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0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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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대의 목을 칠 수가 없고 임금인 내가 어명을 내렸는데 체통이 있으니 어명을 철회할 수 없다.”
“임금이 실수해도 바로 잡으면 성군이십니다.”
선생들의 나쁜 버릇은 항상 남을 가르치려는 거다.
“하여튼 나는 형조판서의 양자를 꼭 성균관에 입학시켜야 하고 그대 또한 그대의 신념을 지켜야 하니 타협점을 찾아서 형조판서의 양자를 그대가 시험해 보라.”
“시험이라고 하셨습니까?”
박지훈의 눈동자에는 나라는 임금은 참으로 특이한 임금이라는 의미가 담긴 것 같다.
“그렇다. 능력이 없다면 어명을 거둘 것이다. 그래야 그대가 나를 성군으로 칭송할 테니까.”
내 말에 놀라는 박지훈 사성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단!”
이래서 조선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예?”
“논어라 맹자 그리고 소학이나 대학의 문구를 달달 외워서 쓸모도 없는 지식만 시험하지 않고 배울 수 있는 지혜가 있는지를 시험하라. 내가 알기로 그대는 박성균 유생을 아낀다고 들었다. 또 모르지 않는가? 제2의 박성균이 될지.”
내 말에 박지훈 사성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아!”
탄성을 터트리는 박지훈 사성이다.
“나와 나의 조선에는 죽은 지식이 많은 선비는 참으로 많다. 하지만 나는 또 나의 조선은 지혜로운 자를 원하고 그런 자들의 자질을 성균관에서 더욱 발전시켜서 귀하게 쓰고자 한다. 어떤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사성.”
“예, 전하.”
“목은 하나다, 함부로 걸지 마라.”
“예.”
“그대가 출근한 후에 그대가 무탈하게 돌아오기를 모친께서 또 그대의 내자와 아들이 바라지 않겠는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제 내가 대전 회의하러 가도 되겠는가?”
“망극하옵니다.”
내 말에 박지훈 사성이 멋쩍은 듯 대답했다.
“내금위장.”
“예, 전하?”
“임금의 앞길을 막고 삼정승과 육판서를 기다리게 만든 것도 죄라면 죄다.”
“그렇사옵니다.”
“박지훈 사성을 의금부로 데리고 가서 곤장 다섯 대를 치라.”
“예.”
내 어명에 박지훈 사성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목이 붙어서 성균관으로 돌아가니 볼기짝은 불이 나야지. 하하하!”
“성,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렇게 박지훈 사성은 내금위 별장과 함께 의금부로 향했다.
“전하.”
상선이 나를 불렀다.
“왜?”
“전하께 드리는 인재입니다.”
“고집을 좀 꺾으면 쓸만하겠다. 하하하!”
* * *
대궐 대전 회의장.
대마도에서 사신이 왔다.
‘올 줄은 알았지.’
[대마도에서 부산포로 건너온 왜인이 염탐꾼입니다.]이제는 병조 판서가 된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다 그렇지.] [예, 그렇습니다. 부산포에서 충주까지 오는데 달포가 넘게 걸렸습니다.] [두루두루 염탐하고 있군.] [예, 그렇습니다.]내가 바빠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일단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을 상대한 후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처리해야겠다.
‘그건 그렇고.’
윤탕로는 왜 저런 표정이야?
딱 봐도 내게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이다.
그리고 외숙부인 한성 부윤의 표정도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왜관을 다시 육지로 이전해 달라?”
나는 진성대군의 외삼촌인 윤탕로를 잠시 봤다가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에게 물었다.
‘딱 예상한 그대로 움직이네.’
이렇게 내게 간청하면서 침략을 대비할 것 같다.
그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 대마도 도주는 정말 무능한 사람일 테니까.
척 보면 아는 일이니까.
“그렇사옵니다. 전하.”
대마도인인데 조선말을 너무나 잘한다.
‘조선에 대마도의 간첩이 많겠지.’
대마도에도 나의 충복들이 간첩으로 침투해 있으니까.
또 출생을 숨기고 왜인이 아닌 조선인으로 위장해서 살아가는 자들도 상당할 거다.
