쁘고 순한 숙의 조 씨를 보며 나를 달랬다.
“곤한 밤이기는 했다.”
숙의 조 씨에게는 조금은 나의 약한 구석을 보여도 된다.
‘흠이 되지 않을 것이고.’
이런 나를 이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니까.
“소녀가 보았을 때 가끔은 힘들어 보이십니다.”
“나도 사람인데 힘들지 않은 날이 있을까.”
나도 사람이다.
‘오늘만 해도.’
머리는 없지만, 탐심이 가득한 환관 무사 하나를 벴다.
‘죽어야 할 놈이지.’
놈이 목이 베이는 그 순간에도 자기가 왜 내게 죽임을 당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동자만 나를 보며 깜빡였었다.
“그렇사옵니다. 전하께서도 사람이십니다.”
다른 후궁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면 그 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숙의 조 씨는 다르다.
그리고 숙의 조 씨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따뜻한 손길.
‘참, 좋다.’
숙의 조 씨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참 편해진다.
‘내일은 또 조정을 뒤집어놓아야겠지.’
계획해 놓은 것이 많다.
그 첫째가 임사홍이 거론할 폐비 윤 씨의 문제다. 그 문제가 공론화가 되면 또 조정 신료들이 기겁할 것이고.
국문이 열리기라도 하면 자기는 억울하다고 죽을 사대부들이 많을 거다.
그리고 또 있지.
‘호랑이 밥이 됐을.’
유순정의 객사도 대전 회의에서 거론될 거다.
‘내가 임금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조선의 임금 융이 아니라 사략 함대의 제독 단조라면 이렇게 마음이 갑갑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대만을 정복하기 위해서 상륙한 우현 부제독이었다면 행동만 하면 되니 마음은 편했을 거다.
머리가 아닌 도구는 그 어떤 짓을 해도 덜 괴로울 테니까.
‘아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자.
약해지면 적이 늘어날 뿐이니까.
“전하.”
숙의 조 씨가 나를 불렀다.
“왜?”
“가슴이라도 만지소서.”
하!
내가 기분이 이럴 때마다 숙의 조 씨의 가슴을 만졌다. 아마도 숙의 조 씨는 그걸 떠올린 모양이다.
‘그렇지.’
중전 신 씨에게 가서는 못하는 일을 숙의 조 씨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했고.
숙의 조 씨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 받아줬다.
어떤 면에서 진짜 연산군에게 장녹수가 있었든 내게는 숙의 조 씨가 있는 거다.
“꽃분이 옆이면 내가 마음이 참 편하다.”
“황공하옵니다.”
“너는 변치 마라.”
꽃분이는 나의 숨구멍이니까.
‘감상적인 융은 오늘이 마지막이겠지.’
내일부터는 또 폭군의 모습으로 조정 신료들 앞에서 군림해야 하니까.
“예, 전하.”
“누워라.”
나는 손을 뻗어서 숙의 조 씨의 옷고름을 풀었고.
숙의 조 씨가 임신한 상태라서 그런지 예전보다 가슴이 더 커진 것 같다.
‘젖꽃판도 더 번졌고.’
자극적이다.
‘회임했으니.’
조심해야지.
숙의 조 씨의 배가 나의 몸의 하중을 받고 압박받아서는 안 될 것이니 옆으로 눕히고 조심히 어루만져야겠다.
“예.”
숙의 조 씨는 부끄러운 듯 작게 대답한 후에 내 옆에 누웠고 나는 바로 숙의 조 씨의 치마도 벗긴 후에 천천히 또 부드럽게 그녀의 가슴을 만졌다.
‘사람은 죽이고 와서 여자를 만지네.’
나라는 놈은 사이코패스인가?
이것이 어쩌면 임금의 삶일 거다.
잠시 허망한 생각을 했다가 나는 숙의 조 씨의 가슴에 집중했고 천천히 그녀를 달아오르게 만든 후에 바지를 내린 후에 더 조심히 그녀를 옆으로 돌린 후에 천천히 삽입했다.