이건 내가 대마도 정벌을 발표할 때 내린 명령이다.
“왜관에서 무역하는 자들이 왜구의 끄나풀이라는 주청이 끝이 없도다.”
“대마도와 왜구와는 전혀 상관이 없사옵니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대마도 도주의 신하다.
“거짓말을 참으로 찰지게 잘하는구나.”
“전하!”
“내가 왜관을 아예 폐쇄하지 않은 것도 대마도 백성을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이도다.”
대마도를 정복하고 식민지로 만든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대마도 사람들을 완벽하게 조선인으로 탈바꿈시키는 거다.
‘스탈린이 하던 짓을 내가 하는 거지.’
일단 대마도 사람은 섬이 편할 거니까.
조선의 해안에 퍼져 있는 많은 무인도로 강제 이주시킬 생각이다.
그곳에서 미역이나 다시마나 따고 조개나 캐면서 살게 할 생각이다.
‘염전 노예.’
그쪽으로 부려도 좋고.
‘도서 개발.’
조선은 무인도를 그냥 방치했다.
그런 섬들을 대마도인을 이용해서 개발할 생각이다.
그러면서 조선인들을 대마도로 보내서 정착하게 만든다는 것이 내 계획이다.
‘땅을 정복하면 길어야 300년 점령이다.’
그 땅에 원주민을 몰아내고 정복한 나라의 백성이 완벽하게 정착하면 영원히 그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미국처럼 말이다.
그때부터가 점령이 아닌 통치인 거다.
‘사실 그렇잖아.’
미국 건국은 침략과 약탈 그리고 인종 말살로 만들어진 나라이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북미 원주민이 말살된 이유가 학살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세균의 전파.’
유럽인이 북미 대륙에 정착하면서 또 남미 대륙에 뿌리를 내리면서 유럽에 퍼져 있는 많은 질병이 인디언들을 죽였다.
‘흑사병부터 시작해서.’
엄청나지.
나의 명령을 받은 신대륙 개척 함대가 기적적으로 북미 대륙에 상륙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북미 대륙의 인디언의 수가 대략 1억은 될 거다.’
그 1억이 나를 위해서 충성하게 되면 세계 역사는 어떻게 변할까?
또 나를 통해서 말살되면 세계 역사는 또 어떻게 돌변할까?
궁금해진다.
“전하, 대마도의 백성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대마도 도주의 사신이 내게 간곡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놈한테 ‘통촉하여 주십시오’라는 소리를 들으니 새롭다.
“그건 대마도 도주가 신경 써야 할 일이지, 조선의 임금인 내가 신경을 쓸 일이 아니다.”
내 말에 대마도 도주의 신하가 할 말이 없어진 표정을 지어 보였다.
‘원래 내가 이래.’
이런 나를 조선의 신료들은 이제 충분히 적응했지만 나를 처음 만난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주상 전하께서 대마도를 버리신다면 대마도의 백성들은 굶어 죽을 것입니다. 그리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대마도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왜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협박이다.
쾅!
나는 바로 주먹으로 옥좌를 내려치며 소리쳤다.
“네가 나를 협박하는 건가-?”
대마도 도주의 신하를 노려봤다.
“내금위장!”
“예, 전하, 대마도 도주가 보낸 왜인이 이리도 무도하니 내가 대마도 도주에 따끔히 충고하고자 하니 저자의 목을 쳐서 대마도로 보내라.”
내 말에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이 기겁해서 바로 엎드렸고 나는 내가 소리칠 때 형조판서와 영의정 유자광에게 눈치를 줬다.
“예, 알겠나이다.”
내금위장이 바로 대답하고 엎드려 있는 왜인에게 걸어갔다.
“내금위장은 잠시 멈추시오.”
영의정이 먼저 나섰다.
“전하, 대마도 도주가 보낸 자입니다.”
“그래서요?”
“저자가 참으로 무도한 자이기는 하나 대마도와의 관계성을 고려하시고 또 사신이라면 사신이오니 살려서 보내는 것이 옳을 듯하옵니다.”
“싫소.”
내가 싫다고 하니 대마도 도주가 보낸 왜인이 벌벌 떨었다.