“아!”
숙의 조 씨는 내 행동에 바로 반응했다.
‘반응이 참 빠르다.’
숙의 조 씨도 느끼는 거다.
하여튼 숙의 조 씨는 중전 신 씨와는 비슷하면서도 결이 참 다른 여자다.
* * *
아침, 형조판서의 사랑채.
“네 이름이 이제 길이고 성은 안이다.”
형조판서는 유모 출신 상궁의 아들을 양자로 맞이했다. 그리고 형조판서 옆에는 상책(尙冊)이 따로 보낸 환관이 차분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는 내시부의 상세(尙洗)로 품계는 정 6품이고.
그의 임무는 대전 그릇을 담당하고 청소를 확인하는 환관으로 또 중궁전의 등불 관리와 함께 세자궁과 빈궁의 주방을 관장하는 임무를 가진 환관이고.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환관은 4명이었다.
“대감마님?”
유모의 아들은 이해되지 않기에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자초지종은 알 것 없다. 너는 그냥 나의 양자가 되어 안 씨 문중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만 알면 된다.”
“예.”
노비의 자식이었는데 이제는 사대부가 된 안길이다.
“길아.”
“예, 대감마님.”
“너는 서얼이 아닌 적자로서 내 양아들이 된 것이다.”
형조판서의 말에 안길은 또 한 번 놀랐다.
“대, 대감마님.”
갑작스러운 행운은 불행의 전조라는 생각이 든 안길은 두려웠다.
“두려운 것이냐?”
형조판서도 사람의 속내를 잘 알아보는 지혜를 가졌기에 이렇게 묻는 거였다.
만약 형조판서가 지혜롭지 않았다면 이미 의금부에 하옥되어 죽을 날만 기다렸을 거다.
“왜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기에 두렵습니다.”
“네 어머니가 고마워서 이런다.”
“대감마님.”
눈빛이 확 달라지는 안길이었다.
“왜?”
“혹여 제가 대감마님의 씨였던 것입니까?”
“뭐라고?”
형조판서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실 안길이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송구하옵니다.”
“길아, 너도 알다시피 내게도 서얼이 많다.”
“예.”
“그런데 내가 왜 너를 지금까지 숨겼겠느냐? 너는 그냥 오늘부터 내가 가장 아끼는 양자다.”
“감사합니다.”
“너는 이제 저 환관을 따라서 성균관으로 가라.”
“예?”
“주상께서 너를 귀하게 쓰실 것 같다.”
모든 말들이 이해되지 않는 안길이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안길은 좋으면서도 불안했다.
“이보시게.”
형조판서가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는 환관을 봤다.
“예, 대감마님.”
“길이 나의 양자라는 것을 잊지 마시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성균관 유생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종자로 성균관에 보내지는 거라면 내가 전하께 다시 말씀을 올릴 것이오.”
“성균관 유생으로 입학하게 되실 겁니다.”
환관의 말에 형조판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벽창호 사성이 버티고 있는데 그게 될까?”
형조판서도 벽창호로 불리는 박지원을 알고 있었다.
“전하의 어명입니다. 제가 걱정되는 일은 대감마님의 자제께서 천자문이라도 마쳤을지가 걱정입니다.”
“길아.”
“예, 대감마님.”
“아버지다. 이제 내가 너의 아비다.”
“예, 아버지.”
“너의 학문이 걱정되는 모양이구나.”
“대학까지는 마쳤나이다.”
안길의 말에 환관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왜 그렇게 놀라시오?”
“노비였지 않습니까?”
“노비는 논어를 읽고 소학을 익힌 후에 대학을 읽히면 엄벌하는 법이라도 있소? 하하하!”
사실 임금 융이 형조판서를 살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송구하옵니다.”
“배움에는 신분이 없소. 또 부림을 받는 자가 영특해야 부리는 자가 덜 고단한 법이오.”
형조판서의 말에 환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나저나 벽창호인 박지원 사성이 전하께 어떻게 나올지 눈에 선하니 그게 나는 걱정이오.”