“전하, 영의정의 말이 옳습니다.”
형조판서도 나섰다.
‘이게 바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 으흐흐!’
인상을 찡그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웃었다.
역시 형조판서는 눈치가 빠르다.
‘확실하게 내 편에 서겠다고 작심했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전하, 귀인 안 씨를 폐서인으로 만드시어 궁 밖으로 내치소서.]형조판서가 내게 요청한 거다.
‘내가 왜, 흐흐흐!’
형조판서는 자기 딸을 그대로 궁궐 안에 두면 또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르기에 아예 폐서인으로 만들어서 화근을 없게 하려는 수작이지만 나는 끝까지 귀인 안 씨의 살결을 즐기며 형조판서와 그의 가문을 압박할 생각이다.
한 마디로 평생 빨대를 꽂고 쪽쪽 빨 생각이다.
‘귀인 안 씨가 귀엽기는 해.’
철이 없어서 그렇지.
밤에 내가 시키는 건 또 다 하는 귀인 안 씨다.
그러니 맛이 좋다.
“형조판서께서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예, 그렇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알겠소.”
내가 알겠다고 하니 대마도 도주가 보낸 왜인이 그제야 안도했다.
“내가 마음 같아서는 무도한 너를 바로 대전 밖에서 참할 것이나 조선은 예법을 중시하는 동방예의지국이기에 너를 살려서 보낼 것이다. 뚫린 주둥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조선의 임금인 내가 참는 것은 한 번이다.”
“성,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왜인은 제대로 겁을 먹었다.
“됐다, 그리고 내가 대마도 백성을 불쌍하게 여길 이유가 생겨야 할 것이다.”
“……”
대마도 도주가 보낸 왜인은 이제 내 눈치만 보고 있다.
“너는 대마도 도주에 전하라, 도주가 막부를 버리고 대마도 전체와 함께 내게 귀순한다면 조선의 임금인 나는 그때부터 대마도 전체를 아낄 것이고 풍요롭게 돌볼 것이다.”
내 말에 대마도 도주가 보낸 왜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래도 모가지는 하나라서 더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이건 선전포고지.’
나는 놀란 표정으로 변한 대마도의 사신을 바라봤다.
그리고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처럼 조정 신료들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정벌하기로 했잖아.’
왜 또 저런 표정인지 모르겠다.
“왜 그렇게 놀라나?”
“아, 아닙니다.”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은 뭐라고 할 말이 없을 거다.
“대마도 도주에 잘 생각해 보라고 해라.”
“…….”
“지금까지 대마도를 돌본 존재가 왜의 막부인지 아니면 왜왕인지 그것도 아니면 조선인지 말이다.”
사실 대마도는 조선이 없었다면 벌써 다 굶어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전, 전하!”
내가 너무 노골적이기에 대마도 도주가 보낸 왜인이 말까지 더듬었다.
“대마도 도주가 직접 한양으로 와서 내게 충성을 맹세한다면 조선의 임금인 내가 기꺼이 아끼겠노라. 하하하!”
이미 대마도 정벌 준비는 끝낸 상태다.
‘지금 내가 기다리는 것은.’
명나라 황제가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될 군량미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대마도 도주가 멍청해서 한양으로 오면?’
그때가 바로 대마도 정벌을 시작하는 날이다.
대마도 도주를 인질로 잡고.
남벌군을 대마도로 출항시키면 되는 거니까.
물론 대마도 도주는 절대 대마도를 떠나서 한양으로 오지 않을 거다.
“그대는 왜 대답이 없나?”
“전하의 뜻을 대마도 도주에 전하겠나이다.”
마지못해 대답하는 대마도의 사신이다.
“내 뜻을 그대가 알았다면 물러가라.”
바로 대마도로 돌아가라는 소리다.
“그대가 한양에서 지체한다면 대마도의 굶주린 백성의 수는 더 늘어나겠지. 그러니 서둘러라. 염탐한다고 해서 대마도가 달라질 것이 있을까?”
경고까지 끝냈다.
“예, 알겠습니다.”
내게 대답한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이 내게 엎드려서 절한 후에 조심히 뒷걸음질을 통해서 대전에서 나갔다.
* * *
끝