* * *
오전, 임금 융의 개인 서재 전각.
“포경 사업은 어떤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관리는 장승포 왕립 조선소 책임자다.
장승포 왕립 조선소 책임자는 한양으로 상경하여 며칠 동안 대기만 하고 있었을 거다.
“전하의 바다에 고래가 넘쳐나기에 포경꾼들이 쉴 틈이 없나이다.”
아시아에서 집중적으로 고래를 잡는 나라는 조선뿐이다. 한 마디로 조선이 최초의 포경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나라인 거다.
“고래기름은 어때?”
고래를 잡는 이유는 고기보다는 기름이다.
“장승포에서 만들어지는 고래기름이 방방곡곡에 팔리고 있사옵니다.”
고래기름은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
‘국영 상단이 하나 늘었지.’
대륙에서 야인과 무역하는 아탕개 상단과 해양에서 유구국 그리고 왜 마지막으로 명나라 남부 지역의 상단과 무역하는 박충선의 상단과 함께 장승포에서 고래기름만 전국에 유통하는 상단을 하나 만들었다.
그리고 그 상단이 대대적으로 조선팔도에 고래기름을 팔고 있다.
“안다. 하하하!”
그래서 장승포에서는 개도 엽전을 물고 다닌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다.
“그와 함께 호롱불의 기름으로 쓰이기에 명나라와 왜로 수출되고 있나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대대적으로 무역항을 개항하여 수출에 전념한다면 주상 전하의 내탕고가 금과 은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나의 내탕고 창고가 벌써 40개를 돌파한 상태다.
금광과 은광에서 채굴되는 금과 은이 대부분 나의 내탕고에 쌓인다.
‘명이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것도 신기해.’
아마 명나라가 알게 되면 막무가내로 조선에 금과 은을 요구할 거다.
그때가 아마도 명나라와 조선이 크게 반목하게 될 시발점이 되리라.
“무역항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고래기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아탕개 상단에서도 야인들에게 팔고 있습니다.”
국제 무역항의 개방도 좋은 일이다.
‘대만을 점령하고.’
유구국까지 식민지화에 성공하면 동북아시아의 해상 대국으로 조선이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제주도를 생각하고 있지.’
물론 전임 도승지가 제주도로 남벌군 총사령부를 이전해야 한다고 건의하기 전부터 생각해둔 거였다.
“옳은 말이다.”
국제 무역항을 개방하면 어디가 좋을까?
당연히 대만과 연결하려면 제주도가 적격이리라.
“그리고 주상 전하.”
“내게 더 보고할 것이 있나?”
“고래기름으로 만든 초가 고가에 팔리고 있나이다.”
이 보고는 나도 도승지에게 들었다.
‘조선의 부자들이.’
사치를 시작하는 거다.
제대로 사치를 시작했다는 것은 조선이 풍요로워졌다는 의미다.
‘그런 사치가.’
사대부를 시작으로 부유한 양민에게도 전파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부유한 양민을 나는 중산층이라고 부를 것이고.
그 중산층이 조선의 버팀목이 된다.
“그건 나도 보고받았다.”
“고래기름으로 만든 초와 함께 새로운 물품을 만들었습니다.”
조선소가 공방도 아닌데 고래기름을 이용해서 새로운 물품을 만들었다고 하니 놀랍다.
“무엇이냐?”
“고래기름을 기본으로 하는 세안제입니다.”
“세안제?”
비누라는 거다.
‘나의 조선에서 비누를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포경 사업을 시작하고 고래기름을 얻게 되니 이렇게 새로운 물품들이 민간에서 만들어졌다.
“그렇사옵니다. 고래기름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종 기름으로도 만들 수 있고 더러운 것을 씻어내고 청결하기에 좋으니 백성들이 몸을 깨끗하게 할 때 좋을 듯합니다.”
“하하하, 그대는 배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재주도 있군.”
“기술은 결국에 하나로 통합니다.”
“그래?”
되물었지만 맞는 말이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